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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추천도서(23.3~24.2)/2023-3

3월의 추천도서 (3675) 아르헤리치의 말

1. 책소개

 

 

2. 저자

 

저 : Martha Argerich (마르타 아르헤리치)
1941년 6월 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세 살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으며, 음악을 기억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빼어나 신동 소리를 들었다. 열한 살에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극장 테아트로 콜론에 데뷔했다. 1955년 가족과 함께 빈으로 이주해 프리드리히 굴다의 제자가 되었고, 1957년 부조니 콩쿠르와 제네바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1960년 연주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슬럼프를 겪던 아르헤리치는 1965년 제7회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녀의 연주는 쇼팽 해석을 혁신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음반과 공연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며 숱한 명반과 명연을 남겼다. 현란한 테크닉과 파워풀한 타건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그녀는 〈BBC 매거진〉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9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그녀는 독주 무대 대신 실내악 협연 위주로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 다니엘 바렌보임,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등과 협연을 이어오고 있다. 또 루가노 페스티벌,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 등을 조직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으며,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친구들’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그녀에게는 성姓이 다른 세 딸, 1964년 중국 출신 지휘자 첸량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리다 첸, 1970년 두 번째 남편이었던 지휘자 샤를 뒤투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니 뒤투아, 1975년 연인이었던 피아니스트 스티븐 코바세비치와의 사이에서 낳은 스테파니 아르헤리치가 있다. 엄마로서 아르헤리치의 모습은 스테파니가 감독한 다큐멘터리영화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세 딸들Bloody daughter〉에 담겨 있다.

1992년 암(악성 흑색종)을 진단받은 그녀는 1997년 병이 재발했지만 회복해 완치되었다. 여든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 : 올리비에 벨라미
1961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태어났다. 클래식 음악 전문 기자로 [파리지앵], [클라시카] 등의 잡지와 일해왔으며 텔레비전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04년부터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방송사인 라디오 클래식Radio Classique에서 [클래식 열정 Passion Classique]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해박한 배경지식, 방대한 자료 조사, 아르헤리치 본인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풍부한 인터뷰를 통해 써낸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아르헤리치에 관한 이 전기는 출간 후 비평가들과 음악 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15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들어가며┃올리비에 벨라미

인터뷰
파리행 열차에서의 인터뷰
제네바에서의 인터뷰
브뤼셀에서의 인터뷰
파리에서의 인터뷰

단상들
성격
부모님
카시케
가족
어린 시절
콩쿠르
커리어
평론가와 기자
사랑
청춘
바이올린
요리
그런 게 인생
알렉산드르 라비노비치
스티븐 코바세비치
샤를 뒤투아
넬손 프레이레
작곡가들
작품들
지휘자들
친구들
나의 딸들
젊은 피아니스트들
영성
스카라무차
굴다
동료들
거장들
여행
건강
청중
사회, 정치
무대
짧은 글

나오며┃올리비에 벨라미
┃이브리 기틀리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연보
찾아보기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하려고 노력해요. 웃는 게 좋아요. 난 웃어야 하는 사람이고요. 인생을 즐기려고 해요. 자연, 책, 음악, 친구들. 나한테 행복이란 싫은 걸 견디지 않는 거예요.
--- p.29

음악이란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아요. 루틴에 빠질 수도 있어요. 자기 모방을 추구할 수도 있고요. 자기 모방은 유혹적이죠. 특히 일전의 연주가 훌륭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처럼 하고 싶게 마련이에요. 하지만 매일 다시 시작되는 하루도 그날그날이 다르잖아요! 나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다면 뭐 하러 살아요! 무슨 의미가 있어요?
--- p.54~55

두 대의 피아노에서 우리는 우리인 동시에 또 다른 한 사람이죠. 서로를 느끼고 서로의 소리를 들어요. 서로 보완도 하고. 그런 게 실내악에서는 특히 재미있어요. 한 사람이 좀 약해지면 다른 사람이 받쳐주고. 어떨 때는 반대로, 누군가가 막 나가면 다른 사람까지 전염이 되어 막 나가죠. 정말 재미있어요. 그런 게 진정한 교류, 일종의 대화…… 아니, 대화 이상이죠.
--- p.56

나는 삶을 부딪치면서 발견하고 싶었어요. 내 방식은 원래 늘 그래요. 그래서 과거의 업적으로 찬사를 듣거나 상을 받는 건 별로예요.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어떠어떠하다는 얘기도 별로고. 그건 다 지난 일이고 난 삶의 의미가 발견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더는…… 삶이 남지 않은 그 순간까지, 항상.
--- p.58

예술가가 성공을 거두면 자기 모방의 위험도 있지요. 아니면, 시간이 부족해서 자기를 모방하게 되기도 해요. 자기 소리를 듣고 그대로 재현하는 거죠……. 유혹적인 지름길이에요.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나 그건 아주 드물거나 예외적인 일이 아니랍니다. 신선함을 되찾는 것, 그게 관건이에요.
--- p.119

내 딸 스테파니가 한번은 이러더군요. “엄마, 나 사랑에 빠졌어.” “아, 그래? 누구랑?” 스테파니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아무도 없어. 하지만 난 사랑에 빠졌어.” 행복하다는 감정도 얼추 비슷하지 않아요? 새로운 시작을 영원토록 다시 산다는 건 정말 멋져요.
--- p.128~129

나는 삶에 욕심이 있어요. 호기심도 못 말리죠. 그래서인가, 아직도 발견할 것들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아주 가까이에 있지만 미처 알지 못한 것들이.
--- p.129

다른 사람들을 인도하는 역할은 원치 않는다. 그건 너무 부담스럽다.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도 싫다. 내가 바라보는 편이 좋다. 바라보는 자리에서는 뭔가를 배운다. 시선을 받는 자리에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나는 그렇다.
--- p.150

집안일에 누가 거치적거리는 게 싫다. 나는 직접 하는 게 좋다. 일단, 내가 하는 편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아노만 붙잡고 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입 다물고 예쁘게나 있어!” 하고 뭐가 다른가.
--- p.151

한번은 대중이 사랑하는 예술가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말을 누구한테 들었다. 대중이 추앙하는 예술가와 대중이 가깝게 느끼는 예술가. 전자는 불타는 얼음장 같고, 후자는 따뜻한 물을 받아놓은 욕조 같다. 나는 그 둘의 중간이었으면 좋겠다.

--- p.173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나는 삶을 부딪치면서 발견하고 싶었어요”
삶으로 연주하고 음악처럼 사는 피아니스트


처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세 살 무렵부터 신동이라 불린 아르헤리치는, 열성적인 어머니 밑에서 피아노가 인생의 전부인 청소년기를 보낸다. 하지만 “삶에 욕심이 있는” 그녀는 피아노에 삶을 헌납하지 않는다. 대신 피아노를 경유하여 삶의 폭을 넓힌다. 사람됨의 품을 키움으로써 피아노를 삶에 통합시킨다.

아르헤리치는 음악의 천재인 동시에 우정의 마에스트로다. 십대 시절 빈에서 만난 브라질 출신 피아니스트 넬손 프레이레와 나눈 평생의 우정은 그녀의 삶을 지탱한다.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레너드 번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이브리 기틀리스 등과 나눈 우정도 책에 담겨 있다. 대화하기를 좋아하는 그녀의 집은 음악가들이 모이는 아지트이다. 동료들과 구축한 관계망을 통해 그녀는 피아노에 매몰되지 않고 삶으로 나아간다.

아르헤리치는 연주 활동을 하다 만난 지휘자 샤를 뒤투아, 피아니스트 스티븐 코바세비치와 사랑을 하기도 한다. “내 인생에서는 우정이 사랑보다 중요했다”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사랑은 우정에 속한 감정이다. 그녀는 두 사람과 헤어진 뒤에도 친구로 남아 여전히 함께 무대 위에 오른다.

두 대의 피아노에서 우리는 우리인 동시에 또 다른 한 사람이죠. 서로를 느끼고 서로의 소리를 들어요. 서로 보완도 하고. 그런 게 실내악에서는 특히 재미있어요. 한 사람이 좀 약해지면 다른 사람이 받쳐주고. 어떨 때는 반대로, 누군가가 막 나가면 다른 사람까지 전염이 되어 막 나가죠. 정말 재미있어요. 그런 게 진정한 교류, 일종의 대화…… 아니, 대화 이상이죠. _56쪽

아르헤리치는 바흐, 슈만, 베토벤 같은 위대한 작곡가와 쇼팽, 리스트 같은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에 대한 애정도 빼놓지 않는다. 악보라는 매개로 그들과 오래 대화를 나눠서인지, 그녀의 시선 속에서 앞서간 거장들은 보다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녀는 음악을 통해 맺은 우정과 사랑으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한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그 에너지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나는 좀 재미있지만 너무 우스꽝스럽지는 않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
나이 듦이 선사하는 자유로움이라는 선물


아르헤리치 하면 두 가지 얼굴이 떠오른다. 하나는 불안을 감추려는 듯 턱을 높이 치켜든 젊은 시절의 아르헤리치다. 다른 하나는 풍성한 잿빛 머리칼을 휘날리며 편안한 미소를 짓는 노년의 아르헤리치다. 『아르헤리치의 말』에는 젊은 시절의 불안했던 아르헤리치가 노년의 여유로운 아르헤리치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르헤리치는 1980년대 중반부터 독주 대신 실내악 협연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녀는 “외로워서”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학교에 잘 다니지 못하고 피아노만 쳤던 기억이 남아서인지, 아르헤리치는 사람들과 함께 무대 위에 오르는 것을 선호한다. 다른 사람의 재능을 발견하기 좋아하는 그녀는 루가노 페스티벌과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 등을 조직해 젊은 음악가들에게 연주 기회를 주기도 한다.

연주 레퍼토리를 정할 때 그녀가 우선시하는 기준은 연주자로서의 커리어가 아니라 그 순간의 마음이다. 그녀는 원하는 무대에서 원하는 곡을 연주함으로써 음악의 즐거움을 잃지 않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간다. 또한 그녀에게 “삶의 의미는 발견”에 있다. 수차례 연주했던 악보에서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배운다고 말하는 그녀는, 나이 듦이 주는 자유로움의 힘으로 변화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그녀에게 나이 듦은 곧 선물이다. 잘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가 있다면, 아르헤리치의 이러한 태도는 자유와 여유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예전보다 낫다는 말을 곧잘 들어요……. 정말 다행이지요. 어쩌면 좀 더 풍부해지긴 했는지도……. 어쨌든 예전과는 달라요. 내가 옛날에 녹음한 음반을 들으면 뭔가 좀…… ‘신랄한’ 느낌이 들어요. 지금은 더 둥글둥글하고 감싸는 느낌이죠. _118쪽

아르헤리치에게 음악과 삶은 분리되지 않는다. 그녀의 음악에는 삶이 담겨 있고, 그녀의 삶에는 음악이 흐른다. 아르헤리치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아르헤리치의 말』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아르헤리치를 아직 잘 모른다면 이 책을 통해 위대한 음악가 한 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경우든 상관없이 그녀와의 대화는 생의 에너지로 가득할 것이다.

 

출처: 아르헤리치의 말출판사 마음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