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소개
2022년, 버지니아 울프 탄생 140주년 기념 울프 전집 완간(전 14권)
지금 우리가 버지니아 울프를 읽어야 하는 이유
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프루스트와 함께 모더니스트의 대가라 불리는 울프의 글쓰기는 낡은 세계와 결별하는 작업이었다. 울프는 문학을 통해 자기 자신과 그 시대의 광기를 돌파해나가고자 했다. 인과와 교훈 등 전통적인 서사로는 맞이할 수 없는 자신의 시대와 울프는 어떻게 대결하고 자신의 글쓰기를 만들어나갔을까.
그 대답은 울프의 전작 소설 전집 10권과 울프의 에세이와 비평집(11권~14권)인 『자기만의 방』, 『3기니』, 『울프 일기』에 이어 2022년 울프 탄생 140주년에 맞춰 발간한 『울프가 읽은 작가들』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새로운 세계의 지평과 인간을, 울프는 기억과 의식, 감각이라는 전혀 다른 도구들을 통해 발굴해나간다. 보이는 세계가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것은 파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울프는 리얼리스트가 아니라고, 의식 너머의 세계를 다룬다고, 서사나 캐릭터가 희미하다고, ‘여성’ 작가라고, 불충분하게 이해되거나 오해되고 있다.
울프는 더없이 성실하게 읽고 쓰며, ‘여성’ 작가가 아닌, ‘작가’로 살아가고자 했다. 20세기 당대 여성이 직면한 한계에 대하여 사회적 제약과 상대적 빈곤에 문제를 제기하며 여성이 끊임없이 읽고 쓰고 말해야 함을 주장한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며, 남성-여성의 이분법과 성적 구분의 전제들에 대해서 첨예한 질문을 던진 작가이기도 하다.
끝없이 유동하는 세계, 혐오와 증오의 세계에서 울프의 민감한 감각과 글쓰기 작업은, 세계 앞에서 빗장을 거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시대의 광기를 직면해나간 분투의 기록이다. 울프의 전기 작가인 제임스 킹은, “울프는 어둠 속에서 승리를 거둔 대담한 모험의 작가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가 당면한 이 시대에 울프를 읽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어둠을 더듬어나가는 소중한 불빛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전집의 완결작으로 펴내는, 『울프가 읽은 작가들』에서는, 그리스 고전에서 현대 작품들까지 울프의 또 다른 문학 글쓰기를 통해 울프가 얼마나 치열하게 읽고 쓴 작가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울프의 작품 안에 문학의 길고 두터운 시간의 겹들이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울프가 무수한 작가들과 작품들을 읽으며 자신의 문학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나갔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2022년 울프 탄생 140주년을 맞이해 완간된 솔출판사의 버지니아 울프 소설 전작 10권과 울프의 에세이 작품집 4권을 통해서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라는 문학의 새로운 영토를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열세 살이 되던 1895년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처음 신경증 증세를 보인 후 수차례의 정신 질환과 자살 기도를 경험한 버지니아 울프. 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서 뛰어난 작품 세계를 일궈놓은 선구적 페미니스트. 1907년 블룸즈버리 그룹을 형성하여 화가 덩컨 그랜트, 경제학자 J. M. 케인스, 소설가 E. M. 포스터, 후에 남편이 된 레너드 울프 등과 문화와 사회에 대한 폭넓은 주제로 모임을 가지면서 울프는 세계 현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지성인으로 떠오른다. 1915년에 첫 장편소설 『출항』 간행 이후 『제이콥의 방』(1922) 『댈러웨이 부인』(1925) 『등대로』(1927) 『세월』(1937)
등의 소설과 페미니스트 에세이라 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1929)을 출간했으며 많은 평론과 에세이, 작가의 내면 풍경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여러 권의 일기를 남겼다.
울프는 그동안 남성 작가들이 전통적으로 구사해온 소설 작법에서 벗어나 특유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남성과 여성의 이분된 질서를 뛰어넘어 단순히 여성 해방의 차원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인간 해방의 깊은 문학을 지향했다. 아울러 이성적 언어 이전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서 죽음의 문제만큼이나 삶의 심연에 천착해 깊고 다양한 문학 세계를 이루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울프 전집을 발간하며
서문 독서, 정신의 “근육 운동”
Ⅰ 화려한 잡동사니의 방: 고전~17세기
그리스어를 모르는 데 대하여 | 선녀 여왕 | 펨브로크 백작 부인의 아르카디아 | 올드 빅 극장에서 본 십이야 | 3세기 이후의 던 | 엘리자베스 시대의 잡동사니 방 | 엘리자베스 시대 희곡에 관한 메모
Ⅱ 순은으로 쓴 글: 18세기
디포 | 로빈슨 크루소 | 콩그리브의 희극들 | 애디슨 | 감성 여행 | 인간적인 예술 | 올리버 골드스미스 | 역사가로서 기번, ‘유일한 그 사람 기번’ | 셰필드 저택에 비친 영상 | 고딕 로맨스
Ⅲ 소설이라는 거울: 19세기
월터 스콧 경 | 제인 오스틴 | 윌리엄 해즐릿 | 열정의 산문 | 대령의 임종 자리 | 록하트의 비평 |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 | 데이비드 코퍼필드 | 조지 엘리엇 | 러스킨 | 오로라 리 | 백작의 조카딸 | 조지 메러디스의 소설 | 메러디스 다시 읽기에 관하여 | 러시아인의 시각 | 투르게네프의 소설 | 루이스 캐럴 | 토머스 하디의 소설 | 헨리 제임스 | 헨리 제임스의 유령 이야기들 | 소설 속의 초자연적 요소 | 조지 기싱
Ⅳ 민감한 마음: 20세기
조지프 콘래드 | 콘래드 씨에 대한 대화 한 자락 | 월터 롤리 | 베넷 씨와 브라운 부인 | 조지 무어 | 포스터의 소설 | 로렌스에 대한 메모 |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 | 나방의 죽음
버지니아 울프 연보
수록 작품 일람
옮긴이 소개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지난 300년간 영국에서 얼마나 많은 수백만 개의 단어가 쓰여지고 인쇄되었으며, 어떻게 해서 그 대부분이 흔적도 남지 않고 사라져버렸는지를 생각하면 던의 언어가 도대체 어떤 속성을 갖고 있기에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그렇게 분명하게 들리는지 한번 생각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_「3세기 이후의 던」(68쪽)
만약에 우리가 디포의 정확한 출생 순간을 안다면, 그가 누구를 왜 사랑했는가를 안다면, 만약에 우리가 영국 소설의 기원, 상승, 성장, 쇠퇴 그리고 추락의 역사를 상세히 알고 있다면, 다시 말해 영국 소설이, 그러니까 이집트에서 시작해서 어쩌면 파라과이 황야에서 끝이 난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로빈슨 크루소』를 읽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기쁨을 얻을 수 있을까, 아니면 눈곱만큼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는가?
_「로빈슨 크루소」(133~134쪽)
우리를 떨게 하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유령이지 부패하는 남작의 시체나 악귀의 지하 활동이 아니다. 경계를 넘고 싶고, 위험 없이 흥분을 느끼고 싶고, 삶의 현실에서 가능한 멀리 도피하고 싶은 욕망이 끊임없이 우리로 하여금 미스터리와 미지의 세계라는 위험한 재료들을 만지작거리게 한다. 버크헤드 양이 제안하듯이 과학은 비행기와 전화를 사용해 미래의 고딕 로맨스를 변모시킬 것이다. 벌써 대담한 소설가들은 놀라움과 절망의 효과를 위해 정신분석학을 이용한다.
_「고딕 로맨스」(235쪽)
그녀는 42세에 죽었다. 능력이 한창일 때 죽은 것이다. 더 살았더라면 종종 작가의 작품 세계 마지막 기간을 가장 흥미로운 기간으로 만드는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을 것이다. 생기 있고, 억누를 수 없고, 위대한 생명력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기 때문에 그녀가 더 살았더라면 의심할 바 없이 글을 더 썼을 것이다. 그러면 그녀가 다른 식으로 글을 쓰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보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_「제인 오스틴」(267~268쪽)
우리와 많은 공통점을 지녔어도 프랑스인들이나 미국인들이 과연 우리 영국 문학을 이해할 수 있을지 종종 의심스러운데, 러시아문학에 대해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우리 영국인들이 러시아문학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더욱 큰 의문이 든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_「러시아인의 시각」(408쪽)
이 인물에 대한 묘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합니까? 그러면 그들은 말한다. “그녀의 아버지가 해로게이트에서 가게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작하라. 가겟세가 얼마인지 확인하라. 1878년에 가게 점원의 월급을 확인하라. 그녀의 어머니가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발견하라. 암을 묘사하라. 두꺼운 무명천을 묘사하라. 무엇, 무엇을 묘사하라.” 그러나 나는 “그만, 그만!”이라고 부르짖는다.
_「베넷 씨와 브라운 부인」(561쪽)
단지 사물을 온당하게 그리고 민감하게 표현하는 것으로서의 글쓰기란 충분하지 않다. 글은 무엇인가 표현되지 않은 것 위에 기초를 두어야 하며, 그리고 이 무엇이란 반드시 굳건하고 완전한 것이어야 한다.
_「끔찍하고 민감한 마음」(602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그리스 비극에서 제인 오스틴을 거쳐 캐서린 맨스필드까지!
작가들의 초상화, 시대의 스케치, 글쓰기와 문학예술에 대한 기록
버지니아 울프는 총 9편의 장편소설과 수십 편의 단편소설들을 써낸 소설가인 동시에 당대 영국 문학계에서 돋보이는 평론가이자 에세이스트였다. 울프 소설이 가진 혁신적인 면모로 인해, 독서가로서의 울프와 평론가로서의 울프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울프는 1904년 『가디언』에 첫 서평을 실은 이후 수많은 평론을 써왔고, 그 작업은 소설 집필과 동시에 평생에 걸쳐 이루어졌다. 다양하고 깊은 독서를 바탕으로 한 울프의 비평은 작가의 얼굴, 작품의 심층, 시대와 사회의 징후를 동시적으로 포착하며, 작품이 내포한 수많은 질문과 현상을 드러낸다.
『울프가 읽은 작가들』은 버지니아 울프 사후, 남편인 레너드 울프가 그녀의 저작들을 모아 펴낸 총 4권의 『버지니아 울프 에세이 전집The Collected Essays of Virginia Woolf』 중 1권을 번역한 것이다. 『울프가 읽은 작가들』은 그리스 문학부터 20세기까지 근현대의 탁월한 작가와 저술가를 조명한 전기적 에세이와 울프 자신의 독특한 문학관, 언어관, 역사관, 예술관을 피력한 비평적 에세이 등 예리하고 풍부하고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지닌 총 48편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울프가 읽은 작가들』 속의 울프는 예민한 감각으로 텍스트가 안고 있는 의미를 포착해나간다. 울프는 작가의 삶을 입체적으로 다시 그리며, 작품의 수많은 겹들을 해체하고 재맥락화해 우리 앞에 작가와 작품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울프가 그려낸 이 얼굴들은, 두터운 시간과 공간감 속에서, 그들의 시대를 낯설고 기이하게 느끼게 해주는 한편, 놀랄 만큼 활기차고 생동감 있게 문학을 동시대 우리 앞에 데려다주는 것이다.
울프처럼 읽기: 어떻게 다르게, 새롭게, 풍요롭게 읽을 것인가
“소설 읽기란 작가의 얼굴을 발견하는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정교한 게임이다.”
1882년 런던에서 태어난 울프는 풍부한 지적 문화의 홍수 속에서 살아갔다. 당대의 지식인들과 함께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고, 남편인 레너드 울프와 출판사를 설립해 저작물을 발간했다. 20세기 문학사의 손꼽히는 지식인이자 작가로서 울프는 자신의 독서를 자양분 삼아 여러 문예지에 비평을 썼다. 『울프가 읽은 작가들』은 그녀의 방대한 독서 목록의 시작이다.
울프는 한평생 관습을 깨는 인물이었다. 여성의 단독 출입을 금지하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도서관을 비판하는 글을 썼으며, 사회에 여성으로서 ‘자기만의 방’을 가질 것을 촉구했고, 서사적 형태로 완성된 소설의 구성을 비틀었다. 그리고 비평가들이 작품에 권위를 부여하는 관습을 깨고 비평이라는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1926년의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강연에서 울프는 “실제로 한 사람이 독서에 관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본능을 따르고 자신의 이성을 사용해 자신의 결론에 도달하라는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이 진솔하고 강력한 조언은 울프 자신의 삶에서 평생 동안 이루어진 것이었다.
울프는 고대 그리스의 비극 시인 투키디데스부터 영문학사에 깊게 이름을 남긴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토머스 하디 그리고 울프와 동시대를 살았던 캐서린 맨스필드까지, 고전과 현재를 폭넓게 아우르는 비평가였다. 비평가로서 울프의 괄목할 만한 점은 그녀가 작품의 서사에 천착하는 과거의 비평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예리한 눈으로 작가와 작품을 바라보았다는 데 있다. 울프는 한 작가가 자신의 삶의 어떤 관계와 영향력 안에서 살아가고, 그것이 글쓰기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해하기 위해 고심한다. 그것을 통해 작가가 시대 및 사회와 대결하면서 자신의 문학을 고민하는 과정을 짚어나간다.
“여성 중에서 가장 완벽한 작가, 불멸의 작품을 쓴 작가”인 제인 오스틴을 조명한 「제인 오스틴」에서 울프는 오스틴의 가족과 친척의 말들을 인용한다. “소문에 의하면 제인 오스틴은 꼿꼿하고, 정확하고, 말수가 적어서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는 쇠꼬챙이’였다.” 울프는 “매력적이지만 꼿꼿하고, 식구들에게는 사랑받았지만 남들은 두려워하고, 혀는 날카롭지만 마음은 부드러운 이런 대조적 특징들은 결코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소설 작품들을 돌아보면 우리는 거기에서도 이 작가가 갖고 있는 똑같은 복잡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는 시작으로 오스틴의 작품에 다가간다. “응접실 구석 자기 자리에 앉아 글을 쓰던 이 열다섯의 소녀”가 어떤 꼿꼿함과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완성해갔는지를 적는다.
울프의 비평은 기존의 서사적 기준을 따라가지 않는 형태로 발표되었다. 「대령의 임종 자리」는 실존 인물이었던 매리앳 대령(1792~1848)의 일상을 재구성한 전기 형태의 평론이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 울프는, ‘전기’의 형태를 취하는데,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전기를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한다. 울프가 선택한 전기 작업은, 매리엇 대령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이지만, 과연 실제 그의 삶이 어떠했으며, 자신이 쓴 것이 과연 그 대령인지에 대해서도 울프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콘래드 씨에 대한 대화 한 자락」은 한 남자와 여자가 조지프 콘래드에 대해 나누는 대화문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대화에서 두 남녀는 각자의 입장에서 콘래드를 옹호하고 비판한다. 울프는 이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풍부하게 제시하는 새 방법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새롭고 다양한 방식의 문학 비평은 독자 개인이 저자를 만날 수 있게 하는 가교 역할로 그녀의 ‘일반 독자’들에게 제시되었다.
또한 울프는 자신의 에세이 작업에서 주요한 작가나 작품뿐 아니라, 한 시대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나 문화사적으로 주요한 인물들, 역사가 등도 다루고 있다. 그 인물들과 작품들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겹겹의 시간과 관계들로 둘러싸인 문학이라는 거대한 숲으로 걸어들어간 섬세하고 정밀한 고투의 기록이 이 문학 에세이 작품집인 『울프가 읽은 작가들』이기도 하다.
울프처럼 쓰기: 두려움 없이,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으로 쓰기 위하여
“그러나 단지 사물을 온당하게 그리고 민감하게
표현하는 것으로서의 글쓰기란 충분하지 않다.”
울프는 장편소설 『올랜도』의 서문에서 “글을 읽거나 쓰는 사람치고 디포, 토머스 브라운 경, 스턴, 월터 스콧 경, 로드 매콜리, 에밀리 브론테, 드퀸시, 월터 페이터 등에게 끊임없이 빚을 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울프가 읽은 작가들』에 고스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 책에서 울프는, 수많은 작품들을 읽으며 위대한 작가들의 창작의 비밀과 그들 글쓰기의 크고 작은 면모들을 기쁨으로 발견해 소개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작가와 작품 들의 심층을 이해하는 동시에 이를 넘어서 창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것이 작가를 어떻게 동작시키며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교감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울프의 인물 창조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베넷 씨와 브라운 부인」에서 울프는 “여기에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거의 자동적으로 그녀 자신에 대한 소설을 쓰게 만드는 브라운 부인이 있다. 나는 모든 소설이 맞은편 코너에 앉은 늙은 부인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믿는다.”라고 선언하며, “당신의 역할은 작가들이 단상 위의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가능하면 아름답게, 여하튼 진실되게 우리의 브라운 부인을 묘사”해야 하며 “그러므로 그 날렵하고 매끈한 소설들을 뛰어넘자.”고 주장한다. 울프는 틀에 끼워 맞추는 글쓰기에서 벗어나, 인물에게 부여해야 하는 개인적이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러한 관점은 울프 문학을 이루는 커다란 틀로써, 『울프가 읽은 작가들』에서 우리는 울프가 다른 작가들을 읽는 방식을 거울 삼아 그녀의 문학을 비추어보게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울프의 섬세하고도 냉철한 눈을 통해 그녀가 총체적으로 읽어낸 문학과 그 사회를 읽는다. 더불어 울프가 사랑하고 평생을 바친 문학에 대한 그녀의 관점을 읽는다. 이 여정은 그녀가 읽어낸 문학의 세월만큼 길고 풍성하다. 새롭고 혁신적이라 평가받는 울프의 소설 쓰기 작업은 그리스 비극에서 제인 오스틴, 캐서린 맨스필드에 이르는 방대한 독서, 비평을 통한 깊이 읽기와 동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책, 『울프가 읽은 작가들』을 통해 우리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던 울프의 생각을 또렷하게 읽어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동시에, 울프 소설의 새로움과 깊이가 어디에 빚지고 있는가 하는 그 놀라움을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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