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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추천 도서 (838) 성(性)의 정치학(상,하) - 케이트 밀레트



 

 

 

 

 

1. 책소개

 

성이 정치적인 것이 될 수 있으며, 이미 정치적인 것인가라는 의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정치'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케이트 밀레트는 정치를 '권력구조적 제관계라고 정의하며,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구조를 성과 정치의 연관성에서 포착하고 있다.

저자는 <성의 정치학 Sexual Politics>에서 '가부장제'(patriarchy)란 용어를 사용하여 가부장제는 여성을 남성에 종속시키든가 여성을 열등한 남성으로 취급한다고 폭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은 사회와 가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속박되며 민주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애초부터 종속되어 왔던 상투적 성역할 체계에 의해 계속 강제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성별'(sex)과 '(사회학적)성'(gender)을 구별하여 성별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지만 '성'은 사회적 상황에서 획득한 성적인 정체성을 의미하는 심리학적 개념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사회 체제 속에서 영구화된 성별 역할이 여성을 억압하고 있으며 지배와 종속의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 성 역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성의 정치'라 주장한다.

이 책은 이러한 성의 정치를 분석하는데 있어 문학비평을 사용하고 있다. 여러 문학작품을 접하며 여성들이 접했던 불쾌감이나 찝찝함의 원인을 명쾌한 언어로 분석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며, 정치적인 것이 사적인 것이라는 당위를 신랄하게 예증한다. 이 책은 로렌스, 헨리 밀러, 메일러, 장 즈네의 소설에서 성적인 묘사에 스며있는 남성 지배를 꼬집고 있다.

 

출처 - 알라딘

 

2. 저자소개

 

케이트 밀레트 (Kate Millett, 1934-)

미네소타주의 아일랜드 계 중류 카톨릭 가정에서 태어나 시민 운동과 평화 운동에 활발히 참여한 이후 여성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17세에 미네소타대학에 들어가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으로 건너가 빅토리아 시대의 문학을 전공하여 수석졸업의 영예를 안았다. 컬럼비아대학에 제출한 그녀의 이론은 성 정치학의 기초를 형성하였고 진보페미니즘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구성과가 되었다. 1961년 그녀의 조각작품들을 전시하기 위해 일본을 여행하여 일본인 조각가 쿠미오 요시무라(Fumio Yoshimura )와 결혼했다. 1964년 이후로는 여성해방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녀는 미국의 헌터대와 버나드대 등에서 폭넓게 강의했다. 1970년 3월에 ‘성의 정치학’을 탈고했는데, 이것은 컬럼비아대의 문학박사 학위논문으로 저술된 것이다. 1969년 그 일부가 발표됐을 때부터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3. 목차

 

-상-

서문
1.성의 정치학
제1장 성의 정치의 예증
제2장 성의 정치의 이론
2.역사적 배경
제3장 성의 혁명 제1기, 1830-1930
제4장 혁명적, 1930-1960
3.문학적 고찰
제5장 D.H 로오렌스
제6장 헨리 밀러
제7장 노오먼 메일러
제8장 쟝 쥬네
후기
역자후기

 

- 하 -

 

서문
1.성의 정치학
제1장 성의 정치의 예증
제2장 성의 정치의 이론


2.역사적 배경
제3장 성의 혁명 제1기, 1830-1930
제4장 혁명적, 1930-1960


3.문학적 고찰
제5장 D.H 로오렌스
제6장 헨리 밀러
제7장 노오먼 메일러
제8장 쟝 쥬네
후기
역자후기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4. 책에 대하여

 

[성의 정치학(Sexual Politics)/ 1970]의 내용

 

<성의 정치학>에서 보듯이 여성은 오랜 과거부터 남성에 의해 조작된 사회화를 통해서 계급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약자로서 살아왔으나, 근대부터 시작되어온 여성운동과 의식의 개선을 통해서 현대여성들은 이전보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다. 그 예로 정치계에 여성장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과 여성CEO들이 기존의 남성CEO들과 다른 섬세함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들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여성차별의 완화라기보다는 인간사회가 과거의 부조리함을 뉘우치고 인류애를 실천해 나가고자하는 인격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남성들, 특히 더 젊은 세대로 올 수 록 지난 시간들의 여성과 같은 약자들의 차별의 부조리를 인식하고, 그것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사고를 갖게되는데 시간이 지날 수 록 이를 실천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변화 속에서 여성은 사회에서의 변화하는 지위를 겪어왔다. 성 정치학의 이론들은 ‘사회화’를 전제로 한다.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 볼 때, 사회는 여성을 가부장제의 관점에서 성에 비해 수동적이고, 무지한 비효율적인 존재로 여겨왔는데, 그것을 기정사실화 시켜 여성 스스로도 그렇게 인식하게끔 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여성이 비효율적이고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오랜 시간을 걸쳐 입증해왔고, 더 이상 남성들이 기존의 편견을 뒤엎는 사실들을 부인할 수 없기에 여성을 동등한 존재로 보고 있다. 여성은 현대사회에서 정치나 지식산업에 뛰어들었고 특유의 감성적인 기질을 통해 더 쉽고 유연하게 일을 완수하기도 한다. 남성의 역할에도 변화가 일어났는데, 심지어 과거에 여성적 기질이라고 보여지던 요리나 의복을 만드는 일을 하는 남성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편견에서 자유로워진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한설아 / 서울시립대 강사·여성학 서평 2001년 11월 26일) - “남성에게 권력이 집중된 부권제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케이트 밀레트가 박사논문을 책으로 출판하면서 ‘성의 정치학’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이다. 이러한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사회에 던진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그 이전까지 남성과 여성이 사랑하고 성관계를 맺고 결혼해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것은 권력이니 정치니 하는 것과는 멀리 떨어진, 아주 개인적인 친밀성의 영역에 속해있는 것으로, 심지어 신비롭고 낭만적인 어떤 것으로 간주돼 왔기 때문이다.


밀레트는 사랑이나 성 역시 ‘지배의 도구’, ‘주도권 싸움의 영역’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더욱이 이렇게 양성간의 ‘친밀성’, 혹은 ‘애욕’의 형태를 띤 권력관계가 다른 모든 지배-피지배 관계에 하나의 모델이 돼 왔음을 암시한다. 이로써 성별정치학은 사회의 모든 부조리와 불평등의 근본에 놓여있는 것이 되며 만일 우리가 이러한 불평등을 제거하려는 사회적 개혁을 원한다면 이 근본에 대한 철저한 도전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된다. 부권제를 간과한 모든 개혁은 궁극적으로 실패에 돌아가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찰은 어째서 이 책의 출판이 단지 ‘성별관계’를 다룬 탁월한 문예비평서라는 평가를 넘어서 서구의 제2기 여성운동을 불붙게 한 결정적인 사건으로 간주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여성주의와 여성운동의 역사 속에서 후대 페미니스트 지식인들이 케이트 밀레트의 사상을 ‘급진적 페미니즘’이라고 명명해온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케이트 밀레트의 탁월한 통찰력은 단지 그가 내린 결론이나 주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주장을 이끌어낸 방법에 있다. 서구에서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서 성의 정치적 혁명이 최초로 일어난 시기와 그에 대한 반동, 즉 반혁명이 일어난 시기를 꼼꼼히 검토하면서 그녀가 주목한 것은 문화와 지식의 생산과정에 침투한 성별 권력관계였다. 여성에게 교육과 선거의 권리가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첫 번째 성혁명의 물결이 반격을 맞고 쇠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성과 결혼과 가족제도의 변혁과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인간의 정서적 심리적 구조의 가부장성을 간과하고 단순히 제도적 변화에만 선배 혁명가들이 주목했던 데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여성들이 주도하는 변화의 물결에 맞서서 남성지식인들이 ‘새로운’ 과학을 내세우고 문화적 생산물들을 만들어내면서 이를 통해 남성과 여성의 성적 관계에 침투해있는 불평등한 권력구조를 자연스러운 것, 과학적인 것, 심지어 심미적인 것으로 의미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밀레트는 성별 불평등을 하나의 본능적인 심리적 구조로 고착시키는 ‘남근선망과 외디푸스 콤플렉스’로 명성과 권위를 얻은 프로이트나 성별 권력관계를 사회의 운영에 순기능적인 것으로 간주했던 파슨즈의 기능주의뿐만 아니라 부권제 자체를 남녀관계의 자연스러운 성적 욕망으로 미학화했던 대표적인 남성작가들의 작품을 철저하게 해부했다. 영문학자였던 밀레트는 D.H. 로렌스, 헨리 밀러, 노오먼 메일러 같은 남성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 20세기 초 성의 반혁명물결을 통한 가부장제의 부활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동시대인들이 정서적으로 반혁명의 정당성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도록 만드는 과정을 낱낱이 밝혀냈다.


지식을 갖춘 독립적인 여자주인공에 대한 조소와 파멸, 그리고 이 여자들에 대한 남자주인공의 성적 지배를 ‘성애’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구성하는 것은 이 작가들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패턴이다. 이를 통해 성의 혁명을 주장하며 자신의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자 했던 여성들은 철저한 문화적 ‘반격’을 맞게 된다.


30년 전에 쓰여진 이 책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고전’으로서의 의의를 간직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성의 혁명과 반혁명에 크게 기여하는 문화와 과학의 흐름에 대한 선구적 통찰 때문이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성별관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성의 정치, 문화정치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평등을 향한 염원이 반동의 물결 속에 또다시 익사 당하는 역사적 오류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