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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씩 추천 도서/2022-8

8월의 추천도서 (3448) 사라지는 말들: 말과 사회사

1. 책소개

 

유례없는 변화와 변전의 시대를 살아온 한국 문단 1세대 평론가 유종호의
말을 통한 잃어버린 시간의 탐구이자 그 궤적의 사회사적 탐방!

 

2020년 1월호부터 2021년 12월호까지 『현대문학』에 총 23회에 걸쳐 절찬 연재되었던 유종호의 에세이 『사라지는 말들-말과 사회사』가 출간되었다. 영문학자이자 문학비평가로서의 지성과 냉철함으로 변함없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가 이번 저서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사회 변화의 일환으로서의 ‘어사語史’이다. 해방 전 입학해 태평양전쟁 시기에 초등학교를 다니고 중학교 때 6·25를 맞는 등 유례없는 변화와 변전의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저자는 사회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말이고, 언어야말로 인간 이해의 열쇠라 정의 내리며 “이제는 옛말이 돼버린 듯한 어사를 검토해본다는 것은 내게는 말을 통한 잃어버린 시간의 탐구요 많은 동반자를 희구하는 사회사적 탐방이었다”고 소회를 밝힌다. 어사와 그 쓰임새의 변화를 사용 현장의 생생한 실례와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추적해나가는 이번 저서는 “한평생 경험의 어휘사전”(김화영)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207개의 단어는 이제는 실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단어들로 대부분 우리가 폐기해서 잊힌 혹은 잊히면서 사라져가는 모어母語 중의 모어가 대부분이다. 저자는 세상의 변화에 의해서 폐기되고 잊히고 낯설게 된 이 언어들을 설명하기 위해 발생과 기원, 역사적인 함의, 실생활에서 경험하고 사용한 용례, 사회 변화에 따른 의미의 변화 과정, 현재의 대체된 어사까지를 꼼꼼하고 세밀하게 서술한다. 게다 실생활 용어뿐 아니라 정지용 김동인 김유정 윤동주 이문구, 제임스 조이스 투르게네프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의 동서양을 막론한 작가들의 작품 안에서 어떻게 쓰여졌는가의 용례까지를 두루 살피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시 소설 평론 에세이 여행기 설화 민요 그리스신화에서부터 우리나라의 역사적 고찰까지를 총망라한, 가히 독보적이고 방대한 자료와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유종호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 영문과와 뉴욕주립대(버펄로)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1957년 『문학예술』로 등단했으며, 저서로 『유종호 전집』(전 5권) 이외에 『시 란 무엇인가』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 『다시 읽는 한국시인』 『시와 말과 사회사』 『나의 해방전후』 『그 겨울 그리고 가을-나의 1951년』 『과거라는 이름의 외국』 『회상기-나의 1950년』 『한국근대시사』 『문학은 끝나는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 『그 이름 안티고네』 등이 있다. 『그물을 헤치고』 『파리대왕』 『제인 에어』 『황무지』 등의 번역서가 있으며, 시집 『서산이 되고 청노새 되어』를 출간했다.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인촌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만해학술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06년 연세대 특임교수직에서 퇴임했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책머리에 5
사라지는 말들 11
색인 420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어린 시절 모친이 빨랫줄을 받치고 있는 바지랑대를 내려놓고 부산하게 빨래를 거두는 것을 목도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자랑스럽지 못한 세탁물을 널어놓고 있는데 손님이 온다고 하면 부리나케 걷어치우는 경우였다. 취학 이전의 유년기를 김유신 장군의 출생지로 알려진 충북 진천의 변두리에서 보내었다. 충북선의 통과 지점과 거리가 멀어서 평소 기적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저기압 날씨가 되면 가녀리게 들려왔다. 기적 소리가 나면 모친이 비가 올 것이라며 부지런히 의상衣裳 극빈자 같은 빨래를 치우곤 하였다. 이제는 아득한 옛이야기다. 빨랫줄이 사라졌으니 바지랑대란 말도 미구에 사라질 것이다. 1950, 60년대만 하더라도 시골 학교에서는 키다리 교사에게 바지랑대란 별명을 선사하는 일이 흔했다. 바지랑대와 대척점에 있는 교사의 별명으로는 미스터 몽탁이란 것이 있었다.
-48쪽

오랫동안 친숙한 것이라 엿과 관련된 속담이 많다. “미친 척하고 엿목판에 엎어진다”는 말이 있다. 엿은 먹고 싶은데 돈이 없으니 미친 척하고 엿목판에 엎어져 주인이 놀란 사이 엿을 슬쩍한다는 뜻이다. 욕심이 있어서 속 보이는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소리다. 엿장수가 고물을 받고 엿으로 바꾸어 줄 때 엄격한 기준이 없으니 “엿장수 마음대로”란 말도 생겨났다. 가위 소리 듣고 몰려온 꼬마들은 엿을 산 뒤 엿치기란 놀이를 하였다. 엿가래를 부러뜨리거나 반 동강을 낸 뒤 거기 나 있는 구멍의 수를 견주어서 많은 쪽의 임자가 이기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제 엿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없고 엿장수도 사라졌다. 엿장수뿐 아니라 방물장수나 옹기장수도 사라졌다. 그러니 그런 어사는 앞으로 옛말 사전에서나 볼 수 있게 되리라.
-93쪽

근자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말 중에 빈번히 쓰이는 것이 ‘갑질’이란 말이다. 또 목에 힘준다, 어깨에 힘준다는 말도 자주 듣게 된다. 모두 힘이 있는 사람의 곱지 않은 거동이나 태도를 힘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말이다. 평등 의식이 확산되면서 이와 비례해 퍼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쓰였으나 요즘은 좀처럼 접하지 못하는 말이 ‘곤댓짓’이다. “뽐내어 우쭐거리며 하는 고갯짓”이 곤댓짓인데 옛날 하급 벼슬아치나 시골 부자들이 하던 짓이다. 훨씬 실감 나는 말이다. 노인을 가리키는 비하성 속어인 꼰대가 사실은 곤댓짓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디까지나 추측성 발언일 뿐이다.
-98-99쪽

우리 바로 위 세대들은 비위란 말을 많이 썼다. 여러 맥락에서 쓰였는데 풀이나 정의보다 예문을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 한결 편할 것이다. 우선 비위가 동한다고 하면 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뜻이 된다. 비위를 돋우는 음식이라고도 했는데 식욕이란 말을 익히지 않은 이들이 썼음은 물론이다. 비린내 나는 것이 비위에 거슬린다며 생선을 멀리하는 이들도 있었다. “변덕이 죽 끓듯 하니 어떻게 그분 비위를 맞추겠어요?”라 하면 기분을 맞추어주는 일이 된다. 남의 비위, 특히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어주는 것을 ‘보비위’라 했다. 조금은 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우리 위 세대에선 흔히 썼다. 상사에게 보비위를 잘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취지의 말을 많이들 하였다.
-158쪽

삼십육계란 말은 본시 물주가 맞히는 사람에게 살돈의 서른여섯 배 주는 노름이요 그 노름을 하는 것을 뜻한다고 사전에 나온다. ‘도망치다’와는 관련이 없는 말이다. 고대 중국의 병법에 서른여섯 가지 계략이 나오는데 위급할 때는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의 말이 있다. 우리 사이에서는 ‘삼십육계에 줄행랑이 으뜸’이라는 말로 통했고 결국 많은 계책 중에서 도망해야 할 때는 기회를 보아 도망쳐서 보신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이었다. 그것이 단순화되어 ‘삼십육계를 놓다’가 ‘도망치다’의 뜻이 되었다는 것이다. 줄행랑은 주행走行의 음이 변하여 그리되었다고 한다.
-171쪽

1960년 3·15 부정선거가 있은 뒤 한참 만에 마산에서 항의 시위가 있었고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를 하였다. 그때 자유당 실세이자 부통령 당선자 이기붕이 “총은 가지고 놀라고 준 것이 아니다”라 말했다고 보도되어 국민들의 분격을 샀다. 미구에 이기붕 가족 참사 사건이 보도되자 “그러게 입찬소리를 하는 게 아니지” 하고 혀를 차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나이 지긋한 연배들의 공통 반응이었다. 두 사전 모두 “입찬소리는 무덤 앞에 가서 하라”란
속담을 적고 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에 나오는 “어떤 사람도 행복하다 불행하다 하지 말라. 죽을 때까지는 모르는 일이어니”란 대사와 일맥상통한다.
-177-178쪽

‘구메구메’란 “남모르게 틈틈이”란 뜻을 가진 말이다. 가령 택택한 잔칫집에 가서 부엌일을 도와줄 때 아이를 달고 가 틈틈이 남모르게 먹을 것을 챙겨주면 “구메구메 먹여준다”는 투로 말했다. 옛 마을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다. 구메농사라 하면 작은 규모로 짓는 농사를 가리키기도 하고, 연사年事가 고르지 않아 곳에 따라 풍작과 흉작이 같지 않은 농사를 가리키기도 한다. 구메혼인은 비밀 결혼을 말한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여성이 결혼을 하면 퇴직을 해야 하는 직장이 많았다. 그럴 경우 드물게 비밀 결혼을 하고 탄로가 나거나 스스로 퇴직할 때까지 버티어내는 경우가 있었다. 구메도적은 좀도적을 가리키는데 “청석골 붙박이 도적 오가가 혼자서 구메도적 할 때”라는 지문이 『임꺽정』 5권에 나온다. 구메도둑은 성질상 직업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자격증을 따거나 연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행세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371쪽

요즘에도 야구 구경이나 축구 구경 간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 영화 보았느냐고 하지 영화 구경 했느냐고 하는 경우는 점점 드물어지는 추세이다. 옛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경험하던 ‘서울 구경’은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였다. 그런 맥락에서 권태응의 동시 「서울 구경」은 이제 사회사적 가치를 지닌 민족지民族誌의 일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뒤에 보이는 서울 구경은 이제 옛 얘기가 되었다. 지금의 고령자는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뻥튀기 서울 구경을 해보았을 것이다.

아기가, 아저씨 얘길 듣고서,
서울 구경 시키라고 떼를 썼지요.
요담에 크거든 시켜준대도,
자꾸만 매달리며 떼를 썼지요.

아저씨가 그만 할 수 없어서,
그래 구경 시켜주마 대답했지요.
아기 두 귀에다 손을 대고는
번쩍 들면서
“보이니? 보이니?”
-385-386쪽

그다음으로 사내아이들이 즐긴 것은 고누 놀이이다. 『새우리말 큰사전』에는 ‘고누’가 다음과 같이 풀이되어 있다. “오락의 하나. 땅, 종이 등에 여러 모형을 그려놓고 돌, 사금파리, 나뭇가지, 풀잎 등을 말로 삼아 두 편에 나누어 벌여놓고 일정한 방법에 따라 상대편의 집으로 먼저 들어가거나 상대편의 말을 따내는 것으로 승부를 겨룸. 우물고누, 네밭고누, 아홉줄고누, 연두밭고누 등이 있고 방법도 제각기 다름.” 고누는 바둑, 장기와 같은 놀이로서 가
장 간소한 원시적 단계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오락상의 지위는 참으로 보잘것없고 그렇기 때문에 옛 마을의 꼬마들이 즐길 수 있었다. 다음과 같은 얘기는 고누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두 나그네가 객줏집에서 만나 그중의 하나가 상대에게 물었다.
“혹시 바둑을 두십니까?”
“바둑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장기는 두나?”
“장기도 안 둬요.”
“그럼 고누는 둘 줄 아니?”
-377-378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설은살’에서 ‘사바사바’를 지나 ‘오만 정’에 이르는 207개의 표제어,
정지용에서 시작해 보카치오, 프루스트를 거쳐 슈테판 츠바이크에 이르는
100여 명의 언어 마술사를 만나는 시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어사는 무려 207개에 이른다.
‘설은살’은 동지섣달에 태어난 아이의 나이, ‘오진살’은 정이월에 태어난 아이의 나이를 뜻한다. ‘말광대’는 사전에는 ‘말을 타고 여러 재주를 부리는 광대’라고 풀이되어 있으나 저자가 경험에서 얻은 뜻은 곡마단을 가리키는 것이다. ‘하루갈이’란 소가 하룻낮에 갈 수 있는 논밭의 넓이이며, ‘호습다’는 사전의 정의와는 조금 다르게, 어릴 적 기차나 자동차가 움직일 때의 별난 느낌 혹은 즐거운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다. ‘명일’은 연중 특별히 유념해서 지켜야 하는 날로 명절과 동의어이고, ‘층하’는 갑질의 동의어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망골’은 약간 모자란 듯하면서 주책없는 언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처럼 저자가 소개하는 207개의 단어는 이제는 실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단어들로 대부분 우리가 폐기해서 잊힌 혹은 잊히면서 사라져가는 모어母語 중의 모어가 대부분이다. 저자는 세상의 변화에 의해서 폐기되고 잊히고 낯설게 된 이 언어들을 설명하기 위해 발생과 기원, 역사적인 함의, 실생활에서 경험하고 사용한 용례, 사회 변화에 따른 의미의 변화 과정, 현재의 대체된 어사까지를 꼼꼼하고 세밀하게 서술한다. 게다 실생활 용어뿐 아니라 정지용 김동인 김유정 윤동주 이문구, 제임스 조이스 투르게네프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의 동서양을 막론한 작가들의 작품 안에서 어떻게 쓰여졌는가의 용례까지를 두루 살피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시 소설 평론 에세이 여행기 설화 민요 그리스신화에서부터 우리나라의 역사적 고찰까지를 총망라한, 가히 독보적이고 방대한 자료와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사사로운 경험이지만 20세기 우리 시편을 통해서 많은 귀화 화초를 알게 되었다. 정지용의 달리아, 김기림의 튤립, 김광균의 카네이션, 칸나와 아네모네, 이한직의 아마릴리스, 김수영의 글라디올러스, 박인환의 재스민, 조병화의 베고니아로 이어지는 꽃들은 실물보다 이름을 먼저 알게 된 경우이다.”(382쪽)

또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 특유의 번뜩이는 촌철살인으로 독서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철들자 망령’이란 것이 있다. 다섯 글자로 된 지상 최고의 간결한 인간론이라 생각한다. 젊어서는 철이 안 나 지각없는 언동을 일삼다가 겨우 철이 났나 싶으면 이내 망령을 부린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인생론이기도 한데 우리 사회에선 특히 정치인의 경우에 유념해야 할 사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분야의 경우엔 이렇다 할 영향력이 별로 없다. 당사자의 불행일 뿐이다. 그러나 세상모르는 철부지와 노망 든 화상이 우리 사회를 운전하고 있다는 생각은 자다가도 섬뜩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147-148쪽)

이쯤 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박람강기에 더하여 실증적이고 세밀한 관찰, 쏠림 없는 균형감각과 적확 유려한 서술”(김화영)이라고 평가받는 이 저서를 집필한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저자가 밝히는 출간의 소회는 의외로 단순하다.

“칠판을 향해 앉아 있기를 대충 스무 해, 칠판을 등지고 서서 허튼소리 하기 마흔 해를 넘”긴 노비평가는 고령 세대와 젊은 세대의 일상어가 서로에게 외국어가 된 지금, “관”은 알아도 “널”은 모르는 독자들에게도 “쉽게 쓰인 이 책이 젊은 세대에게 우리말 이해와 사랑의 계기”가 되며, 속도감 있고, 흥미진진하게 다가가길 바랄 뿐이라고 소망을 내비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을 통한 역사의 복원

‘망각에 대한 기억의 투쟁’으로서 해방 전후의 역사를 복원하는 데 천착해온 저자는 이번 저서를 통해 다시 한 번 말을 통한 역사의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말은 그 자체로서 당시의 시대상과 생활상 모두를 담고 있고, 같은 말이라도 시대에 따라 또는 생활환경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에서 말의 의미 못지않게 주목하는 건 바로 그 말이 사용된 환경이다. 그러다 보니 저자의 어린 시절인 해방 전후의 역사가 오롯이 담길 수밖에 없다. 당대의 생활환경과 의식 수준 또한 저자의 날카롭고도 위트 있는 시선 속에 잘 녹아 있기도 하다.

각종의 '어휘'들을 다룬 글을 통해 우리는 시대와 문화의 변화에 따라 사라지고 또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하는 언어의 속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지난 시대의 자화상을 한눈에 보게 된다. 더불어 과거뿐 아닌 우리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하나의 시선을 갖게 된다는 것, 그것이 이 저서의 미덕이다.

 

출처: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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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말들: 말과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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