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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12월의 추천도서(304) 단편선집 - 유도라 웰티



1. 책소개 

 

열정적인 관찰자이자 위대한 이야기꾼 유도라 웰티의 단편을 만나다!

미국 남부의 협소하고 단조로운 삶에서
인간 사회의 다양한 갈망과 갈등을 포착해 낸
열정적인 관찰자이자 위대한 이야기꾼, 유도라 웰티

전통적인 남부 지역사회의 풍경에 유머와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비극적 서사로 승화시킨 20세기 최고의 단편들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미국 남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유도라 웰티의 단편 선집이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서른네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과거 퓰리처상 수상작인 장편소설 『낙천주의자의 딸』이 출간된 적은 있으나, 웰티 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단편소설집이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이 나고 자란 미시시피 지역의 풍경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좁은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과 그곳을 탈피하고자 하는 내면의 갈망을 유려한 문장으로 묘사한 웰티는 전미도서상, 오헨리상, 퓰리처상 등 수많은 문학상과 훈장들을 휩쓸며 남부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유도라 웰티』는 그녀의 대표 단편집으로 손꼽히는 『초록 장막』 『커다란 그물』과 함께, 작가 자신이 특별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던 연작 소설집 『황금 사과』까지 총 세 권의 책을 한데 묶었다. 이번 선집에서는 오헨리상 수상작인 「닳고 닳은 길」 「커다란 그물」 「리비」를 비롯하여,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32편의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출처: 교보문고


2. 저자소개


유도라 웰티 [ Eudora Welty ] 

 

저자 : 유도라 웰티 (Eudora Welty, 1909~2001)

미국 남부 문학에서 포크너에 버금가는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 미시시피주 잭슨에서 태어나 보험회사 간부인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슬하에서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유도라 웰티는 위스콘신대학과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공공산업진흥국의 홍보 기자로 일한다. 미시시피 구석구석을 돌면서 그곳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한편 가족 중심의 오랜 전통과 대공황의 그늘이 공존하는 남부의 풍경을 수백 장의 사진에 담았는데, 이러한 행위는 그녀의 내면에 ‘찰나의 삶을 글로써 포착해 보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불러일으켰고, 훗날 사진을 찍듯 대상을 세세하게 묘사하는 작풍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남부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쓰던 웰티는 1936년 《매뉴스크립트》지에 단편 「어떤 외판원의 죽음」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41년 『초록 장막』을 시작으로 『커다란 그물』(1943), 『황금 사과』(1949) 등 걸출한 단편집을 연달아 출간해 명성을 얻었고, 가장 뛰어난 단편에 수여하는 오헨리상을 8회나 수상하면서 포크너의 뒤를 잇는 남부 작가로 입지를 굳혔다. 장편소설 『낙천주의자의 딸』(1972)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회고록 『작가의 시작』(1984)이 32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명성은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장편소설의 대성공 이후에도 비평가들이 꼽는 웰티 문학의 백미는 변함없이 그녀가 평생에 걸쳐 쓴 단편들이다. 동료 작가이자 멘토이기도 했던 캐서린 앤 포터는 『초록 장막』에 쓴 서문에서 “이 책에는 거의 완벽한 단편들이 실려 있으며, 그녀의 훌륭한 재능이 장편을 써야 한다는 요구에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말로 웰티의 단편을 극찬하기도 했다. 인간의 감정이나 풍습의 근원인 ‘장소’를 무엇보다 중시했던 웰티는 2001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마을에 붙박여 살며 그곳 주민들의 삶을 ‘관찰자의 눈’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보았고, 익숙한 풍경에 유머와 신화 등을 덧입혀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로 승화시켰다. 그녀의 작품에는 공동체 중심의 좁은 지역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갈등과 거기서 비롯되는 아이러니가 때로는 풍자적으로, 때로는 비극적으로 그려진다. 오랫동안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도 거론되었던 웰티는 1983년 『유도라 웰티 소설집』(1980)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정부가 최고의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국가예술훈장을 받았고, 1998년에는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미국 문학의 고전을 펴내는 비영리 출판사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에서 작품집을 출간했다.

출처: 교보문고



3. 목차


초록 장막
캐서린 앤 포터의 서문
릴리 도와 세 부인
소식
화석인
열쇠
쫓겨난 인디언 처녀 킬라
내가 우체국에서 사는 이유
호루라기
히치하이커
어떤 기억
클라이티
늙은 마블홀 씨
마저리에게 꽃을
초록 장막
자선 방문
어떤 외판원의 죽음
파워하우스
닳고 닳은 길

커다란 그물
첫사랑
커다란 그물
적막의 순간
애스포델
바람
보라색 모자
리비
랜딩에서
황금 사과
황금 소나기
6월 발표회
토끼님
달 호수
온 세상이 다 아는
스페인에서 온 음악
방랑자

옮긴이의 말 · 상상의 방랑자, 그 내면의 갈망
유도라 웰티 연보


4. 책 속으로

그녀가 몸을 살짝 움직였고 시선이 창문 쪽을 향했다. 앞이 안 보이도록 비가 퍼붓고 있었다. 내 무덤에도 이렇게 비가 내리겠지. 그리고 클라이드는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무덤을 내려다보며 서 있겠지. 이런 생각이 들자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나뭇가지처럼 사방으로 뻗으며 번개가 내리꽂혔다. 화덕의 온기와 가련하고 아름답고 강렬한 자신의 죽음에 둘러싸여 계속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천둥이 쳤다. _ 43쪽, 「소식」

외딴 작은 기차역 대합실은 밤 벌레 소리만 들릴 뿐 고요했다. 바깥 잡초 사이에서 수를 놓듯 움직이는 밤 벌레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 텐데, 어쩐지 밤에 가느다란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혹은 날벌레들이 나무 천장에 둔탁하게 부딪히는 소리나 그 커다란 날개를 쓸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할 것이다. 노란 전구에 기를 쓰고 달려드는 날벌레도 있었는데, 향기도 없는 것에 무작정 달려드는 멍청한 벌이나 마찬가지였다. 날벌레가 다닥다닥한 그 전구 아래에 사람들이 두 줄로 앉아 있었다. 초췌한 얼굴에 몸은 비틀리고 불편한 채로 꼼짝도 않는데, 삼삼오오 잠을 청하지만 별로 잠든 기색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록 열차가 오지 않는데도 안달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어린 소녀가 잠에 한 대 된통 맞기라도 한 양 엄마의 무릎에 나자빠져 있었다._ 70~71쪽, 「열쇠」

밤이 찾아왔다. 수많은 겨울 내내 입었지만 늘 뼛속까지 한기가 스며들던 추레한 드레스처럼 얇은 어둠이었다. 그러고는 달이 떠올랐다. 칙칙한 죽은 이파리들로 덮인 깊은 숲이 끝없이 펼쳐진 곳에서 농장은 마치 물 위의 흰 돌처럼 꽤나 눈에 띄었다. 달빛보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면 모턴네 농장에 딸린 게 모두 보일지도 몰랐다. 집 가장 가까이에 줄지어 가지런히 심어진, 연약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아주 작고 깃털 같은 회색 토마토 모종까지도. 달빛이 모든 것을 감쌌고, 지금 막 등불을 꺼서 그 무엇보다 어둑해진 농가에도 내려앉았다. 안에는 제이슨 모턴과 새러 모턴이 화덕 가까이 끌어다 놓은 매트리스 위에서 누비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난로 가로대 안에는 여전히 불길이 펄럭거리며 이따금 나른한 소리를 냈고, 잦아드는 불빛이 마치 방에서 빠져나가려는 새처럼 벽면을 따라 위아래로 휙휙 움직이다가 서까래를 넘고, 노인들이 누워 있는 침대를 넘어갔다. 펄럭거리는 불길 위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피곤에 지친 제이슨의 긴 숨소리뿐이었다. 문 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모로 누워 누비이불을 덮은 그의 모습은 콩처럼 길쭉했다._ 120~121쪽, 「호루라기」



출처: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