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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10월의 추천 도서(609)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1,2,3 - 헨드릭 빌렘 반 룬


 

 

1.책소개

 

20세기 진정한 휴머니스트 반 룬이 들려주는 예술사 이야기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술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시리즈 《THE ARTS 반 룬의 예술사》. 이 책은 1937년 출간 이후 예술사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해온 반 룬의 역작이다. 예술사를 다룬 대부분의 책들이 미술사 위주로 서술되었던 것에 반해 <반 룬의 예술사>는 건축과 미술, 음악, 연극 등 예술의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아울러 예술을 낳은 역사적 배경에도 매우 충실하다.

제1회 뉴베리 상을 받은 작가의 책답게, 『반 룬의 예술사』는 여느 역사서처럼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권위를 앞세우지도 않는다. 때론 재미있는 옆집 아저씨처럼, 때론 재치가 넘치는 역사 선생님처럼 예술사에 대해 쉽게, 그리고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인류 이야기>와 <성서 이야기>, <배 이야기> 등 수 많은 책을 쓴 다음이서인지 그의 완숙한 글 솜씨와 깊이 있는 지식, 시대를 내다보는 예견이 이 책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예술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선사시대의 예술에서부터 로마와 비잔틴 예술, 르네상스 미술, 로코코 양식, 바흐와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음악가 이야기 등 반 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예사롭지 않은 필력,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결합되어 이 책 한 권에 집약된 것이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반 룬의 예술사」는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의 개정판이다. 번역은 저술과 강연, 번역, 라디오 진행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남경태가 맡았다. 이 책은 기존의 오역을 바로 잡은 것은 물론, 270여 개에 이르는 옮긴이 주석과 172개의 도판 캡션을 달아 새롭게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2.저자소개

 

헨드리크 빌렘 반 룬

지은이 헨드리크 빌렘 반 룬HENDRIK WILLEM VAN LOON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저자는 188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다. 20세가 되던 해인 1903년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 대학과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한 뒤 몇 년 동안 AP 통신사의 워싱턴, 바르샤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일했다. 1911년 뮌헨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와 여러 대학에서 서양사와 근대사를 강의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AP 통신사로 복직, 벨기에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그때 중립국의 동향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여 첫 저작 『네덜란드 공화국의 몰락THE FALL OF THE DUTCH REPUBLIC』(1913)을 썼다. 대전 후 다시 미국에서 역사학을 강의하면서 30여 권이 넘는 작품을 썼다.
대표 저서 『인류 이야기THE STORY OF MANKIND』(1921)는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미국 도서관협회에서 수여하는 권위 있는 출판상인 뉴베리 상을 받기도 했다. 그 외의 저서로는 『성서 이야기THE STORY OF THE BIBLE』(1923), 『소설 렘브란트R.V.R.』(1930), 『반 룬의 지리학VAN LOON'S GEOGRAPHY』(1932), 『배 이야기: 인간은 어떻게 7대양을 항해했을까?SHIPS AND HOW THEY SAILED THE SEVEN SEAS』(1935), 『시몬 볼리바르: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자THE LIFE AND TIMES OF SIMON BOLIVAR』(1943) 등이 있다. 1944년 3월 20일, 62세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남경태 DIMEOLA@EMPAL.COM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인문학 분야의 책들을 쓰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개념어 사전』『철학: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남경태의 스토리 철학 18』『종횡무진 한국사』『종횡무진 동양사』『종횡무진 서양사』『한눈에 읽는 현대철학』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엘리자베스 1세』『글쓰기 로드맵 101』『바이블 키워드』『페다고지』『세상을 바꾼 문자, 알파벳』『명화의 비밀』『문학과 예술의 문화사』『비잔티움 연대기』 등이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3.목차

 

[책머리에] 빨간 모자, 빨간 목도리의 두 아이를 위해
01 프롤로그
02 선사시대의 예술
03 이집트의 예술
04 바빌론과 칼데아, 수수께끼의 수메르
05 하인리히 슐리만
06 그리스 예술
07 페리클레스 시대
08 항아리, 그릇, 귀고리, 숟가락
09 에트루리아와 로마
10 유대인
11 초기 그리스도교 예술
12 콥트인
13 비잔티움 예술
14 러시아
15 이슬람
16 중세 페르시아
17 로마네스크 시대
18 프로방스
19 고딕
20 고딕 시대의 종말
21 르네상스 정신
22 피렌체
23 프라 조반니 안젤리코
24 니콜로 마키아벨리
25 세계 예술의 중심지가 된 피렌체
26 푸토
27 유화의 발명
28 이탈리아 그림 공장의 개업
29 아메리카
30 눈이 새로워지면 귀도 트인다
31 유럽의 중심부에 찾아온 새로운 번영
32 내 주는 강한 성이요
33 바로크
34 네덜란드 화파
35 위대한 세기
36 교회가 배우의 장례식을 치러주다
37 다시 등장한 배우
38 오페라
39 크레모나
40 새로 유행한 오락
41 로코코 시대
42 로코코 속편
43 인도, 중국, 일본
44 고야
45 그림을 대신하는 음악
46 바흐,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47 폼페이, 빙켈만, 레싱
48 혁명과 제국
49 혼돈: 1815~1937년
50 낭만주의 시대
51 화실의 반란
52 예술품의 피난처
53 19세기의 음악
54 가곡
55 파가니니와 리스트
56 베를리오즈
57 다게르
58 요한 슈트라우스
59 쇼팽
60 리하르트 바그너
61 요한네스 브람스
62 클로드 드뷔시
63 에필로그
[지은이의 말] 이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옮긴이의 말] 현대의 고전이 된 예술 입문서
인명 찾아보기
작품명, 건축물명 찾아보기

 

출처 - 알라딘 제공

 

4. 출판사 서평

 

20세기의 진정한 휴머니스트 반 룬이 들려주는 예술사 이야기


예술사를 다룬 대부분의 책들이 미술사 위주로 서술되었던 것에 반해 『반 룬의 예술사』는 건축, 미술, 음악, 연극 등 예술의 전 분야를 다룬다. 이는 전적으로 헨드리크 빌렘 반 룬의 역량 덕분이다. 박학다식한 전천후 지식인인 그는 저널리스트이자 철학자, 역사학자, 저술가였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AP 통신사에서 특파원으로 일했고, 그 후에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며 소설을 포함해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래서 반 룬의 책은 여느 역사서처럼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읽는 맛이 난다. 그의 글을 읽어가다 보면 왜 그가 풍자와 해학의 대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반 룬은 취미로 악기를 연주했고 그림을 그렸다. 결국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예사롭지 않은 필력,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삼위일체가 되어 이 작품, 『반 룬의 예술사』가 탄생했다고.



이따금 나는 만약 페이디아스가 석고상들을 전시한 미술관을 관람한다면 뭐라고 말할까 상상한다. 자개로 만들어진 버밍엄의 타지마할을 보는 샤 자한(타지마할을 세운 무굴 제국의 황제 -옮긴이)이나, 우쿨렐레(하와이의 네 줄짜리 소형 기타 -옮긴이)로 연주되는 「레오노레 서곡Leonore Overture」을 듣는 베토벤처럼 당혹스러워하지 않을까? (p. 105)



뮌헨에서 공부하던 젊은 시절에 나는 슈람멜슈필러Schrammelspieler로 불리는 소규모 오케스트라와 자주 연주했다. 바이올린 한두 대와 기타, 아코디언으로 구성된 거리의 악단이었다. 여기에는 플루트, 클라리넷, 튜바 등 어떤 악기도 즉흥적으로 추가될 수 있었다. 정규 연주를 마치면 모두 함께 맥주를 마시고 춤을 추었다. 우리는 가장 엄숙한 고전음악에서부터 최신 유행가까지 온갖 희한한 음악에 빠져들었다. (p. 246)



1937년 출간 이후 예술사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반 룬의 역작


예술이 일상화, 대중화 된 이후 수많은 예술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서양 예술사(그중에서도 특히 미술사) 쪽은 전공자들만의 영역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는 분야가 되었다. 이런 상황이지만 정작 제대로 쓰여진 좋은 책은 찾기 힘들다. 어려운 내용으로 권위를 앞세우거나, 시선을 끄는 화려한 도판으로 빈약한 내용을 가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반 룬의 예술사』는 다르다. 예술사 분야의 원조 격인 이 책은 학자들을 위한 책도, 고가의 예술서를 수집하는 장서가들을 위한 책도 아니다. 반 룬은 이 책에서 때론 재미있는 옆집 아저씨이고, 때론 재치가 넘치는 역사 선생님이다. 그는 ‘독자’라는 동네 사람들, 혹은 학생들을 앞에 두고 예술에 대해, 예술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말을 듣고 지루해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깊이가 없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반 룬은 이 작품을 50대 중반에 썼다. 제1회 뉴베리 상을 받은 『인류 이야기』와 『성서 이야기』, 『배 이야기』 등 수많은 책들을 쓴 다음이다. 그래서 그의 완숙한 글 솜씨와 깊이 있는 지식, 시대를 내다보는 예견은 이 책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마지막 트루바두르는 1294년에 죽었다. 바로 카스티야의 현명왕 알폰소였다. 그는 훌륭한 천문표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카스티야 방언을 문학적 언어로 격상시켜 오늘날까지 전해지도록 했다. 위대한 예술 전통의 이 마지막 대표자는 죽음이 다가왔을 때 이렇게 말했다. “노래는 기쁨을 표현해야 한다. 그러나 큰 슬픔이 내 영혼을 억누르고 있어 노래를 부를 수 없다. 아, 나는 이 세상에 너무 늦게 태어났도다.” 하지만 그렇게 느낀 시인, 음악가, 화가는 그가 처음도 아니었고 마지막도 아니었다. (p. 214)



앞으로 100년 뒤의 예술사가들은 사진을 회화만큼 비중 있게 다룰 것이다. 그때가 되면 현대 예술가들의 속물적인 태도는 호된 비판을 받을 것이다. 이를테면 지금 이런 책에서도 1870~80년대의 풍경화가들은 삼류까지 모두 다뤄야 하지만 아르놀트 겐테Arnold Genthe 같은 사진가를 다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개탄스러운 태도는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 대신 어떤 방법으로든, 어떤 매체를 이용하든 자연을 자기만의 눈으로 바라보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면 참된 예술가라는 견해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사실 현재 촬영되는 사진들 가운데 99퍼센트는 전혀 가치가 없다. 그러나 미술학교에서 나오는 작품의 99퍼센트는 어떤가? 또 음악학교를 졸업하는 사람들의 99퍼센트는 어떤가?

음악이든, 미술이든, 건축이든 가치 있는 것은 항상 1퍼센트에 불과하다. 독자 여러분께 정중히 부탁드리고 싶다. 국제 사진전시회에 가서 그 특별한 1퍼센트를 관람한 뒤 사진은 예술이 아니라는 주장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게 말해주기를. (p. 678)



최고들의 만남 - 반 룬과 남경태

『반 룬의 예술사』는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들녘, 2000)의 개정판이다. 이번 책의 번역은 저술, 강연, 번역, 라디오 진행(MBC ‘타박타박 세계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고의 지식인 남경태가 맡았다. 따라서 본문은 물론 책의 곳곳에서 남경태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남경태는 기존의 오역을 바로잡은 것은 물론, 270여 개에 이르는 옮긴이 주석과 172개의 도판 캡션을 썼다. (지은이 반 룬이 직접 그린 수채화나 펜화의 캡션은 원서를 옮긴 것이고, 원서에 없는 나머지 사진이나 지도, 그림의 캡션은 남경태가 직접 쓴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고의 지식인 반 룬이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이 책에서 딱 3번의 실수를 했는데 여기에 남경태가 정확한 설명을 달았다. 덕분에 더욱 완벽한 개정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아무리 원서가 훌륭해도 번역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 책이 술술 읽히고, 반 룬 특유의 해학이 느껴지는 것은 공들인 번역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엄격하지만 일사불란했던 군사 통치가 사라지고 무법과 폭력의 시대가 도래했다. 폭도들은 이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순전히 재미로도 파괴와 살육을 자행했다. 그중에서 더 그악스런 자들이 여기저기서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들은 보잘것없는 어깨를 그럴듯한 외투로 감추고 거만하게 롬바르드족의 왕이니 아키텐 대공이니 하고 자칭하며 거들먹거리다가 별로 한 일도 없이 독배를 마시거나 자객의 칼에 비명횡사해버렸다. (p. 194)



실제 중국 역사도 이 가설과 모순되지 않는다. 중국사의 신화적 부분이 끝난 것은 기원전 256년부터 207년까지 존속한 진나라 시대부터다. (진나라는 원래 기원전 8세기 춘추시대부터 존재했던 제후국인데, 지은이는 진이 대륙 통일의 주역으로 등장한 시기와 혼동하고 있다. -옮긴이) (p. 512)



이런 가욋일을 하면서도 다비드는 혁명의 대의명분을 선전하는 그림을 수도 없이 그렸으며, 여러 가지 사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792년에는 국민공회 의원으로 선출되어 국왕의 참수를 지지한 361표 중의 하나를 던졌다. 찬성표는 반대표보다 불과 한 표 많았으므로 다비드의 표가 결정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지은이의 착오인 듯하다. 루이 16세의 처형은 찬성 387표, 반대 334표로 결정되었다. -옮긴이) (p. 601)



그는 순전히 취미로 그림을 그렸고, 죽을 때까지 자신의 위대함을 전혀 알지 못했다. 막시밀리안의 제국이 멕시코를 다스렸던 짧은 기간 동안에 그는 그 먼 나라를 방문했다. (지은이의 착오다. 당시 많은 대중도 지은이처럼 루소가 멕시코에 간 적이 있다고 믿었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옮긴이) (p. 624)

 

출처 - 알라딘 제공

 

5. 책 속으로

 

‘적재적소’라는 말은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예술에서는 그렇지 않다. 독서에 필요한 빛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철근으로 건축된 현대 도서관에 고딕풍의 치장벽토를 발라 이탈리아 교외에 사는 상류층의 결혼 케이크처럼 보이게 만든다면 그런 시대착오도 없을 것이다. 1937년의 주택과 도서관에는 작고 뾰족한 창문과 육중한 버팀벽 따위가 전혀 필요 없다. 그런 건축 양식은 가솔린 기관에 굴뚝을 다는 격이며, 창고와 개집에나 어울릴 뿐이다. 하지만 13~14세기 건축가는 반드시 그런 양식으로 건축해야만 했다. 견고하고 쾌적한 건축물은 절대적 필요성의 소산이어야 한다. 고딕 건축가는 실용적인 과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주어진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실제로 훌륭하게 해결했다. (p. 216) 

「모나리자」는 차노비 델 조콘도Zanobi del Giocondo의 아름다운 아내를 그린 초상이다. (그래서 그녀를 흔히 ‘라 조콘다La Gioconda’라고 부른다.) 이 그림은 영원한 여성상의 이상적인 본보기로 꼽힌다. 꿈꾸는 듯한 부인의 미소는 완벽한 여성성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다는 분위기를 풍긴다.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미소를 지은 까닭은 늙은 남편이 셋째 아내인 자신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유언을 남긴 탓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장차 막대한 유산을 받은 아름다운 미망인의 신분으로 고향 나폴리로 금의환향하게 되었다는 득의에 찬 미소일 것이다. 혹은 레오나르도가 입술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미소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그는 해부학에 관한 지식이 풍부했으나 얼굴은 잘 알지 못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의 조각상에서 흔히 보는 것과 같은 그 고졸한 미소는 아마 레오나르도가 까다로운 입을 그리는 데 실패한 결과일 것이다. (p. 319) 

자선은 거실에서 시작될지 모르지만 예술은 더 깊숙한 곳, 바로 부엌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라파엘로 석 점, 안드레아 델 사르토Andrea del Sarto 두 점, 무리요Murillo 대여섯 점, 거기에 렘브란트의 작품까지 소장한 사람에게 저녁식사를 초대받았는데, 포크와 나이프, 스푼을 보니 볼품이 없고 짝짝이였다고 하자. 단언컨대 그는 예술에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이웃에게 고상한 척하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그 그림들을 구입한 것뿐이다. 다시 말해 그것들이 반드시 필요해서 산 게 아니다. 그는 참된 예술 애호가가 아니며, 그에게 그 그림들은 그의 아내가 입은 값비싼 모피 코트보다도 못하다. (p. 19~20) 

바흐의 애호가들은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의 주창으로 이 거장의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 영국의 헨델협회를 본떠 바흐협회를 창립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원고를 입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었다. 어떤 것은 팔렸고, 어떤 것은 누구에게 주어버렸고, 도둑을 맞거나 잃어버린 것은 더 많았다. 혹시 다음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Brandenburgisches Konzert」을 듣는다면, 바흐 본인도 그 연주를 들은 적이 없고 브란덴부르크 선제후가 죽은 뒤 그 작품이 불과 10센트에 팔렸다는 사실을 유념하기 바란다. (p. 543~544) 

 

출처 - 알라딘 제공

 

6. 추천평

 

도덕과 교훈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예술을 사랑하는 귀부인들, "예술은 모르지만 나름의 취향은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남편들에게도 내 글은 읽을 거리가 못 된다. 그들이 바라는 마음의 평화나 영혼의 행복에 보탬이 될 만한 것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없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던 중 갑자기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나는 '관점'을 확고하게 잡았다. 내가 쓰려는 책이 누구에게 필요한지 정확히 깨닫게 되자 결심할 수 있었다. 나는 바로 그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빨간 모자를 쓴 두 아이를 위해 책을 쓸 것이다. 바이올린 가방과 화첩을 든 아이들, 우리가 탄 기차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 가엾은 아이들을 위해. - 헨드리크 빌렘 반 룬
헨드릭 빌렘 반 룬

시작이 반이라면 머리말을 읽으면 책의 절반을 읽은 것이다. 머리말을 읽고 책을 선택하면 실망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정제원(시인,문학박사)

 

출처 -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