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소개
『좌절』은 2002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운명』의 후속 작품이다. 『운명』은 전체 3부작으로 구성되는데 『좌절』이 중간에 위치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작가 임레 케르테스는 주인공 쾨베시가 아우슈비츠 이후 어떻게 생활하며 어떻게 삶을 지켜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그의 인생은 계속되는 좌절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감방인 골방에서 글쓰기에 몰두하며 길고 긴 좌절의 시간을 이겨내고 마침내 자신의 운명을 벗어난다.
출처 - 예스 24 제공
2. 저자소개
임레 케르테스
1929년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출생하였고, 1944년 15세 소년으로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이듬해 석방되었다. 1975년 나치의 강제수용소 체험을 다룬 소설 을 출간함으로써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이어서 (1988)과(1990)를 발표함으로써 '운명' 3부작을 완성하였다. 브란덴부르크 문학상(1995), 라이프치히 서적상 (1997), 벨트 문학상 (2000)을 비롯한 여러 차례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2002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출처 - 예스 24 제공
3. 출판사 서평
"노벨상은 다른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꾸게 한 아이디어를 맨 먼저 찾아낸 사람에게 주는 것"
노벨 화학상 위원회 의장의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 임레 케르테스에게 이렇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숨겨져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행복의 씨앗을 발견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 이는 케르테스의 다음 말을 통해 확인된다.
"아우슈비츠야말로 나의 최대의 자산입니다. 살아가면서 한번도 그 때의 삶처럼 아름다운 순간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케르테스는 <운명>에서 나치 수용소의 유태인 소년 죄르지를 통해 이 말을 입증해 보이고 대신 고통은 독자에게 슬쩍 떠넘기는 소설전략을 구사한다.
<운명>(1975) <좌절>(1988)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이하 '기도'>(1990)로 이어지는 '운명' 3부작은 오랜 세월, 아우슈비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반추'하며 다듬은 작가의 자전적 실화라고 볼 수 있다. 죽음에 직면해서도 순수함과 투명함을 유지하는 15세 소년 죄르지의 삶에 대한 성숙한 시선은 성인이 된 <좌절>의 쾨베시와 <기도>의 작가 B.를 통해 빛을 발하고, '운명 없음'의 의지는 세월을 따라 더욱 깊이 성찰된다. 운명을 뒤엎기 위해서는 천 개의 산을 뛰어 넘어야 할 지도 모른다는데……그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인간, 그런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 앞에선 신조차 숙연해진다. '운명' 3부작은 새로운 재미의 지평을 연다.
<좌절>-역설로 빛나는 형식
- 이야기의 환상을 가로지르는 시간의 교란
작가는 현실에서 <운명>의 마지막 부분을 쓰고 있던 순간부터 <좌절>을 집필해 나갔을 것이지만, <좌절>에서는 시간이 역전되어 있다. 즉 <좌절>은 새로운 소설 <운명>을 구상하기 이전부터 시작하고 있으며 <운명>의 집필 경위와 배경 그리고 출간 과정을 밝히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좌절>은 출판을 거부당한 원고를 받아 쥐는 순간을 그리고 있는 현재 시점의 외부 액자와 20∼30년 전의 회상내용이 주축을 이루는 내부액자(1∼8장)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 액자에는 역시 위대한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다시 외부 액자로 돌아와 <운명>이 출판되기로 결정 난 소식을 알리면서 맺고 있는 이 작품은 한편, 소설가가 쓰는 '소설가 소설'로서의 고뇌를 보여준다.
<좌절>의 구성은 이렇듯 일견 영화의 플래시 백 기법이나 문학작품에 흔히 쓰이는 후술법과 같이 스토리상의 사건의 순서와 실제 사건 발생 순서의 불일치를 보인다. 그러나 시간의 교란은 훨씬 치밀하고, 픽션과 논픽션의 교차는 보다 절묘하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정교하고 환상적인 구성은 상상의 한계를 뛰어 넘는다.
쾨베시, 씨클러이, 베르크, 그리고… 케르테스가 이루는 뫼비우스의 띠
모든 작품의 주인공과 등장인물은 작가의 분신이거나 작가의 분절된 이미지를 나눠 갖는 재창조된 인물형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분절화는 <좌절>에서 극대화된다.
기자이자 작가인 슈타이니히, 그가 쓰는 소설 속 주인공은 위대한 작가를 꿈꾸지만 생계를 위해 번역 일도 마다하지 않는 쾨베시(돌)이다. 쾨베시는 그의 이름의 의미대로 길가에 구르는 한낮 돌멩이처럼 흔한 작가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 차원 높은 작가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씨클러이(암석, 암반)를 통해 자신을 성찰해 나가고 점차 우뚝 선 거대한 산 같은 작가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베르크(산)로 성장해 나간다. 그 과정은 끊임없이 바위를 굴려 올리고 떨어지면 다시 굴려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좌절스러운 것이지만 그 결실은 노벨 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지금의 케르테스인 것이다.
<운명>-"아우슈비츠에서도 나는 행복했다."
- 15세 소년의 삶에 대한 역설적 인생고백
<운명>은 13년에 걸친 노작이자 처녀작인 동시에 작가의 대표작이다. 후속작<좌절>(1988)과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1990)가 발표되자 이 작품도 재조명되고 그 진가를 인정받는다.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쉽게 읽히는 문체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오랜만에 노벨 문학상 수상작 붐을 불러일으켰다.
<기도>-"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신의 명령을 거부한다!!
- '운명' 3부작의 백미
<기도>는 파울첼란의 '죽음의 푸가'를 따른 완벽한 형식과 기나긴 독백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문체, 그리고 인간의 존재론적 두려움과 실존문제를 다룬 주제로 케르테스 인생철학과 문학관의 총체로 평가된다. '아우슈비츠'를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잠재된 '괴질'로 규정하는 작가의 의지로 태어나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죽게 만든 자식의 명복을 비는 기도이다. 투쟁하여 획득한 운명, 즉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운명을 비극으로 완성하는 진혼곡이다. 자식에게 유대인으로서의 운명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기에 사랑하는 아내의 아이를 낳자는 제의를 거부하는 것은 '살아남은 자로서 살아남은 후 어떻게 사는가' 에 대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 작품은 아우슈비츠 이후 살아남은 자의 자기청산에 대한 소설인 동시에,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아우슈비츠는 끝나지 않은 고통을 생각게 하는 작가 최대의 역작이다.
출처 - 예스 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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