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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4월의 추천도서(416) 뜻으로 본 한국 역사 - 함석헌



 

책소개

함석헌이 삼십대 초반(1932∼1933) 「성서조선(聖書朝鮮)」에 연재한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를 모태로 한 것이다. 초고에서는 한국역사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는 목적이 보다 컸었던 듯 하나, 한국이 해방된 이후 재간을 위해 원고를 수정하면서 교파주의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지금과 같은 제목으로 바꾸었다. 거기에 6.25이후의 역사에 관한 장을 한 장 새로 더하고 한자 글자를 좀더 덜어내어 낸 책이다.
한국의 역사를 '고난의 역사'라고 정의하면서, 고난에 좌절하거나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여 장차 한국을 보다 높은 차원의 단계로 상승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세계인류사 역시 고난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이 그중 다른 어떤 나라보다 고난스러운 경험을 많이 가졌고 또 극복하여 왔으므로, 앞으로 진리의 세계가 올 때에는 반드시 그러한 경험을 자산으로 하여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하였다.

 

저자소개

 

함석헌

 

굳이 그의 이름앞에 수식을 붙이자면 그는 퀘이커 교도이며 기독교 사상가다. '한국의 간디', '종교적 다윈주의의 선구자',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 등으로 불리는 그와 그의 삶은 그가 잠시 머물렀던 자리를, 그리고 그가 남긴자리의 깊은 흔적을 드러내긴 하지만 한번도 공식적인 자리를 차지한적이 없는 함석헌 에게는 그리 어울리는 수식은 아닌 것 같다.
때로는 종교 사상가였고 때로는 인권 운동가였고, 또 때로는 언론인이기도 했던 함석헌은 하나의 씨알이었다. 혼미한 시대의 한반도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조용한 정원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자신의 삶을 술회한 적이 있는 함석헌은 세상의 변이에 자신을 끓임없이 내맡긴 사람이었다. 따라서 그는 성취한 사람이라기보다는 항시 추구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함석헌은 결코 높지 않은 소리로 자신과 그리고 세상의 씨알들과 대화하려고 했다.
"우리의 생각이 좁아서는 아 되겠지요. 우주의 법칙, 생명의 법칙이 다워적이기 떄문에 나와 달라도 하나로 되어야지요 사람 얼굴도 똑같은 것은 없지 않아요?생명이 본래 그런 건데……"

 

 

목차

 

머리말
넷째 판에 부치는 말
제1부 새로 고쳐 쓰는 역사
1. 인생과 역사
2. 사관
3. 종교적 사관
4. 세계역사의 테두리
5. 한국역사의 기조
6. 지리적으로 결정된 한국역사의 성질
7. 한국 사람
제2부 올라가는 역사 내려가는 역사
8. 당당한 출발
9. 열국시대의 모밭
10. 풀무 속의 삼국시대
11. 다하지 못한 고려의 책임
12. 궁예·왕건이 그린 나라
13. 깨어진 꿈
14. 고려자기 속에 숨은 빛
15. 팔만경판에 새긴 마음
16. 최영과 이성계
제3부 났느냐 났느냐 났느냐
17. 수난의 오백 년
18. 중축이 부러진 역사
19. 쓸데없어진 세종의 다스림
20. 무너진 토대
21. 의인의 피
22. 회칠한 무덤
23. 살인의 역사
24. 고질
25. 율곡의 헛수고
26. 첫번째 환난
27. 두번째 환난
28. 임경업
29. 신생의 가는 빛
30. 기독교의 들어옴
31. 다시 거꾸러짐
32. 해방
33. 6·25
제4부 고난에 뜻이 있다
34. 생활에서 나타나는 고민하는 모습
35. 고난의 의미
36. 역사가 지시하는 우리의 사명
37. 역사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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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뜻으로 본 한국역사』는 출간 이후 숱한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아직도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히는 우리시대의 명저다. 20세기 한국에서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명저가 씌어진 것은 산더미 같은 자료와 깊은 학술적 훈련을 통해서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의 정체성을 살리려는 사랑의 뜻 하나로 이루어졌음을 기억해야 한다.

함석헌 선생의 글월은 마치 큰 강물처럼 유장하게 흐르며 리듬을 찬다. 하지만 오래 전에 씌어진 탓에 요즘의 감각으로 미처 파악되지 않는 대목들이 더러 있었던게 사실이지만, 이번에 새로 펴내는 『뜻으로 본 한국역사』는 젊은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어려운 용어와 인용된 한자문장을 쉽게 풀이해서 이해를 돕고 있다.

1930년대 초반, 청년 함석헌은 자기모멸과 절망에 빠져 신음하는 식민지 치하의 백성에게 희망을 복돋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지도교수가 있는 대학도 아니지, 도서관도 참고서도 없는 시골인 오지이지, 자료라고는 중등학교 교과서와 보통 돌아다니는 몇 권의 참고서를 가지고 나는 내 머리와 가슴과 씨름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내 머리와 가슴과 씨름하면서 30대의 햇병아리 역사교사가 써놓은 책이 변화무쌍한 시대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뜻'을 밝혀 다음 세대까지 읽힐 명저가 되었다는 것은 청년 함석헌의 정신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치열했는가를 보여준다.

 

책 속으로

 

역사는 뜻없이 끝나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에는 허다한 실패가 있다. 실패가 허다하다기보다는 잘못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나 실패라고 하더라도 그저 실패로 그치는 실패는 아니다. 영원한 실패라는 것은 없다. 몇 번을 잘못하더라도 역사가 무의미하게 끝나지 않기 위하여 늘 다시 힘쓸 의무가 남아 있다. 다시 함이 삶이요, 역사요, 뜻이다. 열번 넘어지면 넘어지는 순간 열한번째로 일어나야 하는 책임이 이미 짊어지워진 것이다.
...중략
삼국시대의 역사는 분명히 실패의 역사다. 민족통일을 하자던 것이 부서지고 말았고, 문화 발달을 했어야 할 것이 그만 시들어 죽고 말았고, 자기를 여무지게 길렀어야 할 것을 그만 잃고 말았으니 실패 아닌가? 여왕이 나온다던 것이 가엾은 한 계집종이 나오고 말았고, 위대한 혼을 기다렸던 것이 보기 싫은 산송장을 만나고 말았다. 숨길 수 없는 실패다.

그러나 한민족을 길이 길이 아주 장사지내는 실패일 수는 없다. 모든 뜻 있는 역사행위에서 이 사람들을 아주 자격 없는 놈으로 몰아낸 것은 아니다. 중요한 민족 단련에서 실패한 탓에 고난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자포자기한 가운데 멸망의 길을 입 닫고 걸어가라는 것은 아니다. 실패하였기 때문에 도리어 자기를 고치고, 문화를 다시 일으키고, 민족을 새로 통일할 의무를 더 무겁게 지게 되었다. ---pp. 181~182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