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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7월의 추천 도서(490) 메데이아 - 에우리피데스


 

1. 책 소개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로 꼽히는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적인 작품. <메데이아>는 남편의 결점에 관심을 두고 있는 극으로, 은혜를 모르고 부당하게 행동하는 남편을 보복하는 아내에 대한 이야기다. 극중 주인공 메데이아는 자신을 버리려는 남편을 포함한 새신부와 신부 아버지의 살해가 계획대로 이루어졌음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신의 아이들까지 죽인다.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식의 생사를 두고 갈등하는 메데이아의 심리를 섬세하고도 역동적으로 그려냄으로써 그의 또다른 작품 <히폴리토스>와 함께 그리스 고전 중에서 백미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2.작가 소개

 

저자 에우리피데스(Euripides, BC 484∼BC 406)는 그리스의 아테나이에서 므네사르코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생애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그리 없다. 다만 부유한 지주 계급 출신이라는 점과 좋은 가문에서 상당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는 점 정도만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에우리피데스는 기원전 455년에 데뷔한 이후 92편에 이르는 작품을 집필했지만,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은 18편뿐이다. 소포클레스가 비극 작품을 통해 그리스의 전통적 가치관을 재현했다면, 에우리피데스는 전통적 가치에 의문을 표하고 비판을 가하면서 진보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극적 수법을 통해 그리스 비극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는데, 인물 묘사의 사실성과 사실적인 재현에 그 어느 작가보다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사랑을 둘러싼 인간의 정념과 여성 심리 묘사에 뛰어난 극작가다. 또한 에우리피데스는 인간 욕망과 폭력성, 사랑과 증오, 인종 간의 갈등, 남녀 간의 갈등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인간의 정념과 억제할 수 없는 폭력에 내재한 비극성을 심도 있게 그려 냈다. 그리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를 “가장 비극적인 작가”라고 불렀다.

 

3. 책 속으로

 

이 고통과 괴로움,
아무리 울어도 시원하질 않구나!
아! 버림받은 어미의 저주 받은 자식들!
너희들도 죽어 버려라!
네 아비와 함께 사라져 버려라!
이 집안 모두 깡그리 사라져 버려라!
-13~14쪽

사랑에 미쳐 눈먼 그대,
아버지 계신 그리운 고향을 등지고
망망대해의 움직이는 암초 사이를 지나
머나먼 뱃길을 건너고
낯선 땅에 자리를 잡고 살았건만,
이제 버림받은 가련한 여인이 되었구나.
-38쪽

우리가 기대하는 일, 이루어지지 않고,
우리 인간이 생각지도 못한 일,
신의 뜻으로 이루어지는구나!
-124쪽

 

4. 출판사 서평

 

200자 핵심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메데이아는 비극적 운명을 맞는 악녀로 널리 알려졌다. 그녀의 이야기는 세네카, 그릴파르처, 들라크루아 등 다양한 인물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그중에서도 메데이아를 가장 잘 나타낸 인물은 그리스의 대표적 극작가 에우리피데스다. 기원전 431년에 상연된 그의 작품은 잔인한 여인 메데이아의 비참한 운명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걸작이다.

<메데이아>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일어나 그리스 전역에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우던 기원전 431년에 상연된 작품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폭력성과 그로 인한 공포가 이 작품에 드러나고 있음은 우연이 아니다. 이 비극의 중심 갈등은 이방인인 콜키스 출신의 공주 메데이아와 그녀의 남편 이아손의 갈등이며, 새장가를 들어 메데이아를 배반한 이아손에 대한 메데이아의 복수가 중심 내용이다.
메데이아는 아버지를 배반하고 동생을 죽이면서까지 기지를 발휘해 이아손을 도왔던 장본인이다. 이아손과의 사랑에 눈이 멀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정열적인 여인이다. 그러나 메데이아는 사랑을 배신한 이아손에게 복수하기 위해 신부인 공주와 그 아버지 크레온 왕을 죽이고, 이도 모자라 자신의 자식들까지 죽인다. 그 잔인성과 폭력성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여성이 메데이아다.
에우리피데스는 전반부에서 메데이아를 동정적인 인물로 재현한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전반부에서 보여 준 메데이아에 대한 동정은 점차 사라져 버린다. 메데이아의 격정과 격렬한 분노는 도를 넘어 너무나 지나친 면모를 드러내고, 자식을 살해하는 메데이아의 행동에서 그 폭력성은 극대화된다. 메데이아가 자행하는 폭력은 “피압박자에게서 나오는 형언할 수 없이 무도한 폭력”이다.
이 작품은 이아손과 메데이아 가족의 혼란뿐이 아니라 우주의 혼란을 극화한 작품이다. 에우리피데스는 깨어진 도덕적 질서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메데이아>를 끝맺음으로써, 인간의 도덕이나 법칙에 무심한 신들의 세계와 배신과 분노가 극단적인 폭력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인간 세상을 냉정하게 비추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