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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추천 도서 (888) 이희호 자서전 동행 - 이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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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학박사 이희호 著

 

 

1. 책소개

낮과 밤이 뒤섞인 한국 현대사의 가장 내밀한 기록이자,

사형수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의 동반자로 살아온 46년의 기억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적인 동지이며 삶의 동반자, 이희호 여사의 신산했던 삶과 순정한 꿈의 기록 『동행』. 이희호 여사는 일제 통치 하의 암울한 시대에 태어나 해방과 분단,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젊은 날을 보냈다. 유복한 가정 형편 덕에 배움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이희호 여사. 평탄하게 지내왔던 그녀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바꾸게 될 운명적인 만남이 찾아온다.

이희호 여사의 인생행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정권의 탄압으로 감옥과 연금 생활, 타국에서의 망명 생활 등 고통스러운 세월이 이어지는 동안 이휘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필하며 일생을 보냈다. 또한 한국 여성 운동에도 앞장서 여성들의 인권과 권익 찾기에도 많은 노력과 수고를 바쳤다.

이 책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내로서, 삶의 동반자이자 정신적인 동지로서 평생을 보냈던 이희호 여사의 46년간의 기록을 담았다. 한 개인의 길고도 험난했던 기록일 뿐만 아니라 수많이 사건이 존재했던 우리 현대사의 뒤안길이기도 하다. 이희호 여사의 질곡많았던 삶은 안팎으로 시련에 직면해 있는 요즘, 우리에게 고난 극복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TIP!

이희호 여사의 일생을 살펴보는 것은 긴 세월 동안 영어의 몸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신하여 정계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한국 현대의 흥미로운 정치사를 꿰뚫어볼 수 있는 한 궤가 될 것이며, 여성운동이 한국에서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가를 살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입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2. 저자소개

이희호()

1922년 서울에서 6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나 이화고녀와 이화여전 문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램버스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미국 스카릿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과 워시본대학, 코럴릿지배티스트대학,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 등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회, YWCA연합회,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해 많은 단체에서 가족법 개정 운동, 축첩 정치인 반대 운동, 혼인신고 하기 등의 여성운동 및 사회운동에 일생을 바쳐 일했다. 특히 여성 문제와 함께 아이들과 노인, 장애인 등 소외된 사람들이 겪는 빈곤과 인권 문제는 항상 그의 관심과 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왔다. 이런 노고를 바탕으로 한국 인권을 위한 북미연합 ‘1984년도 인권상’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이 해의 탁월한 여성상’을 비롯하여 많은 상을 수상했다.

현재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 고문, 사단법인 ‘김대중평화센터’ 고문, 외환은행 ‘나눔 재단’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하여》(1989), 《나의 사랑, 나의 조국》(1992), 《이희호의 내일을 위한 기도》(1998) 등의 책을 펴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3. 목차

글을 시작하며_ 나의 삶, 나의 기도
1장. 격동의 땅, 부푼 향학열(1922-1962)
따습고 행복했던 유년 / 이화고녀 시절 / 위기의 이화여전, 그리고 해방 /
서울대 사범대와 ‘면학동지회’ / 전쟁과 유학의 길 / 매력적인 여성, 엘리너 루스벨트 /
교수의 길 버리고YWCA
2장. 만남과 결혼, 그리고 파란곡절(1962-1972)
책벌레, 김대중 /‘ 엄마’와‘사모님’으로 / 한일 국교 정상화 / 사랑하는 아버지! /
7대 목포 총선은 전쟁이었다 / 40대 대통령 후보 김대중 / ‘개표’에서 진 1971년 대통령 선거 /
두 번째 사선, 교통사고 / 동교동 문패, -
3장. 유신, 칠흑 어둠에 갇혀(1972-1980)
제2의 쿠데타 / ‘납치’에서 생환하다 / 의인, 정일형과 이태영 /
암호명 ‘한복’, 3·1 민주구국선언문 / “민주주의가 죽어서 곡을 합니다” / 진주교도소 /
부마항쟁 / 박 대통령, 비명에 지다
4장. 짧은 봄, 긴 겨울(1980-1985)
빼앗긴 ‘서울의 봄’ / 새빨간 거짓말, ‘김대중 내란 음모’ / ‘남한산성’ 육군교도소 /
“대중이를 살려줘” / 전두환 대통령과 독대하다 / 환난 중의 입시생 /
감옥에서 만난《제3의 물결》 / 사형수에서 망명객으로 / 해피 엔딩 ‘로미오와 줄리엣’
5장. ‘6월 민주항쟁’이 준 선물(1985-1998)
김대중은‘가택 연금 중’ / ‘1980년대 아이들’과 권인숙 / ‘고문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
투사가 된 어머니들 / ‘6월 민주항쟁’의 승리를 놓쳐버리다 / 16년 만의 의사당 /
가정의 민주화, 가족법 개정 / 3당 합당, 야당의 길 / 1992년 대선, 정계 은퇴 /
무너진 베를린 장벽 앞에서 / 정계 복귀를 반대하다 / 꿈은 이루어진다
6장. 푸른 기와집에서의 5년(1998-2008)
빈 곳간에서 출발하다 / 가난한 제2부속실 / ‘국민의 정부’, 여성 약진 /
옷에 얽힌 이야기 / 6·15, 남북의 감격적인 만남 / ‘노벨 평화상’을 받다 /
‘사랑의 친구들’과 ‘여성 재단’ / 티타늄 다리, 애덤 킹과의 사연 /
소년원을 보듬다 / 엘리너에서 로라까지 / ‘주여, 저희가 교만했습니까?’ / 동교동으로 돌아와서
연보

[알라딘 제공]

 

 

 

 

4. 출판사 서평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적인 동지이며 삶의 동반자 이희호, 파란곡절로 아로새겨진 삶 속에서 희망을 길어내다

낮과 밤이 뒤섞인 한국 현대사의 가장 내밀한 기록
_ 파란곡절로 아로새겨진 우리 현대사의 뒤안길에 대해 이야기하다


한국 현대사는 오랜 기간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시간을 걸어왔다. 36년간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혼란한 시간 속에서 집권층은 부정부패를 일삼고 민중을 억압했다. 그리고 군사 정권의 독재로 점철된 유신 통치와 제5공화국 시절의 폭풍 같은 정치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난 속으로 떨어졌으며, 거짓을 말하거나 침묵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민주주의라는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해 용기와 신념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는 희망의 증거로서 늘 그 중심에 서 있었다.

4월 27일 아침, 우리는 동교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그러나 우리 표를 포함해 2,000여 매가 무표로 처리되었다. 선거관리위원장의 법정 도장이 아닌 다른 도장을 찍은 투표용지였다는 것이다. (…) 개표 감시단을 모집해 부정투표와 개표를 감시했지만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인 데다 개표 참관인마저 회유하고 방해하는 공작 앞에서는 도무지 역부족이었다. 소규모 농촌 투표소에서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개표 방송조차도 국영방송 하나로 제한하고 문화공보부가 개표 결과를 최종 집계해 발표했다.
― ‘‘개표’에서 진 1971년 대통령 선거’(109~10쪽)에서

“민주 회복을 위해 많은 사람, 특히 젊은이들이 이곳을 거쳐 가는데 나도 동참할 수 있게 되어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태연하고 결연하게 말했다. 유신 초기의 공포에 떨던 내가 아니었다. 나는 식사를 거부하고 금식했다. 그들은 같은 것을 묻고 또 물었다. 마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 밤늦도록 심문받고 책상에 기대 잠시 눈을 붙이려 해도 전등 불빛이 광포하게 쏟아져 무척 힘들었다.
― ‘“민주주의가 죽어서 곡을 합니다”’(156쪽)에서

이 책 『이희호 자서전 ‘동행’』을 통해 우리는 그 희망의 증거를 발겨할 수 있으며, ‘1967년 7대 목포 총선’ ‘1971년 대통령 선거’ ‘김대중 납치 사건’ ‘3ㆍ1 민주구국선언문 사건’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등 굴곡 많은,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한국 현대사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이 여사가 풀어놓는 그 내밀한 기록을 통해 잃어버린 지난 역사를 복원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길이 될 것이다.


사형수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의 동반자로 살아온 46년의 기억
_ 서로가 공유한 꿈에 대한 끈끈한 신뢰의 동아줄


혼란으로 점철된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훌륭한 내조자로서 일생을 보낸 이희호 여사의 삶은 한 편의 영화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청년 김대중에게 정치가 꿈을 이루는 길이며 존재 이유였다면, 여성 리더 이희호에게는 남녀평등의 조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길 중의 하나였다.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보다는 서로가 공유한 꿈에 대한 신뢰가 두 사람을 동여맨 끈이 되었다.

조국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내 한 몸 바치겠다는 큰 꿈과 열정이 그가 가진 전 재산이었다. 그는 늘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 어느 때부터 그랬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나는 이 비범한 남자의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책벌레, 김대중’(65~6쪽)에서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경쟁한 1971년 대선부터 그는 최고 통치권자의 최대 정적이 되어 핍박받았고, 박 대통령 사후 군사 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급기야 ‘김대중 내란 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렇게 정권의 탄압으로 죽음을 넘나드는 고난을 겪으면서, 두 사람은 부부라는 사적인 관계를 넘어 독재와 싸우는 조국의 지도자와 동지로 변해갔다. 특히 이 여사는 수감 중인 남편에게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썼는데, 편지에는 가정사 외에 철학적·신학적 논쟁거리, 투쟁에 대한 격려 등이 담겨 있었다.
이후 이희호 여사는 1987년, 1992년 대선에서 그가 연거푸 패배하고 1997년 대선 4수를 결심했을 때도 다시 신발 끈을 잡아맸다. 이를 두고 한 지인은 “김대중 정권 지분의 40퍼센트는 이 여사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997년 12월, 김대중은 드디어 15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번에도 하느님은 나를 선택하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인 것 같소. 이제 정계를 떠나려고 하오. 내가 말하는 것을 받아써주오.”
그의 비장한 결정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이윽고 그가 구술하고 나는 받아적었다. 정서를 하는데 눈물이 주르륵 종이 위에 떨어졌다. 한번 시작된 눈물은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 고개를 숙이고 우는 내 모습이 처연했던지 남편이 손을 잡았다.
“여보, 우리 1980년 사형선고 받았을 때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웃을 일 아니오.”
그는 오히려 나를 위로했다.
― ‘1992년 대선, 정계 은퇴’(301~2쪽)에서

그의 복귀설이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 나는 반대했다. 그의 아쉬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나도 아쉬웠지만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반대할 줄 알았어요. 나도 생각을 많이 했어요. 허나 지금 북한 핵 문제로 민족의 앞날이 중요한 때인데 정부는 물론 야당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어요. 변명은 하지 않겠소.”
― ‘정계 복귀를 반대하다’(309~10쪽)에서

이처럼 이희호 여사는 46년간 가장 가까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독려하고 때로는 비판도 하고 그의 큰 버팀목도 되어주면서, 그의 가장 진실한 모습을 대변해오고 있다.

강행군을 마치고 5시쯤 숙소로 돌아오니 대통령은 아직 정상회담 중이라고 했다. 2시간째 계속되고 있었다. 잠시 휴식차 온 그는 많이 지쳐 보였다. 6시 전에 다시 회담장으로 갈 때는 지팡이를 짚어야 했다. 무거운 걸음을 떼는 그의 뒷모습이 무척 고독하고 힘겨워 보였다. (…) 막중한 책임을 진 사람은 결정적 순간에 무섭게 외롭다. 그날의 그가 결혼 생활 중 만난 가장 고독한 모습이었다.
― ‘6?15, 남북의 감격적인 만남’(340쪽)에서


남녀평등의 순정한 꿈을 향한 걸음 자취
_ 대한민국에서 여성운동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가


젊은 시절부터 재기발랄한 여성 리더였던 이희호 여사는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자이며 인텔리 여성으로서 가족법 개정, 축첩 정치인 반대, 혼인신고 하기 등의 여성 인권 찾기에도 많은 노력과 수고를 바쳤다. 이런 이 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 청와대의 안주인이 되자 행정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출범했고, 장관들 임명장 수여식 때는 부부가 동반해서 임명장을 받는 새로운 관행이 저절로 생겨났다.
또한 이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독자적인 해외 순방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이 여사의 해외 방문은 총 5차례로, 2001년도를 제외하고 매회 1회 이상 단독 해외 순방에 나섰다. 이 여사는 특히 역대 영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2002년 5월 대통령을 대신해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참석, 의장국으로 임시회의를 주재하고 영어로 기조연설을 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따라서 이희호 여사의 일생을 들여다보는 것은 여성 운동이 한국에서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가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다.

남녀공학에서 여학생들은 신입생 환영회에서조차 수줍어 고개를 잘 들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남학생들은 술을 마시고 마음껏 호연지기를 뽐냈다. 이 불공평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선 후배 여학생들에게 고개를 똑바로 들고 당당하게 앞을 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남녀공학 체험은 여성들이 스스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우쳐주었다.
― ‘서울대 사범대와 ‘면학동지회’’(34쪽)에서

나는 미국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전공을 살려 1964년 1년 동안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 노동여성 실태 조사를 벌여 9개 산업별 노조 여성 대표들과 좌담회를 열었다. 또한 근로 여성 실태 조사를 1968년까지 꾸준히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그리고 여기서 얻어진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출간했다. 분야별로 직업여성클럽을 조직하여 단결된 하나의 목소리로 결집하는 노력을 병행했다. 1968년, 1969년, 1970년 세 차례에 걸친 세미나에서 실상과 대책을 발표해 사회에 호소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했다.
― ‘‘엄마’와 ‘사모님’으로’(75쪽)에서


역사의 현장에서 이희호 여사가 만난 사람들
_ 계훈제, 김활란, 육영수, 전두환, 김정일, 힐러리


이희호 여사는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독재 정치와 유신 체제, 군사 정권 등 격동의 시기를 살아온 것은 물론, 청와대의 안주인으로서 5년여의 시간을 보낸 까닭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다양한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왔다. 계훈제 선생, 김활란 박사, 육영수 여사, 전두환 전 대통령, 김정일 위원장,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가까이에서 그들을 만나고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희호 여사가 들려주는 기억의 한편에는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도 들어 있어 흥미롭게 다가온다.

면학동지회 멤버 중 한 사람이 계훈제 씨를 소개했다. 그는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 학생위원장이자 서북청년단

[예스24 제공]

 

 

 

 

5. 책 속으로

“이번에도 하느님은 나를 선택하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인 것 같소. 이제 정계를 떠나려고 하오. 내가 말하는 것을 받아써주오.”
그의 비장한 결정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이윽고 그가 구술하고 나는 받아적었다. 정서를 하는데 눈물이 주르륵 종이 위에 떨어졌다. 한번 시작된 눈물은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 고개를 숙이고 우는 내 모습이 처연했던지 남편이 손을 잡았다.
“여보, 우리 1980년 사형선고 받았을 때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웃을 일 아니오.”
그는 오히려 나를 위로했다. - 본문 301~302쪽, '1992년 대선, 정계 은퇴' 중에서

힐러리와는 두 번째 만남이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는 그가 퍼스트레이디로 끝날 사람이 아니라고 보았다. 능력 있는 여성의 야망은 격려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는 매우 유능하고 매력적인 여성이다. (…) 전문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영부인이 된 힐러리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힘이 느껴졌다. 그는 클린턴에 결코 뒤지지 않는 실력과 젊음을 겸비한 여성이다. - 본문 350쪽, '노벨 평화상을 받다', 본문 370쪽, '엘리너에서 로라까지' 중에서

참 길고도 매서운 세월을 함께 걸어왔다 싶다. 미국 망명 시절에는 자동차 옆자리에 아내가 없어도 모른 채 떠나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즈음 많이 달라졌다. 남편은 길 떠나는 아내가 혹여 자동차 사고를 당할까 기사에게 조심을 당부한다. 그것도 부족한지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확인한다. - 본문 388쪽, '동교동으로 돌아와서' 중에서

[알라딘 제공]

 

 

 

6. 추천평

여기 쓴 글은 길고도 먼 길을 걸어오면서 몇몇 굽이마다 나에게 강렬하게 남아 있는 생활의 기억들이다. 내 개인의 기록이지만 파란곡절로 아로새겨진 우리 현대사의 뒤안길이기도 하다. 별로 윤택하지 않은 붓을 든 까닭은 후세에게 그날의 역사를 편린이나마 남겨놓고자 함이다. (글을 시작하며_'나의 삶, 나의 기도'에서)
이희호

[알라딘 제공]

 

 

 

※ 전 김대중 대통령 및 영부인 이희호 여사님의 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