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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2월의 추천도서(1812) 황제를 위하여 - 이문열


1. 책 소개


잡지사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어느 날 계룡산으로 취재를 떠난다. 그리고 우연히 '남조선태조백성제', 즉 '황제'의 이야기를 듣고 '백제실록(白帝實錄)'이라는 기록을 읽게 된다. 주인공을 통해 본 황제는 3.1 운동과 8.15 해방, 6.25 사변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거치며 우리 역사의 근대기를 살았던, 그 와중에서도 자신이 '정감록'에 등장하는 정 진인이라는 확고한 신념 하에 일생을 보낸 사람이다. 전통 문화에 대한 회귀 욕망과 거부 의지를 섬세하게 담고 있는 장편소설. 전 2권.

출처 : 교보문고

2. 저자

이문열

저자 이문열은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塞下曲)'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한 이후 '사람의 아들', '들소', '황제를 위하여', '달팽이의 외출' 등 많은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현란한 문체로 풀어내어 폭넓은 대중적 호응과 사랑을 받는 국민작가로 불리게 되었다. 회고형식을 통한 나레이터의 기술을 통해서 초등학교라는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우리 사회의 왜곡된 의식구조와 권력형태를 엄석대(嚴石大)와 5학년 2반 급우들을 내세워 일종의 우화(寓話) 수법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 나라뿐 아니라 프랑스, 일본, 스페인, 콜롬비아, 이탈리아에서도 번역, 출간되었다. 1979년 '사람의 아들'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이래 '금시조'로 동인문학상(1982), '황제를 위하여'로 대한민국문학상(1983), '영웅시대'로 중앙문화대상(1984),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이상문학상(1987), '시인과 도둑'으로 현대문학상(1992),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으로 21세기문학상(1998), '변경'으로 호암예술상(1999) 등을 수상하며 작가적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출처 : 교보문고

3. 목차


1. 권사 풍운만리
2. 권오 모반의 세월
3. 권육 최후의 승리
- 작가 연보
출처 : 본문 중에서

4. 출판사 서평


시공을 가로지르는 작품성 
『황제』에 대한 첫 작품론에서 평론가 김현은 <이문열이 지금까지 쓴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난 소설이며, 한국 소설이 오래 기억할 만한 소설>이라고 평하였는데, 이후 작품에 대한 우호적인 견해에 대하여 리얼리즘 진영에서의 비판적인 견해가 팽팽히 맞서 있었다. 

하지만 작품이 첫 출간된 80년대 한국문학의 주류가 리얼리즘, 특히 정치적 변혁의 대의에 봉사하는 사회적 리얼리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늘 이 시점에서는 작품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작품은 1998년 프랑스 악트 쉬드, 1999년 일본 고단샤에서 번역 출간되어 세계문학으로서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으며, 프랑스 지성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시사잡지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는 <디즈니와 코카콜라로 상징되는 '세계 문화'에 맞서 젊은 세대가 그들의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작품이며, 서구인들이 시공을 가로질러 미지의 세계 속으로 도약할 수 있게 만들어준 훌륭한 가이드>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유려한 문체로 엮어낸 탁월한 이야기 
소설가 이문열의 작가적 개성은, 평론가 유종호가 언급했던 <능란한 얘기꾼>이라는 문구로 집약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문열 소설이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대중성을 띄고 있는 것에 대하여, 탁월한 서사성이라는 측면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황제』는 이문열의 작품 중에서도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가장 탁월하게 발휘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은 계룡산으로 취재를 나가게 된 잡지사 직원이, 우연히 <남조선 태조 백성제>, 즉 <황제>의 이야기를 듣고 <백제실록(白帝實錄>이라는 기록을 읽게 되는 데서 시작되며, 그의 기억에 의존하여 황제의 일대기가 유려한 의고적 문체로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평론가 황종연이 지적했듯, 작가는 옛날 이야기꾼들이 즐겨 구사한 수법, 즉 독자와 동일한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인물을 설정해 놓고 그의 보증을 빌려 황당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수법을 취하고 있다. 

또한, 각 장의 말미(券 三, 四, 五)에서는 <그 뒤의 일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거든(欲知後事如何), 다시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且聽下回分解)>라며 작가의 의도가 독자를 이야기 듣는 재미에 빠지게 하는 데 있음을 공공연히 드러낸다. 

전통적 문화를 보는 시각에 대한 문제 제기 
작품 속의 황제는 삼일 운동과 팔일오 해방, 육이오 사변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거치며 우리 역사의 근대기를 살았던, 그 와중에서도 자신이 <정감록>에 등장하는 정 진인이라는 확고한 신념 하에 일생을 보낸 사람이다. 

작가는 그러한 인물의 일생을 다루면서 인물 자체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돈키호테와도 같은 황제가 펼쳐 나가는 일화들을 다소는 과장적으로 그려나감으로써 황제에 대한 연민 어린 실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황제를 단순히 <정감록>의 미망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시대착오적인 편집병자로만 볼 수는 없다. 이 작품에 대하여 평론가 김현이 <이문열의 무의식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통적 문화에 대한 회귀 욕망과 거부 의지 사이의 섬세하지만 치열한 무의식적 결과>라고 평했듯, 작품 속의 황제는 그 마음만은 누구도 따를 수 없게 깨끗하고 거룩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한 황제의 면모는 제왕의 도에, 말년에 가서는 노장의 무위에 연결되는데, 이러한 동양적인 것에 대한 향수는 서구 합리주의의 잣대로 동양의 전통적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줄거리 > 
<황제>는 갑오농민전쟁이 끝날 무렵, 계룡산 기슭의 작은 마을 흰돌머리에서 태어난다. 그의 아버지 정 처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신이한 이야기들을 퍼뜨려서 황제가 장차 이 나라를 통치하게 되리라는 천명을 받은 인물이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정 처사는 황제에게 어려서부터 정통 유학을 익히게 하는 등, 제왕에게 합당한 교육을 시킨다. 또한 황제 자신도 가사 상태에서 하늘의 목소리를 듣게 됨으로 해서 스스로 황제라고 믿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이씨 조선이 몰락하고, 황제는 자신이 받은 천명을 확신하게 된다. 그리하여 황제는 일제를 물리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지만, 어설픈 무기로 당당하게 나선 흰돌머리 마을의 군대는 참담한 패배를 당하게 된다. 

그후 황제는 가만히 때를 기다리기보다 앞날에 대비하련다는 목적으로 세상 구경을 나서게 되는데, 기차를 처음 보고는 괴물이라 생각하고 도망치는 등 여러 가지 소극을 벌인다. 이후 흰돌머리로 돌아온 황제는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장터 거리의 삼일운동 인파에 합류하게 된다. <조선 독립 만세, 황제 폐하 만세>라는 외침을 자신을 향한 것으로 착각한 황제는 흥분에 겨워 일본 순사의 목을 베게 된다. 

일경의 수사가 흰돌머리로 옮겨지고 있을 즈음, 황제는 그를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만주로 건너가게 되고, 황제의 큰 뜻을 높이 산 중국인 척 대인의 호의로 넓은 땅을 얻는다. 그곳에서 황제는 나라를 세우고, 풍요한 삶을 꾸리게 된다. 여기에서 황제는 또 한차례 군사를 일으키려 하는데, 사려 깊은 신하의 조언으로 다시 흰돌머리로 돌아가게 된다. 

갖은 고초 끝에 황제는 흰돌머리로 돌아오지만, 이미 세월이 흘러 마을 주민들은 거의 황제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아들들의 눈가림으로 황제는 다시금 성세를 누리게 된다. 그러던 중 육이오가 발발하고, 황제는 피난을 가는 도중에도 맥아더의 군대를 위로하고자 전시 징발을 명하는 등 제왕으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으려 한다. 

이후 황제를 곁에서 돌보던 둘째 아들이 공산군이 된 형으로 인해 일본으로 몸을 피하게 되자, 한 신하가 모반을 꾀하여 황제는 가산을 모두 날리게 된다. 그리하여 황제는 신도안 골짜기로 이주하고, 여러 사교 집단들 사이에서 살아가게 된다. 말년에 이른 황제는 다스림의 미망을 접고 장자류의 깨달음에 도달하게 된다. 

출처 :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