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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추천 도서(530) 무정부시대가 오는가 - 로버트 카풀란


1. 책소개

 

가난한 나라들이 보이고 있는 절대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이에 따른 토양 고갈, 종족 분규 등이 맞물려 불안정한 상황을 빚어내는 현상을 그린 책. 탈냉전시대의 공포상황과 함께 그런 상황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분석 틀을 구체적으로 모색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2. 저자소개

 

로버트 D. 카플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언론인이자 정치평론가이다. 날카롭고 동시에 놀랄 만큼 예측적인 그의 세계 인식은 빌 클린턴에 이어 현재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쳐 왔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으로부터는 깊은 사상적 자극이 느껴진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가 발표한 많은 저서들은 부시 행정부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카플란 필생의 역작인 이 책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로부터 비옥한 초승달 지역을 넘어 터키로, 거기서 다시 잠재적 폭발 가능성이 있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동과 서의 새로운 단층 지대가 될 중앙아시아의 불안정한 석유 매장지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가 여행한 지역의 비극적 역사는 잊을 수 없는 인물들에 대한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재조명되어 있다. 시리아의 유서 깊은 고고학 유적지로부터 레바논의 시장들을 거쳐 터키와 이스라엘의 군기지로, 그리고 원유 중심지와 새로운 비즈니스 센터로 급부상한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로부터 카스피 해를 지나 투르크메니스탄의 사막으로, 거기서 다시 아르메니아의 킬링필드로 끝없이 이어진다. 21세기 자원 전쟁의 각축장이 될 이 지역들에 대한 생생한 보고는 흥미만점의 기행기이자 미래 예측서로 읽힐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3. 목차

 

- 추천의 글
- 저자 서문
1. 다가오는 무정부 시대
2. 민주주의의 허실
3. 이상주의의 한계
4. 특수 정보부대의 역할
5.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 창신한 통찰력의 불길한 예언
6. 균형주의 : 외교정책의 현실주의적 접근
7. 키신저, 메테르니히 그리고 현실주의
8. 콘래드의 <노스트로모>와 제3세계
9. 위험한 평화
- 역자의 말
- 찾아보기

 

출처 - 엘리트2000

 

4. 출판사 서평

 

『무정부시대가 오는가』는 1990년대를 통해 <어틀랜틱 먼슬리> 등 시사잡지에 실었던 글 8편과 새로 쓴 글 하나를 묶어서 낸 책이다. 묶어서 낸 책인 만큼 체제의 일관성은 완벽할 수 없지만 주제의 통일성은 글들 사이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는 책이다.

맨 첫 편 「다가오는 무정부시대」와 둘째 편 「민주주의의 허실」은 책 내용의 절반 이상을 점하며 이 책이 일관된 체제로 정리될 경우 본론이 될 만한 글들이다. 특히 「다가오는 무정부시대」의 비중이 커서 이 책의 원제(The Coming Anarchy)로 뽑혀 나온 것이다.

1994년 2월 발표된 「다가오는 무정부시대」는 냉전 이후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틀로서 1947년 여름 <포린 어페어스>지에서 냉전시대를 내다본 조지 케넌의 논문과 비교된다. 발표 후 몇 년 동안 이 논문은 워싱턴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복사된 논문이라는 신화도 남겼다.

케넌의 1947년 논문에 흔히 비교되는 또 하나의 논문은 1993년 여름 <포린 어페어스>지에 발표된 새뮤얼 헌팅튼의 「문명의 충돌」이다. 분쟁의 초점이 민족주의의 충돌에서 이념의 충돌을 거쳐 문화의 충돌로 옮겨지고 있다는 헌팅튼의 관점을 수긍하면서도 카플란은 환경-자원 등 물질조건의 악화를 더 근본적인 변화의 근거로 제시하며 문화의 충돌을 그에 비해 피상적 현상으로 본다.

냉전시대의 예언자 케넌에 대칭되는 냉전 이후의 예언자로 카플란이 오히려 추천하는 것은 1991년 가을 <인터내셔널 시큐리티>지에 「문턱에서 : 첨예한 분쟁을 일으킬 환경조건의 변화」를 발표한 토머스 호머-딕슨이다. 이 논문에서 호머-딕슨은 세계화를 이끌어 가는 것으로 보이는 선진국보다 인구팽창 관련 문제들이 격화되고 있는 후진국의 변화가 인류의 장래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을 내다보았다.

「다가오는 무정부시대」에서 카플란은 이로부터 한 발짝 더 나아가 '지도'의 개념이 변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지도는 지리적 정보를 담는 도구다. 약간의 기교를 부리기만 하면 평면 위에 명확한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이 근대인의 믿음이었다. 이 믿음은 이전에도 환상이었고, 그 환상이 전혀 발붙일 수 없는 상황으로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고 카플란은 주장한다. 지도 위에 명확히 그려지던 '관념'이 '현실'의 가혹한 조건 앞에서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호머-딕슨이 목전의 변화로 제시한 것을 카플란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거의 필연적인 변화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다.

관념이 힘을 잃으면 이념도 버틸 수 없다. 이 책의 두 번째 논문 「민주주의의 허실」은 1997년 12월에 발표된 것으로, 근대 이후 최강의 영향력과 최고의 인기를 누려 온 정치이념 민주주의의 현재 위상과 장래 전망을 논한 글이다.

앞의 논문 「다가오는 무정부시대」에서 인류가 당면한 진짜 문제가 무엇인가를 파고든 데 이어 「민주주의의 허실」에서 카플란은 민주주의 따위 관념의 유희가 근본적이고 압도적인 물질의 문제 앞에서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다고 설파한다. 오히려 현실 직시를 가로막는 이런 유희가 현실대응을 더 어렵게 만드는 사례들을 제시하며 로마제국 쇠망기 기독교의 역할에 비교한다. 종교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도 아편일 수 있다고 그는 보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그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은 특정한 문화적-역사적 맥락 위에서일 뿐이며, 맥락을 무시하고 만병통치약처럼 들이댈 경우 가치를 발휘하기는커녕 환자의 원기를 더욱 손상시키는 독약이 될 수 있는 것인데, 미국이 돌팔이 의사처럼 이 약을 남용함으로써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 세계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자국 내의 민주주의마저 타락시키고 있다는 것이 카플란의 지적이다.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은 국민이 관음증(觀淫症)과 현실도피증에 빠져 선수의 위치에서 관중의 위치로 물러서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성립을 위한 문화적-역사적 배경이 없는 사회에 억지로 접목시킨 민주정치는 엄혹한 현실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능력을 더욱 제한함으로써 최소한의 문명된 정치제도조차 유지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전제 아래 카플란이 세계의 많은 지역에 추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원리만을 지키며 효율적 철권통치를 행하는 신권위주의 체제다. 이 점에서 그는 리콴유와 마하티르를 높이 평가하고, 중국의 천안문 진압이 러시아의 민주화보다 국민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고 관찰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카플란의 애정은 더할 수 없이 분명하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현실적 한계를 냉정히 짚어주는 그의 지적은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매우 실용적인 강의가 된다.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동경해 왔고, 근년 들어 모처럼 전과 다른 수준의 성공을 거두면서 "이게 그거였나?" 하는 회의를 떠올리기 시작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는 특히 요긴한 강의가 될 것이다.

 

출처 - 예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