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란 단어를 만들어 낸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작품. 1930년대 무렵, 차페크는 철학의 인식론적인 문제에 집착하고 있었다. 이에 일명 철학 소설 3부작인 ≪호르두발≫(1933), ≪별똥별≫(1934), ≪평범한 인생≫(1934)을 썼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다.
출처 : 교보문고
제1부
제2부
제3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출처 : 본문 중에서
피고 슈테판 마냐, 26세, 머슴, 미혼, 개신교.
피고 폴라나 호르두발로바, 처녀 때의 구성(舊姓) 두르콜로바, 미망인, 31세, 그리스 정교.
각각을 크리바 출신의 농부 유라이 호르두발의 살인죄로, 그리고 동(同) 유라이 호르두발의 살인 공범죄로 기소함.
피고들은 기립하시오. 피고들은 기소 내용을 들었습니다. 기소 내용과 관련해 유죄를 인정합니까?
피고 슈테판 마냐는 유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유라이 호르두발을 살해하지 않았다. 그는 그날 저녁에 리바리의 집에서 잠을 잤다. 들보 뒤에 있었던 돈은 주인어른으로부터 받은 돈이다. 이 돈은 그가 하피에와 결혼하기 위한 지참금이다. 유리칼은 구입하지 않았다. 안주인과는 아무런 은밀한 관계도 없었다.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피고 폴라나 호르두발로바는 유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아침이 될 때까지 살해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유라이 호르두발이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녀는 단지 창문이 깨진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머슴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유리칼은 수년 전에 남편이 직접 구입했다. 살인자는 창문을 통해서 들어올 수밖에... --- p.241~242
출처 : 본문 중에서
차페크 문학의 최고봉으로 간주되는 ≪호르두발≫, ≪별똥별≫, ≪평범한 인생≫은 완전히 독립적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세 작품 모두 진실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일 주제의 소설이다. 그리고 이 3부작은 작가의 초기 상대주의 철학에서 후기 절대주의 철학으로의 이행을 예고하는 동시에 헤겔의 정반합 변증법에 바탕을 두고 있는 철학적인 소설이다. 즉 ≪호르두발≫은 테제(These), ≪별똥별≫은 안티테제(Antithese), ≪평범한 인생≫은 진테제(Synthese)가 되는 변증법적인 소설인 것이다.
첫 작품 ≪호르두발≫은 차페크 초기의 상대주의 철학을 잘 대변해 주는 소설이다. 제1부에서는 주인공 호르두발 자신이, 제2부에서는 두 명의 형사가, 제3부에서는 재판부가 각기 다른 입장과 관점에서 호르두발의 진실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지만, 아무도 호르두발에 대한 절대적인 진실의 규명에는 성공하지 못한다. 여기에서 주인공 호르두발의 정체성에 대한 진실은 없다는 테제가 정립되는 것이다.
두 번째 작품 ≪별똥별≫은 비행기 추락과 함께 운명을 같이한, 단지 죽음만을 남겨놓고 있는 의식불명의 한 조종사의 삶을, 간호사 수녀는 꿈을 통해서, 천리안 예언자는 직관을 통해서, 작가는 예술적인 상상력을 통해서 재구성하려 한다는 이야기로, 주인공의 진실에 대한 안티테제를 제공한다. ≪호르두발≫에서 제시된 어느 누구도 주인공의 진실에 접근할 수 없다는 명제가, ≪별똥별≫에서는 누구라도 주인공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는 반명제에 의해 도전을 받게 되는 것이다.
첫 번째 소설의 명제에 대한, 두 번째 소설의 반명제 대응에 의해 발전된 합명제를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세 번째 소설 ≪평범한 인생≫이다. 따라서 이 소설은 주인공이 다른 주인공들의 조명을 거치지 아니하고 주인공 자신의 내면에 들어 있는 여러 모습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진실을 확보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평범한 인생≫의 주인공 은퇴한 철도 공무원은 자신의 삶을 회고해 보는 과정에서, 현재(顯在)하는 자신 외에도 묻혀 있거나 잠재하는 자신이 있고, 또한 평범한 철도 공무원의 이면에는 출세주의자, 시인, 현학자, 낭만주의자 등의 여러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리하여 인간은 자신 속에 들어 있는 여러 자신들을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도 알 수 있다는 합명제가 도출되는 것이고, 또한 우리는 이와 같은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차페크 문학의 본질인 휴머니즘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호르두발≫은 3부로 구성되는데, 그 가운데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제1부는 대부분 호르두발 자신의 내적 독백(interior monologue)으로 서술되어 있다. 차페크는 회화체의 도입과 이른바 ‘간접화법’의 사용으로 호르두발의 내적 독백에 효과를 더하면서 주인공의 이야기가 센티멘털리즘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는 배려를 잊지 않는다. 그리고 호르두발이, 문맹자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인물들을 압도할 정도로 기품이 있고 풍부한 감수성의 소유자라는 역설적인 사실이 극적인 효과를 더한다.
출처 : 지식을 만드는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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