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소개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
사랑과 열정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만년에 쓴 시집『충만한 힘』. 독재가 곤살레스 비델라의 정권이 무너진 뒤, 네루다가 1953년 칠레로 돌아와 십여 년간 산티아고 해안가의 작은 섬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 쓴 시들을 묶은 것이다. 달콤한 언어와 풍부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든 존재들에게 말을 거는 네루다의 소박한 이웃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경의, 시인으로서의 각성 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민중》은 1962년 칠레 공산당대회에 공산당 중앙위원으로 참석한 네루다가 공식행사의 하나로 낭독한 것으로, 인간의 연대에 대한 그의 입장을 요약하고 있다. 칠레의 과거와 현재의 노동자들을 묘사한 이 시는 그의 후기 작품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이슬라 네그라의 세밀한 풍경과 분위기, 발파라이소에 늘어선 항구들과 해변을 절묘하게 그려낸 다수의 시편이 포함되어 있다.
2. 저자 소개
파블로 네루다
1904년 남칠레 국경 지방에서 철도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열아홉 살 때 '스무 편의 사랑과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출간하여 남미 전역에서 사랑을 받았고, 스물세 살 때 극동 주재 영사를 맡은 이후 스페인,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지의 영사를 지냈다. 프랑코의 파시스트 반란이 일어나자 파리에서 스페인인들의 망명을 적극적으로 돕는 등 정치활동을 했으며, 칠레 공산당 상원의원으로도 활동했다. 곤살레스 비델라 독재 정권의 탄압을 받자 망명길에 올랐다가, 귀국 후 아옌데정권이 들어서면서 프랑스 주재 칠레 대사에 임명되었다. 1973년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3. 목차
시인의 의무
말
대양
물
바다
그건 태어난다
탑
행성
벌거숭이
탑에서
새
세레나데
건축가
아이 씻기기
다림질을 기리는 노래
탄생
죽은 가난한 사람에게
'라 세바스티아나'에게
작별들
모든 이를 위하여
봄
발파라이소의 시계공 돈 아스테리오 알라르콘에게
아카리오 코타포스에게
돌아온 방랑자
알스트로메리아
조사
C.O.S.C
이슬라 네그라의 밤
엉겅퀴
과거
E.S.S. 에게
바로 그 항구에게
슬픔에게 2
요약
민중
충만한 힘
옮긴이의 말
4. 파블로 네루다의 대표 시
시 (詩)
-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야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어,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내 나름대로 해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遊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아도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미소(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虛空)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렸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여자의 육체/파블루 네루다
여자의 육체, 하얀 언덕, 하얀 허벅지,
몸을 맡기는 네 모습은 이 세계를 닮았다
거칠기 짝이 없는 농부의 육체가 너를 파헤쳐
땅 속 깊은 곳에서 아이 하나 세차게 솟아나오게 한다
나는 터널처럼 고독했다 새들은 도망치듯 날아가 버리고
침략처럼 밤은 그 막강한 힘으로 나를 파고들었다
그러나 나는 살아남기 위해 너를 단련시켰다 무기처럼
화살처럼 투석기의 돌처럼
이제 복수의 시각은 다가오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피부와 이끼와 우유로 만들어진 갈증과 욕망의 육체여
오 가슴의 두 컵이여! 오 딴전을 부리고 있는 두 눈이여!
오 불두덩의 장미여! 오 느리고 슬픈 목소리여!
나는 너의 매력에 사로잡히리라, 오 여자의 육체여
이 목마름, 이 끝없는 욕망, 이 정처 없는 나의 길이여!
영원한 갈증이 흐르고, 피로가 흐르고
밑 모를 고통이 흐르는 검은 하상(河床)이여
5. 출판사 서평
대양의 푸른 물빛을 닮은 네루다 시의 진경!
사랑과 열정의 시인 파블로 시집 [충만한 힘]이 정현종 시인의 번역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시인이 된 네루다는 이제 우리에게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 타계한 지 삼십여년이 넘었지만 그의 시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애송되고 있고 경이로울 정도로 다채로운 그의 삶의 이력은 그를 추종하는 젊은 시인들에게 신선한 시적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충만한 힘]은 독재자 곤살레스 비델라의 정권이 무너진 뒤, 네루다가 1953년 칠레로 돌아와 십여년간 산티아고 해안가의 작은 섬 이슬라 네그라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 쓴 시들을 묶은 것이다. 오십대 중반의 그가 정신적으로 가장 충만하고 원숙한 시기에 쓴 작품들이어서 그의 작품짐 중에서도 특별한 위츠를 점할 뿐 아니라 시인 자신도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한 작품집이다.
이 시집의 [시인의 의무], [말], [충만한 힘]등의 작품을 통해 네루다는 이미 전작 [마추픽추의 산정]에서 선언했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모든 사람과 사물을 위해 시가 존재해야 한다는 자신의 문학관을 다시 천명한다. 이를테면 장미꽃의 아름다움이나 연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만지면 만져지는 객체로서의 시. 고통받는 사람들의 등을 다독여주는 시, 문학을 통한 인간의 연대 등을 추구하는 것 또한 자신의 의무라는 것이다.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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