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소개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에 대한 훈훈한 보고서
오로지 책에 미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한국의 책쟁이들』. 한겨레신문에서 기획 연재되었던 이 책은 기사에 담지 못한 책쟁이들의 삶과 책 이야기, 숨겨져 있던 서재 풍경과 근황을 담았다. 책쟁이 28인의 삶을 통해 책의 생산, 유통, 소비는 물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서 동시대를 사는 이들의 속내를 만나본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한국의 책쟁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이는 썩 많지 않다. 저자는 서재 속에서 수줍게 사는 책쟁이들을 찾기 위해 헌책방에 잠복하고 인터넷 헌책방 동아리를 탐색했다고 한다. 추억의 만화를 찾아 헌책방을 헤매다 만화편집자가 된 신세대 만화 마니아 박지수, 부인이 여행 간 틈을 타 집을 온통 책으로 뒤덮고는 결국 북카페를 차린다며 28년간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낸 김종헌 사장, 자궁과 월경에 다이제스트판 현대사가 들어있아며 사람 책과 종이 책을 동시에 읽기를 즐기는 이유명호 한의사 등 28인의 처절한 삶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은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의 책쟁이들’과 ‘헌책방 순례’를 한겨레 신문에 연재한 저자 임종업 역시 못말리는 책쟁이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책에 미친 사람들’을 기록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책쟁이들의 서재와 함께 그들의 독서목록과 독서법을 공개한다. 또한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책쟁이들이 알려주는 헌책방 정보, 책 수집 요령 등도 수록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책쟁이들과 우리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지, 책이 삶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한국의 책쟁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이는 썩 많지 않다. 저자는 서재 속에서 수줍게 사는 책쟁이들을 찾기 위해 헌책방에 잠복하고 인터넷 헌책방 동아리를 탐색했다고 한다. 추억의 만화를 찾아 헌책방을 헤매다 만화편집자가 된 신세대 만화 마니아 박지수, 부인이 여행 간 틈을 타 집을 온통 책으로 뒤덮고는 결국 북카페를 차린다며 28년간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낸 김종헌 사장, 자궁과 월경에 다이제스트판 현대사가 들어있아며 사람 책과 종이 책을 동시에 읽기를 즐기는 이유명호 한의사 등 28인의 처절한 삶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은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의 책쟁이들’과 ‘헌책방 순례’를 한겨레 신문에 연재한 저자 임종업 역시 못말리는 책쟁이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책에 미친 사람들’을 기록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책쟁이들의 서재와 함께 그들의 독서목록과 독서법을 공개한다. 또한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책쟁이들이 알려주는 헌책방 정보, 책 수집 요령 등도 수록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책쟁이들과 우리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지, 책이 삶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2. 저자
저자 임종업은 한겨레신문 창간 초기에 입사해 편집경력 기자로 15년 동안 주야장천 편집을 했다. 윗분 눈 밖에 난 것이 계기가 돼 사내 도서실로 옮겨와 책먼지를 떨다가 본격적으로 헌책방 나들이를 했다. 그 인연으로 편집기획팀, 여론매체부를 거쳐 문화부에서 책·출판을 담당했다. 잠깐 기적적으로 존재했던 책 섹션 <18.0℃>에서 정말 신나게 일했다. 일주일에 이틀은 밤을 새워 책을 읽었고 ‘헌책방 순례’와 ‘한국의 책쟁이’를 연재했다.
“이 책들 다 본 거지? 읽은 책은 팔아버려! 나머지 책들은 다 읽을 수 있어? 가능성 없는 책도 팔아버려!” 딸의 정연한 논리에 주눅 들어 한 트럭 이상의 책을 버리고도 요즘 또 딸의 성화에 시달리고 있다. 야무진 꿈 하나. 책을 펼쳐놓고 마음대로 뽑아보며 글을 쓸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두 번째 꿈. 딸이 시집가기 전에 공구서만 남기고 모두 처분할 수 있기를.
지금은 대중문화팀에서 미술·사진·건축을 2년째 담당하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회화·조각이 시·소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겨우 깨치고 작품감상에 푹 빠져있다. 어느 날 갑자기 문학과 미술을 넘나드는 글쓰기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목표.
산이 좋아 북한산 곁으로 이사 왔고 한해 한차례 꼭 지리산을 간다. 배낭에는 책 한 권을 꼭 넣는다.
“이 책들 다 본 거지? 읽은 책은 팔아버려! 나머지 책들은 다 읽을 수 있어? 가능성 없는 책도 팔아버려!” 딸의 정연한 논리에 주눅 들어 한 트럭 이상의 책을 버리고도 요즘 또 딸의 성화에 시달리고 있다. 야무진 꿈 하나. 책을 펼쳐놓고 마음대로 뽑아보며 글을 쓸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두 번째 꿈. 딸이 시집가기 전에 공구서만 남기고 모두 처분할 수 있기를.
지금은 대중문화팀에서 미술·사진·건축을 2년째 담당하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회화·조각이 시·소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겨우 깨치고 작품감상에 푹 빠져있다. 어느 날 갑자기 문학과 미술을 넘나드는 글쓰기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목표.
산이 좋아 북한산 곁으로 이사 왔고 한해 한차례 꼭 지리산을 간다. 배낭에는 책 한 권을 꼭 넣는다.
3. 목차
프롤로그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이 있어 살 만한 세상
1부 꿈꾸는 자들의 책
chapter 1 만화 숲속 방에서 세상으로 가는 길 찾기 _ 만화 마니아 박지수
chapter 2 내 인생의 화양연화를 꿈꾼다 _ 밑줄 긋는 여자 성수선
chapter 3 진실을 전하는 미디어 SF _ SF 마니아 박상준
chapter 4 20년 만에 이룬 북카페의 꿈 _ 춘천의 북카페 사장 김종헌
chapter 5 무지개 쫓는 60대 소년 _ 장서가협회장 이석범
2부 사람을 읽다 책을 살다
chapter 6 우체국과 책, 사라지는 것의 끄트머리 _ 화천 상서 우체국장 조희봉
chapter 7 책 나누며 집착도 떠내려 보내고 _ 동두천 시인 부부 김경식ㆍ이주원
chapter 8 월경은 몸으로 쓰는 생명의 경전 _ 자궁에 햇볕정책 펴는 한의사 이유명호
chapter 9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_ 책 중간상 김창기
chapter 10 책과 함께 홀로 살다 _ 《삼성 비서실》 저자 박세록
chapter 11 내가 주인인가 책이 주인인가 _ 화봉책박물관 관장 여승구
3부 배움의 즐거움
chapter 12 낮 장사 밤 공부 _ 목재상 김태석
chapter 13 뉴턴의 사과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_ ‘독서경영’ 이메이션코리아 대표 이장우
chapter 14 학교는 모름지기 즐거워야 _ 재밌는 글쓰기ㆍ책읽기 가르치는 선생님 윤태규
chapter 15 괴테 제대로 읽히기 _ 독문학자 부부 최두환ㆍ레기네
chapter 16 군인도 총만 쏘고 살 수 없다 _ 책나눔 운동의 결실 병영 도서관
4부 진리를 찾아서
chapter 17 질문 속에 답이 있다 _ 논술강사 정윤식
chapter 18 깨달음에 이르는 길 _ 토라 연구가 이기대
chapter 19 나의 책탐은 소명 _ 천주교 집안 4대손 송명근
chapter 20 유학의 궁극은 천인합일 _ 동국대 한문학과 명예교수 배상현
chapter 21 욕심을 모두 버리다 _ 국민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이상보
chapter 22 책벌레 이웃 다 내게로 오라 _ 은광교회 김종대 목사 기념도서관
5부 사회를 생각한다
chapter 23 살아남은 자의 슬픔 _ 시인 피디 이도윤
chapter 24 한 사람이 백 걸음보다 백 사람이 한 걸음 _ 출판인이 된 ‘6·10항쟁 밥풀데기’ 최용철
chapter 25 상식 밖의 역사 바로세우기 _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박한용
chapter 26 사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_ 한국어사전 독립운동 하는 국어학자 박형익
chapter 27 인문학의 위기는 사회의 위기 _ 프랑스 유학 1세대 불문학자 민희식
chapter 28 문중문고로 길이 전한 역사의식 _ 문중문고 지킴이 문태갑
에필로그 책쟁이들과의 행복한 만남
책속부록 1 만화 마니아 박지수가 빠진 한국 만화가들
책속부록 2 추억의 민중서관 한국문학전집 목록
책속부록 3 서점은 일본소설 일색
책속부록 4 책에 우아하게 미친 사람들, 젠틀 매드니스
책속부록 5 이장우의 인재론 : 튀는 인재로 키워라
책속부록 6 송명근 씨가 말하는 책 수집 요령
책속부록 7 이상보 교수의 단골 헌책방 대양서점
책속부록 8 시인 피디 이도윤의 조문사절
1부 꿈꾸는 자들의 책
chapter 1 만화 숲속 방에서 세상으로 가는 길 찾기 _ 만화 마니아 박지수
chapter 2 내 인생의 화양연화를 꿈꾼다 _ 밑줄 긋는 여자 성수선
chapter 3 진실을 전하는 미디어 SF _ SF 마니아 박상준
chapter 4 20년 만에 이룬 북카페의 꿈 _ 춘천의 북카페 사장 김종헌
chapter 5 무지개 쫓는 60대 소년 _ 장서가협회장 이석범
2부 사람을 읽다 책을 살다
chapter 6 우체국과 책, 사라지는 것의 끄트머리 _ 화천 상서 우체국장 조희봉
chapter 7 책 나누며 집착도 떠내려 보내고 _ 동두천 시인 부부 김경식ㆍ이주원
chapter 8 월경은 몸으로 쓰는 생명의 경전 _ 자궁에 햇볕정책 펴는 한의사 이유명호
chapter 9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_ 책 중간상 김창기
chapter 10 책과 함께 홀로 살다 _ 《삼성 비서실》 저자 박세록
chapter 11 내가 주인인가 책이 주인인가 _ 화봉책박물관 관장 여승구
3부 배움의 즐거움
chapter 12 낮 장사 밤 공부 _ 목재상 김태석
chapter 13 뉴턴의 사과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_ ‘독서경영’ 이메이션코리아 대표 이장우
chapter 14 학교는 모름지기 즐거워야 _ 재밌는 글쓰기ㆍ책읽기 가르치는 선생님 윤태규
chapter 15 괴테 제대로 읽히기 _ 독문학자 부부 최두환ㆍ레기네
chapter 16 군인도 총만 쏘고 살 수 없다 _ 책나눔 운동의 결실 병영 도서관
4부 진리를 찾아서
chapter 17 질문 속에 답이 있다 _ 논술강사 정윤식
chapter 18 깨달음에 이르는 길 _ 토라 연구가 이기대
chapter 19 나의 책탐은 소명 _ 천주교 집안 4대손 송명근
chapter 20 유학의 궁극은 천인합일 _ 동국대 한문학과 명예교수 배상현
chapter 21 욕심을 모두 버리다 _ 국민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이상보
chapter 22 책벌레 이웃 다 내게로 오라 _ 은광교회 김종대 목사 기념도서관
5부 사회를 생각한다
chapter 23 살아남은 자의 슬픔 _ 시인 피디 이도윤
chapter 24 한 사람이 백 걸음보다 백 사람이 한 걸음 _ 출판인이 된 ‘6·10항쟁 밥풀데기’ 최용철
chapter 25 상식 밖의 역사 바로세우기 _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박한용
chapter 26 사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_ 한국어사전 독립운동 하는 국어학자 박형익
chapter 27 인문학의 위기는 사회의 위기 _ 프랑스 유학 1세대 불문학자 민희식
chapter 28 문중문고로 길이 전한 역사의식 _ 문중문고 지킴이 문태갑
에필로그 책쟁이들과의 행복한 만남
책속부록 1 만화 마니아 박지수가 빠진 한국 만화가들
책속부록 2 추억의 민중서관 한국문학전집 목록
책속부록 3 서점은 일본소설 일색
책속부록 4 책에 우아하게 미친 사람들, 젠틀 매드니스
책속부록 5 이장우의 인재론 : 튀는 인재로 키워라
책속부록 6 송명근 씨가 말하는 책 수집 요령
책속부록 7 이상보 교수의 단골 헌책방 대양서점
책속부록 8 시인 피디 이도윤의 조문사절
4. 책 속으로
처음에는 비종교 도서를 갖추고 비교인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하는 데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교회가 좋은 일한다는 입소문이 나며 교회 이미지가 좋아지자 그런 얘기는 쏙 들어갔다. 이곳을 자주 이용하던 한 고등학생은 대학 영문과에 수석으로 합격했고 예술고등학교를 진학한 아이는 이곳에서 빌려 읽은 안동림의 《이 한 장의 명반》이 도움 됐다는 말이 전해졌다. 교회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많이 달라져 “만일 교회를 나간다면 은광교회를 가겠다”고 말하거나 자신은 나오지 않지만 자녀들을 교회에 보내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10년이 넘도록 도서관을 이용했지만 교회 나오란 얘기를 한 번도 못 들었다고 말하는 성현주 씨의 말투에는 편안함보다는 서운함이 섞였다.
이동준 담임목사는 “도서관 운영과 기독교 전도는 완전히 별개다. 만일 두 가지를 연계했더라면 이렇게 장기간 도서관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_chapter 22 “책벌레 이웃 다 내게로 오라_은광교회 김종대 목사 기념도서관” 중에서
돈벌이나 문단 권력과 무관한 반년간 잡지를 생떼 같은 돈을 들여 펴내는 것은 그의 대책 없음과도 무관치 않다. 1982년 결혼해 지난 1999년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구입하기까지 청파동, 포일리(평촌), 여의도를 17~8년 전세로 떠돌았다. 그동안 책값, 술값으로 나간 돈이면 집 두어 채는 샀을 거라는 게 부인 강문자 씨의 말이다. 술을 마시면 스스로 전생에 황제였다고 뻐길 만큼 남들과 비교해 결코 빠질 게 없다는 그는 단 한 가지 빠진 게 적금통장이라고 말할 정도이니…….
_ chapter 23 “살아남은 자의 슬픔_시인 피디 이도윤” 중에서
유일한 휴식시간은 헌책방 가는 길. 그는 헌책방계에서 ‘사전을 모으는 이상한 교수님’이다. 심의린의 《보통학교 조선어사전》(이문당, 1925)을 지방의 한 헌책방에서 찾아내 한국인이 만든 최초의 단행본 사전임을 밝혀냈다. 그는 요즘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책방을 찾는데 사전 비슷하게 생긴 고서를 보면 가슴이 찌르르하다고 말했다.
책방 길에 USB 메모리는 필수 휴대품. 낯선 물건을 만나면 그것을 컴퓨터에 꽂아서 자신이 구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그 안에는 A4 300쪽 분량의 사전 목록과 140쪽 분량의 어휘 자료가 입력돼 있다. 10년 이상 정교하게 다듬어와 이제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혀 사전 편찬사를 얽을 단계에 이르렀다. 서지학 관련자나 어휘사 연구자들이 탐을 낸다는 말에 “한 벌 카피해서 줄 수 있느냐”고 운을 떼자 턱도 없는 소리 말라는 표정으로 웃었다.
_ chapter 26 “사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_한국어사전 독립운동하는 국어학자 박형익” 중에서
퇴임하면서 연구실에 있던 책은 “집으로 나르기 귀찮아” 필요한 사람들한테 나눠주었다. 요즘도 빌려달라는 이한테 선뜻 빌려주고 반납을 채근하지 않는다. 책은 다른 것과 달리 대체 불가한 것. 자신의 욕심에 견주어 다른 사람들의 책 욕심을 이해한다. 그래서일까. 책 알맹이는 다 뽑아져 그의 머리로 옮겨지고, ‘괜찮은 책’은 빌리는 형식으로 다른 주인에게 옮겨졌으니 책꽂이의 책들은 빈껍데기처럼 보였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감히 탐내지 않는 책은 고스란히 남아있을 터.
“우리 집은 도둑이 든 적이 없어요. 책밖에 없으니까요.”
살 때는 제값이지만 팔 때는 값없는 책, 책, 책들. 하긴 살 때만 사용가치와 시가가 일치하지 않겠는가. 외출 때도 대문만 잠근다. 그가 쓰는 방은 온통 책과 책상, 그리고 침대 하나뿐. 나머지 옷장이나 장식장 따위는 모두 마루에 나와 있다. 책 이외에 하다못해 골동품 하나, 그림 한 점 없다.
_ chapter 27 “인문학의 위기는 사회의 위기_프랑스 유학 1세대 불문학자 민희식” 중에서
이동준 담임목사는 “도서관 운영과 기독교 전도는 완전히 별개다. 만일 두 가지를 연계했더라면 이렇게 장기간 도서관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_chapter 22 “책벌레 이웃 다 내게로 오라_은광교회 김종대 목사 기념도서관” 중에서
돈벌이나 문단 권력과 무관한 반년간 잡지를 생떼 같은 돈을 들여 펴내는 것은 그의 대책 없음과도 무관치 않다. 1982년 결혼해 지난 1999년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구입하기까지 청파동, 포일리(평촌), 여의도를 17~8년 전세로 떠돌았다. 그동안 책값, 술값으로 나간 돈이면 집 두어 채는 샀을 거라는 게 부인 강문자 씨의 말이다. 술을 마시면 스스로 전생에 황제였다고 뻐길 만큼 남들과 비교해 결코 빠질 게 없다는 그는 단 한 가지 빠진 게 적금통장이라고 말할 정도이니…….
_ chapter 23 “살아남은 자의 슬픔_시인 피디 이도윤” 중에서
유일한 휴식시간은 헌책방 가는 길. 그는 헌책방계에서 ‘사전을 모으는 이상한 교수님’이다. 심의린의 《보통학교 조선어사전》(이문당, 1925)을 지방의 한 헌책방에서 찾아내 한국인이 만든 최초의 단행본 사전임을 밝혀냈다. 그는 요즘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책방을 찾는데 사전 비슷하게 생긴 고서를 보면 가슴이 찌르르하다고 말했다.
책방 길에 USB 메모리는 필수 휴대품. 낯선 물건을 만나면 그것을 컴퓨터에 꽂아서 자신이 구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그 안에는 A4 300쪽 분량의 사전 목록과 140쪽 분량의 어휘 자료가 입력돼 있다. 10년 이상 정교하게 다듬어와 이제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혀 사전 편찬사를 얽을 단계에 이르렀다. 서지학 관련자나 어휘사 연구자들이 탐을 낸다는 말에 “한 벌 카피해서 줄 수 있느냐”고 운을 떼자 턱도 없는 소리 말라는 표정으로 웃었다.
_ chapter 26 “사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_한국어사전 독립운동하는 국어학자 박형익” 중에서
퇴임하면서 연구실에 있던 책은 “집으로 나르기 귀찮아” 필요한 사람들한테 나눠주었다. 요즘도 빌려달라는 이한테 선뜻 빌려주고 반납을 채근하지 않는다. 책은 다른 것과 달리 대체 불가한 것. 자신의 욕심에 견주어 다른 사람들의 책 욕심을 이해한다. 그래서일까. 책 알맹이는 다 뽑아져 그의 머리로 옮겨지고, ‘괜찮은 책’은 빌리는 형식으로 다른 주인에게 옮겨졌으니 책꽂이의 책들은 빈껍데기처럼 보였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감히 탐내지 않는 책은 고스란히 남아있을 터.
“우리 집은 도둑이 든 적이 없어요. 책밖에 없으니까요.”
살 때는 제값이지만 팔 때는 값없는 책, 책, 책들. 하긴 살 때만 사용가치와 시가가 일치하지 않겠는가. 외출 때도 대문만 잠근다. 그가 쓰는 방은 온통 책과 책상, 그리고 침대 하나뿐. 나머지 옷장이나 장식장 따위는 모두 마루에 나와 있다. 책 이외에 하다못해 골동품 하나, 그림 한 점 없다.
_ chapter 27 “인문학의 위기는 사회의 위기_프랑스 유학 1세대 불문학자 민희식” 중에서
한해 400~500권씩 늘어가는 책은 30평대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10년 전 60평으로 넓혀야 했다. 새 집으로 이사하는 날은 부인 이씨가 인도 성지순례를 떠나는 날과 겹쳤다.
“아무 걱정 말고 여행이나 잘 다녀오시오.”
돌아와 보니 남편이 인심 쓴 이유를 알았다. 60평 새집이 더 좁아 보였다. 방마다 책을 두고도 모자라 거실과 안방, 화장실에까지 책이 널렸다. 빤한 벽은 서예 작품과 그림 도배였다. 지하 서고를 따로 두고 쌓아두었던 책을 이사하면서 책장에 꽂아버린 것. 안방 화장대도, 옷장 위에도 책, 책.
“어디서 화장을 하란 말예요?”
“나는 화장 안 한 당신이 제일 예뻐요.”
_chapter 4 “20년 만에 이룬 북카페의 꿈_춘천의 북카페 사장 김종헌” 중에서
조씨가 따라 읽은 사람은 소설가 이윤기 씨. 《하늘의 문》 《나비넥타이》 등 창작소설로 시작한 그의 따라 읽기는 번역본으로 확대돼 200여 권을 모두 독파했다. 그렇게 하면서 작가 이윤기의 전모뿐 아니라 그의 눈을 통해 세상 이치까지 두루 읽게 됐다. 사실과 인과로 꽉 짜인 역사의 시각이 아니라 자유로운 상상 세계인 신화라는 틀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사유 공간이 생긴 것. 사회나 사물을 직관적으로 보고 그때그때 욕망을 표출했는데, 그의 책을 보고 나서 말랑말랑해지고 욕망을 억누르는 여유도 생겼다.
그 무렵 사내 커플의 사랑은 무르익어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800자 원고지 10장에 빼곡히 사연을 적고 그동안 독파한 200여 권의 이윤기 책 사진을 동봉해 반 협박 편지를 띄웠다. 당신 아니면 주례 설 사람이 없다며. 결혼식 며칠 전까지 답이 없어 포기하고 있던 차 이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제가 12월 9일 화천으로 내려가겠습니다.” 활자가 목소리로 되고 책 속에서 사람이 걸어나오는 듯한 환각.
“책과의 인연에서 더 이를 수 없는 극점이었다”는 게 조씨의 말이다. 소설가 이윤기는 주례 이윤기가 되었고 스승 이윤기가 되었다.
_chapter 6 “우체국과 책, 사라지는 것의 끄트머리_화천 상서우체국장 조희봉” 중에서
“중간상이 책 욕심을 내서는 안 되죠. 주인 찾아 책을 넘기는 게 본업인데…….”
그한테 책은 흐르거나 잠시 머무는 존재. 그런 탓일까. 그의 집에는 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가 어디선가 꺼내온 이것들은 책이라고 하기는 뭣하고 그나마 때와 때 사이에 좀 길게 머무는 게 아니겠는가. 아무리 욕심이 없기로서니 이것뿐일까, 라는 의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기왕 보여줄 것 다 보여주마, 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오랜만에 누리는 안복. 40년에 걸쳐 자신의 욕심을 줄이고 책들을 졸여 남긴 것이니 어련할까. 그의 절제와 인내는 범인이 이를 수 없는 ‘저만치’에 있었다.
_chapter 9 “시간과 시간 사이_책 중간상 김창기” 중에서
그가 고서 덫에 걸린 것은 26년 전 술자리에서다. 1982년 윤석창 씨 소유의 책으로 두 달간의 한국문학작품초판본 전시회를 마치고 나서의 뒤풀이. 한 일간지의 문화부장이 꺼낸 말이 씨가 됐다. 그 책들을 경매에 붙여 팔지 말고 여 사장이 사들여 문학 박물관을 만드는 게 어떻겠는가? 여씨는 자신을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에 비유했다. 그로부터 2~3년간 강아지가 주인 따르듯 서지학자인 안춘근 씨의 뒤를 따라 헌책방을 다니며 책 보는 눈을 키웠다. 그렇게, 초판본 전시회에서 만난 이광수의 《일설 춘향전》은 320여 종의 다른 판본으로 확대되었고, 일본에서 만난 《텬로역뎡》은 100여 종의 다른 판본까지 인연이 넓어졌다.
“책 모으는 재미가 엄청났지요. 예상치 못한 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책은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전광석화 같은 순간에 인연이 아니면 그곳에 내가 그 자리에 있었겠어요. 하지만 그것이 블랙홀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던 거죠. 그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돌이키기 힘든 지경이었어요.”
_chapter 11 “내가 주인인가 책이 주인인가_화봉책박물관 관장 여승구” 중에서
이메이션에서는 책값을 회사에서 대준다. 사고의 폭,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독서만 한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직원들이 소설이나 어학 등을 제외한 책을 산 뒤 결제를 올리면 한 달 단위로 전액 지급된다. 주제나 금액에 제한이 없고 보고서나 독후감 등 부담도 없다. 한 해 2,500만 원 정도가 책값으로 나가니 직원 한 사람이 평균 100만 원어치의 책을 사서 읽는 셈이다. 마케팅 담당 함동철 씨는 “작년에 책값으로 70여만 원을 지원받았다”면서 “회사 안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3년 전부터는 젊은 직원들 사이에 ‘책사모’라는 동아리가 만들어져 아침저녁으로 책을 읽고 난 뒤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 부회장은 ‘그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처음 쭈뼛쭈뼛하던 책값 결제 신청이 시행 10년이 지난 지금 자율로 이뤄지듯이 책동아리 역시 특별한 것이 아닌 모양이다.
_ chapter 13 “뉴턴의 사과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_‘독서경영’ 이메이션코리아 대표 이장우” 중에서
과일 333억, 우유 449억. 도서 10억. 2002년 국방비 16조 3,640억 원 가운데 도서비는 0.006퍼센트다. 그나마 일관되게 0.003퍼센트를 유지하다가 두 배로 올렸다. 이후 도서비는 10억 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10억 원을 육해공 3군으로 나누면 3억 3천만 원정도. 중대급에 풀면 19~20권꼴. 한 해 한 번 보급하는 ‘진중문고’는 그래서 20권 한 질이다. 책에 목마른 일선 부대에서는 감지덕지다. 군인이 강인한 체력에 총만 잘 쏘면 그만이지 무슨 독서냐고?
8년째 병영 도서관 건립 운동을 펴는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민승현 본부장은 “군인들에게 반드시 책을 읽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군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사병은 2년여 동안만 군인입니다. 이들은 복무가 끝나면 우리 미래 사회의 주체들이죠. 그러므로 병역을 감당하되 그로 인해 고립, 퇴보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병사 개인은 물론 국가의 손해죠.”
_ chapter 16 “군인도 총만 쏘고 살 수 없다_책나눔 운동의 결실 병영 도서관” 중에서
“아무 걱정 말고 여행이나 잘 다녀오시오.”
돌아와 보니 남편이 인심 쓴 이유를 알았다. 60평 새집이 더 좁아 보였다. 방마다 책을 두고도 모자라 거실과 안방, 화장실에까지 책이 널렸다. 빤한 벽은 서예 작품과 그림 도배였다. 지하 서고를 따로 두고 쌓아두었던 책을 이사하면서 책장에 꽂아버린 것. 안방 화장대도, 옷장 위에도 책, 책.
“어디서 화장을 하란 말예요?”
“나는 화장 안 한 당신이 제일 예뻐요.”
_chapter 4 “20년 만에 이룬 북카페의 꿈_춘천의 북카페 사장 김종헌” 중에서
조씨가 따라 읽은 사람은 소설가 이윤기 씨. 《하늘의 문》 《나비넥타이》 등 창작소설로 시작한 그의 따라 읽기는 번역본으로 확대돼 200여 권을 모두 독파했다. 그렇게 하면서 작가 이윤기의 전모뿐 아니라 그의 눈을 통해 세상 이치까지 두루 읽게 됐다. 사실과 인과로 꽉 짜인 역사의 시각이 아니라 자유로운 상상 세계인 신화라는 틀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사유 공간이 생긴 것. 사회나 사물을 직관적으로 보고 그때그때 욕망을 표출했는데, 그의 책을 보고 나서 말랑말랑해지고 욕망을 억누르는 여유도 생겼다.
그 무렵 사내 커플의 사랑은 무르익어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800자 원고지 10장에 빼곡히 사연을 적고 그동안 독파한 200여 권의 이윤기 책 사진을 동봉해 반 협박 편지를 띄웠다. 당신 아니면 주례 설 사람이 없다며. 결혼식 며칠 전까지 답이 없어 포기하고 있던 차 이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제가 12월 9일 화천으로 내려가겠습니다.” 활자가 목소리로 되고 책 속에서 사람이 걸어나오는 듯한 환각.
“책과의 인연에서 더 이를 수 없는 극점이었다”는 게 조씨의 말이다. 소설가 이윤기는 주례 이윤기가 되었고 스승 이윤기가 되었다.
_chapter 6 “우체국과 책, 사라지는 것의 끄트머리_화천 상서우체국장 조희봉” 중에서
“중간상이 책 욕심을 내서는 안 되죠. 주인 찾아 책을 넘기는 게 본업인데…….”
그한테 책은 흐르거나 잠시 머무는 존재. 그런 탓일까. 그의 집에는 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가 어디선가 꺼내온 이것들은 책이라고 하기는 뭣하고 그나마 때와 때 사이에 좀 길게 머무는 게 아니겠는가. 아무리 욕심이 없기로서니 이것뿐일까, 라는 의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기왕 보여줄 것 다 보여주마, 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오랜만에 누리는 안복. 40년에 걸쳐 자신의 욕심을 줄이고 책들을 졸여 남긴 것이니 어련할까. 그의 절제와 인내는 범인이 이를 수 없는 ‘저만치’에 있었다.
_chapter 9 “시간과 시간 사이_책 중간상 김창기” 중에서
그가 고서 덫에 걸린 것은 26년 전 술자리에서다. 1982년 윤석창 씨 소유의 책으로 두 달간의 한국문학작품초판본 전시회를 마치고 나서의 뒤풀이. 한 일간지의 문화부장이 꺼낸 말이 씨가 됐다. 그 책들을 경매에 붙여 팔지 말고 여 사장이 사들여 문학 박물관을 만드는 게 어떻겠는가? 여씨는 자신을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에 비유했다. 그로부터 2~3년간 강아지가 주인 따르듯 서지학자인 안춘근 씨의 뒤를 따라 헌책방을 다니며 책 보는 눈을 키웠다. 그렇게, 초판본 전시회에서 만난 이광수의 《일설 춘향전》은 320여 종의 다른 판본으로 확대되었고, 일본에서 만난 《텬로역뎡》은 100여 종의 다른 판본까지 인연이 넓어졌다.
“책 모으는 재미가 엄청났지요. 예상치 못한 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책은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전광석화 같은 순간에 인연이 아니면 그곳에 내가 그 자리에 있었겠어요. 하지만 그것이 블랙홀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던 거죠. 그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돌이키기 힘든 지경이었어요.”
_chapter 11 “내가 주인인가 책이 주인인가_화봉책박물관 관장 여승구” 중에서
이메이션에서는 책값을 회사에서 대준다. 사고의 폭,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독서만 한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직원들이 소설이나 어학 등을 제외한 책을 산 뒤 결제를 올리면 한 달 단위로 전액 지급된다. 주제나 금액에 제한이 없고 보고서나 독후감 등 부담도 없다. 한 해 2,500만 원 정도가 책값으로 나가니 직원 한 사람이 평균 100만 원어치의 책을 사서 읽는 셈이다. 마케팅 담당 함동철 씨는 “작년에 책값으로 70여만 원을 지원받았다”면서 “회사 안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3년 전부터는 젊은 직원들 사이에 ‘책사모’라는 동아리가 만들어져 아침저녁으로 책을 읽고 난 뒤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 부회장은 ‘그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처음 쭈뼛쭈뼛하던 책값 결제 신청이 시행 10년이 지난 지금 자율로 이뤄지듯이 책동아리 역시 특별한 것이 아닌 모양이다.
_ chapter 13 “뉴턴의 사과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_‘독서경영’ 이메이션코리아 대표 이장우” 중에서
과일 333억, 우유 449억. 도서 10억. 2002년 국방비 16조 3,640억 원 가운데 도서비는 0.006퍼센트다. 그나마 일관되게 0.003퍼센트를 유지하다가 두 배로 올렸다. 이후 도서비는 10억 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10억 원을 육해공 3군으로 나누면 3억 3천만 원정도. 중대급에 풀면 19~20권꼴. 한 해 한 번 보급하는 ‘진중문고’는 그래서 20권 한 질이다. 책에 목마른 일선 부대에서는 감지덕지다. 군인이 강인한 체력에 총만 잘 쏘면 그만이지 무슨 독서냐고?
8년째 병영 도서관 건립 운동을 펴는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민승현 본부장은 “군인들에게 반드시 책을 읽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군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사병은 2년여 동안만 군인입니다. 이들은 복무가 끝나면 우리 미래 사회의 주체들이죠. 그러므로 병역을 감당하되 그로 인해 고립, 퇴보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병사 개인은 물론 국가의 손해죠.”
_ chapter 16 “군인도 총만 쏘고 살 수 없다_책나눔 운동의 결실 병영 도서관” 중에서
5. 출판사 서평
지금 여기 한국의 책쟁이들은 무슨 책에 파묻혀 있을까?
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와 최한기의 후예들이 전수하는 책 세상의 매력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에 대한 훈훈한 보고서
매주 200여 종의 신간이 쏟아져 나와도 성인들의 연평균 도서 구입비는 만 원도 안 되는 나라 한국. 이토록 척박한 토양에서 책 구입비로 매달 몇 십만 원씩을 지출하고 고서점 나들이를 유일한 휴식으로 삼으며 끌어 모은 책 무게로 집이 무너질까 고민하는 이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한국의 책쟁이들》은 돈과 이름값에 미친 세상에서 역주행하듯 오로지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에 대한 훈훈한 보고서다. 참신한 기획과 맛깔스런 문체로 책동네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한겨레신문 기획연재를 바탕으로, 기사에서 모두 담지 못한 책쟁이들의 삶과 책 이야기, 꽁꽁 숨겨둔 서재 풍경과 근황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이 책의 저자이자 한겨레신문 선임기자인 임종업 역시 일주일에 이틀은 밤을 새워 책을 읽고 ‘헌책방 순례’와 ‘한국의 책쟁이들’을 연재한 못 말리는 책쟁이다. 한 책쟁이가 다른 책쟁이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친구가 되고 그들이 보여준 참모습을 맛깔 나는 글솜씨로 풀어낸 책, 그것이 바로 《한국의 책쟁이들》인 셈이다.
한국의 젠틀 매드니스들이 들려주는 있는 그대로의 책쟁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한국의 책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이는 썩 많지 않다. 겉멋으로 읽는 사람을 제하고, 책이 아닌 물성에 탐닉하는 사람을 제하고, 책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제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재 속에서 수줍게 숨어 사는 책쟁이들을 찾기 위해 어렵사리 헌책방에 잠복하고 인터넷의 헌책방 동아리를 탐색했다.
이렇게 찾아낸 사람들이 바로 추억의 만화를 찾아 헌책방을 헤매다 만화편집자가 된 신세대 만화 마니아 박지수 씨, 부인이 여행 간 틈을 타 집을 온통 책으로 뒤덮고는 결국 북카페를 차린다며 28년간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낸 김종헌 사장, 자궁과 월경에 다이제스트판 현대사가 들어 있다며 사람 책과 종이 책을 동시에 읽기를 즐기는 이유명호 한의사, 25년 동안 모아온 10만여 점의 고서를 위해 책 박물관을 열었다가 빚잔치를 벌인 화봉책박물관 여승구 관장, 독서동아리에서 책을 매개로 평생의 소중한 인연을 얻은 현대판 나무꾼 김태석 씨 등 28인이다.
어릴 때부터 손에서 책을 놓은 적이 없고 보지 못한 책을 대하면 번번이 웃어 책에 미친 바보라 불린 이덕무나, 책만 사들이다 결국 가산을 탕진한 최한기 못지않게 책에 미친 책쟁이들의 이야기는 보통 사람들에게 자칫 기행이나 광증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독서애호가들에게 이 책에 등장하는 책쟁이들의 처절한 삶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은 그 자체로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자 격렬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책 고수들의 독서 목록과 독서법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
책쟁이들의 특징은 서재 공개를 꺼린다는 것. 책을 꽂아둔 서가에서는 지적 편력이, 모두어 분류한 방식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드러나니, 자신의 속살 같은 서재를 쉽게 내보일 책쟁이가 어디 있겠는가. 바로 이런 속사정 때문에 이 책에서 책쟁이들이 큰맘 먹고 공개한 서재를 엿보는 재미가 더욱 각별해진다. 이들이 섭렵해 온 책의 목록을 구경하고, 아끼는 책을 손에 쥐게 된 경로를 추적하고, 책장 위에 덮인 먼지를 쓸어보는 일은 또 다른 세계로의 탐험이자 여행이다. 특히 한국고전과 세계명작부터 최신 유행하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이나 만화, 동화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책읽기 여행에 독자들의 눈은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놈만 패듯이 한 작가만 파고드는 전작주의 독서법, 꽂히는 주제를 따라 10권, 50권, 100권으로 확장시켜 읽는 하이퍼텍스트식 독서법과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읽는 감성 독서법 등 고수들의 특별한 독서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이다. 아직 나만의 독서법을 발굴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책쟁이들이 알려주는 헌책방 정보, 책 수집 요령 등의 부록은 그야말로 덤으로 주는 선물이다.
고서나 희귀본을 수집하는 나이 지긋한 장서가나 노년의 고집 센 학자뿐만 아니라,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생긴 젊은 만화 마니아부터 책쟁이에서 글쟁이로 진화한 톡톡 튀는 커리어우먼, 젊은 시골 우체국장과 고졸 목재상까지, 직업ㆍ성별ㆍ나이는 다르지만 책과 한 몸이 된 사람들을 곳곳에서 찾아내 소개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다종다양한 책의 세계를 체험한다. 또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책쟁이들과 우리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책이 삶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논할 수 있다. 이들이 살며시 열어놓은 비밀 서재에 들어서는 순간, 책 세상의 블랙홀 같은 매력에 빠져 이 책에 등장하는 책쟁이들과 금세 친구가 될 것이다.
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와 최한기의 후예들이 전수하는 책 세상의 매력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에 대한 훈훈한 보고서
매주 200여 종의 신간이 쏟아져 나와도 성인들의 연평균 도서 구입비는 만 원도 안 되는 나라 한국. 이토록 척박한 토양에서 책 구입비로 매달 몇 십만 원씩을 지출하고 고서점 나들이를 유일한 휴식으로 삼으며 끌어 모은 책 무게로 집이 무너질까 고민하는 이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한국의 책쟁이들》은 돈과 이름값에 미친 세상에서 역주행하듯 오로지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에 대한 훈훈한 보고서다. 참신한 기획과 맛깔스런 문체로 책동네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한겨레신문 기획연재를 바탕으로, 기사에서 모두 담지 못한 책쟁이들의 삶과 책 이야기, 꽁꽁 숨겨둔 서재 풍경과 근황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이 책의 저자이자 한겨레신문 선임기자인 임종업 역시 일주일에 이틀은 밤을 새워 책을 읽고 ‘헌책방 순례’와 ‘한국의 책쟁이들’을 연재한 못 말리는 책쟁이다. 한 책쟁이가 다른 책쟁이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친구가 되고 그들이 보여준 참모습을 맛깔 나는 글솜씨로 풀어낸 책, 그것이 바로 《한국의 책쟁이들》인 셈이다.
한국의 젠틀 매드니스들이 들려주는 있는 그대로의 책쟁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한국의 책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이는 썩 많지 않다. 겉멋으로 읽는 사람을 제하고, 책이 아닌 물성에 탐닉하는 사람을 제하고, 책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제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재 속에서 수줍게 숨어 사는 책쟁이들을 찾기 위해 어렵사리 헌책방에 잠복하고 인터넷의 헌책방 동아리를 탐색했다.
이렇게 찾아낸 사람들이 바로 추억의 만화를 찾아 헌책방을 헤매다 만화편집자가 된 신세대 만화 마니아 박지수 씨, 부인이 여행 간 틈을 타 집을 온통 책으로 뒤덮고는 결국 북카페를 차린다며 28년간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낸 김종헌 사장, 자궁과 월경에 다이제스트판 현대사가 들어 있다며 사람 책과 종이 책을 동시에 읽기를 즐기는 이유명호 한의사, 25년 동안 모아온 10만여 점의 고서를 위해 책 박물관을 열었다가 빚잔치를 벌인 화봉책박물관 여승구 관장, 독서동아리에서 책을 매개로 평생의 소중한 인연을 얻은 현대판 나무꾼 김태석 씨 등 28인이다.
어릴 때부터 손에서 책을 놓은 적이 없고 보지 못한 책을 대하면 번번이 웃어 책에 미친 바보라 불린 이덕무나, 책만 사들이다 결국 가산을 탕진한 최한기 못지않게 책에 미친 책쟁이들의 이야기는 보통 사람들에게 자칫 기행이나 광증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독서애호가들에게 이 책에 등장하는 책쟁이들의 처절한 삶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은 그 자체로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자 격렬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책 고수들의 독서 목록과 독서법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
책쟁이들의 특징은 서재 공개를 꺼린다는 것. 책을 꽂아둔 서가에서는 지적 편력이, 모두어 분류한 방식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드러나니, 자신의 속살 같은 서재를 쉽게 내보일 책쟁이가 어디 있겠는가. 바로 이런 속사정 때문에 이 책에서 책쟁이들이 큰맘 먹고 공개한 서재를 엿보는 재미가 더욱 각별해진다. 이들이 섭렵해 온 책의 목록을 구경하고, 아끼는 책을 손에 쥐게 된 경로를 추적하고, 책장 위에 덮인 먼지를 쓸어보는 일은 또 다른 세계로의 탐험이자 여행이다. 특히 한국고전과 세계명작부터 최신 유행하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이나 만화, 동화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책읽기 여행에 독자들의 눈은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놈만 패듯이 한 작가만 파고드는 전작주의 독서법, 꽂히는 주제를 따라 10권, 50권, 100권으로 확장시켜 읽는 하이퍼텍스트식 독서법과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읽는 감성 독서법 등 고수들의 특별한 독서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이다. 아직 나만의 독서법을 발굴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책쟁이들이 알려주는 헌책방 정보, 책 수집 요령 등의 부록은 그야말로 덤으로 주는 선물이다.
고서나 희귀본을 수집하는 나이 지긋한 장서가나 노년의 고집 센 학자뿐만 아니라,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생긴 젊은 만화 마니아부터 책쟁이에서 글쟁이로 진화한 톡톡 튀는 커리어우먼, 젊은 시골 우체국장과 고졸 목재상까지, 직업ㆍ성별ㆍ나이는 다르지만 책과 한 몸이 된 사람들을 곳곳에서 찾아내 소개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다종다양한 책의 세계를 체험한다. 또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책쟁이들과 우리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책이 삶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논할 수 있다. 이들이 살며시 열어놓은 비밀 서재에 들어서는 순간, 책 세상의 블랙홀 같은 매력에 빠져 이 책에 등장하는 책쟁이들과 금세 친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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