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소개
분단시대를 지식인으로 살아온
평화통일 민족주의 역사학자의 자기 기록
『역사가의 시간』은 일제시기부터 최근까지 한국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겪어온 저자가 정확한 기억이 아니면 아니라고 밝히고 더 기억이 희미한 경우에는 아예 쓰지 않는 방법으로 엄격한 자기검열하에 쓴 자서전이다. 자서전의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한 역사학자가 경험한 또 하나의 한국현대사 기록인 동시에 한 역사학자가 서술한 또 하나의 동시대 역사서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자신을 역사에, 역사를 자신에게 비추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기술한 우리 현대사이기도 하다. 한평생 우리 근현대사를 왜곡 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진보적 지식인의 삶의 기록인 동시에, 한국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역사학자의 자서전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문헌적 의미도 지니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이야기체 형식으로 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시대의 쟁점에 대해 논쟁적으로 구성된 이 책에은 역사학은 현실문제를 다루어야 하며 또한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입장이 잘 드러난다. 부록으로 제시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일지’는 저자가 노무현정부 시절 2년간 친일진상규명위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과거사 청산’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전개되어온 과정을 낱낱이 기록한 생생한 현장보고서다. 그밖에 ‘강만길 연보’와 ‘저서목록 및 상훈경력’을 덧붙여 강만길 개인의 역사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이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출처 : 교보문고
2. 저자
1933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소년시절에 일제강점 말기와 해방정국을 경험하며 역사공부에 뜻을 두게 되어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원에 다니며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일하다 1967년 고려대 사학과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1972년 ‘유신’ 후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각종 논설문을 쓰면서 서서히 현실비판적 지식인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광주항쟁 직후 항의집회 성명서 작성과 김대중으로부터의 학생선동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구금되었다가 고려대에서 해직되었다. 1984년 4년 만에 복직하여 강단으로 돌아온 이후 정년퇴임하는 1999년까지 한국근현대사 연구와 저술활동을 통해 진보적 민족사학의 발전에 힘을 쏟았으며, 2001년 상지대학교 총장을 맡아 학교운영 정상화와 학원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 김대중정권부터 노무현정권까지 약 10년간 통일고문을 역임했고,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남측위원회 위원장,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광복60주년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0년 역사대중화를 위해 계간지 『 내일을 여는 역사 』 를 창간해 지금까지 발간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재단법인 ‘내일을 여는 역사재단’을 설립해 젊은 한국근현대사 전공자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출처 : 교보문고
3. 목차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1장 일제강점기의 끝자락을 산 이야기
1940년에 ‘심상소학교’에 입학하다
국민학생으로 겪은 우리말 수난
황민화정책 때문에 당한 ‘창씨개명’
국민학생으로서 겪은 ‘대동아전쟁’
“너는 조선사람이다. 아느냐?”
2장 초등학교 6학년 때 해방을 맞은 이야기
‘느닷없이’ 닥친 민족해방이라니
‘코끼리’ 선생님에 대한 기억
‘해방공간’의 중학교육
몸서리치게 극심했던 좌우대립
‘찬탁’ ‘반탁’은 사생결단 그것이었다
왜 한사코 ‘찬탁’이었고 또 ‘반탁’이었을까
‘백두산 호랑이’의 포효에 놀라기도 하고
3장 중학교 5학년 때 6· 25전쟁을 당한 이야기
일요일에 들은 ‘남북전쟁’ 발발 소식
별 수 없이 학도의용군이 되다
‘부산교두보’ 시기의 부산에 가다
운 좋게도 ‘우연히’ 대학생이 되다
자원입대해서 ‘실제 군인’이 되다
4장 대학원생으로 4·19와 5·16을 겪은 이야기
기어이 ‘올챙이 학자’가 되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4·19‘혁명’을 겪다
4·19는 ‘혁명’이 아닌 혁명 그것이어야 했다
예상 못한 5·16군사쿠데타를 당하다
5·16쿠데타와 연관있는 이야기 한 토막
한국사학회와 『사학연구』 이야기
자본주의 맹아론 연구의 의미에 대하여
5장 박정희 ‘유신’독재 아래 산 이야기
고려대학교 전임교원이 되다
‘유신’ 바람에 학문적 ‘외도’를 하게 되다
‘창비’와의 인연으로 ‘분단시대’가 태어나다
한국사연구회 창립에 동참한 이야기
박사학위논문과 그 주변 이야기
남산의 중앙정보부 취조실 구경
미국의 패전과 베트남의 통일을 보고
박정희정권을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6장 박정희살해사건 후 ‘서울의 봄’을 산 이야기
일본 와세다대학에 파견교수로 가다
‘10?26박정희살해사건’ 후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북경찰서 유치장에서 한 달을 살다
군사정권 뒷자리에 또 군사정권이 서다니
7장 전두환정권에 의해 해직교수가 된 이야기
교단에서 강제로 쫓겨나다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기도 하고
‘독립운동의 성지’ 서대문형무소에도 가보고
30년 군사정권 뒤 민주화가 되긴 했지만
8장 복직 후 학문 방향이 바뀐 이야기
중세사 전공에서 근현대사 전공으로
일제시기 사회주의운동을 민족해방운동의 일환으로
좌우익 통일전선운동의 역사에 주목하고
역사학의 현재성과 대중성 확립을 위하여
‘사회주의 조국’이 무너지는 ‘역사’도 겪고
9장 6·15남북공동선언에 동참한 이야기
정년퇴임, 그리고 ‘경실련’과의 인연
북녘 학자와의 첫 만남과 첫 평양행의 실패
남녘 대통령이 무장한 인민군을 사열하다니
6월 14일 밤, 평양 만찬장에서의 감격
평화통일의 ‘전도사’가 되고 싶어서……
역사는 결코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10장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이야기
『통일시론』에서 『민족21』로
일제침략을 규탄한 남북 역사학자 학술회의
불발된 을사조약 100주년 기념사업
북녘 리종혁 아태 부위원장과의 인연
완전통일 전에도 『우리 민족의 현대사』 같은 책이 있었으면
평화통일을 이루어가는 21세기 역사의 방향은?
11장 6·15선언 5주년 기념행사 이야기
6·15선언 5주년행사가 있기까지의 뒷이야기
통일문제에 가시가 있는 글과 없는 글
인상적이었던 6·15선언 5주년 기념행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오찬자리
6·15공동선언 후 통일은 많이 추진되었다
12장 상지대학교 총장 시절의 이야기
상지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하기까지
상지대학교 분규의 내력
교정 곳곳에 이상한 푯말이 꽂힌 대학
국내 ‘최고’의 ‘민주대학’ 상지대학교
우리나라의 대학경영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들
13장 그밖에 남겨두고 싶은 이야기들 1
쿄오또제국대학의 두 조선인 교수 이야기
자칭 자유주의자 오기영씨가 월북한 이야기
‘대일본제국’ 외무대신 박무덕 이야기
군사독재의 ‘독니’에 물린 지식인 이야기?하나
군사독재의 ‘독니’에 물린 지식인 이야기?둘
비전향장기수들과의 인연 이야기
14장 그밖에 남겨두고 싶은 이야기들 2
이상룡 ‘임정’ 국무령의 『석주유고』 이야기
대학교수의 학점 주는 ‘신성한’ 권한에 관한 이야기
평생 모은 장서를 북녘에 기증한 이야기
‘내일을 여는 역사재단’ 이야기
글쓰기를 마치면서
부록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일지
해제 | 신용옥
강만길 연보
저서목록 및 상훈경력
출처 : 본문 중에서
4. 출판사 서평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출간 40주년 기념 저작집 발간
― 강만길 사학의 집대성이자 실천적 저술활동의 총 결산
유신의 서슬이 여전히 시퍼런 1978년 출간되어 당대의 한국지성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이 올해로 출간 40년을 맞이했다. 해방 후 시대를 통일의지가 담긴 ‘분단시대’라는 용어로 처음 명명한 강만길은 그의 첫 사론집인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출간 이후 조선후기와 일제강점기를 연구하는 한국사학자로서 그리고 시대의 아픔을 고민하는 지식인으로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학문적?실천적 행보를 보여주었다. 반공주의나 대북적대주의가 고착화되는 동시대를 평화통일을 지향하며 극복해야 하는 ‘분단시대’라 이름 지은 것은 당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었다. 이는 이후 우리 사회의 일상용어와 학문용어로 정착하며 통일 지향의 역사의식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분단사학의 반성과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사론 정립을 과제로 제기한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은 자신의 이론화 작업에 견인차가 되고, 1980년대 이후 인문·사회과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강만길 저작집’ 전18권은 이같은 강만길 사학을 집대성한 것이자 실천적 저술활동의 전모를 오롯이 보여주는 책이다.
‘내일을 여는 역사재단’의 기획으로 긴 준비과정과 만 2년간의 편집과정을 거쳐 출간된 ‘강만길 저작집’은 일제 식민사학의 정체후진성과 타율성론을 극복하고자 한 조선후기 자본주의 맹아론 연구부터 1930년대 좌우합작운동 등 통일민족국가 건설운동에 관한 독보적 연구저작들과 한국근현대사 개설서, 통일관련 대중역사서와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저서 19권과 미간행 원고를 묶어 전18권으로 구성하였다. 출간 당시 의도를 살려 원본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오늘의 독자를 배려한 편집체재로 꾸몄다. 원로에서 신진까지 한국근현대사 연구자들이 적극 참여해 집필한 해제 20편은 40여년에 걸친 저작들의 사학사적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의미있는 읽을거리이다.
강만길, 역사학의 현재성을 믿는 우리 시대의 사표(師表)
저자는 평생 역사가로서 살아오면서 지녀온 명제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E. H. 카)를 넘어서 ‘역사는 이상의 현실화 과정이다’ ‘역사는 변하고 만다’라고 술회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1933년) 오늘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격류를 고스란히 헤쳐온 그의 이상주의적인 명제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그에게 역사란 화석화되어 정체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 과거이다. 그는 아무리 현실이 암담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실제로 그의 저술과 실천 활동은 이런 기본인식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이뤄졌다. 또한 그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역사학의 현재성은 대중성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명제를 좀더 적극적으로 쉽게 풀어쓰고 싶은 소망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음을 밝힌다.
저자의 후학들이 해제에서 밝힌 스승 강만길의 면모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제자들의 석사?박사 논문의 방법론이나 논지가 자신과 다르더라도 객관적 타당성만 인정되면 관대하게 수용하여 새로운 경향의 학문이 나올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제자들이 공히 떠올리는 그의 모습이다. 이처럼 저자 강만길은 엄청난 사료를 읽어내며 철저히 자료에 기반하여 논문을 쓰는 등 학자로서 엄격하고 원칙적인 자세를 강조하면서도, 제자들에게는 학문적 포용력과 객관성?합리성을 지닌 스승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불의에 저항하는 실천적 삶과 평화통일을 향한 신념을 보여준 것은 물론이며, 회갑 기념 논총을 마다하고 사재를 들여 『한국사회주의운동인명사전』(강만길?성대경 엮음, 창작과비평사 1996)을 출간하는 한편, ‘내일을 여는 역사 재단’을 설립해 소장 연구자를 지원하고 잡지 『내일을 여는 역사』의 발간을 통해 역사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 시대 대표 지식인의 사상적 원천과 지향
저자는 반세기 넘는 세월을 분단과 통일 문제를 학문적 화두로 삼아 집필활동을 계속해왔다. 비교적 최근의 저서(저작집 제16권) 제목 ‘분단고통과 통일전망의 역사’에는 그의 ‘절박한’ 역사인식이 담겨 있다. 특히 미래 세대 젊은이들에게 민족분단시대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며 “분단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민족사의 바람직한 장래를 내다보려 한 ‘진보적 글쓰기’를 계속할 것”이라는 팔십성상 저자의 선언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아프게 일깨워준다.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출간 4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강만길 저작집 전18권에는 그가 평생 일관해온 지적·실천적 삶의 궤적이 온전히 담겨 있어 우리 시대 한 대표적 지식인으로서 그의 사상적 원천과 지향을 짚어볼 수 있다.
출처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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