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소개
인생의 중반인 30세에 느끼는 현대여성의 갈등과 도 전을 묘사한 여류소설가의 단편소설집. 표제외 6편을 실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2. 책속으로
그는 이해하는 듯이-아니 이해 이상의 뜻이 담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것은 일종의 무한한 다짐이 담겨 있는 한평생을 통해서 몇 번 볼까 말까 한 아주 진기한 미소였다. 그것은 한순간이었지만 세계 전체를 대하고 있었다. 나, 온갖 무의식적인 반응과 단련된 의지로 이루어진 한 다발의 묶음인 나, 충동과 본능의 부스러기와 역사의 찌꺼기에 의해 길러지는 나, 한 발을 황야에 두고 다른 한 발로는 영원한 문명의 중심가를 밟고 있는 나, 도저히 관통할 수 없는 나, 각종 소재가 혼합되어 머리칼처럼 뒤엉켜 풀 수 없는, 그런데도 뒤통수의 일격으로서 영원히 소멸되어 버릴 수 있는 나, 침묵으로부터 생성되고 침묵을 강요당하는 나....
천 한 개의 가능성 중에서 천의 가능성은 이미 사라지고 시기를 놓쳤다고는-혹은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단 하나뿐이니까 나머지 천을 놓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때에는 아마도-그녀는 이러이러하다든가, 매력이 있다, 매력이 없다, 이성적이다, 비이성적읻, 정숙하다, 부정하다, 행실이 얌전하다, 또는 거침이 없다, 접근이 어렵다든가, 불장난을 좋아한다, 등등의 방법으로는 말해질 수 없을 것이다.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인가 어떤 카테고리 안에서 사고를 펼 수 있으며,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그것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러한 일을 그녀는 깨닫게 될 것이다. 그녀는 항상 이러한 언어를 꺼려왔었다. 그녀를 향해 찍히는 모든 인장, 그녀가 누구에게인가 찍지 않으면 안 될 인장-이를 테면 실존을 말살하려는 시도를 ---본문
출처 - 예스24
3. 추천평
나는 이 소설을 세 번 읽었다. 삼십세가 되기 5년전쯤에 한 번, 삼십세가 된 바로 그 해에 한 번, 그리고 삼십세가 된 지 5년쯤 후에 다시 한 번... - 김형경(소설가)
김형경
서른 살이 되던 해 여름, 나는 시인으로만 알고 있던 바하만의 산문집 를 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막연하고 두서 없이 끓어 오르던 회의와 불만의 거품이, 약오를 만큼 명확하게 언어로 형상화된 것을 발견한 감동에 며칠 밤을 들떠서 지새웠었다.
그것은 단순한 공감이라기보다 차라리 치부를 들킨 것 같은 당혹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서른 살의 병증을 미루거나 피함이 없이 같이 앓고 난 것 같은 후련함이었다. 따라서 성과는 치유의 편인 셈이다. - 차경아(옮긴이)
출처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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