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소개
2. 저자
저자 : 이영준
고려대학교 ICR센터 연구위원
한국의 1호 영웅학(Heroism Science) 연구자
저자 : 이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및 ICR센터 소장
세계 경쟁법/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25인 선정(Global Competition Review, 2022년)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프롤로그 007
영웅을 찾아서
첫 번째 여정 027
영웅은 어떤 사람인가
두 번째 여정 057
영웅도 유형이 있다
세 번째 여정 091
영웅은 왜 소중한가
네 번째 여정 115
영웅이 죽어간다
다섯 번째 여정 149
영웅도 보호가 필요하다
여섯 번째 여정 173
영웅은 길러낼 수 있다
일곱 번째 여정 195
고전영웅을 만나다
여덟 번째 여정 255
우리 시대의 영웅을 찾다
에필로그 307
영웅으로 거듭나며
참고자료 319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왜 우리는 영웅과 영웅이야기에 끌릴까? 아마도 그들의 행동 즉 영웅적 행동이 사회 전체로 보면 유익할 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속 뭔가를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웅은 사람들의 의식을 보다 높은 단계로 끌어올린다. pp.8-9
최근 일군의 학자들이 영웅에 대해 학문적 논의를 시작하였고, 그 결실로 2000년대 중반 새로운 학문 체계로서 ‘영웅학’(heroism science)이 탄생했다. 왜 최근에서야 영웅연구가 본격화되었을까? 오랫동안 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이 인간의 어두운 면에 훨씬 더 관심이 있어서 최상의 인간성보다는 최악의 행동에 소모적으로 몰두해온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하였다. p.15
영웅의 모범성과 바람직함을 밑바탕으로 영웅적 행동을 인간 삶의 정점으로 인식하는 이 새로운 학문은, 영웅적인 세상을 만들고, 영웅적 행동을 윤리의 한 축으로 구성하며, 신화나 고전 속의 영웅이야기를 통해 영웅적 상상력을 회복하여 우리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영웅학은 영웅 예찬론을 그 기저에 둔 채, 영웅의 내적 성향 또는 자질과 행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웅을 정의하며, 영웅이 어떻게 긍정적으로 사회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함으로써,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학문이라 하겠다. p.17
영웅이 어떤 사람인가는 영웅적 행동을 구조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개인의 자질로서 용기, 도덕, 지혜 등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영웅을 정의하는 데 객관적인 방법론과 주관적인 방법론 둘 다를 차용할 필요가 있다. 즉, ‘타인이나 고귀한 사회적 가치를 보호하고 자기희생의 위험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일체의 이익을 기대하지 않은 채 인류 공통의 보편적 윤리를 자발적으로 용기 있게 실천하며 행동의 결과로 희생이 있더라도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규정할 수 있다. pp.53-54
시민영웅은 육체적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무용영웅과 비슷하지만,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일반 시민에 의해 영웅적 행동이 수행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예를 들어, 소방관이 특별한 훈련과 지침에 따라 인명 구조 활동을 벌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적절한 대응 교육을 받지 못한 대학생이 화재 현장에서 육체적 위험을 감수한 채 인명을 구조하기도 한다. 시민영웅은 과거에는 영웅의 유형으로 인식되지 못했지만, 성숙한 시민 의식을 한층 끌어올려 우리 사회를 살 만한 곳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가장 많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인(의사자와 의상자)으로도 불리고 있다. pp.71-72
영웅적 행동은 공동체의 가치나 체제가 위협받는 것으로 판단될 때 실행된다. 어떤 경우, 행위자는 아직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새로운 이상을 밀고 나가 공동체의 기준을 새로이 세우거나 보완하려 한다. p.72
직무의 범위를 넘어서는 도덕적으로 칭찬할만한 행동을 초공(超功, supererogation)이라고 부른다. 초공은 윤리적으로 칭찬할만한 행동이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하지 않더라도 비난할 수 없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p.77
초공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의무의 개념을 한 단계 상향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영웅은 우리에게 희생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어떤 특별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런 통찰력은 영웅의 희생 행위가 최종적으로는 사회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혜안과도 같다. 영웅의 초공은 직무 또는 의무와 도덕 간의 경계를 한층 느슨하게 만듦으로써 그 행위가 도덕적 의무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든다. 초공은 우리가 이성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이라면 할 수 없었을 도덕적 행위가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이유인 셈이다. pp.80-81
하지만 전쟁이나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 창궐과 같은 재난 또는 응급 사태가 발생하면, 전문적 행동과 영웅적 행동은 혼동되어 때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합체되는 경향을 보인다. 모든 군인, 소방관, 경찰관, 의료진이 영웅일 수는 없다. 모든 재난 전문가들은 직무의 특성상 영웅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들 중 누가 영웅인지를 밝혀내는 기준으로 초공이 필요하다. 초공은 직무상의 행동과 영웅적 행동을 구별하는 유용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자칫 묻혀버릴 재난 전문가들의 영웅적 행동을 돋보이게 하는 기준으로도 유용하다. 그들의 영웅적 행동을 당연히 해야 하는 직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p.81
영웅적 행동의 일상성이라는 개념은 모든 평범한 사람이 영웅적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적” 또는 “대기 중인” 영웅이며 영웅적 행동은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만이 드물게 지닌 특성이라기보다는 인간 본성의 보편적 특성이라는 데에 기반을 둔다. 이 개념을 축약하면, 영웅적 행동은 모든 사람이 행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심지어 모범적 삶을 살지 못했던 사람이라도 특정 순간에는 영웅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죄자였던 어떤 사람이 응급사태에 직면해 타인을 구조한 많은 사례가 보여주듯,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올바르고 정의로운 일을 위해 의연하게 일어서 부정부패와 같은 악과 맞서 싸우는 영웅적 행동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게 이 개념의 요지이다. p.102
영웅적 행동은 우리의 행동 모델로 기능하는 가운데 우리에게 사회적 행동에 있어서 비교 기준을 제공하며, 영웅은 시민의 전형으로서 자아발전 및 사회 응집과 통합을 고취시킨다. 이런 점이 타인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발휘함으로써 더 나은 자아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는 영웅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이자 사회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pp.113-114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영웅으로 부르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입은 피해, 그 사람이 사망했다면 그 사람 가족이 겪을 고통과 피해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보호할 책임이 있다. 더 나아가, 영웅적 행동 때문에 영웅적 행동의 대상이나 제3자가 인적, 물적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 적어도 그 책임이 영웅에게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영웅적 행동을 하겠는가? 이런 이유 때문에 개인이 공동체의 이익에 기여하는 행위를 하는 동안 발생한 경제적, 신체적 피해에 대하여 국가가 법률로써 보호하고 있다. p.153
희생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영웅적 행위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는 사회적,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명예, 칭송, 찬사 등의 ‘비물질적인’ 보상이 영웅을 존재하게 만드는 주요 동력이기 때문이다. 선(善)에 대한 신념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타적 행동의 영웅을 칭송하고 숭배하지만 물질이 보상으로 제공되는 데에는 반대한다. 그것은 금전적 보상이 뒤따를 때 영웅적 행동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과는 대조적으로 영웅적 행동의 본질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쟁점과는 별도로 정부의 재정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웅적 행동의 사회적 확산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p.171
영웅적 행동은 상황의 중요성을 토대로 친사회적 행동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 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예방적 수단으로서 교육 또는 학습될 수 있다. pp.177-178
어린이는 자아에 대한 개념이 유연하기 때문에 청소년이나 성인보다 학습한 내용을 더 깊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이너는 이 실험을 통해 영웅과 영웅적 행동에 관한 교육이 어린이의 도덕의식을 높이는 데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영웅 교육이 직접 영웅적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윤리 의식을 함양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영웅이 길러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덕 일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영웅 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p.181
전통적으로 영웅으로 불려온 많은 인물이 ‘자아’ 대 ‘타자’ 또는 ‘나〔우리〕’ 대 ‘적’ 간의 대결 구도로부터 탄생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승리’가 중요했다. 자기희생이나 사회적 이익을 바탕으로 할지라도 그들의 영웅적 행위 뒤에는 거의 항상 누군가의 죽음이나 희생이 뒤따르는 폭력과 파괴적 속성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들은 한편에서는 사회를 이롭게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회를 파괴했다. 따라서 현대적 개념의 영웅과 분리된 이들 고전영웅은 다음 세계 각국의 사례에서처럼 이제는 점차 불가능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과거 국가 중심의 세계관에서 피지배층이 단순한 수단으로 간과되었던 것과 달리, 인간 개개인의 생명과 존엄, 그리고 개성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가치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pp.201-202
불이 난 건물을 ‘불구경’하듯 바라보고 있는 방관자들 사이를 뚫고 누군가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맹렬한 불길 속으로 뛰어든다. 또 누군가는 뇌물과 같은 비리로 얼룩진 조직 내부에서 배신자라는 낙인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직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한다. 이들 누군가가 바로 ‘평범한’ 시민이며, 이들의 ‘예외적’ 행동이 있어서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죽임’이 아니라 ‘살림’이라는 ‘이례적’ 행동을 하는 이들 시민이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영웅이다. p.258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우리 시대 영웅의 특성 - 영웅적 행동의 일상성
우리 시대의 영웅은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영웅적 행동을 인간 삶의 정점으로 인식하고, 영웅이 어떻게 사회와 개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함으로써,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새로운 학문’인 ‘영웅학(heroism science)’은, 우리 시대의 영웅은 ‘타인이나 사회적 가치를 보호하고 자기희생의 위험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일체의 이익을 기대하지 않은 채 인류 공통의 보편적 윤리를 자발적으로 용기 있게 실천하며 행동의 결과로 희생이 있더라도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규정한다.
이렇게 정의되는 영웅적 행동은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만이 드물게 지닌 특성이라기보다는 인간 본성의 보편적 특성이다. 영웅학자들은 이러한 특성을 ‘영웅적 행동의 일상성’이라 부른다. 영웅적 행동은 모든 사람이 행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심지어 모범적 삶을 살지 못했던 사람이라도 특정 순간에는 영웅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죄자였던 사람이 응급사태에 직면해 타인을 구조한 사례 등 영웅적 행동의 일상성을 보여주는 경우는 많다. 모든 평범한 사람은 영웅적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적’ 또는 ‘대기 중인’ 영웅이다.
영웅적 행동의 일상성 개념이 중요한 것은, 이 개념이, 영웅과 영웅적 행동이 사회 속으로 충분히 확산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영웅적 행동은 인간 본성의 보편적 특성이므로, 올바른 마음가짐과 조건이 부여된다면 누구라도 영웅적 행동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고, 영웅적 행동은 교육될 수 있으며 영웅은 길러질 수 있다.
영웅은 어떻게 길러낼 수 있는가
사람들은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낯선 상황이 주어졌을 때 누구나 여러 행동 가능성을 두고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결국은 나름의 선택을 하게 마련이지만, 급박한 상황에서는 사전에 했던 일종의 이미지 트레이닝이 빠른 결정과 행동에 도움을 주게 되고 이것이 영웅적 행동으로 이어진다. 영웅학자들은 이것을 ‘영웅적 상상력’이라고 부른다. 평소에 공감 능력을 키우고, 봉사활동을 하고, 심폐소생술이나 소방훈련 등 전문 기술을 익힌 사람이 영웅적 상상력을 배양한다면 위기 상황을 발견하자마자 무관심이나 방관을 걷어내고 창의적으로 행동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웅적 상상력을 통한 영웅 교육은, 그것이 직접 영웅적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윤리 의식을 함양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영웅적 행동은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까? 가령 윤리적으로 복잡한 상황을 제시하고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스스로 사고하는 커리큘럼을 개발해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의 실제 사례로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등교하는 동안 주변에 어른이나 선생님이 없는 상황에서 고학년 선배가 저학년 후배를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시나리오를 토론한 후 여러 해결 방안을 정리해보는 활동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영웅적 행동이 이상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삶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그들 스스로가 타인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는 영웅 후보생일 수 있음을 이해하도록 교육받는다.
우리 시대의 영웅을 위하여 -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영웅적 행동은 행동 모델로서 사회적 행동의 비교 기준을 제공하며, 영웅은 시민의 전형으로서 자아 발전 및 사회 응집과 통합을 고취시킨다. 영웅은 타인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발휘함으로써 더 나은 자아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한다. 이런 점이 영웅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이자 사회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영웅을 소환하고 영웅적 행동을 확산하기 위하여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회는 영웅을 보호하고 나아가 영웅에게 보상하고 영웅을 예우해야 하며 그래야 영웅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영웅들로 우선 군인, 경찰관, 소방관, 의료진 등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는 직무를 수행하는 이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직업은 통상적인 직무의 수행 중에 그 범위를 넘어서는 상황과 마주 대할 가능성이 다른 직업보다 월등히 크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은 영웅적 행동이 될 가능성이 다른 직업보다 월등히 크지만, 다른 한편 그들이 모든 행동이 단순히 직무상의 행동으로 치부될 가능성도 크다.
이때 이들 재난 전문가의 행동 중 직무상의 행동과 영웅적 행동을 구별하는 기준이 초공(超功, supererogation)이다. 초공이란 직무의 범위를 넘어서는 도덕적으로 칭찬할만한 행동으로, 윤리적으로 칭찬할만한 행동이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그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비난할 수는 없다. 붕괴의 위험을 알면서도 불길에 휩싸인 건물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의 행위는 분명히 자신의 직무를 뛰어넘는 초공이며, 영웅적 행동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시민영웅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영웅으로 부르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입은 피해, 그 사람이 사망했다면 그 사람 가족이 겪을 고통과 피해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보호할 책임이 우리 사회에 있다. 더 나아가, 영웅적 행동 때문에 영웅적 행동의 대상이나 제3자가 인적, 물적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 적어도 그 책임이 영웅에게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무가 있다.
영웅을 공적으로 보호하는 이런 장치들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이유는 단순히 영웅적 행위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공개적 보호가 가져오는 사회적 영향이 큰 데 있다. 영웅에게 발생한 피해를 사회가 외면한다면 영웅적 행위는 위축되거나 소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로 영웅적 행위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면 영웅적 행위는 그에 고무되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최종적으로 공동체에 더 큰 이익을 가져오는 선순환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영웅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로는 〈국가유공자법〉, 〈독립유공자법〉을 비롯하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부패방지법〉과 〈공익신고자 보호법〉 등이 마련되어 있다. 이 중 특히 〈의사상자법〉은 영웅적 행위 도중 발생한 피해에 대하여 행위자에게 면책을 부여하여 영웅과 영웅적 행동을 보호하는 소극적인 〈선한 사마리아인 법〉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영웅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 정부 차원의 보상을 규정하고 시행하는 법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이렇듯 우리 사회가 영웅을 보호하지만 몇 가지 남는 문제들이 있다. 우선, 희생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영웅적 행위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지의 문제가 있다. 이러한 지원 여부는 사회적,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명예, 칭송, 찬사 등의 ‘비물질적인’ 보상이 영웅을 존재하게 만드는 주요 동력이기 때문이다. 선(善)에 대한 신념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타적 행동의 영웅을 칭송하지만 물질적 보상에는 반대한다. 그것은 금전적 보상이 뒤따를 때 영웅적 행동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과는 대조적으로 영웅적 행동의 본질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쟁점과는 별도로 정부의 재정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웅적 행동의 사회적 확산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의사상자법〉의 적용 사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도 재고할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영웅을 성인이나 롤 모델, 스타나 지도자 등과 구별하여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자기희생을 본질적 요소로 하는 영웅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영웅은 누구인가?
우리 시대의 영웅은 우리 모두이며 우리 모두이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우리 시대의 영웅은 누구인가? 영웅적 행동은 일상적이고 우리 모두는 잠재적 영웅, 대기 중인 영웅이다. 영웅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 모두 주저 없이 영웅적 행동을 실천한다면,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지켜지고 우리 사회는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영웅은 우리 모두이며 우리 모두이어야 한다.
출처: 「우리 시대의 영웅을 찾아서」 출판사 테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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