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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8월의 추천 도서 (910) 수학의 몽상 - 이진경


 

 

 

1.책소개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수학을 뒤집고, 우리에게 수학의 원리를 쉽고도 재미있게 들려준 책. 동화,소설,시나리오,논문 등 형식을 파괴하고 허구적인 전설까지 만들어가며 엄밀함을 자랑하는 수학의 뿌리를 흔들어 놓는다. 수학에 가볍고 유쾌하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2. 저자소개

이진경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관한 공간사회학적 연구:근대적 주체의 생산과 관련하여」라는 논문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공부하는 이들의 ‘코뮨’인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자본주의의 외부를 사유하고 실험하고 실행하고 있으며, 박태호라는 이름으로 서울산업대 교양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또한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자본주의 외부의 삶과 사유를 시도하고 있다.

전태일의 유령, 광주시민의 유령들과 더불어 공부하고 전투하며 80년대를 보내던 중 이진경이란 필명으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1987)을 썼고, 그 책이 허명을 얻은 덕분에 본명은 잃어버렸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근대성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시작해 그 첫 결과물로 『철학과 굴뚝청소부』(1994)를 발표한 뒤, 자본주의와 근대성에 대한 이중의 혁명을 꿈꾸며 『맑스주의와 근대성』(1997),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1997), 『수학의 몽상』(2000), 『필로시네마, 혹은 영화의 친구들』(2002) 등을 썼다.

혁명을 꿈꾸면서 만나게 된 맑스와 푸코, 들뢰즈·가타리 등을 접하게 되었고, 이들의 우정어린 가르침 속에서 사유하며 『철학의 외부』(2002)와 『노마디즘』(2002), 『자본을 넘어선 자본』(2004), 『미-래의 맑스주의』(2006) 등을 썼다.

또 대학에서의 강의 경험을 통해, 현대철학이나 사회이론이 그 사유의 심도가 깊어지고 분석의 의외성이 확장되면서 이론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론 자체의 소외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 뒤 『모더니티의 지층들:현대사회론 강의』(2007)와 『문화정치학의 영토들:현대문화론 강의』(2007)를 기획하고 집필에 참여했다.

[예스24 제공]

 

 

3. 목차

프롤로그
1. 수학속으로
진리 게임 / 수학자와 맹구 / 모든 수학이론이 수학적 진리와 무관하다는 것의 수학적 증명 / 수학의 본질은 자유다 / 수학의 초상들
2. 근대의 과학혁명과 수학
마술과 과학 사이에서 / 마술사를 과학자로 만드는 법 / 수리수리 마하수리 / 신 또한 수학의 주문에 걸리고 / 새로운 세계가 열리리니 / 우주정거장 안에서
3. 계산공간의 탄생
코끼리 - 기계와 뒤엉킨 탑 / 코끼리 - 에펠탑 = ? / 숫자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 '계산공간'이란? / 터미네이터와 일기예보 / 한 걸음만 더! / -2와 2의 근본적 차이 / 기하학적인 수와 대수적인 수 / 기하학의 흔적을 지우자! / 도형을 문자로 바꾸는 법 / 수학적 계산공간의 탄생
4. 수학의 마술사, 혹은 마술사의 수학 - 미적분학의 탄생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거래 / 세계 최초의 운동화 / 운동화의 물리학 / 캘큘러스 박사의 비밀 / 0에 가깝지만 0은 아닌..... / 캘큘러스 박사의 일기로부터 / 미분법을 뒤집으면 뭐가 나올까? / 새로운 요술: ㅁ으로 ㅇ만들기 / 모든 면적이 같아진다? / 뒷이야기
5. 수학화된 세계의 꿈 - 보편수학
캘큘러스의 시대? / 계산 가능한 세계를 향하여 / 이념 수학 혹은 수학의 이념 / 17~18세기 수학이 네 가지 축 / 17세기 수학의 공간의 배치
6. 근대 수학의 기로 - 위기와 기회
스페이드 나라의 앨리스 / 멀쩡한 사람을 미친 사람 만드는 법 / -2-2-2-2-2-.....=0? / 마녀처럼 보이면 마녀가 아니다? / 온 세상이 다 들어가는 구슬 / 마녀 씨의 인생에 주름이 팬 사연 / 구슬공간의 기하학 / 구슬공간과 유클리드 공간 / 근대 수학의 모험 / 위기와 기회
7. 천국의 열쇠 - 산수와 대수의 힘
스승과 제자 / 칼리가리의 예언 /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 수수께끼의 단서들 / 둘째 예언이 수수께끼 / 공회전 / 마술.

[알라딘 제공]

 

 

4. 책속으로

어떠한 공리계도 완전히 닫혀지고 완결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 점에서 어떠한 공리계도 불완전하다. 이는 공리계의 경계가 닫혀 있지 않고 열려 있다는 것을 뜻한다. 불완전성, 그것을 열린 경계를 뜻하는 것이고, 새로운 명제가 공리로서 들어와 않을 수 있는 여백을 뜻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불완전함의 미덕이기도 하다. --- p.275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가 신과 내기를 한다. 신은 그가 파우스트를 유혹하여 타락하게 한다면 파우스트의 영혼을 넘기겠다고 약속한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이끌려 위험한 계약을 맺는다. 즉, 메피스토펠레스의 힘을 빌려 삶을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힘과 젊음을 얻는 대신, 게임에 지면 자신의 영혼을 그에게 넘기기로 한다. 그 게임은 파우스트가 어느 순간, 어느 상황에도 멈추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는 이렇게 외치고 만다. '오, 이 순간이여 멈추어라! 그대는 참으로 아름답도다!' 그는 패배했다. 그러나 신은 그를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넘기지 않고 구원한다. 악마를 속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근대 수학의 비약적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미적분학이었다. 더구나 이 새로운 수학 이론은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는 물리학의 혁신과 함께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영광의 월계관을 쓰고 나타났다. 그것은 운동을 수학화하려는 근대 과학에게, 어디든 적용할 수 있는 마술적 능력을 제공했다. 그리고 수학 자체의 급격한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 미적분학 이전과 이후의 수학을 비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될 정도로. 수학의 마술사.

그러나 그것은 0은 아니지만 결국에는 0으로 취급하게 되는 '무한소(infinitesimal)'라는 개념을 수학 안에 끌어들인 대가로 가능해졌다. 그것은 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 결코 아니었다. 그것은 이후 가우스와 같은 엄격한 수학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악마적인 개념이었다. 누구도 떨치기 힘든 유혹인 미적분학의 마술적인 힘을 어쩌면 무한소라는 이 악마적인 개념을 받아들이는 거래의 대가로 얻게 된 것이었다(뉴턴은 '과학자'였던 것 못지않게 마술을 연구하는 '마술사'였다!).

무한소란 멈추지 않고 줄어들어야 하는, 다시 말해 결코 '멈추어서는 안 되는', 마치 시간과도 같은 연속성을 표시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다시 파우스트의 약속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수학적 타락의 운명에서 마술사 파우스트를 어떻게 구원할 것인가? 미적분학의 힘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무한'이라는 개념을 제거할 수는 없을까? --- p.81

[예스24 제공]

 

 

5. 추천평

근대 과학에서 수학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근대 문명 전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수학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가까이 있고, 우리의 삶은 항상, 이미 둘러싸고 있다. 계산하는 생활, 모든 것을 계산하려는 문명. 그것이 근대 문명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까이 있기에 우리는 이미 무의식적으로도 충분히 수학적으로 사고하고 수학적으로 판단한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은 하나의 사고방식이고 삶의 방식이다. 수학은 이미 수식이나 이상한 기호를 사용하는 계산기술만도, 혹은 난해한 공식과 정리의 집합만도 아닌 것이다.

이는 근대 초기의 중요한 수학자가 모두 과학자인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역으로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수학을 통해서 자신의 새로운 사유를 발전시켰다는 것 역시 수많은 사례로 입증된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은 이미 하나의 철학이다.
이진경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