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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추천도서(22.3~23.2)/2022-8

8월의 추천도서 (3465) 포옹 유자효 시집

1. 책소개

 

남극의 파수꾼, 황제펭귄들의 ‘포옹’으로 영하 수십 도를 영상 수십 도로 끌어올린 유자효 시인이 신작시집 『포옹』이 나왔다!

지난 2년여, 우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거리두기’라는 낯선 방역 문화에서 살아야 했다.
남과 숨을 섞지 않기 위해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사람이 사람을 피하는 기괴한 생활이 일상이 돼버렸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말한다.
“얼굴은 가리더라도 마음은 뜨겁게 포옹해야 한다”라고….
이제부터는 서로가 서로를 마음으로라도 뜨겁게 끌어안아야겠다.
그래서 남극의 황제펭귄들처럼 포옹으로 영하 수십 도를 영상 수십 도로 끌어올려야겠다.

이 시집은 시조 42편과 시 41편 총 83편으로 구성돼 있다.
문학평론가 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유자효 시인이 열어놓은 지혜의 성찬이 세상에 널리 퍼져 소박하면서도
건실한 삶의 마당이 무한히 이어지기를 소망한다”라고 썼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유자효
 

유자효 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했다. KBS 유럽 총국장, SBS 이사,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을 지냈다. 시집으로 『성자가 된 개』 『아직』 『꼭』 『신라행』 등이 있으며, 시선집 『성스러운 뼈』 『세한도』와 시집해설서 『잠들지 못한 밤에 시를 읽었습니다』, 번역서 『이사도라 나의 사랑 나의 예술』 등이 있다.
정지용문학상과 김삿갓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사)한국시인협회장, (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장, 지용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작가의 말

 

나는 시라는 꽃을 피워 팔며 살았다. 꽃을 잘 피우고 잘 팔아 더러 부자가 된 이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꽃장수들처럼 내 시의 살림살이는 아직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꽃을 팔다보니 희한하게도 내가 다니는 골목이 환해지고, 내 삶도 덩달아 환하게 피어 있었다. 꽃장수로 산 생애가 이러하였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1부

꽃장수·12
라벤더 연가戀歌·13
역사·14
한恨 1·15
임종 - 한恨 2·16
한숨 - 한恨 3·17
억새·18
산·19
오늘도 1·20
오늘도 2·21
먼지 1·22
먼지 2·23
자랑·24
한강공원·25
시마詩魔 1·26
시마詩魔 2·27
영감靈感·28
바보·29
노년·30
만해마을·31
친구·32
눈부처·33
회상·34
집·35
한계령·36
난·37
이른 봄·38
봄소식·39
입춘·40
근황·41
선거·42
장마·43
미당 풍으로·44
강릉에 와서·45
감·46
가을빛·47
섣달·48
제야除夜·49
강설·50
여행·51
양곤의 추억·52
씨엠립 풍경·53

2부

딱 하루·56
요즈음 1·57
요즈음 2·58
도시는 잠들지 않고·59
가상현실·60
거인의 황혼·61
생애·62
감상感傷·63
눕다·64
오로라·65
진심 1·66
진심 2·67
진심 3·68
청년 김대건·69
은총·70
측량·71
갈 길이 바빠졌다·72
헌신·73
포옹·74
우주의 시간·75
가시·76
고래의 꿈 1 - 전준엽 화백에게·77
고래의 꿈 2·78
지구·79
태양·80
참음에 대하여·81
얼굴·82
넘어지다·83
나무·84
비밀 누설·85
귀가歸家·86
어촌 풍경·87
손자의 사유재산·88
손자에게·89
맨몸·90
거리두기·91
세대론·92
걱정·93
감자떡·94
소풍·95
어린 연가·96

해설| 이숭원_생명의 원리와 간결의 미학·98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1부

꽃장수

꽃을 이고 종종걸음
달려가는 아낙네

노동의 머리에 핀
화사한 화관이여

어느새 환해진 골목
덩달아 핀 그 인생


라벤더 연가戀歌

라벤더 꽃향기 속
우리 사랑했었지

보라색 라벤더꽃
속삭여주었었지

바람을 타고 온 향기
그 옛날의 라벤더


역사

역사는
속일 수 있다
속일 수 없다
역사는

속일 수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는
역사는

인간의 선한 의도가
비춰내는 창窓이다


한恨 1

눈물
흐르기 전
마지막
참음으로

저밀 듯
스밀 듯
배어나는
아픔으로

비단 폭
여미어 물고
끝내 견딘
간절함


임종
- 한恨 2

시퍼런 칼날 같은
초승달 뜨는 저녁

해야 할 일들도 놓고
총총히 돌아서는

미련도 이제는 사치
잊어야만 하는 때


한숨
- 한恨 3

보이고 보여줘도
다 못 보인 내 마음

끝내 가지고 떠날
그 마음 한 자락이

이승에 떨구고 간
노래인 듯
꿈인 듯


억새

바람의 길을 따라
달려온 시간들이

올올이 일어서서
나부끼는 시간들이

마침내 멈추어서는
정적 속의 아우성




누가 그 산이 어디 있나 물으니
산속에 있으면서 산을 찾는다 한다
어쩌랴
이미 떠난 산
찾을 길이 없어라


오늘도 1

꿀벌이 꿀 모으듯
농부가 농사짓듯

화가가 그림 그리듯
수도자 수행하듯

오늘도 나는 묵묵히
가고 있다
나의 길


오늘도 2

들풀이 물을 먹고
꽃들을 피우듯이

고목이 남은 뿌리로
끝까지 버티고 서듯

오늘도 나는 자란다
한 금 더 는 나이테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유자효 시집 「포옹」의 특징

유자효 시인이 인식하고 깨달은 이상적인 경지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단순성의 길이다. 그가 이 시집에서 추구한 시의 경지 또한 단순성의 미학이다. 시집에 수록된 여든두 편의 시와 시조는 한마디로 말하여 단순성의 미학을 충실히 실현한 작품들이다. 복잡하고 난삽한 시가 만연한 현재의 조류에 간결과 단순의 미학은 중요한 길항적 역할을 한다. 간결 미학의 시적 요체는 압축성과 함축성이다. 형식적으로 간결한 시어로 압축되어 있고 그 압축된 시어가 풍부한 의미를 함축해야 간결 미학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 유자효의 시편들은 고속으로 급변하는 현대의 문명 회로 속에 잠시 쉴 수 있는 작은 섬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간결의 미학이 삭막한 세상에 기적을 연출하는 오로라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집에 형상화된 삶의 예지와 생명 의식, 일상의 순리와 간결의 미학은 상호 결합하여 우리 시의 위상을 한층 높은 지점으로 견인해 갈 것이다. 그러한 견인의 각 지점에서 독자들은 정신의 안정과 정화를 새롭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아름다운 시가 주는 축복의 성찬이다. 유자효 시인이 열어 놓은 지혜의 성찬이 세상에 널리 퍼져 소박하면서도 건실한 삶의 지평이 무한히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끝없이 이어질 생명의 바다에 기대어 소망의 영원함을 꿈꾸어 본다. 유자효 시의 그윽한 품 안에서는 넉넉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 이숭원(문학평론가)

*출판사_서평
이 시집의 시편들은 어느 것 하나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없다. 제목도 거의 전편이 짧은 한 단어로 되어 있어서 삼척동자라도 그 뜻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대중적 융화의 가능성을 가장 충실히 실현한 작품들이다. 요즘 시가 길고 어려워지는 현상은 복잡한 현실을 반영하는 시대의 조류다. 그러나 시의 출발은 원래 한순간의 감탄에 있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한마디 어구에서 시가 나왔다. 생활과 문화가 복잡해지면서 시 양식도 다변화되었다. 그렇게 된 요인은 아주 복잡해서 시대의 조류를 개인이 바꾸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간결한 언어의 배치를 통해 시의 원형을 보여줌으로써 장형화 물살의 속도를 잠시 늦추게 하는 삼각주(delta) 역할을 기대할 수는 있다. 이 시편들은 고속으로 급변하는 현대의 문명 회로 속에 잠시 쉴 수 있는 작은 섬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간결의 미학이 일상에 기적을 연출하는 오로라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쉬운 언어와 쉬운 화법으로 시인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내용은 인생의 담론과 해석이다. 마치 노년의 지혜를 젊은이에게 전해 주듯이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삶이고,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다양한 시각에서 성찰하고 그것을 시로 형상화했다. 머리에 잘 들어오는 쉬운 우리말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인생의 이모저모를 담아 놓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아무런 거부감 없이 시인의 발화에 젖어 들게 된다.

잠깐
보지 못했는데
저승에 가 있습니다

지척이라 여겼는데
아득한 시간입니다

걸어온 날들이 모두
꽃길처럼 뵙니다
-「회상」 전문

많이 울고 많이 웃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잘살았건 못살았건
그 차이도 별로 없다

어쨌든 내려놓는 일
하나만이 남은 때
-「섣달」 전문

눈 한번 뜨면 이승이요 눈 한번 감으면 저승이라는 말이 있다. 이승과 저승의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잠깐 사이에 이승과 저승이 뒤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저승에 갔다가 살아온 사람이 없으니 이승과 저승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니 잠깐 보지 못한 사이에 저승에 와 있다는 말이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 그러면 한 사람의 일생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인가? 지나간 시점에서 보면 심리적으로 지척이라 여겨도 한 사람의 일생은 사실 아득한 시간이다. 그런데 저승에 와서 자신의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회한도 아픔도 보이지 않고 모든 과정이 꽃길로 보인다고 했다. 살았을 때는 매 순간이 고통의 연속인 것 같았는데, 막상 저승에 와서 보니 모두가 꽃길로 보인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통탄스러운 것은 이러한 인식이 이승에서는 열리지 않고 저승에서야 열린다는 점이다. 걸어온 날들이 꽃길인 것을 저승에 가서야 알 수 있다니. 그래서 삶의 길은 회한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면 저승으로 넘어가기 전의 단계는 어떠한가? 삶의 과정을 돌아보면 희로애락의 연속이다. 기뻐하고 노여워하고 울고 웃으며 세상을 살아왔다. 사랑과 미움도 기쁨과 노여움의 감정에 포함된다. 누구는 잘살았다 하고 누구는 못살았다 하지만 죽음에 이르면 그 차이가 없어진다. 아무리 찬란하게 인생을 살았다 해도 죽어서 땅에 묻히면 모든 것이 끝이다. 왕후장상(王侯將相)으로 살건 미관말직(微官末職)으로 살건 죽음 다음의 자취는 차이가 없다. 그래서 사람은 생의 어떤 고비에 이르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기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죽음의 그 순간을 떠올리면 자신의 지금 위치가 어디인지,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더 선명하게 파악된다. 죽음에 대한 명상은 삶에 도움을 준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에 답을 줄 수 있다. 덧없는 욕망이 사라지고 갈등의 실마리가 풀린다. 그러니 죽음을 생각함은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삶의 겸허함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된다. 희로애락의 인간사에 죽음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 “어쨌든 내려놓는 일/하나만이 남은 때”임을 알아야 생의 종말을 잘 맺을 수 있다. 위의 시 두 편은 이러한 진실을 간결한 형식으로 전해 준다.

 

출처: 황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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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유자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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