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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추천 도서(632) 버스 정류장 - 가오싱젠 (N2000 중,프)

11월의 추천 도서(632) 버스 정류장 - 가오싱젠 (N2000 중,프)

 

 

 

 

 

1.책소개

 

 2000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오싱젠의 대표적인 희곡 모음집. 동양의 전통 사상과 정서를 현대 부조리극으로 형상화, 중국 정치 현실에 맞서야 했던 망명 작가의 향수와 상실의 고통이 배어있는 수작들인 "버스 정류장", "독백", "야인" 등 3편의 희곡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2.저자소개

 

가오싱젠

1940년 중국 동부 장시 성 간저우에서 은행 간부인 아버지와 연극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일전쟁 전후의 혼란 속에서 성장하기는 했지만 비교적 여유 있는 가정환경 덕분에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 1975년부터는 문예지의 프랑스 문학담당 편집자로 일하면서 자신의 문학적 주제라 할 수 있는 '부조리'의 개념을 정립해 나갔다.

그는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 공산당의 공포정치와 테러에서 부조리의 근원을 읽어내고 연극적 요소를 통해 이를 제시하는 것을 자신의 문학의 본령으로 삼았다. 1966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련을 겪었고, 1988년 프랑스로 망명하여 활발한 저술 활동을 시작을 시작했다. 1990년 대만에서, 1995년 프랑스에서 『영혼의 산』이 출간되고, 200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나 혼자만의 성경』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현실을 훑어낸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일대기로 작가 개인의 문학적인 성찰과 함께 세계와 인간 본질의 의미를 꿰뚫으며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초월한 보편적인 현대 인간의 존재의식을 선명하게 일깨워준다. 또한 『버스 정류장』은 가오싱젠의 대표적인 희곡 작품들을 엮은 책으로 동양의 전통 사상과 정서를 현대 부조리극으로 형상화했다. 이는 중국 정치 현실에 맞서야 했던 망명 작가의 향수와 상실의 고통이 배어 있는 수작들로 평가 받는다. 앞서 설명한 『영혼의 산』은 샤머니즘과 유년의 기억, 천연 그대로의 자연을 통해 시원(始原)을 찾아가는 상상적 여행을 그려내고 있다. 1인칭, 2인칭을 오가는 독특한 시점과 유려한 문장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동양화에도 재능을 발휘하여 30여 차례의 전시회를 열은 바 있는 그는 화가답게 자신의 작품집 표지를 손수 그리며 여전히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출처 - 예스24 

 

3. 목차

 

버스 정류장 ... 9
독백 ... 81
야인 ... 105
부록 ... 207
현대 연극의 추구 / 가오싱젠
"버스 정류장" 공연에 대한 몇 가지 제안 / 가오싱젠
"야인" 공연에 대한 설명과 제안 / 가오싱젠
작품 해설 ... 223
작가 연보 ... 233
옮긴이의 말 ... 238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4.출판사 서평

 

 

2000년에 동양인으로서는 네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오싱젠[高行健]의 대표 희곡선 『버스 정류장』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가오싱젠은 정치적인 문제로 조국인 중국을 떠나 현재는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면서 활발한 작품 활동과 화가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는 망명 작가이다. 또한 중국의 전통적인 사상에 현대적인 부조리극을 결합시킨 그의 희곡 작품은 이미 중국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지의 무대에 올려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월에 그의 작품 「비상경보」(국내에서는 ‘절대신호’라는 제목으로 공연)가 연극 무대에 올려졌다. 이번에 출간된 『버스 정류장』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는 가오싱젠의 대표 희곡선이다. .

중국 정치 현실에 맞서야 했던 망명 작가 가오싱젠

가오싱젠은 소설가, 평론가, 화가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지만, 역시 극작가로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988에 프랑스로 망명하기 전까지, 베이징인민예술극원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소극장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희곡이 모두 이 무렵에 쓰인 작품으로 베이징인민예술극원에서 성황리에 공연되었으며, 특히 「야인」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도 공연되어 호평을 받았다. 망명 전의 작품 경향은 서구 연극 개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연극 세계를 확립하고 중국적 전통을 탐색하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야인」은 1985년에 처음 공연되었으나, “사회주의를 오염시킨다.”는 이유로 공연 금지(1986년)당했던 작품이다. 그 당시는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외치기는 했지만 문학과 예술에 대한 정치적 지배는 변함없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 대해 가오싱젠은 “나는 그때부터 중국의 독자와 관객을 모두 잃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중국의 정치적 상황 하에서 작가이자 연극인으로서 큰 좌절을 맛본 것이다. 그로부터 1988년 망명길에 오르기까지 가오싱젠은 중국 공산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문학과 예술을 탄압하는 상황에 저항하면서 중국 작가와 예술가들은 “그들의 목소리와 자유를 찾아낼”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전통을 현대 부조리극으로 형상화

프랑스 망명 전, 즉 베이징인민예술극원에 소속되었을 당시에 창작했던 가오싱젠의 희곡의 의의는 주로 리얼리즘의 틀을 깨고 모더니즘을 실험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가오싱젠 자신은 현대 연극에서 등한시되었던 중국 연극 전통을 되살리고자 하는 데 큰 의미를 둔다. 개혁과 개방의 물결을 따라 중국의 연극도 서구식 현대극 일색이었지만, 가오싱젠은 정작 자신들의 고유한 전통 문화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연극계의 풍토를 개탄해 마지않았다.
1984년에 양쯔 강 유역의 민간 연극을 조사하면서 고대로부터 전승되는 제의와 연희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그에게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주었다. 현대극이 무대와 관객의 사이에 쌓아놓은 벽을 허물지 않고서는 영화나 텔레비전 같은 다른 매체와 차별화될 수 없으며, 연극을 대사 중심의 ‘화극(話劇)’이라는 한계에 묶어놓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중국 고대 연극의 전통인 표현 양식의 다양성, 즉 제의적 탈놀이, 민간의 설창, 만담과 겨루기, 인형극, 그림자 인형극, 마술과 잡기, 이 모든 것이 연극을 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의 무대를 풍성하고 자유롭게 만들었다. 연극적인 것보다 저급하다고 인식되어 온 서술 역시 결코 비연극적인 것이 아니며 음악성을 갖춘 서술은 오히려 연극보다 더욱 친근하게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고, 이를 통한 자유로운 시공간의 처리도 그의 작품에 잘 활용되고 있다.
부록으로 실린 「현대 연극의 추구」에서, 가오싱젠은 자신이 추구하는 연극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연극은 종합적인 연기 예술로 단순히 말로만 하는 예술이 아니며, 둘째 연극의 공간이 되는 극장과 무대라는 가상으로 설정했다는 상황을 인정할 때에만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연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셋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마음대로 설정할 때 연극이 문학의 언어처럼 충분한 자유를 얻는다고 말한다. 요컨대 가오싱젠은 중국적인 연극의 전통에 서양의 방식을 도입한 실험적인 작가였다. 그런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작가로 브레히트를 꼽고 있다.

내 작품 「버스 정류장」과 「야인」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은 화자로서 극 한가운데에 등장해서 배우로서의 위치를 통해 현재의 극에 대해 코멘트를 들 수 있게 했다. 이는 브레히트가 사용했던 소외 효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로써 무대 위에서 특정 역을 맡고 있는 배우들은 어디까지나 배우라는 것을 관객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극예술이 자신만의 독특한 깨달음에서 생겨날 수 있다고 믿으며, 바로 이 깨달음에 근거해 나는 내 작품들을 써 나간다. 브레히트는 바로 이런 면에서도 나를 격려한 인물이다.
브레히트는 내게 극예술의 법칙을 새로이 정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 첫 극작가였다.
―디 벨트(Die Welt), 2002년 10월 18일자.

 

출처 - 예스24 제공

 

5.책속으로

 

 

(조그만 목소리로 자기 자신에게) 너 어떻게 된거야?
(마치 자기 역할에서 겨우 깨어난 듯) 응, 그 노끈이 말야...
(큰 소리로) 누가 무대 위에다 노끈을 떨어뜨려 놓았어?
(조그만 목소리로 자신에게) 네가 그런 거 아냐?
(큰 소리로) 뭐하려고 무대 위에다 노끈 같은 걸 버리고 그래?
(깨우쳐주듯) 네가 그걸로 담을 쌓는다면서?
(귀찮은 듯) 무슨 담을?
(귀찮지도 않은 듯) 너희 배우들하고 관객을 갈라놓는다는 그 제4의 벽인가 하는 거 말야!
(고집스레) 그럼 관객들이 어떻게 연극을 보라고?
이 담은 투명한 것 아니었어?
투명하다면 뭐하러 담을 쌓는다는 거야? 부숴버리지!
네가 쌓은 것이니 네가 부수렴.
좋아. (노끈을 집어들어, 주머니에 쑤셔 넣고, 퇴장한다.) 

갈까 기다릴까? 기다릴까 아님 갈까? 정말 사람 미치겠군! 운명이다. 그래 기다려보자. 늙어 죽을 때까지. 사람은 왜 자신의 미래를 열어가지 않고 운명이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하지? 거 참. 운명이란 게 뭐지? (아가씨에게) 운명을 믿어요? 45

운명은 바로 이 동전 같은 거죠.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낸다) 믿어요? (던졌다가 잡는다.) 그림 아니면 글자? pig, book, desk, dog. 빨리 결정해요! are you teacher? no. are you pig?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I am I. 나는 나야! 당신은 당신 자신을 안 믿고 이걸 믿어요? (혼자 중얼거리고는, 동전을 치운다) 45

누가 우릴 여자로 만들었을까? 우린 운명적으로 기다려야, 한도 끝도 없이 기다려야 하나 봐. 우선 한 남자가 찾아와 주길 기다리고, 어렵사리 시집을 가서는 애가 세상에 나오길 기다리고, 또 그애가 성인이 되기를 기다리고, 그러다 우린 늙어버리니...... 52

숙련공 : 세상엔 나쁜 사람이 아직 그렇게 많진 않아요. 그렇다고 방비를 안 할 수는 없고, 나야 남을 따지지 않지만, 남들도 날 안 따지란 법 있겠어요?

노인 :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쁜 거야. 내가 남을 밀치고 남은 나를 밟고, 만약 서로 살펴준다면 세상 살기가 훨씬 수월할텐데! 66

 

출처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