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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추천 도서 (820) 선비답게 산다는 것 - 안대회


 

 

1. 책 소개

 

옛글을 읽고 옛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옛글과 옛사람의 삶을 구수하게 풀어낸 <선비답게 산다는 것>. 스스로를 '호고벽()'에 빠진 사람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옛글을 읽다가 발견한 선비 특유의 모습과 흥미로운 사유의 자취를 모아 정리한 책이다. 틀에 박히고 화석화된 존재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조선시대 선비의 모습을 저자 특유의 담백한 글 솜씨로 전해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선비들의 생활은 그동안 우리가 짐작했던 선비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오히려 더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저자는 부지런히 읽고 모아둔 옛글들에서 다양한 주제들을 뽑아내어 이 주제들을 풀어내고 그에 맞는 옛글과 옛사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사유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출세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선비들의 일생을 들여다본다. 2부에서는 옛사람들의 취미생활과 삶에 대한 열정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사람 향기가 물씬 배어나는 옛 편지글들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4부에서는 공부와 서책을 통해 당시 교양의 흐름과 관심사가 어디에 있었는지 짚어본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2. 저자소개

 

  안대회

대한민국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남대와 명지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있다. 한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종횡하는 고전 읽기와 탁월한 분석을 통해 풀어내는 그의 글 솜씨는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조선후기 한문학이 온축해온 감성과 사유의 세계를 대중적인 필치로 풀어냄으로써 역사 속 우리 선조들의 삶과 지향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언어로 바꿔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서로는『조선의 프로페셔널』『선비답게 산다는 것』『조선후기 시화사 연구』『18세기 한국 한시사 연구』『7일간의 한자여행』『고전 산문 산책』『한국 한시의 분석과 시각』『윤춘년과 시화문화』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산수간에 집을 짓고』『소화시평』『궁핍한 날의 벗』『북학의』『선집 한서열전』『나를 돌려다오』『연경, 담배의 모든 것』『궁극의 시학-스물네 개의 시적 풍경』등이 있다.

 

출처 - 예스24

 

3. 목록

 

머리말
1부 인생과 내면
무덤 가는 이 길도 나쁘지 않군 - 스스로 쓴 선비들의 묘지명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애도하다ㆍ보통 넋에 불과하다ㆍ강세황의 자명 - 예술에 대해서만은 집념을 버리지 않았으니ㆍ내 알겠다, 그의 어리석음을
일기는 이 한 몸의 역사다 - 13년 동안 써내려간 일기 <흠영>
1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은 일기ㆍ사대부의 눈으로 바라본 18세기 역사ㆍ독서 경험과 사유의 기록ㆍ한 개인의 역사를 철저히 기록하려는 정신으로
진정한 즐거움은 한가한 삶에 있다 - 이경전과 김정국 식 여유
순수한 영혼들이 빚어내는 사연ㆍ눈썰매를 탄 이경전, 반나절 한가함을 얻다ㆍ여덟가지 넉넉한 것과 부족한 것ㆍ진정한 즐거움은 한가한 삶에 있나니
입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 - 성호 이익의 절식 철학
고구려 절식 풍속ㆍ네 가지 조심할 일ㆍ천지간의 좀벌레 한 마리ㆍ입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
권세가와 선비의 갈림길 - 역사가 심판한 김안로, 역사가 평가한 유몽인
역사가 심판한 문인, 김안로ㆍ오명에 가려진 김안로의 글들ㆍ역사가 평가한 역적, 유몽인ㆍ뒤집힌 세상을 만나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2부 취미와 열정
나의 희한한 수집벽이 제대로 평가받기를 - 서화 소장가 김광수와 장서가 이하곤
벼슬대신 예술품 - 상고당 김광수ㆍ고서화 수집, 예술가의 안목을 키우다ㆍ만권 장서가 이하곤ㆍ자조 섞인 장서가의 자화상
그림을 아는 선비, 제발을 남기다 - 의원 김광국, 고증학자 성해응
그림을 아는 사람의 의미ㆍ운치 있는 사연들ㆍ인간미에서 배어나는 옛글의 멋
우아하고 점잖은 사치 - 벼루와 시전지 이야기
우아한 사치를 옹호하다ㆍ유득공이 벼루를 아낀 사연ㆍ벼루야! 벼루야ㆍ김용준의 동반자, 두꺼비 연적ㆍ시보다 아름다운 시전지ㆍ이덕무의 시전지, 탄호전
남몰래 예술가를 키운 명망가들 - 서평군 이요와 이정보
문예를 지원한 서평군이요ㆍ후원자를 넘어선 전문가ㆍ전설로 남은 예술가의 인생ㆍ악공을 후원한 시조 작가 이정보ㆍ가객 계섬과의 인연

산을 유람하는 것은 독서하는 것과 같다 - 산수의 멋을 즐긴 선비들
산을 유람한다는 것ㆍ도도한 백두산에 취하다ㆍ묘향산 단풍에 반하다

신분의 벽을 뛰어넘은 문인들 - 시인 삼대와 천민 시인 홍세태
시인 삼대 - 이봉환, 이명오, 이만용ㆍ천민 시인 홍세태

3부 글과 영혼
편지로 운명을 위로하다 - 이규보의 <나에게 부치는 편지>와 선비들의 척독
선인을 대신하여 나에게 부치는 편지ㆍ척독, 수십 개 단어만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다ㆍ편지 조각에 담긴 호기와 인품ㆍ척독, 정취 있는 문학

제사를 올려 내 정신에게 사죄하다 - 문학의 신에게 바친 이옥의 제문
동짓날 제야에 인생의 전기를 꿈꾸다ㆍ불우한 문인의 영혼을 제 스스로 달래다ㆍ축원의 글, 희망 속에 절망을 숨기다

그리운 이에게 바치는 오마주 - 박제가와 조희룡의 회인시
박제가의 회인시 둘ㆍ불행에 빠졌을 때 정든 사람을 그리워하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좋은 시를 쓸 수 있다 - 박엽과 목만중의 '동몽시'
어린이에게는 죽은것도 살아 움직인다ㆍ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보편성, 동심ㆍ이덕무, 동심을 지키는 것이 시인의 본분

도덕적 기준으로 남의 글을 재단하다 - 조선시대의 필화 사건
스스로 엄격한 검열에 나서다ㆍ낙발 시비를 낳은 율곡의 과거ㆍ1577년 조보 인출 사건

역사는 천하의 공언이다 - 역사 바로잡기와 뒤집어 보기
종계변정과 인조반정ㆍ종계변정과 명사변무ㆍ야사를 다듬어 역사로 - 김려ㆍ조선 역사 뒤집어 보기 - 김택영

4부 공부와 서책
일백 세대 뒤에 태어날 이와 벗 삼으리 - 박지원과 박규수의 옛 글 읽기
크나큰 인연, 크나큰 만남ㆍ차라리 천년 벗과 대화를 나누리ㆍ본받고 싶고, 친구 삼고 싶은 옛사람ㆍ박규수의 골패 독서법ㆍ옛글을 읽어 옛사람을 만나는 의미

선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조선시대의 베스트셀러
조선시대의 명저와 베스트셀러ㆍ잠든 조선을 깨운 일본 책 《화한삼재도회》ㆍ외국에서 출간된 조선의 책ㆍ출판 공백을 메운 필사본

끊임없이 읽고 기록하라 - 공부하는 법, 글쓰는 법
중요한 글은 외어라ㆍ외우고 생각하라ㆍ그리고 늙도록 책을 읽어라ㆍ글쓰기를 위한 독서법 10가지ㆍ선비의 삶이 응축된 독서문화

지식에 앞서 학문하는 자세를 배우다 - 참스승 퇴계 이황과 다산 정약용
스승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배우다ㆍ지식에 앞서 학문하는 자세를 배우다ㆍ200년 전 스승에게서 잘 배운 제자ㆍ다산이 제시한 참된 공부법

선인과 범인이 다른 길을 가는 갈림길 - 과거를 포기하고 금강산으로 떠난 신광하
과거에 낙방하고 미쳐버린 선비 이야기ㆍ과거장의 살풍경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4. 출판사 서평

 

수백 년을 넘나드는 감성의 고리와 사유의 흔적

이 책에 등장하는 선비들의 생활을 보면 그동안 우리들이 짐작했던 선비의 모습과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오히려 그들이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수백 년 전 그들의 삶과 지금 우리의 삶이 다를지언정 감성만은 온전히 남아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선비들의 면면을 엿보다 그들처럼 하고 싶고 닮고 싶어진다. 1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쓴 유만주를 보면 ‘일기장’ 하나 마련하고 싶다. 절식을 실천한 성호 이익의 글을 보면 왠지 밥 한 술 덜어내고 싶다. 골동품 수집에 몰두한 김광수, 만권 장서가 이하곤을 보다보면 우리를 둘러싼 사물들이 새삼 다르게 다가온다. 어디 그뿐인가, 이규보의〈나에게 부치는 편지〉를 읽으면 당장 예쁜 편지지와 펜을 준비하고 싶고, 선비들의 공부법을 읽으면 그들처럼 부지런히 읽고 기록하고 싶다.

우리의 감성을 움켜쥐는 이 책의 힘은 저자가 부지런히 읽고 모아둔 옛글들에서 나온다. 차례만 봐도 알겠지만 글의 주제는 실로 다양하다. 이 주제들을 무리 없이 풀어내고 그에 맞는 옛글과 옛사람을 끄집어내는 데서 저자의 숙성된 사유의 흔적이 느껴진다. 그 사유의 흔적을 따라가면 우리는 자연스레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가끔 동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숙제를 하느라 끙끙댄다. 내가 저만 했을 때도 그랬다. 이는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모습 중 하나다. 조선시대 어린이들은 지금 초등학생 이상으로 자주 시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옛 어린이들은 당시의 풍습대로 한시를 썼다. 그렇게 어린이가 쓴 한시를 동몽시라고 불렀다. 지식이 별로 많지 않은 어린이를 그때는 동몽이라 불렀으니 동몽시란 현대의 동시에 해당한다. …… 정조 때의 명신 여와 목만중은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알려졌다. 열두 살 때 그의 할아버지가 ‘안경’이란 제목을 주고 시를 지어 보라고 했더니 그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시 한 편을 뚝딱 지어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좋은 시를 쓸 수 있다〉중에서


천 년 벗과의 만남

틀에 박히고 화석화된 존재가 아니라, 펄펄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서의 선비. 책을 읽을수록 그들이 연출해 내는 삶의 진정성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그들은 관념의 낡은 거죽을 살짝 뒤집어쓰고 있을 뿐이었다. 낡은 거죽을 벗겨내고 가까이 살펴보면 속내에 품고 있는 따뜻한 생각과 마음을 감촉할 수 있다. 이 땅에 살았던 선비들의 일상과 글이 수백 년의 시간을 초월하여 신선한 감각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그들은 엄격한 유학자에서 인정 많은 스승으로, 그리고 어느새 우리의 친구로 살갑게 다가오는 것이다.

벗들이 상봉하면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마음에 드는 일이 없을까 늘 안달한다. 안부와 요즘 관심사를 묻고 나서 공부하다 새로 얻은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그러고 나서 그저 묵묵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옛사람은 차를 마시고 나서 논어를 풀이했다”는 격으로 경전의 가르침을 따져보려 하지만, 이전에 배운 공부가 보잘것없어 더 따지고 입증할 거리가 없다. 과거 답안지에 쓸 문장을 꺼내보지만 지루하고 허망하여 기분을 잡칠까 걱정이다. 결국에는 다 그만두고 다시 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음악을 듣고 기생을 희롱한 이야기, 나들이하고 놀이하는 즐거움에 대화가 이른다. 그러나 이따위는 옛사람이 취하지도 않았고, 내 성격에 맞지도 않는다. 이 밖에 향을 사르고 차를 품평하는 취미나 서화와 골동품을 감상하는 고상한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을 기울이기에는 천박한 짓이다.
―〈일백 세대 뒤에 태어날 이와 벗 삼으리〉중에서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 장만한 다이어리에 무엇을 채울까 궁리하며 살아가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과 팍팍한 인간관계로 지쳐 있는 우리에게 저자 안대회가 권하는 천 년 벗들은 향기어린 사색과 성찰의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다.

 

출처 - 예스24

 

5. 책 속으로

 

벗들이 상봉하면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마음에 드는 일이 없을까 늘 안달한다. 안부와 요즘 관심사를 묻고나서 공부하다 새로 얻은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그러고 나서 그저 묵묵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옛사람은 차를 마시고 나서 논어를 풀이했다"는 격으로 경전의 가르침을 따져보려 하지만, 이전에 배운 공부가 보잘것없어 더 따지고 입증할 거리가 없다. 과거 답안지에 쓸 문장을 꺼내보지만 지루하고 허망하여 기분을 잡칠까 걱정이다. 결국에는 다 그만두고 다시 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음악을 듣고 기생을 희롱한 이야기, 나들이하고 놀이하는 즐거움에 대화가 이른다. 그러나 이따위는 옛사람이 취하지도 않았고, 내 성격에 맞지도 않는다. 이 밖에 향을 사르고 차를 품평하는 취미나 서화와 골동품을 감상하는 고상한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을 기울이기에는 천박한 짓이다. - 본문 중에서

내 기억에는 19세기 이양연이란 시인이 지은 가 퍽 인상적이었다.

한평생 시름 속에 살아오느라
밝은 달은 봐도 봐도 부족했었지
이제부터 만년토록 마주 볼테니
무덤 가는 이 길도 나쁘진 않군 15-16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생전에 자신의 묘비명을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I kno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라고 써놓았다고 한다. 짧은 한 문장에 독설과 자학이 유머러스하게 녹아 있다. 23

그대는 살림살이가 나보더 백 배나 넉넉한데 어째서 그칠 줄 모르고 쓸데없는 물건을 모으는가? 없어선느 안 될 물건이야 있기야 하지. 책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벗 한 사람, 신 한 켤레, 잠을 청할 베개 하나, 바람 통하는 창문 하나, 햇볕 쪼일 툇마루 하나, 차 달일 화로 한 개,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 한 개, 봄 경치 즐길 나귀 한 마리가 그것이라네. 이 열 가지 물건이 많기는 하지만 하나로도 없어서는 안 되네. 늙은 날을 보내는데 이외에 필요한 게 뭐가 있겠나. 45-46

좋은 작품을 구하면 입수 경위, 예술가에 대한 견문 그리고 감상을 기록하는 것이 안목 있는 선비가 해야 할 일이었다. 서화 작품에 덧붙인 이러한 글을 제발이라 한다. 87

 

출처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