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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추천도서(23.3~24.2)/2023-6

6월의 추천도서 (3743) 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1. 책소개

 

 

2. 저자

 

 

저자 : 서민

 

기생충학자이자 의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8년 같은 대학에서 기생충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이며, 단행본, 논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글을 쓰고 있다.
자신이 지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가 고전을 안 읽은 탓이라는 콤플렉스에 시달리다, 이를 해소할 목적으로 50대에 고전 읽기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고전이 생각만큼 어려운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 깨달음을 널리 전파하고자 이 책을 썼다. 현재 ‘수고출(수능을 고전에서 출제하자)’ 운동을 홀로 벌이고 있다.
저서로는 《서민의 기생충 열전》, 《서민 독서》, 《서민적 글쓰기》, 《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 등이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프롤로그

1. 선택의 역설 -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2. 진정한 사과란? - 《부활》, 레프 톨스토이
3. 돈키호테, 스토리텔링의 귀재 -《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4. 너무 나대지 말자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5. 자기 일이 있어야 한다 -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6. 살인의 역사 -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7. 인간은 늙고 죽어간다 - 《백년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8. 페스트를 읽으며 코로나를 생각하다 - 《페스트》, 알베르 카뮈
9. 어설픈 유머가 초래한 비극 - 《농담》, 밀란 쿤데라
10. 형제들의 전략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11. 사후 세계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12. 고전도 낚시를 한다 - 《아들과 연인》, 데이비드 허버트 로런스
13. 과연 명작인가요? -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에필로그
참고문헌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아마도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주 많을 것이다. 고전에 도전하고 싶은데, 이해가 안 될까 봐 망설이는 이들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쓴 것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다. 저자의 의도를 모른다고,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고전 읽기를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국어시험을 볼 것도 아닌데, 그런 걸 꼭 알아야 할까? 책에서 자신이 관심 깊게 볼 만한 지점이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p.9

네흘류도프와 달리 시모토아의 사과는 두 가지 면에서 성공적이다. 첫째, 물고기가 혀를 필요로 할 때 혀가 돼줬으니, 타이밍에서 합격이다. 둘째, 잠깐 하다 마는 게 아니라 물고기가 죽을 때까지 혀 역할을 대신해주니, ‘보상’ 측면에서 봐도 적절하다. 이것을 두고 ‘물고기가 죽으면 시모토아도 죽으니, 자기가 살려고 그런다’라고 폄하하는 이도 있겠지만, 모든 사과는 사실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도 하다.---p.53

조카딸과 신부님, 이발사 등 돈키호테가 저지르는 기행이 책 때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돈키호테의 서가에 들어가 책을 다 버리기로 한다. 이때 조카딸이 하는 다음의 말에 귀 기울여보자. “한 권이라도 용서할 필요 없어요. (…) 모조리 다 저 창문을 통해 마당으로 내던져 쌓아둔 뒤 불을 지르는 것이 좋겠어요.”
하지만 일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책을 버리기로 한 사람들 중에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p.70~71

자신은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책만 읽어놓고선, 속세의 대중들이 타락했느니 어쩌니 일갈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는 얘기다. 파우스트를 보라. 막상 속세의 여인들을 만나고 나니 누구보다 더 맹렬하게 육체적인 욕망을 탐하지 않는가? 그러니 직접 경험하지도 않은 채 세상의 모든 이치를 다 아는 것처럼 나대지 말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시험대에 올라 굴욕을 당할 수 있으니까.---p.90

비슷한 일을 두 번 겪으면 두 번째엔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마련이다. 책을 읽는 것은 우리가 언젠가 만날지 모르는 일을 간접으로 경험함으로써 실제 그 일을 겪을 때 도움을 준다. 고전은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그 답이라고 공인된 책이니, 《페스트》를 읽은 사람들은 지겹디 지겨운 코로나19를 조금은 더 잘 견뎠을 것 같다. 그래서 감히 말한다. 인생의 해답은 역시 고전에 있다고.---p.168

도대체 저 엽서 내용이 어디가 잘못됐기에 수용소로 보낸 것일까? 루드비크는 공산당원으로서의 엘리트 의식을 드러내려 한 게 그 첫 번째 잘못이다. (…) 두 번째 잘못은 낙관주의를 조롱했다는 점이다. 공산주의는 곧 ‘모든 나라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낙관주의에 기초한 사상이었다. 마지막 잘못은 트로츠키 만세에가 있다. 트로츠키는 레닌과 함께 러시아혁명의 지도자였지만, 진정한 공산주의의 실현을 주장하는 바람에 스탈린에 의해 공산당에서 쫓겨나고, 멕시코에 은둔하던 도중 암살당한다. 그 후에도 스탈린은 트로츠키 세력을 국가를 전복하는 위험한 세력을 규정하고, 자본주의보다 더 강력히 탄압했는데, 소련의 위성국이었던 체코에서 ‘트로츠키 만세’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범죄행위였다. ---p.177~178

티토노스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남편으로, 원래 왕의 아들, 그러니까 왕자였다가 에오스에게 납치당해 강제로 남편이 됐다. 신이라고 막 나가네, 이런 생각을 하려는데 알고 보니 에오스는 제우스에게 부탁해 티토노스를 영원히 살게 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에오스도 티토노스를 진심으로 사랑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려는데, 에오스는 영원한 젊음도 함께 달라는 걸 깜빡했고, 그 바람에 티토노스는 죽지도 못한 채 하염없이 늙어간다. 부부 중 한쪽만 늙는다니, 어쩌면 이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형벌일 수 있다.---P.215

완독한 이가 0.1퍼센트도 안 되는 책이라 읽었다는 자체가 권력이 된다. 거짓말을 하는 이에게 “신곡을 보면 너 같은 애가 지옥에서 어떤 형벌을 받고 있더”라고 얘기해보자. 사람의 격이 달라진다. (…) 또한, 신화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신화는 과거 사람들이 세상을 좀 더 재미있게 이해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다. 따라서 신화를 아는 것은 인류 문화의 기원을 아는 것이고, 현재를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 ---P.227~228

로런스의 부모님은 계급과 지적 수준 차이로 늘 불화했고, 모렐 부인이 그랬던 것처럼 로런스의 어머니도 아들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퍼부었다고 한다. 모렐 부인이 미리엄을 싫어했던 것도 혹시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래도 이 책에 교훈은 있다. ‘붉고 촉촉한 입술에 매혹되지 마라. 평생 배우자와 키스만 하며 살 게 아니라면.’---p.249~250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왜 이토록 어려운 고전은 늘 필독서에 올라 있을까?
“독서는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고전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 웰빙(Well-being) 독서법

왜 이토록 어려운 고전은 늘 필독서에 올라 있을까? 《서민 독서》, 《서민적 글쓰기》의 저자이자 평소 고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서민 교수는, 어렵다는 편견이 고전 읽기의 첫 번째 난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전이란 당대의 베스트셀러로,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이 ‘인생 철학(노하우)’이 담겨 있다고 인정한 책이다. 그러니 고전을 읽은 사람은 미리 정답을 알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학생처럼 인생을 좀 더 잘 살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서 이 책 《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는 책을 통해 삶이 달라졌다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던 저자가 필독서로 우리의 책장에서 오랫동안 꽂혀만 있던 고전작품을 다시 꺼내도록 권장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위대한 시인 단테의 《신곡》부터 인류의 책이라 불리는 《돈키호테》, 현대작품이지만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든 밀란 쿤데라의 《농담》까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고전적 영향력을 미친 작품이라는 시점에서 좀 더 넓은 범위의 고전 문학작품을 다룬다. 무엇보다 저자는 이 책에는 여타 고절 해설서와 달리 새롭게 알게 되는 대단한 진리 같은 것은 없다며, 어차피 필독서를 읽고 시험을 치를 것도 아닌데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구절을 하나라도 찾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선별한 13개의 고전 문학작품을 요약하여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책속 인물들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해학과 철학을 이끌어낸다. 저자는 말한다. 독서의 본질은 결국엔 더 잘 살기 위한 것이라고. 어렵지만 고전을 읽고 해석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저자는 독서의 영역이 확장되고 여러 편견이 깨지는 기분을 느꼈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이러한 경험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고전 문학작품에서 삶의 무기가 되는 메시지를 배운다!”
《돈키호테》에선 스토리텔링의 비결을,
《부활》에서는 사과의 기술을, 《농담》에서는 듣기의 중요성을!
서민 교수의 유쾌한 독법으로 읽어낸 인생의 기술

그런데 왜 수많은 책 중에서 저자는 고전 읽기를 강조했을까? 저자는 고전 읽기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책을 읽는가도 중요한데, 고전이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정답으로 인정받아 온 책으로, 여러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고전 한 권을 읽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클 수 있다고 말이다. 먼저, 심리적인 이득이다. 사람이란 자고로 이름값에 흔들리는 존재인지라 고전을 읽었을 때 더 큰 뿌듯함을 느낀다. 또한, 대부분의 고전 필독서는 유명세만큼이나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한다. 그런 점에서 인내심을 기를 수 있고, 그 긴 《돈키호테》도 원본으로 읽은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인생의 힘든 순간마다 심리적으로 단단하게 지탱해 준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완독하기 위한 나름의 팁도 전수한다.

“하지만 혼자서 이 책을 읽다간 중간에 포기하기 십상이니 (…) 한두 번에 끝내려 하지 말고 넉넉하게 삼 개월 정도 시간을 잡고 도전해보라. 다 읽는 날 맥주를 마시면 술맛이 더 달게 느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잘 쓰인 책에는 무엇이라도 하나 얻어갈 수 있는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밀란 쿤데라의 《농담》이라는 책을 통해 재미없는 농담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며, 말하기의 기술에 대한 논의까지 이어나간다. 이 책의 주인공인 루드비크는 공산당원인 마르게타에게 데이트 신청을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공산주의를 폄하하는 농담을 하는데, 결국 그가 그로 인해 수용소까지 가게 되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말하기 능력’의 부족이라는 것이 이야기의 논지다. 다시 말해, 잘된 말하기란 ‘듣기 능력’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즉 상대방의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모든 말하기 기술의 핵심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좋은 말하기 능력을 가진 사람에는 주변에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더 많은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그게 일이든, 사랑이든 말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직접 선별한 13가지의 고전 문학작품을 통해 그 안에서 우리가 얻어갈 수 있는 인생의 지혜들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담아두었다. 《돈키호테》에서는 스토리텔링의 원천을, 《부활》의 네흘류도프에게서는 사과의 중요성을, 《제인 에어》에서는 경험의 중요성과 선택의 폭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다른 이의 견해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해석도 중요하다며 독자에게도 느낀 대로 생각해볼 것을 권유한다. 나의 경험으로 해석하고 나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그 책이 온전히 내 것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건 굳이 거창하거나 어려울 필요가 없다. 이처럼 고전 문학작품에 대한 저자만의 독특한 시선이 반영된 해석을 읽으며 ‘뭐야, 고전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라고 여기면 좋겠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마음을 움직인 구절이 하나라도 있다면 한두 권이라고 원본에 도전해보라고 말이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권한다. 몇 권 정도라도 원본에 한번 도전해보라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게 의외로 많으며, 이것이 그 후 세상을 잘 사는 자양분이 된다고. 술잔을 기울이며 “이 더러운 세상”이라고 한들 관심 가져주는 이가 없겠지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 마다할 세상”이라고 하면 멋있다는 찬사를 한 몸에 받지 않겠는가? 올 한 해, 고전의 바다에 빠져보자.”
_〈에필로그〉 중에서

 

출처: 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출판사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