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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추천 도서(18.3~19.2)

2월의 추천도서(2178) 남자도 모르는 남성에 대하여 - 모리오카 마사히로



1. 책 소개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나, 남성에 대한 탐구

《남자도 모르는 남성에 대하여》는 대학교수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이다. 특히 섹스 후 불감증을 밝히고, 그 원인을 파고든다. 미니스커트?교복에 왜 성적으로 끌리는지, 어린 소녀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롤리타콤플렉스가 왜 생기는지도 분석한다. 포르노를 보게 되는 마음의 작동 과정도 들여다본다. 

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된 《느끼지 못하는 남자》(한국어판 제목은 《남자는 원래 그래?》) 개정증보판이다.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일본의 대표 여성학자인 우에노 지즈코가 “남성학이 맺은 커다란 성과”며, “자기 성의 비밀을 일인칭 단수형으로 말하는 남자들이 드디어 등장했다”고 극찬할 정도로 페미니즘 쪽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대중매체, 독자들의 반향도 컸다. 남성이 자기 목소리로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고백했을 뿐만 아니라 성적인 욕망들의 원인을 분석한 일은 거의 유례가 없기 때문이다. 개정증보판은 2013년에 발간되었는데, 출간 이후 반응과 저자의 변화가 추가되었다.

남자도 모르는 남성에 대하여 도서 상세이미지

출처 : 교보문


2. 저자

저자 모리오카 마사히로는 1958년생. 현재 와세다 대학 교수. 생명학 제창자이자 철학자다. 《남자도 모르는 남성에 대하여》는 저자가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이다. 특히 불감증의 원인을 파고들었다. 남성의 성적 욕망 뒤에 가려진 여성 착취의 문제도 지적한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성은 공론화되기 어렵다. 저자는 이 책이 그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 여성 혐오를 비롯한 적대적인 관계를 풀 한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은 책으로 《무통문명》 《생명학을 연다》 《초식계 남자의 연애학》 《생명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종교 없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하여》 등이 있다.

출처 : 교보문


3. 목차

개정증보판 한국어판 서문 
초판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01 미니스커트만 있으면 진짜 여자는 필요 없다? 
ㅡ나의 섹슈얼리티 
'남자는 원래 그래'라는 거짓말 
미니스커트를 둘러싼 남녀의 엇갈림 
숨기느냐 마느냐 
미니스커트 아래 하얀 팬티 
인형ㆍ애니메이션ㆍ만화, 무엇에 흥분하나 
미니스커트만 있으면 진짜 여자는 필요 없다? 

02 남자는 '남성 불감증'을 모른다 
ㅡ'남성 불감증'이란 무엇인가 
'나'의 포르노 체험 
홀로 남았다는 느낌 
사정은 배설이다 
남성 불감증의 핵심에 있는 것 
'충만감-쾌감-패배감'의 반복 
불감증을 외면하는 남자들 
음담패설의 속보이는 규칙 
남성 불감증을 눈치 채고 있었던 킨제이 
'사정=오르가슴' 공식의 영향력 

ㅡ'꽉 찼다'는 느낌을 따져 본다 
'꽉 찼다'는 느낌은 어디서 오는가 
'불안'한 기분, '괴롭히고 싶다'는 기분 
왜 빼내는가 

ㅡ포르노에 사로잡힌 남성 
포르노를 보면서 '하고 싶'을때 
'느끼지 못하는 남자'의 여성 혐오 
포르노는 일종의 '자해' 행위 
'느끼는 여자'를 보며 자학의 쾌감에 빠지는 남자 
포르노의 바탕에 깔린 생각 

03 나는 왜 교복에 끌릴까 
ㅡ교복에 끌리는 남자들 
교복 입은 소녀 
교복 입은 소녀의 상쾌함과 짜릿함 
'내'가 교복에 끌리는 메커니즘 
교복, 단정한 용모 그리고 하얀 팬티 
더럽혀지지 않은 하얀 팬티 너머에는 

ㅡ교복 소녀에게 '학교'를 투사하다 
교복에 끌리는 이유 
'교복 모에'는 '학교 모에'의 다른 이름 
교복 소녀에게 끌리는 교사들 

ㅡ교복의 비밀 
왜 '학교'에 흥분하는가 
학교는 '세뇌'의 공간 
교복 소녀를 '세뇌'하고 싶다! 
세뇌하고 싶은 욕망 해부 
소녀로 건너가는 다리, 정액 
'울퉁불퉁하고 더러운 남자의 몸'에 대한 부정 

04 롤리타콤플렉스 들여다보기 
ㅡ롤리타콤플렉스 대국 일본 
내 안에 숨겨져 있는 롤리타콤플렉스 
롤리타콤플렉스에 상처 입은 소녀들 
롤리타콤플렉스의 두 유형 
그들은 몇 살을 욕망할까 
그들은 왜 소녀에게 접근하는가 
롤리타콤플렉스는 병일까 
'두근거림' 깊은 곳에 있는 것 

ㅡ소녀를 교묘하게 포장하는 어른들 
'매우 섹슈얼한 소녀들'이라는 메시지 
소녀 아이돌 제작자들의 교활한 상술 
'미니모니' 비디오에 숨겨진 메시지 
미소녀 사진집에 깔린 성적인 연출 
아홉 살짜리 소녀와 핑크 립스틱 
소녀들의 부모 문제 
위장된 '소녀 포르노'에 몰리는 사람들 
롤리타콤플렉스화는 멈추지 않는다 

ㅡ롤리타콤플렉스는 왜 소녀를 꿈꾸는가 
롤리타콤플렉스의 심리 
소녀들의 '위험한' 귀여움 
2차 성징의 의미 
잘못해서 '남성의 몸'이 되었다는 생각 
'나는 소녀이고, 소녀는 나다' 
소녀를 향한 욕망의 심층에서 소용돌이치는 것 
왜 내 존재를 다시 낳고 싶은가 

05 '느끼지 못하는 남자'에서 탈출하기 
ㅡ'사정'체험과 자기 부정 
"남자 몸은 더럽잖아요!" 
'내 몸은 더럽다'는 느낌의 유래 
'나'의 자위 체험 
남자에게 근원적인, '사정'이라는 사건 

ㅡ내가 느끼지 못하는 남자가 되기까지 
마초의 탄생 
게이 그리고 연상의 여인들 
남자는 '사냥꾼'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 
느끼지 못하는 남자란 어떤 남자인가 

ㅡ먼저 남성 불감증을 인정하자 
느끼지 못하는 남자에서 벗어나기 
고대의 섹스 기법을 권하는 사람들 
쾌락 추구에 숨겨진 함정 
불감증을 '다정함'으로 
'내 몸은 더럽다'는 의식 해소하기 
'엄청난 쾌감'이 라는 환상에서 해방되자 
불쾌감을 느낀 분들께 
각자의 문제로 

06 출간 이후 이야기 
출간 이후 반응들 
'고백'의 형식을 빌린 이유 
독자들의 궁금증 

나가며 

옮긴이 후기 
서평 느끼지 못하는 남자 vs. 느낀다고 가정된 여자 

출처 : 본문 중에서


4. 추천사

서민(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

페미니즘이 대세가 되니까 십 년 전 일본서 잘 팔린 책을 급히 번역한 게 아닐까? 책을 읽기 전에 했던 이 생각은 십 초 만에 무너졌고, 난 어느새 격하게 공감하며 이 책을 읽고 있었다. 이 책이 유별나게 재미있었던 이유는 중년의 대학교수가 자신의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마냥 즐거울 수 없었던 건 나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남자를 일반화하지 말라”는 남성들이여, 이 책을 읽으시라. 남성은 내면에 짐승의 유전자를 가져 늘 조심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될 테니까.

허윤(연세대 젠더연구소)

존경받는 학자이자 교수라는 사람도 야동을 보고 교복 입은 소녀를 동경한다는데, 대체 어디에 괜찮은 남자가 있다는 건가 허탈해지기도 한다. (…) 가장 좋은 해결책은 남성들이 자기 몸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모든 성적 판타지가 남성의 성행위에 대한 과대평가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5. 책 속으로

출판사에 원고를 가져갔을 때 처음에는 여성을 독자 대상으로 생각했다. 많은 여성이 여기에 쓰인 ‘남성의 비밀’을 알지 못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고를 다 마치고 나서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읽었으면 하고 바라게 됐다. 남성들은 자기 문제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특히 이런 주제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26쪽 

사정까지의 과정을 지연시켜 성적인 흥분을 오랫동안 맛보는 것이 가능하기도 하고 섹스 기술을 연구해서 사정의 쾌감을 조금은 높일 수도 있지만 사정한 직후에 그 흥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공허감만은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허무감”이라는 와타나베의 표현은 정확하다. 사정의 결말은 언제나 이런 식의 절망적인 느낌이라는 점, 이것이야말로 남성 불감증의 핵심이다. -43쪽 

‘사정해 봐야 오줌 누는 정도의 쾌감밖에 느끼지 못한다면 불감증이 아닐까’ 하는 소리는 절대 공공연히 떠들어서는 안 될 것만 같다. 남성 우위 사회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여자 앞에서 제대로 발기할 수 있는가, 여자를 느끼게 할 수 있는가? 이것이 남자에게 주어진 시련이다. 그것을 잘 해냄으로써 남자는 자존심을 가질 수 있고 자기 긍정도 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므로 사정하고 나서 아무리 공허감이 덮쳐 와도 남자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남자답게 섹스를 잘했나, 여자를 만족시켰나 하는 것으로만 가득할 뿐이다. 불감증 따위를 깊게 파고들 여유가 없다. 그러다 불감증은 어느새 남자들의 의식 바깥으로 밀려나 버렸다. 
더 나아가 남성 불감증이라는 단어를 성 쾌감의 측면에서 보자면 여자가 아니라 남자 쪽이야말로 치료 대상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치료 대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남자의 성 쾌감 쪽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이런 시각은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가능한 한 이 단어를 무시하려 들 것이다. -47, 48쪽 

여자 쪽을 보면서 왜 여자만 그렇게 기분이 좋아지는가 하는 의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남자는 섹스할 때마다 오줌을 누는 정도의 쾌감밖에 얻지 못하는데 어떻게 여자에게만 그렇게 큰 쾌감이 허용되는가 하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느끼지 못하는 남자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여자를 혐오하기 시작한다. 여성 혐오의 감정이 태어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성 혐오 원인으로는 유아기에 어머니에게 지배된 것에 대한 원망과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자에 대한 원망 등을 들어 왔지만, 나는 남성 불감증도 원인으로 덧붙이고 싶다. -64쪽 

나는 페미니즘이 밝혀 온 성 지배의 구조가 매우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그 구조를 해체하려면 남성이 변해야 한다. 특히 남성의 섹슈얼리티가 변해야 한다. 남성인 내가 ‘나’를 주어로 하여 남성 섹슈얼리티에 대해 지금까지 언급된 적 없는 부분을 해명함으로써 남성 쪽에서 성 지배의 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어떤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197쪽

출처 : 본문 중에서


6. 출판사 서평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

초판이 출간된 지 10여 년이 지났는데도 이 책의 가치는 여전하다. 도리어 현재 한국 사회를 보면 시의적절하다. 10여 년 전 일본처럼 사회 전체로 롤리타콤플렉스가 퍼져 나가고 있는 징후가 보이기 때문이다. 달라진 성폭행 유형이나 중년 남성들의 아이돌 걸그룹에 대한 팬덤 현상이 대표적인 예다. 《남자도 모르는 남성에 대하여》를 읽고 비판적으로 서평을 한 허윤 젠더연구소 연구원의 분석처럼 “10대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이 되었”다. 

이 책은 여성은 무심했고, 남성은 애써 모른 척했던 남성 성에 대해 통상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자는 이렇고, 여자는 저렇다는 규정의 피해를 남자도 고스란히 입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한다. 군사 문화가 일상 깊은 곳까지 뿌리내려 남자다움, 여자다움이 강고한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더 의미 있는 이유다. 

이 책은 남성뿐 아니라 남성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동반자들(여성을 비롯한 모든 성소수자)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줄 것이다. 

내 몸이 싫고, 섹스도 별로라는 남자들

이 책의 주제는 ‘남성 불감증’이다. ‘불감증’은 여성들의 현상으로 여기던 사회적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 셈이다. 저자는 남자들이 섹스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섹스를 좋아하고 섹스를 통해 쾌락을 얻는다는 건 신화라고 지적한다. 자신의 경우 “오줌을 누는 정도의 쾌감”만 있을 뿐 대체로 사정 직후에 “죽음을 떠올리는 추락감”만 맛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남자들이 자기 몸을 긍정하지 못한다는 점도 밝힌다. 이런 상태면서도 남자들은 사회적인 ‘남자다움’에 갇혀 뭔가 굉장한 것을 느끼고 자신만만한 체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런 속내를 강하게 감추려다 보니 ‘마초’로 연기하게 되고 말이다.

느끼지 못하고, 자기 몸을 사랑하지 못하는 남자. 이들이 텅 빈 헛헛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미니스커트·교복, 롤리타콤플렉스에 빠져든다는 것이 저자 분석이다. 그것들에 뭔가 “대단한 쾌락”이 숨겨져 있으리라는 환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거기엔 아무것도 없다.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탐구

저자는 불감증이 있는 남자의 마음속에 ‘패배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고, 이 마음이 여성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책은 남자는 이러니 이해하라고 종용하지 않는다. 남성 욕망의 구조를 분석하면서 그것이 갖는 병리와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여성 착취의 문제까지 함께 지적한다. 이것은 “나의 남성학은 우먼리브와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면서 시작”되었다는 저자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 책이 페미니즘이 지금까지 이루어 온 학문적 성취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증명한다. 남성뿐 아니라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여성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리라 기대하는 이유다. 

저자는 불감증만 놓고 보면 남녀 모두 실은 느끼지 못하면서 상대방은 절정에 이른다고 오해하고 있었던 게 아닌지 묻는다. 이런 왜곡에서 벗어날 방법은 소통 외에 없다. 저자는 남성들이 자기 속내를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정할 때의 느낌, 사정한 뒤의 느낌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서로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남성다움’에 짓눌려 있던 개인의 목소리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쌓여 남성다움, 여성다움이란 견고한 성의 구조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할 것이다. 

출처 : 행성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