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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추천도서(447) 리그베다 - 미상








책소개


『리그 베다(Rig Veda)』는 고대 인도 아리안족의 종교인 브라만교의 경전인 베다(Veda)의 하나다. 『베다』는 신들에 대한 찬양 시가와 기도로 이루어진 『리그 베다』, 신에 대한 찬가들을 노래 형식으로 담은 사마 베다(Sāma Veda), 제사 집행을 위한 법식을 모아 놓은 야주르 베다(Yajur Veda), 마법과 주술에 관한 내용으로 민간신앙의 성향이 짙은 아타르바 베다(Atharva Veda)의 네 가지다.

이 중에서 『리그 베다』가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통 B.C. 2000년에서 B.C. 800년 사이에 현재의 형태로 편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C. 1500년경 아리안족은 중앙아시아에서 인도 펀자브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리아인들이 가장 소중한 재산으로 고향에서 인도로 가지고 온 영감어린 찬가들은 그들이 새로운 땅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면했을 때, 자기의 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간직하기 위해 집성되었다고 말해진다. 『리그 베다』는 이러한 집성의 결과다(Radhakrishnan, 1929).

인도의 종교와 철학사상의 기록들, 곧 인도 문헌은 바로 이 『리그 베다』에서 시작한다(Franklin Edgerton, 1970). 『리그 베다』도 다른 베다와 마찬가지로 만트라(Mantra), 브라흐마나(Brāhmana), 아란야카(Āranyaka), 우파니샤드(Upanisad)의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각 부분의 성격은 다음과 같다(Radhakrishnan, 1929; Koller, 1982).

만트라들로 이루어진 각 베다의 핵심부 찬가들은 본집(本集, Saṁhitā)이라 불린다. 브라흐마나는 제식용 위주의 주석들인데, 찬가의 제의적 사용을 위한 설명과 의미를 담고 있다. 숲 속에 은둔한 수행자들의 사유와 철학을 담은 아란야카(Āraṇyaka)는 제의적이며 신학적인 사변들인데, 제의들의 상징과 이미지에 대한 보다 심원한 진리를 설명한다. 이 아란야카는 브라흐마나의 제의식이 우파니샤드의 철학으로 이행하는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우파니샤드는 정신 집중과 철학적인 반성을 통해 영적인 존재의 위대한 선비들을 논의한다. 우파니샤드는 이후의 인도사상 전체에 대한 정신적 토대가 된다.

베다 본집의 찬가가 성현들에 의한 영감의 산물임에 비해, 브라흐마나는 제관(祭官)들의 작업이며, 아란야카와 우파니샤드는 철학자들의 명상이다. 『리그 베다』는 본집 찬가들에서 보이는 자연종교에서 브라흐마나의 제식종교로, 그리고 우파니샤드의 영성종교로 이행해갔다고 할 수 있다. 우파니샤드는 형식적 계보로는 베다의 연속이지만, 실질적인 내용으로 보면 자아 탐구에 관한 거의 독립적인 문헌이라는 주장도 있다(이재숙, 2007).

현재 유포되고 있는 『리그 베다』 본집은 열 권으로 나뉘며, 1028가지 찬가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이기영 외, 2000). 제2권부터 제7권까지는 고대의 제관들이 대대로 읊은 찬가들을 모은 것으로, 『리그 베다』 핵심을 이루고 있다. 제1권과 제8권은 이 핵심에 추가된 찬가들을 모은 것이고, 제9권은 불멸의 삶을 부여하는 신 소마에게 바친 찬가만을 담은 특수한 성격의 것이며, 제10권은 가장 나중에 형성된 것이다.


리그베다의 사상적 특성과 의의

『리그 베다』는 인도의 종교뿐만 아니라 불교 철학의 근원으로 인식된다. 『리그 베다』를 주요 경전으로 삼았던 아리안족의 브라만교는 선주민인 드라비다족의 토착 민간신앙과 융합해 힌두교로 성립하고 대다수 인도인의 종교가 된다. 힌두교에 반대해 일어난 불교 운동 역시 인도 전역과 아시아로 퍼져 나갔다. 정승석(1984)은 『리그 베다』에는 힌두교의 신들에 대한 찬가뿐만 아니라 후대에 전개될 불교 철학의 싹도 이미 움트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예로 『리그 베다』의 다음 구절을 제시한다. "유(有)의 인연이 무(無)에 있음을 깨달았도다." 이런 관념은 이후 인도 철학자들의 논란을 거쳐 불교에서 꽃피우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리그 베다』는 일원론 또는 일자(一者)에 대한 생각을 나타낸다. "실재는 하나인데, 현자들이 그것을 여러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리그 베다』에서 말하는 일자란 어떤 인격적인 의지를 지닌 신이 아니며, 이 세계도 신의 창조에 의했다기보다는 이 하나의 최초 원리로부터 전개해 나왔음을 시사한다(길희성, 1984). 또한, "이 일자는 세계의 영혼이요, 우주에 내재하는 이치이며, 모든 자연의 원천이며 영원한 에너지다. ······ 이 일자 앞에서는 아리안족과 드리비다족, 이방인과 유대인,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이교도와 기독교도 간 모든 구분이 완전히 사라진다."(Radhakrishnan, 1929).

또한, 『리그 베다』에는 인도 사상의 특징 중 하나인 덕행(德行)을 강조하는 업(業) 사상 또는 카르마(Karma) 법칙의 바탕이 되는 주장이 있고, 죽은 영혼들이 향연을 즐기며 사는 천계(天界)에 대한 묘사도 있다.

이러한 『리그 베다』는 하나의 종교 경전에 그치지 않고, 인도문화의 근간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인도인의 삶의 방식이 되고 있다. 이재숙(2007)에 따르면, 근대에 와서 식민주의를 경험하는 동안 인도인들은 국가나 민족 단위의 정체성을 만들어왔는데, 이럴 때 베다를 근거로 하는 주장과 구호는 인도사회에서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