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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추천 도서 (940) 시간의 여울 - 이우환


 

1. 책소개

이우환 화백이 잡지, 신문 등에 기고한 글 중 76편을 모아 낸 에세이집. 1994년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같은 제목의 책에 여섯 편의 글을 보태 새로 펴낸 것이다. 본디 1987년 일본에서 첫 출간된 이 책은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고, 대학 입학시험에 출제된 바 있다고 한다.

2002년 8월 출간된 에세이집 "><여백의 예술>이 예술론이나 화가로서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면 이 책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이우환 화백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 가족들과의 소소한 에피소드, 여행지에서의 체험, 일상 생활의 모습 등에서부터 화가로서 자신의 생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을 함께 실었다.

무엇보다 간결하면서도 서정 가득한 글이 돋보인다. 화가의 일상은 늘 감성이 100% 충전되어 있는 덕분일까.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을 통해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위로를 얻게 된다. 아주 작은 떨림에까지 반응할 수 있는 그의 예민한 감각이 새로운 빛깔의 자극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여백을 많이 두어 깨끗하게 편집한 책이 무척 예쁘다. 책 뒤에는 1979년 작 'Relatum'부터 2002년 작 'Correspondance'까지 여덟 작품을 실었다.

[알라딘 제공]

 

2.저자소개

이우환

이우환미술가. 1936년 경남에서 태어나 문인으로 알려졌던 황동초로부터 유년기를 통해 시.서.화를 배웠다. 195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중퇴한 후 도일. 1961년 일본대학 문학부 철학과 졸업. 1967년 동경 사토 화랑에서 새로운 시도에 의한 개인전을 연 이후 전위적인 예술 표현을 추구하면서 국제적으로 활약. 1968년경부터 일어난 '모노파'운동의 중심적인 인물로 알려지고, 파리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 등 다수의 국제전에 출품. 루이지아나 근대미술관, 파리 국립 주 드 폼 미술관, 쿤스트무제움 본 등 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많은 개인전 개최, 유네스코 미술상, 호암상, 세계문화상 외 여러 미술상을 수상하였다. 전 파리 에콜 드 보자르 초빙교수, 현 동경 다마 미술대학 교수 이다.
, <이우환 전판화집>등의 일본에서 출판된 작품집이 있고, 저서로 일어판<만남을 찾아서>, <시간의 여울>, <여백의 예술>, <멈춰서시>등이 있다.

[엘리트2000 제공]

 

3. 목차

이우환의 글을 읽는 감동의 비유법-이어령
1
세월
빨간 고추잠자리
종환
고향
조부
각설이 타령
소학의 가락
예감의 항아리
난에 부쳐
하얀 고무신
우국지사
통일의 일상
Y의 체험
구더기
입론
어떤 편지
어떤 야성
남대문 시장
2
개구리
초봄1
초봄2

어느 아침의 광기
곰팡이 핀 사과
로마네콘티로 건배
어느 아침 갑자기
발굴 작업
겨울 이야기
햄버거
커피의 맛
두 개의 공기
파리
K양과 T씨의 경우
버릇없는 손님
세 사람
술의 주변
곤선생의 별세
장송
불행의 기쁨
여름날에
3
도쿄에서
기억
식도락
여행과 구두
구두를 닦으면서
아크로폴리스와 돌멩이
갠지스 강
파리에서1
파리에서2
톨레도에서
뉴욕의 지하철
어떤 여행지에서
어떤 뒷모습
상처-폰타나의 작품
제작-화가F에게
아이들의 외침
정야의 종, 제야의 종
4
일기에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날
아틀리에
낚싯대를 찾아서
헤맴
예술적 재능
연주
하얀 종이
목판을 새기면서
흙에 이끌려
흙을 굽는다
요리와 조각
조각의 세계
전화벨
이벤트
김학영 씨
요셉 보이스와 백남준
빌딩 공사장
무의 바다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알라딘 제공]

 

4.책속으로

한창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도중에 손을 놓을 수가 없어 필사적으로 붓을 놀린다. 전화벨 소리는 멎지 않고 이윽고는 거침없이 캔버스로 흘러 들어온다. 나는 짜증이 나면서도 어느샌가 벨의 가락에 맞춰 계속 그린다.

끈질기게 울려 대던 소리가 겨우 멎었을 때, 나도 붓을 놓았다. 그 후, 이건, 하는 그림 앞에 서면 거기서 불가해한 전화 소리가 들린다. 도대체 누가 뭘 지껄이고 있는 것일까? 수화기가 된 그림에, 보이지 않는 전화의 그자를 쫓아 눈길은 끝없이 화면 속을 헤맨다.

*'전화벨' 전문

[알라딘 제공]

 

5. 추천평

문장 공간은, 어떠한 방식을 이용하든 하나의 방향에서 순서대로 세워갈 수밖에 없는 것인 모양이다. 게다가 어디까지건 일단은 그런대로 통하는 언어가 요구되거나, 당장 옳은지 그른지의 가치 판단을 강요받는다. 문장의 충실한 메커니즘은, 자의에 익숙한 미술가에게 있어서, 이러한 문장의 존재 방식은 표현과 문맥과 사회적인 규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면이 많다.
이우환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