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추천도서(22.3~23.2)/2022-8

8월의 추천도서 (3456) 중국을 만든 문장들

1. 책소개

 

고전은 인간 정신의 뼈대를 형성해온 힘이다
 

『중국을 만든 문장들』은 중국 역사 속에서 나온 문학, 역사·사상서 가운데 가장 빼어난 문장, 제일 중요한 대목을 가려 뽑아 우리말로 옮긴 책이다. 보통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중국뿐 아니라 한자 문화권의 모든 사람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쳐온 책과 글 52편이 여기에 모여 있다. 시기적으로는 고대부터 송나라(960~1279년)에 이르고, 문장의 작성자들은 사상가 공자와 맹자, 노자와 장자, 역사가 사마천, 시인 굴원·도연명·이백·소동파 등을 망라한다.

1천여 년 이상 까마득히 흘러간 봉건 시대 남의 나라 고전을, 더욱이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한껏 부풀어 있는 지금 이곳에서 독자가 다시 마주칠 까닭은 그 고전들이 한반도에 사는 이들의 정신적 뼈대의 형성에도 크게든 작게든 작용한 힘이라는 데 있을 듯하다. 또, 예컨대 정치 지도자들에게 곧잘 감읍하거나 대통령과 왕의 구실을 흔히 혼동하곤 하는 현상은 우리 사회가 21세기에도 여전히 ‘봉건’의 자장磁場 안에 있음을 말해주지 않는가. 그렇다면 중국 고전 읽기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일과 다른 것이기 어렵다. 나아가 왕을 꼭대기에 두고 수직 배열된 권력 질서 안에 가두어진 채로도 바람직한 가치에 대하여 묻고 또 물었던 옛 시대 가장 빛나는 정신들이 남긴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은, 그들의 것과 다르고 더 나은 삶의 내용과 모양새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주지 않을까.

중문학을 전공하고 계명대, 한양대, 서강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한 김근 선생은 이 책에서 편집자와 번역자의 역할을 겸한다. 그는 스스로 가려 뽑은 각각의 고전 작품에 대해 간략한 해제를 단 뒤, 작품의 원문을 제시하고 그 원문에 나오는 단어와 구절 들을 풀이해주며, 그런 다음 원문을 직접 번역하는 일을 거듭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논리를 펼치는 저자를 뒤따라야 할 경우와 달리, 편역자의 도움을 얻어 스스로의 힘으로 원문을 읽어보려는 의욕을 자연스레 품게 된다. 이것은 편역자가 머리말에 이 책이 “고전강독”으로 읽히길 바란다고 쓴 이유이자,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책을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게 하는 동력일 것이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김근 (金槿)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계명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등에서 교수 역임. 현재 정년 퇴임 후 노원교육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저술 활동 중이다. 쓴 책으로 『여씨춘추 역주』(민음사), 『한자는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가』(민음사), 『욕망하는 천자문』(삼인), 『한시의 비밀』(소나무), 『한자의 역설』(삼인), 『예란 무엇인가』(서강대학교 출판부), 『유령의 노래를 들어라』(서강대학교 출판부), 『천자문은 힘이 세다』(삼인) 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설문해자통론』(계명대학교 출판부)이 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머리말

진秦나라 이전 시기
『시경詩經』의 저본 ─ 『모시毛詩』
시란 무엇인가 ─ 「서序」
절제된 사랑의 노래 ─ 주남周南 「관저關雎」편
가지 늘어진 나무 ─ 주남 「규목?木」편
한수漢水는 넓어서 ─ 주남 「한광漢廣」편
쥐를 보아도 ─ 용풍?{風 「상서相鼠」편
문왕을 생각하며 ─ 대아大雅 「문왕文王」편
빈둥거림 없는 나날 ─ 『서경書經』 「무일無逸」편
『주역周易』
역易이란 무엇인가(1) ─ 「계사상전繫辭上傳」
역이란 무엇인가(2) ─ 「계사하전繫辭下傳」
『춘추좌전春秋左傳』
「은공殷公 원년元年」의 경문 “鄭伯克段於?”(정나라 임금이 언?에서 공숙단共叔段을 무찔렀다) 에 대한 전문
「장공莊公 10년」의 경문 “公敗齊師于長勺”(우리 임금님께서 제나라 군대를 장작長勺에서 패퇴시 키셨다)에 대한 전문
「희공僖公 5년」의 경문 “晋人執虞公”(진나라 사람들이 우나라 임금을 사로잡았다)에 대한 전문
「희공僖公 30년」의 “晋人秦人圍鄭”(진나라 사람들과 진나라 사람들이 정나라를 포위하였다)에 대한 전문
미언대의微言大義 ─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애공哀公 14년」
예란 무엇인가 ─ 『예기禮記』 「예운禮運」편
『대학大學』 「대학지도大學之道」
『중용中庸』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장
『중용장구』 제2장
『중용장구』 제13장
『논어論語』
「학이學而」편
「위정爲政」편
「팔일八佾」편
「이인里仁」편
「공야장公冶長」편
「옹야雍也」편
「술이術而」편
「태백泰伯」편
「자한子罕」편
「향당鄕黨」편
「선진先進」편
「안연顔淵」편
「자로子路」편
「헌문憲問」편
「위령공衛靈公」편
「계씨季氏」편
「양화陽貨」편
「미자微子」편
「자장子張」편
『맹자孟子』
오직 인仁과 의義 ─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상上」 제1절
항산과 항심 ─ 「양혜왕장구 상」 제7절
백성과 더불어 즐기다 ─ 「양혜왕장구 하下」 제8절
천시·지리·인화 ─ 「공손추장구公孫丑章句 하下」 제33절
큰 나라의 불의는 의롭다 ─ 『묵자墨子』 「비공非攻 상上」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장자莊子』
여름 매미는 봄과 가을을 모른다 ─ 「소요유逍遙遊」
백정에게도 도道가 있다 ─ 「양생주養生主」
성인이 죽어야 도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 「거협??」
차라리 꼬리를 진흙 속에 끌고 다니겠다 ─ 「추수秋水」
『순자荀子』
삼밭에 자라는 쑥 ─ 「권학勸學」편
임금은 배, 백성은 물 ─ 「왕제王制」편
이름이란 무엇인가 ─ 「정명正名」편
선善이란 가르쳐 만든 것 ─ 「성악性惡」편
『한비자韓非子』
창과 방패 ─ 「난일難一」편
사나운 개가 술을 시게 한다 ─ 「외저설外儲說 우상右上」편
옳은 말이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 「세난說難」편
시혜와 형벌의 도낏자루 ─ 「이병二柄」편
진秦의 부강이 누구 덕인데 ─ 이사李斯, 「간축객서諫逐客書」
창랑의 물이 흐리더라도 ─ 굴원屈原, 「어보漁父」

양한兩漢
올빼미를 보며 ─ 가의賈誼, 「복조부?鳥賦」
장문궁의 슬픔 ─ 사마상여司馬相如, 「장문부長門賦」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무엇을 위한 충절인가 ─ 「백이열전伯夷列傳」
관포지교 ─ 「관중열전管仲列傳」
흥망성쇠의 이치 ─ 「고조공신후자연표서高祖功臣侯者年表序」
‘보이지 않는 손’의 발견 ─ 「화식열전서貨殖列傳序」
소진蘇秦이 연횡連?을 획책하기 시작하다 ─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문文이란 무엇인가 ─ 조비曹丕, 『전론典論』 「논문論文」
제 딱한 사정을 아뢰나이다 ─ 이밀李密, 「진정표陳情表」
술꾼을 칭송함 ─ 유령劉伶, 「주덕송酒德頌」
복사꽃 내를 따라 다녀온 이야기 ─ 도연명陶淵明, 「도화원기桃花源記」
돌아가련다 ─ 도연명, 「귀거래혜사歸去來兮辭 병서?序」
귀신이 도와야 술을 끊는다면 ─ 유의경劉義慶, 「유령병주劉伶病酒」
북산의 신령이 띄운 공문 ─ 공치규孔稚珪, 「북산이문北山移文」
봄을 즐기며 부른 노래 ─ 왕희지王羲之, 「난정집서蘭亭集序」
중국 최초의 문학 작품 선집 ─ 소통蕭統, 『문선文選』 「서序」
시대를 앞서간 문학론 ─ 유협劉?, 『문심조룡文心雕龍』
진실과 수사修辭 ─ 「정채情采」편
사물은 언어로 만들어진다 ─ 「물색物色」편
「강남 땅을 불쌍히 여기소서」를 쓰기에 앞서 ─ 유신庾信, 「애강남부서哀江南賦序」

당대唐代
임금이 늘 해야 할 열 가지 생각 ─ 위징魏徵, 「간태종십사소諫太宗十思疏」
남창의 누각이 모래섬을 내려다볼 때 ─ 왕발王勃, 「등왕각서藤王閣序」
봄밤의 잔치에 부쳐 ─ 이백李白,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한형주 대도독께 드리는 서한 ─ 이백, 「여한형주서與韓荊州書」
백락의 마구간에서 자라난 사람 ─ 한유韓愈, 「위인구천서爲人求薦書」
굴뚝에 검댕 낄 틈조차 없이 ─ 한유, 「쟁신론爭臣論」
재능도 알아보는 이가 있어야 재능이다 ─ 한유, 「雜說 4」
도道가 있는 곳이 스승이 있는 곳 ─ 한유, 「사설師說」
정말로 훌륭한 울음소리 ─ 한유,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
누추한 집에 붙여놓은 글 ─ 유우석劉禹錫, 「누실명陋室銘」
세 가지 경계할 일 ─ 유종원柳宗元, 「삼계三戒」
어느 땅꾼의 사연 ─ 유종원, 「포사자설捕蛇者說」
이하의 누이에게 들은 이야기 ─ 이상은李商隱, 「이하소전李賀小傳」

송대宋代
섬돌 아래서 왕과 다투는 사람 ─ 구양수歐陽修, 「상범사간서上范司諫書」
「맹상군전」을 읽고 나서 ─ 왕안석王安石, 「독맹상군전讀孟嘗君傳」
적벽 아래서 영생을 깨닫다 ─ 소식蘇軾, 「전적벽부前赤壁賦」
시의 독립성 ─ 소식, 「전당근상인시집서錢塘勤上人詩集敍」
관중은 뭘 믿고 죽었는가 ─ 소순蘇洵, 「관중론管仲論」
두 아들의 작명을 밝힘 ─ 소순, 「명이자설名二子說」
역사의 역설 ─ 장뢰張?, 「서오대곽숭도전후書五代郭崇韜傳後」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우리가 중국의 작품을 읽는 것은 단지 중국이라는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거기에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을 깨닫기 위해서라는 더욱 절실한 이유가 있다. 중국은 일찍부터 문자를 발명하여 기록하고 표현함으로써 오랜 기간 동양에서 문명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는데, 이는 그 문화가 보편성을 품고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그래서 우리도 그 이웃에 살면서 그들의 텍스트를 들여와 읽고, 또 우리의 텍스트로 재생산해내기도 하였다. 따라서 중국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서양 고전을 읽는 것과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다시 말해 그 고전을 통해서 우리 전통문화의 근원과 아울러, 저변에 녹아 있는 보편주의적 사고를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다. (4~5쪽)

-오늘날 디지털 시대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문화의 대세라서, 고전은 도서관의 먼지 쌓인 서가를 넘어 이제는 박물관의 창고에 처박힌 신세가 되었다. 디지털의 무한대에 가까운 화소들은 인간의 미세한 감각을 표현하기에 바쁘다. 관심이 말초에 모두 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정신이 허탈해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균형 잡힌 인간으로서 살려면 정신적 가치의 세계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인간의 뼈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6~7쪽)

-자공이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여쭈었더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양식을 충분히 쟁여놓고, 군비를 충분히 갖추어놓으면, 백성은 그 정부를 신뢰할 것이다.” 자공이 여쭈었다. “그야말로 어쩔 수 없어서 (하나를) 뺀다면, 이 세 가지 중에서 무엇이 먼저일까요?” “군비를 빼버리거라.” 자공이 다시 여쭈었다. “그야말로 어쩔 수 없어서 (또 하나를) 뺀다면, 나머지 두 가지 중에서 무엇이 먼저일까요?” “양식을 빼버리거라. 옛날부터 모든 사람은 죽게 마련이지만, 백성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정부는) 존립할 수 없다.” (171쪽. 『논어』 「안연顔淵」편 중에서)

-맹자가 양나라 혜왕을 알현하였더니 왕이 물었다. “어르신께서 천 리를 멀다 여기지 않고 오신 것은 역시 장차 우리나라에 이득이 될 만한 게 있어서겠지요” 그러자 맹자가 대답하였다. “임금님께서는 왜 굳이 이득을 말씀하십니까? 인仁과 의義만 있으면 될 따름입니다. 임금님께서 ‘무엇으로써 우리나라에 이득이 되게 할까’라고 하시면, 대부는 ‘무엇으로써 우리 집에 이득이 되게 할까’라고 할 것이고, 벼슬하지 않은 선비와 평민들은 ‘무엇으로써 나에게 이득이 되게 할까’라고 할 것입니다. 이처럼 위아래가 서로 이득을 추구한다면 나라는 위태로워집니다. (188~189쪽. 『맹자孟子』 중에서)

-무릇 사물은 자신의 평정을 얻지 못하면 웁니다. 초목에는 소리가 없지만 바람이 그것을 흔들어 울게 하고, 물에는 소리가 없지만 바람이 그것을 뒤흔들어서 울게 합니다. 물살이 세차게 튀어 오를 때는 무언가 그 물을 저해하는 것이 있고, 물이 빠른 속도로 흘러갈 때는 무언가 물길을 막는 것이 있으며, 물이 부글부글 끓을 때는 무언가 물에 불을 때는 것이 있는 법입니다. 쇠와 돌에는 소리가 없지만, 무언가 그것을 때려서 울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이 말과 갖는 관계도 역시 이러하니, 어떻게 끝낼 방법이 없는 다음에라야 말을 하게 됩니다. 그가 부르는 노래에는 그리움이 있고 그의 울음에는 여한이 있으니, 무릇 입으로부터 나와서 소리가 된 것에는 모두 그것을 평정시키지 못한 바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548쪽. 한유,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 중에서)

-더 나아가 하늘과 땅 사이에서 모든 사물에는 각기 나름의 주인이 있으니, 진실로 나의 소유가 아니라면 비록 터럭 하나라 할지라도 가질 것이 전혀 없는데도 말입니다. 오로지 강 위에 부는 맑은 바람과 산 위의 저 밝은 달만이 귀 닿으면 소리가 되고 눈 마주치면 형체를 이루는데, 이것은 가져도 금지하지 않고 써도 고갈되지 않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자연이 무궁무진하게 간직하고 있는 보물이자 나와 선생이 함께 누리는 바입니다.”
객이 기뻐하며 웃고는 잔을 씻어 다시금 술을 따랐다. 고기 안주와 과일 안주는 벌써 다 먹어 치웠고, 잔과 접시들이 엉망진창으로 나뒹굴고 있었다. 배 가운데 서로들 베고 깔고 널브러져 동쪽 하늘이 이미 밝아졌는지도 모르는 채. (606쪽. 소식蘇軾, 「전적벽부前赤壁賦」 중에서)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중국을 만든 문장들』은 모두 5부로 나뉘어 있다.


제1부에는 전설 속의 삼황오제三皇五帝가 다스렸다는 상고시대부터 기원전 221년 진시황에 의해 진나라가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를 세울 때까지 생산된 글이 실려 있다. 이른바 사서삼경四書三經에 속하는 책들이 모두 이 시기에 나왔다.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하며 사람이 지향해야 할 바로서 도道와 인仁을 강조한 『논어』, 맹자의 열정적인 사상을 담은 『맹자』,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상식과 보편성을 도덕의 기준으로 삼아야 함을 설파한 『중용』, 중국 고대 교육 이론에 관한 중요 저작인 『대학』 등 4서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 『시경』의 근간을 이루는 『모시毛詩』, 삼라만상의 존재와 운행과 변화를 해석하는 지침서라 할 『역경易經』(주역), 중국 고대의 정치 및 문물을 기록한 『서경書經』 등 3경에서 골라낸 글들을 여기서 읽을 수 있다. 편역자는 앞의 책들에 비해 덜 자주 읽히는 『서경』에서 「무일無逸」편을 골라 실으며 이렇게 설명한다. “‘無逸’이란 ‘안일하게 놀지 말라’는 뜻으로, 어렵고 힘든 과제를 미신적인 힘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의 지혜와 노력에 의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유교의 이성적인 우환憂患 의식을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다. 오늘날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사람들이 매우 근면한 것으로 이름나 있는데, 이는 바로 이 문장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바도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뜻에서도 문장은 나라와 사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제2부는 양한兩漢 시대에 쓰인 글들을 모았다. 특히 가의賈誼의 「복조부?鳥賦」는 삶과 죽음이 하나이고 길과 흉이 같은 것이라는, 고대 문학에서는 보기 드물게 관념적이며 초월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문학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칭송받아온 작품이다.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장문부長門賦」는 황제에게 버림받은 자신의 마음을 대신 표현해달라는 황후의 부탁을 받고 써주어, 이 글에 감동받은 황제를 되돌아가게 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연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편역자는 “이 작품은 당시 문학이 황제의 권위를 찬양하는 궁정의 작풍作風을 넘어 인간의 내면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 중국 문학사에서는 드물게 여성의 심리와 감성을 주제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고 적었다.

 

위진·남북조 시대의 글들이 묶인 제3부에는 부와 권력과 명성을 좇는 세상의 결을 거스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여럿 나온다. 「주덕송酒德頌」을 지은 유령劉伶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노자와 장자의 사상에 심취해 전통적인 예법을 멸시했고, 벼슬을 했으나 일을 하지 않아 파직되었으며, 나중에 조정에서 불러도 거절했다는 그는 20여 쪽 뒤 유의경의 단편소설 「유령병주劉伶病酒」에 주인공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소설에 묘사된 유령은 술에 중독된 사람인데, 분개한 아내가 술병을 깨부숴버리자 귀신의 도움을 받아 술을 끊겠다고 맹세하는 길밖에 없다며 즉시 술과 고기로 제사상을 차리게 한 뒤 그 술을 마시고 뻗어버리는 모습으로 읽는 이를 웃게 한다. 저 두 필자보다 훨씬 더 잘 알려진 도잠陶潛, 곧 도연명은 이렇게 세상의 통상적인 흐름에 순순히 섞여 들기를 거부하거나 거기서 이탈하는 행위의 한 상징 같은 인물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벼슬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가는 심경을 토로한 「귀거래혜사歸去來兮辭 병서?序」, 문득 다녀온 이상 세계의 모습을 그린 「도화원기桃花源記」가 실렸다.

 

제4부에서는 당나라 때의 천재 시인 이백의 글을 만날 수 있다. “자연과 인생에 대한 소회를 서술하는 가운데, 쾌락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시 한 편, 그리고 고위 행정가에게 이백 자신을 발탁해달라고 청하는 편지다(그러나 물론 시인은 뜻을 이루지 못한다). 이백 다음 세대의 명문장가로 5편이나 뽑힌 한유의 글도 주목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글쓰기와 문학을 크게, 잘 우는 행위에 비유한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는 문학의 본질에 관한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 한유와 더불어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가운데 한 사람인 유종원의 산문 「포사자설捕蛇者說」은 농사지어 관리들에게 다 뺏기느니 목숨 걸고 독사를 잡아 생계 수단으로 삼겠다는 땅꾼의 말을 통해 봉건 전제체제 아래 민중의 가혹한 삶에 관해 생각케 만든다.

 

제5부에 모인 것은 송나라 때의 명문장들이다. 소식蘇軾, 곧 소동파의 유명한 「전적벽부前赤壁賦」가 보름달 뜬 밤 배를 띄워놓고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며 옛 영웅들의 이야기를 회고하다가 인생이 덧없음을 손님이 슬퍼하자 “달과 바람을 즐기며 이와 함께하는 것이 영원을 사는 것이라고 위로하는” “호방한 서정시”라면, 그(소동파)의 아버지인 소순과 구양수의 산문은 모두 ‘선비’는 왕과 다투어서라도 반드시 올바름을 지켜야 한다는 의분 어린 주장을 담고 있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장뢰의 글도 올바른 길에 관한 두 사람의 강조와 곧장 이어진다. 오대五代 때 장군이었던 곽숭도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략을 짜내 왕이 총애하는 여자를 황후가 되도록 도왔으나 바로 그 황후에 의해 도리어 죽음을 당한 사건을 떠올리면서, “지략을 정교하게 짜면 짤수록 거기에는 정도正道가 사라지므로, 오히려 그것 때문에 해를 당하는 것이 역사의 역설이라는 점”(김근)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지혜와 통찰이 단지 그 시대에만 유효할 리는 없지 않겠는가.

 

출처: 삼인

 

쿠팡 최저가 + 선물증정 바로가기-> https://link.coupang.com/a/uKZCJ

 

중국을 만든 문장들 삼인 +선물 -

COUPANG

www.coupang.com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