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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9월의 추천 도서(572) 미라마르 - 나기브 마푸즈(N1988 이집트)


 

 

1.책소개

 

아랍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나기브 마푸즈는 소설 『미라마르』를 통해 민중의 내면의 상처는 물론 세대와 계층의 어긋남으로 인해 생겨난 이집트 전체의 문제를 깊이 있게 바라본다.

책의 화자인 네 남자는 모두 이집트의 각 계층과 가치관을 대변하며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한때 진보적인 기자로 명성을 떨쳤으나 이제는 귀찮은 늙다리가 되어 조용한 미소 혹은 부드러운 조언 정도밖에 해줄 수 없게 된 아메르 와그디, 혁명 정신으로 무장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나 이제는 배신자가 되어 내면의 상처로 괴로워하며 또 다른 의미의 죄인이 되어 버린 만수르 바히, 물질 만능주의의 포로가 된 채 스스로의 재산 외에는 그 무엇도 즐길 수 없는 불행한 남자 호스니 알람, 사랑에도 정치에도 깊이 빠지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발을 담근 채 눈치만 살피다가 결국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사르한 알베헤이리. 이들 모두는 「혁명」이라는 이름 앞이라면 언제나,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을 법한 보편화된 인간상이다.

독자는 결국 그들 가운데 하나에게 투영되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될 것이며, 이는 오늘 이집트의 현실 앞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산한 겨울, 변덕스러운 알렉산드리아의 날씨를 배경으로 추억과 회한만이 남은 노인들, 무력하거나 좌절한 젊은이들을 화자로 내세운 이 소설은 혁명 이후 혼란스러운 이집트의 모습을 여실히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예스24

 

2.저자소개

 

저자 나기브 마푸즈 NAGUIB MAHFOUZ
스스로를 <두 문명(고대 이집트 문명과 현대 이슬람 문명)의 아들>이라고 칭했던 아랍 문학계의 큰 별. 나기브 마푸즈는 1911년 12월 11일, 카이로 가말리야의 이슬람 중산층 가정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그는 탐정 소설, 역사 소설, 모험 소설의 열혈 독자였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타하 후세인, 무함마드 후사인 하이칼, 이브라힘 알마지니와 같은 혁신적인 아랍 소설가들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 1934년 푸아드 1세 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학업을 계속하던 중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1939년부터는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꾸준히 작품을 발표, 역사소설, 사실주의 소설, 알레고리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 주었고, 1988년에는 아랍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52년 나세르가 이끄는 자유장교단 혁명 이후에도 논란을 피하지 않고 작품을 발표했고, 이란의 호메이니가 『악마의 시』에 이슬람 모독죄를 적용하여 작가인 살만 루슈디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자 이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1994년 테러리스트들에게 칼로 목을 찔려 오른손에 영구 신경 손상을 입어 죽을 때까지 경호원의 보호 속에 살았다. 단 세 차례의 짧은 타국 방문을 제외하고 평생 이집트 땅을 떠나지 않았던, <이집트인들의 사람> 마푸즈. 그는 2006년 8월 30일,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라마르』는 1967년에 발표한 소설로, 혁명 이후 부침을 겪은 네 남자의 시점과 그들 각자의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게 오가며 1952년 혁명 이후의 이집트 상황을 담아 낸 작품이다. 마푸즈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영어로 번역되었고, 최근에도 아랍 문학 연구자들에 의해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 『미다끄 골목』, 『카이로 삼부작』, 『우리 동네 아이들』,『도적과 개들』, 『나일 강을 떠다니며』, 『존경받는 선생님』, 『거울들』 등이 있다.

역자 허진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할레드 알하미시의 『택시』, 존 리 앤더슨의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공역), 테레사의 『마더 테레사, 나의 빛이 되어라』, 앙투아네트 메이의 『빌라도의 아내』, 아모스 오즈의 『지하실의 검은 표범』, 수잔 브릴랜드의 『델프트 이야기』, 오드리 설킬드의 『레니 리펜슈탈, 금지된 열정』,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여인과 일각수』 등이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3.목차

 

아메르 와그디
호스니 알람
만수르 바히
사르한 알베레이리
아메르 와스디
부록: 미라마르 카페(루이스 세풀바다 / 권미선 옮김)
나기브 마푸즈 연보

 

출처 - 알라딘

 

4.출판사 서평

 

이집트의 시민 항거와 무라바크의 사임으로 중동 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반세기 전 두 차례의 혁명 이후 민중들의 분열된 가치관과 생활상을 담아낸 작품 『미라마르』가 열린책들 세계문학의 173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아랍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나기브 마푸즈는 소설 『미라마르』를 통해 민중의 내면의 상처는 물론 세대와 계층의 어긋남으로 인해 생겨난 이집트 전체의 문제를 깊이 있게 바라본다.

같은 곳에 모인 다른 남자들, 그리고 그 중심에 놓인 한 여자.
다른 시선으로 보는 같은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남기는 이집트의 오늘

세대, 출신 배경, 이념, 직업이 각기 다른 다섯 남자가 알렉산드리아의 「미라마르 펜션」에 모인다. 기자 출신의 민족주의자 아메르 와그디, 대지주이자 정부 고위 관료였으나 혁명으로 재산을 몰수당한 톨바 마르주끄, 혁명 이후의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지방 유지 호스니 알람, 사회주의 단체 소속이었지만 고위 경찰인 형의 만류로 탈퇴한 만수르 바히 그리고 새로운 정권에서 여러 가지 정치 활동을 펼치며 한몫을 노리는 기회주의자 사르한 알베헤이리. 그리고 한 여인이 있다. 자주적이고 강인하며 아름다운 시골 출신 여급 조라.

각 인물인 과거의 회한과 상처는 조라를 둘러싼 긴장과 다툼을 매개로 전개되어 살인 사건까지 치닫는다. 각자가 펜션에 들어와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까지의 짧은 이야기가 네 명의 화자들의 시점과 목소리로 되풀이되면서 숨겨져 있던 사건의 진실이 점차 드러나는데…….

이 책의 화자인 네 남자는 모두 이집트의 각 계층과 가치관을 대변하며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한때 진보적인 기자로 명성을 떨쳤으나 이제는 귀찮은 늙다리가 되어 조용한 미소 혹은 부드러운 조언 정도밖에 해줄 수 없게 된 아메르 와그디, 혁명 정신으로 무장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나 이제는 배신자가 되어 내면의 상처로 괴로워하며 또 다른 의미의 죄인이 되어 버린 만수르 바히, 물질 만능주의의 포로가 된 채 스스로의 재산 외에는 그 무엇도 즐길 수 없는 불행한 남자 호스니 알람, 사랑에도 정치에도 깊이 빠지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발을 담근 채 눈치만 살피다가 결국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사르한 알베헤이리. 이들 모두는 「혁명」이라는 이름 앞이라면 언제나,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을 법한 보편화된 인간상이다. 독자는 결국 그들 가운데 하나에게 투영되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될 것이며, 이는 오늘 이집트의 현실 앞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산한 겨울, 변덕스러운 알렉산드리아의 날씨를 배경으로 추억과 회한만이 남은 노인들, 무력하거나 좌절한 젊은이들을 화자로 내세운 이 소설은 혁명 이후 혼란스러운 이집트의 모습을 여실히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기브 마푸즈 자신이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작가는 「조라」라는 매력적인 여인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 역시 놓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제약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려 노력하면서 사랑이라는 이름의 유혹에도 굴복하지 않는 꿋꿋한 모습이야말로 그가 이집트의 국민들에게서 발견한 희망이었으리라.

책 말미에는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나기브 마푸즈를 기리며 『미라마르』에 헌정한 단편 「미라마르 카페」를 수록하였다.

『미라마르』는 열린책들이 2009년 가을부터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73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쌓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출처 - 예스24

 

5.책속으로

 

방에서 나는 회상에 잠기거나 책을 읽거나 잠을 잔다. 로비에 가면 마리아나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다른 오락거리를 즐기고 싶으면 아래층에 미라마르 카페가 있다. 트리아농 카페에 가도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대단히 낮다. 친구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좋았던 옛 시절은 이제 끝이 났다.
알렉산드리아, 나는 겨울의 너를 안다. 해 질 녘이면 너는 사람들을 쫓아 버리고 거리와 광장을 고독과 비바람 속에 남겨 두지만 집 안에는 온기와 담소가 넘친다.---p.5, 아메르 와그디

「한데 어르신께서는 기본적인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으셨잖습니까.」
「나는 알아즈하르에서 공부했다네. 그러니 당연히 타협을, 동구와 서구의 결합을 추구했지.」
「하지만 무슬림 형제단과 공산주의자들을 모두 공격하셔야 했다니 이상한 일 아닙니까?」
「아닐세. 당시는 반대파들끼리 충돌하는 혼란스러운 시기였지. 그 뒤에 혁명이 일어나서 양쪽에서 가장 좋은 것들만을 받아들였다네.」
「그러면 이제 어르신의 딜레마는 풀렸습니까?」
나는 그렇다고 말했지만 사실 내 마음속의 딜레마는 어떤 정당도, 어떤 혁명도 해결할 수 없는 개인적인 것이었다. 나는 소리 없이 기도를 올렸다. 그러다가 독창회가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나는 노래의 바다에 나의 고뇌를 맡긴 채 노래가 내 영혼의 분쟁을 해결해 주기를 바랐다. 노래가 나를 사랑과 평화로 채우고 멜로디에 내 고뇌를 담아 흘려보내 주기를 간절히 청했다. 노래는 나의 마음과 정신에 통찰력이라는 최고의 기쁨을 실어다 주어 인생의 씁쓸한 냉혹함을 부드럽고 달콤한 것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p.53, 아메르 와그디

나는 그때부터 사르한을 완전히 모르는 체하는 한편 조라를 가까스로 달랜다. 하지만 사르한과 친하게 지내던 때가 그립다는 건 인정해야겠다. 나는 만수르 바히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는 보통 아침 식사 시간에 예의 바른 인사만 나눌 뿐, 그 후로는 우호적인 침묵 속에서 서로를 혐오한다. 그는 오만하고 나약하고 내성적이며, 또 그의 예의 바른 태도는 서민적이며 학습된 것이므로 나는 그를 경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라디오에서 나오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충격적이다. 이건 사기다. 호기심이 생긴다. 늙어 빠진 술탄을 빼면 펜션 사람 누구도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 늙은이는 분명 변절자였을 것이다.---pp.116~117, 호스니 알람

나는 톨바 마르주끄를 몇 번 훔쳐보았다. 나에게 그가 어떤 의미인지 아무도 몰랐다. 나에게 그는 오래된 기억, 충돌하는 계급과 유혈 사태라는 꿈, 비밀 모임에서 공부했던 책과 전단들, 온갖 생각과 사상을 압축한 것이었다. 나는 축 늘어지고 기세가 꺾인 톨바 마르주끄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의자에 굴욕적으로 웅크린 채 앉아 있었고, 그의 뺨은 강박적으로 떨렸다. 그는 민중의 살과 피를 통해 권력을 축적한 일이라곤 없었다는 듯 위선적으로 혁명을 지지했다. 그의 시든 영광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기생충으로 가득한 나라였으니, 이제는 그가 바보처럼 아첨을 할 차례였다. 그리고 나는 호스니가 몰락한 독수리의 한쪽 날개라고, 독수리는 아직 숨이 붙어 있으므로 언제든지 날개를 퍼덕여 기괴한 모습으로 날아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p.137, 만수르 바히

만수르 바히는 호스니 알람과 무척이나 다른 인물로, 거물 경찰의 동생이며 알렉산드리아 방송국에서 일한다. 이 사람도 괜찮지만 ─ 사실 유용할 수도 있다 ─ 너무 내성적이다. 생긴 것도 무척 섬세하고 아이처럼 순진하지만 동상처럼 차갑다. 그의 성격을 파악할 열쇠는 어디 있을까? 그의 진짜 생각이 뭔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고향 사람들에게서 알렉산드리아에서 일자리를 찾고 싶다는 부탁을 많이 받으니 친구가 한두 명 더 생기면 좋을 듯하다. 게다가 경찰 고위 간부와 친분을 쌓으면 여러 상황에서 유용하니까. ---p.202, 사르한 알베헤이리

 

출처 - 예스24

 

6.추천평

 

나기브 마푸즈는 한 나라 국민들의 집단적인 심리 상태 속으로 들어가 보는,
보기 드문 특권을 제공한다. 이는 수천 편의 기사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도 이루지 못한 일이다.
존 파울즈

 

출처 - 예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