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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추천 도서(18.3~19.2)

2월의 추천도서(2176) 남아 있는 날들의 글쓰기 - 에드위지 당티카


1. 책 소개



죽음을 탐구할 수 있는 실마리와 단서를 제시한 문학 작품을 만나다.

세계가 주목하는 에드위지 당티카가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한 개인적인 기록이자 죽음에 대한 글쓰기를 고찰한 『남아 있는 날들의 글쓰기』.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직접 경험하기도 전인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가 유난히 심해, 죽음에 대해 스스로 무감각해지고 싶은 마음에 언제나 죽음을 소재로 한 글을 써왔던 저자에게 글쓰기는 지금까지 상실과 죽음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어 왔다. 

지난 수년 동안, 죽음에 대한 글쓰기에 도전하고 이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반복해 읽은 저자는 어머니의 암 투병과 죽음을 계기로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던 죽음에 대해 되짚는다. 토니 모리슨,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레프 톨스토이, 알베르 카뮈, 무라카미 하루키, 손턴 와일더 등 거장들의 문학 작품에 드러난 여러 가지 죽음의 형태를 분석하면서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한다.


출처 : 교보문


2. 저자


저자 에드위지 당티카는 1969년 아이티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데뷔작인 『숨결, 눈길, 사랑』(Breath, Eyes, Memory)은 오프라 북클럽 추천도서에 선정되었으며, 이후 발표한 단편집 『크릭? 크랙!』(Krik? Krak!)은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13년 『뉴욕타임스』에서 올해의 화제작으로 선정된 『등대의 클레어』(Claire of the Sea Light)를 비롯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이자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작 『형제여, 난 죽어가네』(Brother, I’m Dying), 미국도서상 수상작 『뼈들의 농사』(The Farming of Bones), 펜포크너상 최종 후보작이자 스토리상 제1회 수상작 『이슬을 깨는 자』(The Dew Breaker) 등 다양한 작품을 썼다. 맥아더 펠로우십을 수상했으며 『뉴요커』, 『뉴욕타임스』 등에 기고하고 있다


출처 : 교보문


3. 목차



들어가며: 삶과 죽음의 글쓰기 9 
죽어가는 삶 19 
아르스 모리엔디 37 
함께 죽는 것 64 
죽음의 소망 100 
선고받은 죽음 126 
죽음의 문턱에서 153 
돌고 도는 슬픔 166 
세상을 떠날 때는 발부터 207 
감사의 말 219 
저자가 이야기하는 책들 220


출처 : 본문 중에서


4. 추천사


버스트 매거진

이 책은 대가의 문학수업이자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일반적인 경험에 대한 가이드북이다.

뉴욕 타임스

에드위지 당티카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언어를 쓰는 법을 배우고자 한다. 그녀는 애도하기 위해 예술을 사용한다.

시카고 트리뷴

죽음에 대한 훌륭한 글을 읽는 일에서 중요한 점은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살 것인지를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고 이런 책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파리 리뷰

평화를 찾는 가이드인 동시에 죽음에 대해 우리가 치르는 감정적 비용에 대한 자화상

나일론 매거진

우리를 하나이게 만드는 것에 대한 사려 깊고 아름다운 성찰.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빛과 함께 살기 위해 어둠을 대면하게 한다.


5. 책 속으로


자기 자신의 죽음에 대해 글을 쓰거나 이야기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삶을 능동적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한다. 죽어감에 대해 글을 쓰거나 녹음하는 사람들은 소극적으로 죽음을 맞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소극적인 인물로 표현하지 않아야 한다. 그들이 죽음에 결국 항복했다 해도 그 자체가 어려운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이건 늙은 사람이건 죽어가는 사람들은 대개 죽음을 그냥 받아들이기보다 죽음에 맞서 투쟁한다. (33쪽)

어머니가 점점 쇠약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려면 죽음이 우리 자신을 엄습해 오는 느낌을 불가피하게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는 죽음이 방에 들어와 잠시 멈춰 섰다가, 우리 곁을 지나쳐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을 뻗는 것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때가 되면 우리들 가운데 먼저 죽는 사람이 있고 나중에 죽는 사람이 있을 뿐,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진실을 깨닫게 된다. (42쪽)

우리는 어머니의 죽음과 어머니의 삶에 대해, 또 어머니의 삶과 우리의 삶이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탐구한다. 우리는 책, 옷, 이야기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우리가 어머니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머니와의 단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어머니를 어머니로만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의 한 사람, 연인, 여인으로서의 어머니를 이야기한다. 비록 마지막을 앞둔 지금의 어머니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지만 말이다. 비록 죽음을 어찌할 수는 없어도,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이 모든 것이 더 쉽게 받아들여지길 희망한다. 다른 사람들의 회고록을 읽을 때면, 나는 그들의 어머니가 내 어머니가 되는 것을 느낀다. (169~170쪽)

어머니 역시 죽음을 원하고는 삶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텔레비전 시청을 중단했다. 더 이상 전화 통화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 왈, 당신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린다고 했다. 암이 어머니의 폐까지 손상을 가하는 바람에, 어머니는 종종 숨찬 증상을 느끼곤 했다. 더 이상 어머니는 내게 성경을 읽어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다. 나와 마주보고 앉아 성경을 읽던 어머니가 갑자기 나는 빼 버리고 누군가와 마음속으로 비밀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죽음이 가져오는 여러 비극 중에 하나는 평생 이어져 온 대화가 끊기고 독백만 남는다는 사실이다. 어머니는 입을 닫고 대부분 남이 하는 말을 듣기만 했다. 어느 날 밤, 나는 집에 들여놓은 병원 침대에 누워 잠든 어머니를 지켜보며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어머니가 계속 깨어 있을까, 어떤 끝없는 이야기를 하면 어머니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있을까 생각했다. (186쪽)

출처 : 본문 중에서


6. 출판사 서평


우리의 마지막 이야기는 영원하다 

모든 죽음은 갑작스럽다. 마음의 준비 같은 건 불가능하다. 영원할 것 같았던 날들에 사실 끝이 있다는 것,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지만 잊고 싶어 하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그 사건은 늘 불시에 일어난다. 살면서 결코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사건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숨결이 바람될 때』 등 ‘죽음’에 직면한 이들의 글은 읽는 이들에게 죽음 또한 삶의 일부이며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되새기게 한다. 『남아 있는 날들의 글쓰기』는 소설가인 딸이 어머니의 ‘죽어가는 삶’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더 잘 이해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내려놓기 위해 쓴 애도의 기록이자, 문학에서 죽음이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탐구하는 저작이다.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여성 작가, 에드위지 당티카의 단독 저작 최초 출간! 

에드위지 당티카의 단독 저작이 엑스북스에서 최초로 출간된다. 1969년,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태어난 에드위지 당티카는 고작 25살의 나이에 미국의 떠오르는 신예 소설가가 되었다. 데뷔작 『숨결, 눈길, 사랑』(Breath, Eyes, Memory)은 ‘오프라 북클럽’에 선정되어 60만 부 이상이 팔렸다. 이어 출간한 단편집 『크릭? 크랙!』(Krik? Krak!)은 전미도서상 후보가 되었다.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잡지 『그란타』는 그녀를 ‘미국의 젊은 작가 20인’ 으로 꼽았으며,『하퍼스 바자』에서는 ‘변화를 만들어 낼 인물 20인’ 중 한 명으로 그녀를 꼽은 바 있다. 『뉴욕 타임스』는 앞으로 지켜볼 만한 창의적인 인물― ‘30세 이하 최고의 소설가 30인’에 그녀를 선정했다. 잡지 『제인』은 그녀를 ‘올해의 가장 대범한 15명의 여인들’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고, 『미즈Ms. 매거진』은 ‘21세기를 위한 21명의 페미니스트’ 중 한 명으로 당티카를 꼽았다. 

문학계 거장들의 영원한 화두, 죽음. 
작가들이 죽음과 대면하는 방식.
 

‘죽음’은 작가를 매혹시킨다. 톨스토이는 『참회록』을 통해 사랑하는 가족들의 죽음, 전쟁 중 동료의 죽음, 참수형 등 자신이 목격했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이러한 경험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 『안나 카레리나』등 여러 작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토니 모리슨의 소설 또한 자살을 포함한 여러 가지 죽음의 모습이 등장한다. 에드위지 당티카는 거장들의 작품을 거론하며 “문학은 고통을 먹고 산다. (...) 우리 작가들의 가장 겸허한, 동시에 가장 오만한 바람이라면 우리가 쓴 글로 인해 독자들이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것이다. 우리의 고통, 또는 등장인물의 고통은 그것이 내적인 것이든 외적인 것이든, 신체적인 것이든 심리적인 것이든 절대로 헛되지 않다. 이러한 고통이 비록 불가피한 죽음으로 이어지더라도 우리에게 뭔가를 선사하기 때문이다.”(103~4쪽)라고 말한다. “과연 내 삶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불가피한 죽음으로 인해 파괴되지 않을 만한 의미는 무엇일까?” 작가들은 죽음을 통해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되물으려 한다. 

떠나는 이의 남아 있는 날들과 
보내는 이의 남아 있는 날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 작가들은 글을 썼다. 크리스토퍼 히친스만 하더라도 식도암으로 죽어가면서 그 기록을 잡지 『베니티 페어』에 연재했다( 이 글은 이후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묶였다). 그는 암 환자로서 인간의 품위를 잃어감에 대해 이야기할 때조차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활용했는데, 비록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의 개성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죽음은 그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가지 않았다, 아니 앗아가지 못했다. 
저자의 어머니는 작가가 아니었지만 죽기 몇 주 전부터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에 자신의 자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녹음했다. 장례절차를 비롯해 당부하는 말 등이 담겼을 것이다. 

어머니는 한 번도 “내가 죽어가고 있구나” 같은 말을 남기지 않았다. 대신 “참을성 있게 아이들을 대하고, 내가 너희들에게 해준 것처럼 아이들을 사랑해 주렴” 같은 말을 남겼다. 
어머니는 카세트테이프에 녹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게 말해 주지 않았다. 아마도 주변에 아무도 없는 늦은 밤 혼자 생각을 정리하며 녹음을 남겼던 것 같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는 죽음의 공포와 싸우기도 했을 것이다. 마치 물 위에 뜬 작은 빙산처럼 전체 내러티브의 8분의 1만 “수면 위로” 드러나 있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빙산 이론”처럼, 어머니에게 죽음의 공포는 물속에 가려져 있는 8분의 7이었을지도 모른다. (본문 21쪽) 

어머니를 잃은 후 저자는 애통해한다. 남은 우리는 어쩌라는 거냐고 하늘을 원망한다. 저자가 느끼는 슬픔은, 상실을 경험하는 우리의 그 슬픔과 같다. “어머니는 죽음을 완전히 받아들였지만, 나는 여전히 슬픔으로 몸부림쳤다. 누군가의 품에 안겼던 사람을 빼앗아 가 데려다 놓은 곳이 천국이라면 천국이 그리 좋은 곳만은 아닐 것 같았다. 주님을 섬기다가 죽은 사람들은 행복할지 몰라도, 그들을 빼앗겨 버린 불쌍한 우리 나머지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본문 189쪽) 
작가 C. S. 루이스는 아내와 사별하며 쓴『헤아려 본 슬픔』을 통해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절단과도 같다”며 헤어날 수 없는 상실의 슬픔을 글로써 호소했고, 소설가 메리 고든은 회고록 『어머니에 대하여』에서 자신이 어머니를 애도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 바로 글쓰기였음을 고백한다. 에드위지 당티카 역시 마찬가지다. 그에게 역시 가장 적극적인 애도 방법은 어머니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었다. 우리는 글을 쓰며, 이제 없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기억을 더 깊게 새긴다. 

삶을 낳는 죽음, 기억을 남기는 글쓰기 

“죽음은 삶을 낳지만 삶은 죽음에 이르는 데 불과하다.” 루쉰 연구자 다케우치 요시미는 말했다. 죽음이 삶을 낳는다는 말은 무엇인가. 만일 우리 삶이 무한하다면 우리는 의미를 잃는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삶의 유한성 때문에 우리는 살아갈 의미를 찾는다. 『남아 있는 날들의 글쓰기』에서 저자가 어머니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삶’을 생각하게 한다. 떠난 이를 기억하고 녹음을 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이상, 죽음은 끝이 아니다. 

우리가 장례식장에서 어머니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길 바라는지 어머니가 살아 있을 때 물어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본문 22쪽) 

비록 죽음을 어찌할 수는 없어도,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이 모든 것이 더 쉽게 받아들여지길 희망한다. 다른 사람들의 회고록을 읽을 때면, 나는 그들의 어머니가 내 어머니가 되는 것을 느낀다. (본문 170쪽) 

살아 있을 때 물어볼걸, 살아 있을 때 녹음해둘걸, 살아 있을 때 기록으로 남겨둘걸….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후 슬픔만큼 큰 것은 아마도 후회일 것이다. 저자 말마따나 죽음을 어찌할 수는 없어도 우리는 떠난 이들을 기억함으로써, 글쓰기를 통해 이 모든 것이 조금은 더 쉬워지기를 희망한다.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 아쉬운 점, 살면서 좋아했던 것들 혹은 싫어했던 것들, 당부하고 싶은 말, 죽고 싶지 않아 하던 아쉬움, 가족을 남기고 가는 고통스러움… 그것들을 기억하는 이상 죽음은 끝이 아니다. ‘생의 마지막 이야기’를 쓰는 일은 떠나는 이가 남는 이에게, 보내는 이가 떠나는 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출처 : 엑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