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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6월의 추천 도서 (836) 성(性)의 역사 - 미셸푸코


 

 

1. 책소개

 

프랑스의 대표적 사상가인 미셸 푸코 말년의 역작.

푸코는 성에 대한 억압의 가설을 자세히 살피고 그것이 출현한 배경 또는 출현시킨 권력의 책략을 드러냄으로써, 그것의 허구성을 논박한다. 성에 관한 담론은 출발선에서부터 본질적으로 부르조아지가 자기 확인과 그들 자신의 주도권을 확립하기 위해 활용한 <자기의 기술체계>라는 사실을 우리들에게 일깨움으로써, 성적 욕망의 장치는 앎의 여러 유형들로 뒷받침하고 그것들에 의해 뒷받침되는 세력 관계들이 전술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권력 자체가 아니라 근대적 주체의 등장에서 권력이 많은 역할에 맡은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그리고 성에 처해 있는 곤궁한 상태는 억압의 결과가 아니라 성적 욕망을 특정한 문화형태로 산출함에 따라 불행이 초래되는 "적극적인" 기제의 귀결이라는 것을 확인해 나가며 그리하여 본능의 억압이 문명의 기초를 이룬다는 프로이드·마르쿠제류의 사유를 암암리에 뒤엎음으로써, 푸코는 우리들에게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 역자 서문 중에서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2. 저자소개

 

<미셀 푸코>

프랑스 쁘와띠에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공부했으며, 니체, 하이데거, 바따이유, 바슐라르, 깡길렘, 알튀세르 등의 영향을 받았다. 파리대학 반센 분교 철학교수를 거쳐 1970년 이래 꼴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지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이론과 임상()을 연구하는 한편, 정신의학의 역사를 연구, 『광기()와 비이성()―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1961)와 『임상의학의 탄생』(1963) 등을 저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각 시대의 앎[]의 기저에는 무의식적 문화의 체계가 있다는 사상에 도달하였다.

그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구조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사회 구조나 언어 구조 등의 '구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구조란 '짜여진 어떤 틀'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자아나 관념 역시 이 틀 안에서 탄생하고 전개, 소멸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인간의 신체가 있었다. 그는 신체야말로 권력의 시발점임과 동시에 저항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저서인 『광기의 역사』는 근대 서구사회에 있어서 나병의 쇠퇴와 나병의 폐쇄에 따른 광인을 감금하는 장소가 개설된 사실에서 이론적 비판을 전개한 논문이다. '광기'의 개념이 형성되고 유포된 과정을 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여, 이성주의의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역으로 드러낸다. 어째서 이성은 비이성을 질병으로 치부했을까? 어째서 감금하고 억압하고 마침내 침묵 속에 가두었을까? 이성의 독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타자/외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감시와 처벌 : 감옥의 역사』에서 푸코는 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간적 장치가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가치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로서 인간에 대한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억압적 수단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감옥은 범죄자들의 단순한 수용소가 아니라 권력의 사회통제를 위한 전략의 소산이며 그 범죄자들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유용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와 사물』(1966)과 『앎[]의 고고학()』(1969)에서 무의식적인 심적 구조()와 사회구조, 그리고 언어구조가 일체를 결정하며, 주체로서의 인간이라든가, 자아라고 하는 관념은 허망이라고 하는 반인간주의적() 사상을 전개하였는데, 이것이 구조주의 유행의 계기가 되었다.

정상적인 자기가 어떤 지식의 배치를 통하여 마련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푸코의 초기라고 본다면, 중기에는 니체의 권력, 힘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근대 사회에 작용하는 미시권력의 다양한 장치와 테크놀로지를 추적한다. 주로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을 연구하고 많은 논문을 써온 양운덕 선생은 근대인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푸코는 권력이야기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푸코는 규율 지키기와 몸 길들이기를 통해서 근대를 살아가는 ‘주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권력이 근대 주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푸코는 개인의 몸에 작용하는 일정한 관계망 속에서 권력의 작용을 살필 수 있다고 말한다. 푸코에게 있어 권력은 작용할 대상을 일정하게 형성하고 그 대상이 스스로 권력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권력은 억압하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생산적, 긍정적인 힘인 것이다.

『성의 역사』는 '성'과 그것을 행하는 '인간' 그리고 그것들을 조직하는 권력(혹은 담론 - 힘있는 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저작으로 '성정치학' 논의에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저작물이기도 하다. 3부작으로 이뤄진 『성의 역사』에서 푸코는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의 역사는 오히려 선동과 증대의 역사다. 억압 대신 선동과 증대가 이뤄지고 거기로부터 수많은 '말' 그리고 '권력 망'이 생겨났기 때문에 오히려 성이 '억압의 역사'를 가진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노동력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게 되고, 불필요한 노동력을 사용하게 하는 수음을 금지하게 하거나(실제로 그런 캠페인이 있었다), 그것의 사례로 얘기되는 청교도주의나 금욕주의의 전개에 대해 푸코는 우선 의심했으며, 그 이면을 파헤쳤다. 그 결과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당시에는 '성 담론'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고해, 성의학, 정신분석학 등 수많은 지식들이 그것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밖에 『광기와 문화』『정신병과 심리학』『비정상인들』『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자기의 테크놀로지』등의 저서가 있다. 또한 푸코를 다루는 저서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푸코는 1984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사망하였다.

[예스24 제공]

 

 

3. 목차

 

제1권 앎의 의지
1. 우리, 빅토리아 여왕 시대풍의 사람들
2. 억압의 가설
3. 스키엔티아 섹수알리스
4. 성의 장치
5. 죽음의 권리와 생명에 대한 권력


제2권 쾌락의 활용
서론
1. 쾌락의 도덕적 문제설정
2. 양생술
3. 가정관리술
4. 연애술
5. 진정한 사랑
결론


제3권 자기 배려
1. 자신의 쾌락을 꿈꾸기
2. 자기 연마
3. 자기와 타인들
4. 육체
5. 아내
6. 소년들
결론

 

[예스24 제공] 

 

 

4. 책 속으로

 

말하는 섹스라는 상징은 우리의 사회를 나타내는 상징의 하나이다. 현장에서 적발되고 심문을 당하며 속박되고 동시에 수다스러운 상태에서 지칠 줄 모르고 대답하는 섹스. 스스로 비가시적이게 될 정도로 충분히 환상적인 어떤 메커니즘이 어느 날 섹스를 사로잡은 것이다. 그 메커니즘은 섹스로 하여금 쾌락과 무의지적인 것, 동의와 심문이 서로 섞이는 상호작용 속에서 자기와 타인들의 진실을 말하게 만든다. 97

권력의 관점에서 분석을 실행하고자 한다면 국가의 주권이나 법의 형태 또는 지배의 전반적 단일성을 애초의 여건으로 상정해서는 안 되는데, 그것들은 오히려 권력의 말단 형태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권력은 우선 작용영역에 내재하고 조직을 구성하는 다수의 세력관계, 끊임없는 투쟁과 대결을 통해 다수의 세력관계를 변화시키고 강화하며 뒤집는 게임, 그러한 세력관계들이 연쇄나 체계를 형성하게끔 서로에게서 찾아내는 거점, 반대로 그러한 세력관계들을 서로 분리시키는 괴리나 모순, 끝으로 세력관계들이 효력을 발생하고 국가 기구, 법의 표명, 사회적 주도권에서 일반적 구상이나 제도적 결정화가 구체화되는 전략으로 이해되어야 할 듯하다. 112

 

내재성의 규칙 :(전략) 성이 인식의 영역으로 성립된 것은 성을 가능한 대상으로 정립한 권력관계로부터이고, 역으로 권력이 성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앎의 기법, 담론의 절차가 성을 에워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앎의 기법과 권력의 전략이 제각기 특별한 역할을 맡고 상호간의 차이에 입각하여 서로 연결될지라도, 앎의 기법과 권력의 전략 사이에는 아무런 외재성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권력 -앎의 "국지적 중심"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 예컨대 고해하는 사람과 고해하는 신부 또는 신자와 고해신부 사이의 관계에서 출발할 것인데, 그들 사이의 관계에서 억제해야 할 "육욕"의 영향 아래 갖가지 형태의 담론, 이를테면 자기 성찰, 심문, 고백,해석, 대담은 일종의 끊임없는 왕복 운동 속에서 복종의 형태와 인식의 도식을 전달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요람이나 침대 또는 침실에서 아무리 사소한 섹스의 표시일지라도 그것에 관심을 쏟는 부모, 유모, 하인, 교육자, 의사에 의해 교대로 감시당하고 둘러싸이는 어린이의 육체는 특히 18세기부터 권력 -앎의 또 다른 "국지적 중심"이었다. 118

 

"징수"는 더 이상 권력의 메커니즘의 주된 형태가 아니고, 권력에 복종하는 세력들에 대해 선동, 강화, 통제, 감시, 최대의 이용, 조직화의 기능을 하는 다른 부품들 사이에서 단지 하나의 부품일 경향이 있다. 즉, 세력들을 가로막거나 굴복시키거나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세력들을 산출하고 증대시키며 정리하게 되어 있는 권력. 그때부터 죽음의 권리는 생명을 관리하는 권력의 요구 쪽으로 옮겨가거나 적어도 그러한 권력의 요구에 기대고 그러한 권력의 요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따르는 경향이 있게 된다. 153

 

예전에는 이승의 지배자이건 저승의 지배자이건 군주만이 행사할 수 있는 죽음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이기에 범죄였던 자살이 19세기에는 사회학적 분석의 영역으로 들어간 최초의 행위들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 놀랄 이유가 없는데, 생명에 대해 행사되는 권력의 경계와 틈새에서 개인적이고 사적인 죽을 권리가 출현한 것은 자살 덕분이다. 그토록 기이하면서도 그토록 규칙적이고, 발현의 측면에서 그토록 지속적이며 따라서 개인의 특별한 사정이나 사고로는 그다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그러한 죽으려는 고집은 생명의 관리가 정치권력의 책무로 대두된 사회에 대해 최초로 경악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의 하나였다. 155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