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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추천도서(373)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 다치바나 다카시



 

책소개

 

올해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나서 또 한 번 수험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초적인 단어를 한자로 쓸 줄 모르고, 중학교 수학 수준의 문제에 쩔쩔매는 대학생들은 이제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과연 학생들의 학력이 계속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다치바나 다카시는 최근작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를 통해 대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제와 현대적인 교양의 문제에 대해 논한다. 특히 일본 최고의 명문 도쿄대학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출간 당시 일본의 지식인 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록 일본의 현실에 기초해 쓰여진 책이지만 우리의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유명사 몇 개만 바꾸면 바로 우리 얘기가 아닐까 싶게 현실감이 넘친다.

다치바나는 책의 1, 2부인 '지적 망국론'과 '나의 도쿄대학론'에서는 각 분야의 기초지식이 극히 부족한 도쿄대생의 현실을 지적하고, 이것은 그동안 일본 문부성이 펼쳐온 '융통성 있는 교육'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입시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에서 고등학교에서의 이수 과목과 입시과목을 축소해왔으나, 그 결과 학생들의 학력 저하만 초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고등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문부성을 해체하고 대학의 자율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이 책의 핵심은 4부에서 피력하고 있는 다치바나식의 '현대 교양론'이다. 지은이는 21세기는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의 시대라고 주장하며, 폭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 교양의 구체적 상을 제시한다. 우리 시대에 필요한 지식은 대학에 의한 고등교육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 구하는 지식이라는 것이다.

 

저자소개

 

다치바자 다카시

 

1940년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 출생. 어릴 시절 아버지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거주했던 적도 있고, 주로 일본 이바라기 현에서 성장했다. 이바라기 사범학교 부속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으며 1959년 동경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 1964년에 졸업하였다.

이후「문예춘추」에 입사하여 『주간문춘』의 기자가 되었으나 1966년 퇴사하여 다시 도쿄대학 철학과에 입학, 재학 중 평론 활동을 시작하였고 1970년 대학을 중퇴하였다. 특히, 1974년 「다나카 가쿠에이 연구-그 인맥과 금맥」에서 수상의 범법 행위를 파헤쳐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후 사회적 문제 외에 우주, 뇌를 포함한 과학 분야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지知의 거장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제너럴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는 『뇌를 단련하다』,『21세기 지의 도전』,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등 일련의 저작들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정한 교양과 지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발언해왔다. 근본적으로는 지적 호기심, 특히 '인간과 문명에 대한 관심'이 그를 현대 문명의 핵심인 자연과학과 기술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그의 '현대 교양과 지식의 필수 아이템'에는 '조사하고 작성하는 능력'과 함께, 현대 교양의 핵심으로 '인공물학, 뇌과학, 생명과학, 정보학 등 21세기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한 사람의 저널리스트에서 지금은 '일본 사회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변신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첫 계기는 『우주로부터의 귀환』(1982), 『뇌사』(1985), 『원숭이학의 현재』의 성공이었다. 다치바나식 과학저널리즘의 기본 방법론은 '대화 형식'이다. 그는 전문가의 육성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고 쉽게 전해주는 '대화의 형식' 즉 인터뷰를 시도한다. 이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대신해 기초적인 질문부터 차례차례 하여 본질적인 의문으로 옮겨가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서술방식이다.(출처: 다치바나 다카시의 탐사저널리즘, 황영식, 2000)

그의 저서『뇌를 단련하다』에서는 지성을 단련하지 않는 학생들과 함량 미달의 대학 교양 교육을 향해 매서운 일갈을 하고 있다. 저자는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도쿄대 교양학부에서 '인간의 현재'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으며, 이 책은 그때의 강의록을 묶은 것이다. 수업 시간.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읽어본 학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저자는 그 책 페이지에 나오는 "인간은 정신이다. 정신은 무엇인가? 정신이란 자기다."라며 자기를 단련해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대학 4년을 보내고 난 뒤 전장과도 같은 사회에 투입될 학생들은 '지의 전체상'을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 문과형·이과형 인간 등 몇 분야에만 걸친 공부는 절반의 인간형밖에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아직은 '노 바디(nobody)'인 대학 초년생. '썸바디(somebody)'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의 지도'를 그리는 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최근에 출간된 『지식의 단련법』은 일본에서 출간된 지 20년만에 번역된 책으로, 정보의 입력과 출력에 대해 작가가 '어떻게 정보(지식)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가공해 왔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1979년 『일본공산당연구』를 발표하여 고단샤講談社 논픽션상 수상, 1983년 '철저한 취재와 탁월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보다 넓은 뉴저널리즘을 확립한 문필 활동'을 인정받아 문예춘추사가 수여하는 기쿠치 간菊池寬상 수상, 1998년 제1회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郞상을 수상하였다. 또 다른 저서로 『사색기행』,『천황과 도쿄대』,『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제1부 지적 망국론
지적 망국론
제2부 나의 도쿄대학론
문부성이 세계 최저로 만든 일본의 대학
도쿄대학 법학부 졸업생은 교양이 없다
도쿄대학 법학부는 '찻잔'을 양산해왔다
도쿄대생 여러분, 이것이 교양이다
제3부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다치바나 임시강사가 본 도쿄대생들
도쿄대학에서의 첫 강의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제4부 현대의 교양이란 무엇인가-에피스테메와 테크네
현대의 교양이란 무엇인가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다치바나 다카시, 대학 교육과 현대 교양을 논하다!

일본 최고의 제너럴리스트이자 지의 거장이라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는 2001년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지식인들 사이에서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저자가 수년간 대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제와 현대적인 교양의 문제에 대해 기고한 글과 대담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일본 최고의 명문이라는 도쿄대학 문제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견해를 제출하고 있어 몇 해 전 우리 나라에서 제기된 '서울대 망국론'을 연상케 한다.
현재 문부성의 교육 정책에 의해 그 방향이 결정되는 일본의 고등교육은 학생들의 학력 저하와 교양교육의 붕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교육의 붕괴와 교육 수준의 질적 하락이라는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 비추어볼 때, 이 책은 교육 현실의 타개책을 고민하고 현대적인 교양을 갈구하는 한국의 모든 지식인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 최고의 엘리트,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한 조사에 의하면 도쿄대학 이과계열 학생들에게 지구 둘레의 길이(4만km)를 물었을 때 "46만km 이상"이라거나 "4천km 이하"라는 상식 이하의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문과계열 학생들에게서도 나타난다. 저자가 문과계열 학생들에게 열역학 제2법칙에 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할 수 있는 학생도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일본 대학생들의 지적 수준이 급격하게 떨어진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 직접적인 원인이 그 동안 문부성이 추진해온 "융통성 있는 교육" 정책에 있다고 주장한다. 원래 "융통성 있는 교육"은 학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입시지옥을 완화한다는 의도에서 추진된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의 이수 과목과 입시과목을 지속적으로 축소했고, 이에 따라 학생들은 편중되게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학생들의 학력은 급속하게 떨어졌고 생물을 배우지 않은 의대생, 뉴턴 역학을 모르는 공대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제7차 교육과정>의 특징 중에는 "이수 교과목 수의 축소와 범위 수준의 적정화 도모"라는 항목이 들어있다. 이것은 일본에서 추진되어온 "이수 과목 축소"와 정확히 일치한다. 한일 양국간의 학생들의 학력 저하에는 분명히 공통적인 원인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대학 입시에 영어 사전, 노트북 등의 자료를 지참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다양한 입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해서 대학입시에 제비뽑기를 도입하는 등의 일이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고등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지적 망국의 길로 이끌고 있는 문부성를 해체하고 대학의 자율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의 획일적인 교육 통제시스템으로는 결코 21세기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니들이 현대 교양을 알아? ― 다치바나식 현대 교양론

지적 망국론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신간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의 압권은 무엇보다도 제4부에 제시되어 있는 현대 교양론이다. 먼저 저자는 21세기를 스페셜리스트의 시대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의 시대라고 주장한다. 즉 폭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교양을 갖춘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적인 교양을 갖춘 제너럴리스트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과거에는 동서양의 고전을 두루 섭렵한 교양인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저자는 '세인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교양은 기성 세대의 푸념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이미 앞서 소개되었던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에서 "고전은 지知의 총체"라는 통념을 뒤집으며, "각 학문의 최전선에 있는 최신 보고서야말로 지의 총체"라고 주장했던 인물다운 지적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현대적인 교양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그 특유의 꼼꼼함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현대 교양에 대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상을 제시하고 있다.

* '조사하고 작성하는 것'이야말로 교양의 기본이다.
* 인류의 지적 유산의 재산 목록을 만들어라.
* 교양의 첫걸음은 지적 세계의 지도를 입수하는 것이다.
* 대형 서점의 서가에 있는 모든 책의 제목을 읽어보며 당신의 교양 수준을 측정하라.
* 현대적인 교양인은 일간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 현대 사회 교양의 핵심은 뇌 과학, 생명과학, 정보학, 인공물학이다.
* 현대 사회 교양의 필수 아이템이란 이런 것이다.
·발상력과 문제 발견 능력.
·거짓과 오류를 간파하기 위한 허위론, 오류론, 궤변론.
·사회적 음지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
·미디어 트레이닝과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능력.
·영어로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
·정보 수집술, 정보 평가술, 정보 이용술.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
·계획을 세우고 수행할 수 있는 능력.
·팀을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 대학의 시대는 끝났다. 모두 유비쿼터스 대학에 입학하라.
* 자신의 지식 여행 지도를 만들어라. 지도를 만들었다면 여행을 떠나라.

본문 중에서

도쿄와 삿포로 사이가 30km 이하라거나 10만km 이상, 1엔짜리 동전의 지름이 0.1cm라거나 5cm, 종이의 두께가 1000micron(1mm) 이상이라는 식으로 기본적인 상식, 일상적인 감각이 결여되어 있는 대답을 보면 정말 도쿄대학 이과Ⅰ에 합격한 학생들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학생을 합격시키는(적격검사를 하지 않는) 도쿄대학의 입학시험 방식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그야말로 도쿄대학 학생들은 바보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 본문 19쪽

또 한 가지는 암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험 문제를 출제하라는 것입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자료를 지참할 수 있도록 입학시험제도 자체를 바꾸자는 것입니다. 즉 영어 사전도 지참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면 영어 단어를 외우거나 수학 공식을 외우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 본문 15쪽

나는 학생들에게 그들 자신의 교양을 점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어도 반나절 또는 며칠에 걸쳐 대형 서점(10만 권 이상을 소장하고 있는 서점)의 책장을 모두 정성스럽게 살펴보고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원하는 책을 정하고 그 책이 있는 책장으로 직행하지 말고 그 서점에 있는 책의 제목을 모두 점검하겠다는 각오로 기계적으로 구석구석까지 모두 살펴보면서 모든 책장을 둘러보는 동시에 모든 제목을 소리내어(머리 속으로) 읽어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갖추고 있는 지식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의 총량과 비교할 때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 261쪽

그런 의미에서 현대 사회는 대학에 의한 고등교육 독점시대에서 고등교육 유비쿼터스(도처에 존재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지식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기능도 마찬가지다. 고도의 기능을 가르치는 기관은 대학 이외에도 얼마든지 있으며(전문학교, 각종 학교, 교습소, 사설 강습소, 동호회 모임, 학원 등), 기능의 종류에 따라서는 대학 따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중략) 대학의 교양교육이 파탄에 빠져 있는 현 상황에서는 대학 쪽이 제공하는 교양과정 따위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대학이 제공하는 교양과정은 아무리 우수한 사람이라도 모두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풍부하다. ― 본문 27쪽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