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AD 1825 1기(13.3~18.2)

1월의 추천도서(1797) 화담집 - 서경덕


1. 책 소개


서경덕의 사상은 <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흔히 <유기론(唯氣論)>이라고도 말한다. 그는 「이기설」과 「태허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만물의 생성과 우주 변화의 원체(原體)로서의 <기>를 인정하고 있다. <기>는 하나이지만 동시에 음양(陰陽)의 둘이기도 하다. 이 <기>가 지니고 있는 이(二)의 성질이 서로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모든 존재들이 성립하고 우주의 모든 존재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기의 집산(集散)>이라는 것이다.

출처 : 교보문고


2. 저자


개성 출신. 본관은 당성(唐城). 자는 가구(可久), 호는 복재(復齋)·화담(花潭). 아버지는 부위(副尉)호번(好蕃)이며, 어머니는 한씨(韓氏)이다.1502년(연산군 8) 『서경』을 배우다가 태음력의 수학적 계산인 일(日)·월(月) 운행의 도수(度數)에 의문이 생기자 보름동안 궁리하여 스스로 해득하였다. 1506년 『대학』의 치지재격물(致知在格物)조를 읽다가 “학문을 하면서 먼저 격물을 하지 않으면 글을 읽어서 어디에 쓰리오!”라고 탄식하고, 천지만물의 이름을 벽에다 써 붙여 두고는 날마다 힘써 궁구(窮究)하였다. 1507년(중종 2) 선교랑(宣敎郎)이계종(李繼從)의 딸과 결혼하였다.


1519년 조광조(趙光祖)에 의해 채택된 현량과(賢良科)에 수석으로 추천을 받았으나 사양하고, 개성화담(花潭)에 서재를 세우고 연구와 교육에 힘썼다. 1531년 어머니의 요청으로 생원시에 응시하여 장원으로 급제하였으나 벼슬을 단념하고 성리학 연구에 힘썼다.


1544년 김안국(金安國) 등이 후릉참봉(厚陵參奉)에 추천하여 임명되었으나 사양하고, 계속 화담에 머물러 연구와 교육에 몰두하였다. 특히 예학에 밝았으며, 중종과 인종이 죽자 “임금의 상(喪)에 어찌 복(服)이 없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여 자최삼월(齊衰三月)의 상복을 입었다. 황진이(黃眞伊)의 유혹을 물리친 일화가 전해지며, 박연폭포(朴淵瀑布)·황진이와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불린다.




그는 송대의 주돈이(周敦頤)·소옹(邵雍) 및 장재(張載)의 철학사상을 조화시켜 독자적인 기일원론(氣一元論)의 학설을 제창하였다. 그는 「태허설(太虛說)」에서 우주공간에 충만하여 있는 원기(原氣)를 형이상학적인 대상으로 삼고, 그 기(氣)의 본질을 태허라 하였다. 그에 따르면 기의 본질인 태허는 맑고 형체가 없는 것으로 선천(先天)이라 한다. 그 크기는 한정이 없고 그에 앞서서 아무런 시초도 없으며, 그 유래는 추궁할 수도 없다. 맑게 비어 있고 고요하여 움직임이 없는 것이 기의 근원이다.


또한 널리 가득 차 한계의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꽉 차 있어 비거나 빠진 데가 없으니 한 털끝만큼의 용납될 틈이 없다. 그렇지만 오히려 실재(實在)하니, 이것을 ‘무(無)’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생성과 소멸하는 모든 것은 무한히 변화하는 기의 율동(律動)이다. 그리고 바람처럼 파도처럼 또 소나기처럼 밀리고 맥박 치는 생(生)과 구름처럼 물방울처럼 사라지는 멸(滅)의 본체는 부침하고 율동(律動)하는 태허기(太虛氣)의 고탕(鼓盪)이다.


따라서 서경덕의 기는 우주를 포함하고도 남는 무한량(無限量)한 것이며, 가득 차 있어 빈틈이 없으며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영원한 존재이다. 또한 스스로의 힘에 의해서 만물을 생성할 수 있으므로, 그것 이외에 어떤 원인(原因)이나 그 무엇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기(氣)는 모였다가 흩어지는 운동은 하지만 기 그 자체는 소멸하지 않는다. 기가 한데로 모이면 하나의 물건이 이루어지고, 흩어지면 물건이 소멸한다. 이는 물이 얼면 얼음이 되고, 얼음이 녹으면 다시 물로 환원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서경덕은 “일편향촉(一片香燭)의 기라도 그것이 눈앞에 흩어지는 것을 보지만, 그 남은 기운은 마침내 흩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여 일기장존설(一氣長存說)을 주장하였다. 이는 물리학에서 밝히고 있는 에너지 항존율(恒存律)과 같은 것이다.


이기설의 입장을 밝힘에 있어서 그는 “기 밖에 이가 없다. 이란 기의 주재(主宰)이다. 주재란 것은 밖에서 기를 주재하는 것이 아니요, 기의 움직임이 그러한 까닭에 정당성을 가리켜 이것을 주재라 한다. 이는 기보다 선행할 수 없다. 기는 본래 시작이 없는 것이니, 이도 본래 시작이 없는 것이다. 만일, 이가 기보다 선행한다고 하면 이것은 기에 시작이 있는 것이다.”라고 하여 이를 기 속에 포함시켜 둘로 보지 않는 기일원론을 주장하였다.


한편 그는 인간의 죽음도 우주의 기에 환원된다는 사생일여(死生一如)를 주장함으로써 “만물은 모두가 잠시 기탁한 것 같으니, 떴다 가라앉았다 함도 일기(一氣) 가운데요, 구름 생길 때 그 자취를 보거니, 얼음 풀린 뒤 그 자취 찾아도 없더라. 낮과 밤은 밝았다 어두웠다 하지만, 원(元)과 정(貞)도 시작했다 또 끝났다 한다. 진실로 이러한 이를 밝게 안다면 장구치면서 우리 님을 보내오리다.”라고 하여 불교의 인간생명이 적멸(寂滅)한다는 주장을 배격하였다.


서경덕의 학문과 사상은 이황(李滉)과 이이 같은 학자들에 의해서 그 독창성이 높이 평가되었으며, 한국 기철학(氣哲學)의 학맥(學脈)을 형성하게 되었다. 저서로는 『화담집』이 있으며, 그의 사상적인 면모를 밝혀 주는 「원이기(原理氣)」·「이기설(理氣說)」·「태허설」·「귀신사생론(鬼神死生論)」 등의 대표적인 글을 수록하고 있다.

출처 : 교보문고


3. 목차


청소년 철학창고를 펴내며 
들어가는 말 
《화담집》의 이해를 돕는 길잡이 

제1편 시문(詩文) 
제2편 잡저(雜著) 
제3편 서(序) 
제4편 명(銘) 

나오는 말 
《화담집》, 기에서 찾은 세상의 이치 
화담 서경덕 연보

출처 : 본문 중에서


4. 출판사 서평


《화담집》, 조선 중기 이후 한국적인 성리학의 토대를 다지다! 
송도삼절로도 잘 알려진 화담 서경덕(1489~1546)은 조선 중기에 한국 성리학의 토대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사상을 정리한 문집이 바로《화담집》이다. 
성리학은 고려 말 안향에 의해 받아들여져 조선 건국의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게 된다. 
그 후 성리학은 조선 사회를 지배는 이념이 되었고 중기에 이르러서는 성리학의 학문적 연구가 발전해가면서 크게 두 가지 흐림이 나타나게 된다. 하나는 주자의 이론에 따라 리(理, 도덕 법칙)를 강조하는 흐름으로 그 중심에는 이언적이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북송 시대 성리학자 장재의 이론에 따라 기(氣. 인간과 자연 변화의 근원)를 강조하는 흐름이 있었는데 그 중심에 바로 서경덕이 있었다. 
따라서 한국 성리학에 있어서 리를 중심에 둔 철학을 발전시킨 이언적과 기 철학에 시작점에 있던 서경덕이 성리학을 한국적으로 토작화시킨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서경덕은, 당시 신분 질서 유지와 이를 통한 사회 안정화에 적합한“리”를 강조하는 성리학이 주류를 이루던 상황에서“기”를 중심으로 자기 나름의 철학적 체계를 쌓아갔던 독자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주목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그의 기 철학은 이이와 임성주 등으로 이어졌으며 한국적 성리학의 완성을 이끌어낸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기 철학의 출발점이자 한국적 성리학의 토대를 이루는 역할을 해낸 서경덕의 사상이 담긴《화담집》은 그 만큼 학문적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화담집》, 변화를 중심에 둔 서경덕의 기 철학, 이상보다는 현실 개혁적 성격 강해 
성리학에서 리를 강조하는 철학과 기를 강조하는 철학이 실제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 구조와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조선 시대까지 전통 사회에는 모두 농업이 기본 산업이었다. 농업은 땅을 경작해야 하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토지가 있는 곳에 머물러 살았다. 따라서 농업 사회의 구조는 정적일 수밖에 없었으며 이 같은 상황은 불변의 도덕 법칙을 강조하는 철학이 자리 집기에 아주 좋은 토양이 되었다. 조선 시대 내내 사농공상을 이야기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상업을 천시하고 억누른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따라서 사회 구조 면에서 산업적으로는 땅에 묶여 있고 사람 관계에서는 불변의 도덕 법칙에 묶여 있는 것이 다스리기 좋은 토대인 것이며 그 바탕의 이데올로기가 리를 중시하는 철학이었다. 
하지만 기를 강조하는 철학은 기가 끊임없이 변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이동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사회적 이동이란 한 군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상업의 강조로도 나타나고 또 다른 차원에서는 신분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바뀔 수 있다는 신분제 타파로도 나타난다. 
따라서 기 철학은 늘 평온해 보이는 농업 사회에서 볼 때 사회적 불안을 일으키는 불온한 사상으로 보이기 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업의 강조, 해외 통상의 중요성 강조, 신분제 타파 등의 측면에서 근대로의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현실 개혁적인 사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화담집》, 관념론적 자세가 아닌, 과학적 탐구로 우주 만물의 법칙을 세우다 
조선 중기, 주류를 이루던 성리학자들은 세상의 이치를 도덕론적 관념으로만 해석하려고 하거나 또는 본질과 현상이라는 리와 기의 조화, 즉 개념만으로 우주 만물의 법칙을 설명하려는 형이상학적 학문 자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서경덕은 자연과 인간을 보다 과학적으로 바라보고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우주 만물의 법칙에 대해 철학적인 답을 구하려 했던 인물이다. 그는 촛불, 온천, 바람 같은 구체적인 자연 현상에서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바뀌는 1년의 순환과 삶과 죽음으로 구분되는 인간 삶의 변화까지를 탐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나온 것이 바로 서경덕의 독자적인 기 철학 체계다. 기 철학은 모든 것을 변화의 관점으로 본다. 서경덕은 기가 어딘가에서 생겨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며 계속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와 같이 서경덕이 만물 변화의 원인을 기의 변화로 본 것은 북송 시대 성리학자 장재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는 하지만 그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자연 과학을 결합한 독자적인 자신의 학문 틀을 만들어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서경덕은 우주 자연의 모든 변화는 기가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것이며, 동시에 기 안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요소가 들어 있다고 보고 이를 뜻하는‘기자이(機自爾)”라는 독창적인 용어를 만들어낸다. 
기자이는 어떤 계기에 이르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는 뜻으로, 꽃 필 때 되면 꽃 피고 바람 불 때가 되면 바람 불며 비올 때가 되면 비가 오는데 이런 변화가 모두 시간적인 계기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서경덕은 기가 처음부터 이 세상을 꽉 채우고 있되 없어지는 것도 아니면서 매 시간적인 계기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고 잎을 떨어뜨리고 새싹을 돋게 한다고 보았는데, 오늘날로 본다면 서경덕이 말한 기는“에너지”에 대입할 수 있고,“기가 항상 존재하되 변화한다.”라고 보는 것은 오늘날“에너지 질량 보존의 법칙”으로 대입할 수 있다. 따라서 서경덕은 자연을 객관적으로 탐구하고 그 안에서 자연의 법칙을 찾으려 했던 물리학자였던 셈이다. 

2005년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여러 대학에서 동서양 고전을 선정하여 읽기를 권장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고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전은 인류가 쌓아온 지식의 보고다. 고전을 통해 우리는 각 시대의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기도 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를 되돌아보고 해답을 찾기도 한다. 따라서 고전 읽기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옛 것을 되살려 오늘을 새롭게 한다[溫故知新].’는 데 있다. 
‘청소년 철학창고’는 고전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학’에 보다 무게를 실었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는 학문으로, 깊이 있는 사고력과 논리적으로 종합하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세상과 인간에 대해 눈떠 가는 청소년 시기에 철학 공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학 고전은 청소년들에게 살아 있는 논리 훈련의 장이 될 것이다. 

고전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청소년 철학창고’ 

■엄격한 선정, 엄격한 검증을 생명으로
 
‘청소년 철학창고’는 청소년이 읽을 수 있는, 또는 꼭 읽어야 하는 고전을 신중하게 선정했다. 고대, 중세, 근세 각 시대별로 한국, 동양, 서양을 대표하는 중요한 사상가들의 대표 저작을 중심으로 수차례 회의와 논의를 거쳐 약 50여 권의 ‘청소년 철학창고’ 목록이 완성되었다. 각 대학에서 중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선정위원들이 많은 논의와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고전, 풀빛 ‘청소년 철학창고’는 다른 고전선집들과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는 고전선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 
‘청소년 철학창고’는 딱딱하고 어려운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무엇보다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청소년들이 원문을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과감하게 구어체 중심으로 새롭게 번역하고, 길고 어려운 문장이나 한자어, 개념어 중심으로 된 문장을 일일이 재정리하여 청소년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썼다. 그리고 청소년의 읽기 수준을 고려하여 분량이 많은 고전의 경우,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또한 청소년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빠진 부분을 보충하면서, 전체 내용을 재정리할 수 있게 책 내용과 저자의 사상에 관한 해설을 함께 실었다. 마지막으로 쉬운 것부터 읽기 시작하여 점차 사고의 폭을 넓혀가도록 난이도에 따라 단계를 구분했다. 

■청소년과 가까이 있는 선생님들로 필자 선정 
‘청소년 철학창고’는 청소년과 가까이에 있어 청소년의 수준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필자를 선정했다. 필자들은 해당 분야의 전공자로서, 꼼꼼한 검토와 재정리를 통해 어렵고 딱딱한 고전을 수업 시간에 강의하듯이 쉽고 재미있게 풀어썼다. ‘청소년 철학창고’는 꼭 읽어야 할 고전들도 어려워서 읽으라고 권하기 쉽지 않았던 현실을 잘 아는 필자들의 고민과 노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출처 : 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