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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추천 도서(619)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 미셀 투르니에

11월의 추천 도서(619)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 미셀 투르니에

 

 

 

 

 

 

1.책소개

 

프랑스 현대 문학의 거장 미셀 투르니에 장편소설. 18세기 고전으로 꼽히는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저자가 뒤집어서 다시 해석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원주민 방드르디(프라이데이)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산업 사회의 탄생을 상징하고 있는 <로빈슨 크루소>와 달리 이 작품은 그 사회의 추진력이 되는 사상의 폭발과 붕괴, 그에 따라 인간의 신화적 이미지가 원초적 기초로 회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2.저자소개

 

미셸 투르니에

1924년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느와 독일 튀빙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철학 교수가 되고자 했으나 교수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번역과 방송국에서의 일을 하다가 출판사인 플롱사에서 문학부장직을 10년 동안 맡았던 경험이 계기가 되어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67년 첫 소설 『방드르디 혹은 태평양의 끝』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1970년 『마왕』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첫 번째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 다니엘 데포의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면, 이 두 번째 작품은 괴테의 유명한 발라드 「마왕」과 「요정들의 왕」이라는 게르만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마왕』은 『양철북』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전쟁 문학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셸 투르니에 최고의 환상 소설이다.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에서는 자신의 기독교 교육과 동방박사의 경배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다운 성화에 바탕을 두고 재창작했다. 중동의 이국적인 풍물과 구약성경에 대한 뛰어난 학식을 바탕으로 흑인 아기 예수와 그를 경배하러 떠난 동방박사의 여정이 신화적 상상력을 자아낸다. 백인 여자 노예에게 격렬한 호기심과 동시에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왕국을 떠나는 흑인 왕 가스파르, 학문과 예술을 사랑하지만 모습과 형상이 일치를 이루는 기독교 예술을 찾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니푸르 왕 발타자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다툼에 환멸을 느끼고 아기 예수를 통해 '연약함의 힘, 비폭력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팔미렌의 왕자 멜쉬오르를 통해, 진리를 찾아 떠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책이란 피를 많이 흘려 마르고 굶주린 새들로, 살과 피를 가진 존재- 즉 독자를 찾아 그 온기와 생명으로 제 배를 불리고자 미친 듯이 군중 속을 헤매어 다니는 것이다." 『흡혈귀의 비상 : 미셸 투르니에 독서노트』는 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독서 노트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광범위한 사료를 바탕으로 재창조한 비평이 가히 프랑스와 유럽의 문학, 사회사를 방불케 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셰익스피어'와 만나고, 뜨거운 낭만주의, '보바리 부인과 토마스 만이라는 거대한 산맥에 대한 통시대적 고찰이 시도되고 있으며, 페로의 동화들이 사무엘 베케트와 나란히 서기도 하는 지적 탐닉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투르니에의 '글쓰기'는 다른 '책들 '속으로 파고드는 또다른 문학적 참여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소설가적 이력이 투르니에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철학을 전공한 투르니에는 철학자이기도 하며, 파리의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교양 있는 교육을 받은 세련된 심미가이며, 1924년에 태어나 여든을 넘긴 그는 유럽의 격변을 몸으로 체험한 20세기의 증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투르니에는 긴 시간을 통찰한 하나의 두께 있는 시선이며, 유럽의 정신사를 담고 있는 지성이고, 인간에 대한 탐욕스러운 관심과 애정 그 자체이다.

1972년에는 공쿠르상을 심사하는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으로 추대되어서, 프랑스 문단에서 대가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획득했다. 1962년부터 파리 근교의 생 레미 슈부르즈 근처에 있는 슈아젤이라는 작은 마을의 옛 사제관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그외의 저서로는『메테오르』,『황야의 수탉』,『가스파르, 멜쉬오르, 그리고 발타자르』,『질과 쟌느』,『움직이지 않는 떠돌이』,『금 물방울』,『로빈슨과 방드르디』,『사랑의 야찬』,『지독한 사랑』,『피에로와 밤의 비밀』,『푸른 독서 노트』 등이 있다.

 

출처 - 예스24 제공

 

3.목차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작품 해설 / 김화영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의 신화적 해석
작가 연보
참고 문헌

 

 

출처 - 알라딘 제공

4.책속으로

 

굴이 파괴되고 난 뒤에 또다시 프레판차에 밀어닥친 새로운 재난은 끝내 로빈슨을 그의 옛 근본과 연결해주고 있던 최후의 매듭을 완전히 끊어놓고 말았다. 이제 그는 방드르디와 단둘이서만 고독하고 자유롭고 공포에 질린 채 표류하고 있었다. 나무가 어둠 속에서 쓰러지는 순간 그를 구하기 위하여 그의 손을 잡아주었던 저 검은 손을 이제는 놓을 수가 없었다. 

항해 일지-
고독은 '버지니아호의 침몰 이후 내가 빠져 있었던 요지부동의 상황은 아니다. 그것은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순전히 파괴적인 방향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부식성의 세계이다. 첫날 나는 마찬가지로 상상일 뿐인 두 개의 인간 사회, 즉 사라져버린 선원들과 섬의 주민들 사이를 옮겨 다였다. 나는 섬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줄 알았던 것이다. 그때 나는 내항해의 동반자들과의 접촉감을 생생하게 지니고 있었다. 나는 재난에 의하여 끊어진 대화를 마음속으로 계속하고 있었다. 그 후 섬이 무인도라는 것이 밝혀졌다. 나는 살아 있는 영혼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풍경 속으로 들어갔다. 나의 등 뒤에서는 내 불행한 동료들의 무리가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가 잠잠해진 지 오래되었을 때 나의 목소리는 독백에 지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끔찍스러운 매혹을 느끼면서 나의 내부에서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 느껴지는 비인간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인간은 저마다 내부에-그리고 그의 외부에-습관 반응, 반사 작용, 메커니즘, 골몰한 생각, 꿈 등으로 이루어진 복잡하고 깨어지기 쉬운 장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그의 등류들과 항구적인 접촉을 통하여 65

형성되고 계속 변모한다는 사실을 이제 나는 알겠다. 수액이 없어지면 이 섬세한 화초는 잎이 떨어지고 시들어버린다. 내 세계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타인‥‥그에게서 얼마나 대단한 덕을 보고 있었던가를 나는 내 개인이라는 건물 속에 새로운 균열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매일같이 헤아려보게 된다. 나는 말의 용법을 잃어버릴 경우 내가 어떤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지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내 뜨거운 고통의 힘을 다하여 그 극단적인 타락을 물리친다. 그러나 사물에 대한나의 관계 자체가 나의 고독으로 인하여 변질되어 버린다. 어떤 화가나 판화가가 풍경 속에 혹은 어떤 기념비 근처에 인물들을 놓고 구도를 잡는 것은 액세서리에 대한 취향 때문이 아니다. 인물들은 척도를 제공한다. 그 인물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감상자의 실제적인 관점에다가 필수 불가결한 잠재성을 추가하는 가능적인 관점들을 형성한다.
스페란차에는 오직 하나의 관점, 일체의 잠재성이 배제된 나의 관점이 있을 뿐이다. 이 철저한 헐벗음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무의식적인 자동성에 의하여 나는 언덕의 꼭대기에, 어떤 바위 뒤에 혹은 어떤 나무의 가지들 속에 가능한 관찰자들을-매개 변수들을-투영해 보곤 했다. 이리하여 섬은 내삽법과 외삽법의 망에 의하여 종횡무진으로 누벼지고 그로 인하여 모습이 바뀌며 어떤 인식 능력을 갖추는 것이었다. 정상적인 사람은 누구나 정상적인 66

상황 속에서 이와 같이 형성되는 것이다. 나는 다른 많은 것들이 그러했듯이 이 기능이 나의 내부에서 쇠퇴함에 따라 그 기능을 의식하게 되었다. 이제 그것은 완전히 감퇴되고 말았다. 섬에 대한 나의 비전은 섬 그 자체로 축소되었다. 내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은 절대적인 미지의 세계일뿐이다. 내가 지금 있지 않은 모든 곳에는 측정할 길 없는 어둠이 덮여 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이 글이 재생시켜 주고자 하는 경험이 전례가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내가 사용하고 있는 말들을 본질적으로 거역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근본적으로 언어란 과연 그 내부의 모든 것이 이미 알려져 있거나 적어도 알 수 있을 터인 어떤 빛의 섬을 그 주위에 만들고 있는 등대들처럼 수많은 타인들이 가득히 들어 살고 있는 세계에 속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영역으로부터는 그 등대들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나의 환상에 힘입어 그들의 빛은 오랫동안 나에게까지 이르고 있었다. 이제는 마침내 암흑이 나를 둘러싼다.
나의 고독은 사물들에 대한 감각 능력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물들 존재의 바탕 자체를 파괴한다. 점점 더 나는 내 감각이 증거해 주는 것에 대한 의혹에 시달린다. 내 두 발이 딛고 있는 땅은 그 땅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밟는 것을 필요로 함을 이제 나는 알 수 있다. 시각적 환상, 허깨비, 착란, 눈 뜨고 꾸는 꿈, 몽환, 광기, 청각의 교란 등에 대항하는 가장 확실한 성 67

벽은 우리의 형제, 우리의 이웃, 우리의 친구 혹은 원수 하여간 그 누구, 오 하나님 그 누구인 것이다! 68

 

출처 - 알라딘 제공

 

5.추천평

 

나는 자신의 의도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가를 로빈슨 스스로가 깨닫게 되는 소설, 그것이 터무니없는 짓이라는 느낌 때문에 그의 건설 사업이, 이를테면 내부로부터 잠식되어 붕괴해 버리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드디어는 방드르디가 불쑥 나타나서 모든 것을 완전히 무너뜨려 버리는 그런 소설을 말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백지 상태 위에서 새로운 언어, 새로운 종교, 새로운 예술, 새로운 유희, 새로운 에로티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 소설 속에서 방드르디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까닭입니다. 그는 미래를 열고 기획하며 로빈슨으로 하여금 과거의 재구성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도록 도와줍니다.
미셸 투르니에

현대 인간에 대한 탐구 그 이상을 시도한 매혹적이고 독특한 소설. - 뉴욕 타임스
뉴욕 타임스 (Newyork Times)

은 독특하고 상상력이 넘치며 곳곳에 놀라운 비밀을 감추고 있는 로빈슨 크루소의 섬과 같다. - 타임
더 타임스 (Times)

 

출처 -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