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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 상실의 언어 (마스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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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소개
“내 마음은 부서졌지만, 나는 부서지지 않았습니다”
《상실의 언어》는 공인 심리치료사이자 트라우마와 자기 통제 전문가인 사샤 베이츠가 사별 후 가장 끔찍했던 첫 해 동안 ‘유족으로서의 나’와 ‘치료사로서의 나’를 오가며 겪은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저자는 ‘유족으로서의 나’와 ‘치료사로서의 나’라는 두 가지 자아를 오가며 사별의 고통과 혼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한편, 프로이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윌리엄 워든, 존 볼비, 스트뢰브와 슈트, 릴리 핀커스 등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애도 이론을 고찰하며, 자신의 애도 과정을 전문가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분석한다. 집요하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봄으로써 상실의 경험을 통과한 그는 “인생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질’ 수는 없겠지만 달라진 삶 역시 괜찮을 수 있다고 말이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사샤 베이츠 (Sasha Bates)
공인 심리치료사이자 트라우마와 자기 통제 전문가. BBC와 채널4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18년간 작가, 디렉터, 프로듀서로 일하며 〈옴니버스〉, 〈그랜드 디자인〉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인간의 마음과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자 런던의 더 민스터 센터(The Minster Centre)에서 심리치료 석사학위를 받고, 상담 및 통합 심리치료 과정을 수료했다.
치료사를 위한 셀프케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위한 요가 등 다양한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고, 특히 요가 강사로서 쌓은 몸과 마음에 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치료사로서 명성을 얻었다. 6년째 상담 치료사로 일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사랑하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에 ‘유족으로서 나’와 ‘치료사로서의 나’를 오가며, 상실과 애도, 비탄의 심리를 밑바닥까지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비탄에 잠긴 사람과 심리치료사 들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1 파열되다
2 흩어지다
3 휩쓸리다
4 떠오르다
5 숨 고르다
6 출항하다
7 헤엄치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시, 노래, 음악, 문학, 미술이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왔듯이, 사랑하는 이를 잃으면 우리의 심장은 정말로 부서질 수 있다.
내 생각에 이런 연구 결과는 몸과 마음이 통합시스템으로서 작용하며 몸은 말 그대로 우리의 정서 상태를 보여준다는 자명한 관점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슬픔은 우리의 몸에 물리적인 영향을 끼친다. 외적으로는 관절염, 피로, 요통 등 온갖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고, 내적으로는 주요 장기들뿐 아니라 세포, 호르몬, 호흡 단계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친다. (71쪽)
나는 바를 지나쳐서 걸어갔다. 촛불이 깜빡이는 저 바닷가 테이블 중 하나에 나 혼자 앉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빌을 떠올리지 않으려 했지만, 내 생각은 자기만의 의지를 지니고 너무도 자주, 너무도 멀리 헤매어 가곤 했다. 문제는 빌을 떠올리지 않아도 끔찍하긴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그 죄책감이란! 내가 어떻게 빌 생각을 안 할 수 있지? 이 무슨 배신인가. 난 얼마나 끔찍한 아내인가. 아니, 아내였는가. 젠장. (130쪽)
사별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은 상황을 아주 좋아지게 만들기도 하고, 지독히 나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들이 나의 애도에 관여하는 만큼 나 역시 그들의 애도에 관여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빌을 잃은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빌을 사랑했던 가족과 친구들도 그를 그리워하며 각자 자기만의 사별 과정을 겪는 중이었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서로의 바람과 감정의 임의성, 때로는 모순적이기까지 한 특성을 고려하고 수용하며 서로에 대한 반응을 조율해야 했다. (152쪽)
나 혼자서 눈물의 단어장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끝도 없이 다양한 표현이 떠올랐다. 흐느끼기, 울부짖기, 쉰 목소리로 신음하기, 흑흑거리기, 끅끅거리기, 질질 흘리기, 콸콸 퍼붓기, 통곡하기, 엉엉대기, 절규하기, 괴로움에 조용히 몸부림치기, 몸 비틀기, 훌쩍대기, 글썽거리기, 내 의지를 거스르고 뱃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낮은 소리로 외치기. 그에 따르는 다양한 후유증도 있었다. 앤서니 조슈아와 10라운드 경기라도 치른 양진을 빼놓는 절망과 우울의 눈물. 혹은 한결 마음이 가뿐해지는 해독과 정화의 눈물. 심지어 몸속에 고여 출구를 못 찾고 있을 뿐 틀림없이 존재하는 부식성 눈물도. 그런 눈물이 차올라 마치 새로운 내면의 인격이 된 것처럼 몸을 부풀리는 게 느껴졌다. 눈물은 내 안에 잠복한 채 나를 인질로 잡아두고 있었다. (188~189쪽)
이런 상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 느껴진다. 실제로도 끝이 없다. 다만 그 형태가 바뀔 뿐이다. 애도를 하나의 길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길에는 보통 목적지가 있지만 애도에는 목적지가 없기 때문이다. 애도는 결코 유족을 떠나지 않는다. 애도가 끝나지 않듯이 우리도 그로부터 빠져 나올 수 없다. 다만 이런 상태를 더 잘 처리할 수 있게 되기를, 감정의 침입이 줄어들기를, 적어도 고통을 토해내는 방식과 그 시점에 대한 통제력을 다소나마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비탄은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비탄을 감싸 안으며 점점 더 큰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192쪽)
‘상실 지향성 스트레스 요인’은 잃어버린 것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추억, 고인과의 소통, 그리움 등을 말한다. 내 경우 거의 모든 것이 이런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었다. 우리가 즐겨 찾던 카페를 지나치는 일, 빌이 보고 싶어 했던 연극과 영화의 개막이나 개봉을 알리는 이메일, 특정한 음악을 듣거나 식당에서 (빌이 항상 그랬듯) 와인 대신 수제 맥주를 찾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일도. 빌에 대한 그리움과 너무나 달라져버린 내 삶을 상기시키는 고통스러운 추억들이 끝도 없이 밀려왔다. 일상에서 이런 추억들에 부딪치다 보면 마치 수천 번 종이에 베여 죽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217쪽)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나는 옷장 문제를 가만히 방치해두었다. (…) 하지만 오늘 아침 나는 면도솔과 비누를 내다 버렸다. 솔이 낡아서 교체해야 하고 비누도 거의 다 닳았다는 구실을 대면서. 정말로 그런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차피 머지않아 버려질 물건들이었다고 생각하니 내 뒤틀리고 비합리적인 머릿속에서도 합당한 논리로 느껴졌다. 그래서 딱히 의식적인 결심도 없이 솔과 비누를 쓰레기통에 넣은 다음 그 자리를 떠났다. 망설이지도 울지도 않고, 그냥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일인 것처럼 해치워버렸다. 사용 기한이 다된 물건 몇 가지를 정리한 것뿐이야. 별일 아니야. 소란 피울 것 없어. (235쪽)
소중한 사람을 잃는 일은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정신적 외상을 남기며, 이는 절대 한순간에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잠시 울고 약을 한두 알 삼킨 다음 툭툭 털어내고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얘기다. 유족이 되는 것은 몸과 마음과 정신과 감정의 대폭발이요, 세계와 신념을 뒤흔들어 우리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경험이다. 물론 새로운 우리도 멋지게 살아가며 기쁨과 행복을 찾아낼 수 있겠지만, 어쨌든 예전의 우리는 아니다. 나는 우리 모두가 변화를 겪고 새로운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전문가의 동행이라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41~242쪽)
길고 끔찍한 애도의 여정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발전이라도 반갑게 받아들여야 한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 위의 배는 그리 견고한 지반이 못 되었고 난 여전히 물결치는 대로 떠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훨씬 안정된 상태였다. 나를 떠받치는 이 지반을 받아들이고 신체감각에 더욱 깊이 뿌리를 내린다면, 그 안정감이 요가에서처럼 나를 실제로나 비유적으로나 더 멀리 뻗어나가게 할 것이었다. 깊이 뿌리를 내릴수록 나의 가지는 높이 뻗어나갔다. 하늘을 향해, 우주를 향해. 몸과의 연결은 몸을 벗어난 더욱 크고 영적인 존재와의 연결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252쪽)
이제는 내가 잃은 것보다도 가진 것, 지금까지 얻은 것에 집중할 수 있을 듯했다. 내 삶이라는 돌무더기를 찬찬히 뒤지며 그 안에 숨은 보석을 찾아보고 싶었다. 나의 상실을 귀중한 부가가치이자 폐허를 재건할 수단으로 재구성하고 싶었다. (282쪽)
나는 이제 고통도, 눈물도, 빌에 대한 그리움도 결코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걸 안다. 그 감정들은 형태와 색채를 바꾸어가며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처음에 그랬듯이 충격적이고 기진맥진하도록 격렬한 감정은 아닐 수 있지만, 어쨌든 항상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리움과 애절함은 점점 깊어지는 반면 빌의 실재성과 존재감은 희미해질 테니까. 빌의 목소리에 대한 기억도 흐려질 것이며, 기억 속 빌은 계속 중년의 모습인 반면 나는 늙어가리라. 하지만 나는 내 상황이 얼마나 힘겨운지 만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되었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내 삶에 빌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는 빌을 잃었기 때문에. (326~327쪽)
여러분도 내 경험에 어느 정도는 공명했을 것이다. 내 경험의 일부가 여러분의 경험과 겹쳐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의 경험은 무척 다를 수 있다. 여러분이 잃은 사람이 부모나 자식, 형제자매, 친구라면 많은 것이 여러 면에서 다를 것이다. 나처럼 배우자를 잃은 사람이더라도 상황이 더 복잡할 수 있다. 서로 많이 다투었거나, 둘 중 하나가 바람을 피웠거나, 이혼을 고려했던 사이였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고인이 오랜 병환 끝에 사망했거나 자살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당신의 여정은 오직 자기만의 것이 되며 다양한 양상을 띤다. (329쪽)
나의 해피엔드는 세상에 명확한 해피엔드란 존재하지 않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해피엔드를 포기하는 것 자체가 해방이자 기쁨이다. 또한 나의 해피엔드는 빌의 기억을 내 마음속에서만이 아니라 더 넓은 바깥세상에서도 지켜나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속에 있다. 일상에서 발견하는 작은 행복, 부질없어 보이는 삶도 아직 살아갈 가치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사소한 기쁨 속에 있다. 그와 더불어 나는 매일 찾아드는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떤 장면을 목격하거나 말 한마디를 듣거나 특정한 장소를 지나치거나 냄새를 맡으며, 내가 잃은 소중하고 대체 불가능한 사람을 떠올리고 그를 향한 그리움을 절절히 느끼는 순간들을 마주해야 한다. 그 고통을 내가 그를 깊이 사랑했다는 인식으로서 달게 받아들이고, 그런 순간 또한 환희의 순간처럼 덧없으며 결국엔 지나가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331쪽)
나는 가족만이 아니라 나 자신 또한 재정립했다. 아내가 아니라 유족으로서, 기혼자가 아니라 독신자로서, 빌의 유산과 기억을 지키는 사람이자 나 자신의 자아와 창조성을 빚어낼 도가니로서. ‘더 나은 나’라고 말할 수는 없다. 모든 게 얼마나 좋아지든 간에 빌과 함께 했던 시절보다 좋을 수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아무리 우울해하고 몽상에 빠지고 세상에 분노하며 소리친다 해도 빌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인생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행복할 수 있다. ‘더 나아질’ 수는 없겠지만, 달라진 삶 역시 괜찮을 수 있다. (332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진 세상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심리치료사의 치열한 여정
통렬한 슬픔과 다양한 심리 이론 사이를 오가는 솔직한 고백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요일 아침,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적막을 깨고 울려 퍼진다. 놀라 달려간 사샤는 창백한 안색으로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빌을 발견한다. 겁에 질린 사샤는 부리나케 병원으로 향하지만 빌이 쓰러진 원인은 쉽게 밝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대동맥박리라는 것이 확인된 후에도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사샤는 마지막까지 빌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리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수술실로 들어간 빌은 다시는 깨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 소울메이트였던 빌이 갑작스럽게 사샤의 인생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빌을 잃은 세상은 이전과 영원히 달라진다.
예상치 못했던 남편의 죽음은 극심한 심신의 고통을 불러온다. 상실은 사샤의 자아를 무너뜨리고 일상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며 폭풍우처럼 그를 덮친다.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숨을 쉴 수도 없다. 빌의 죽음과 함께 나의 미래도 끝난 것만 같다. 빌 없는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과 죽음을 향한 열망이 시시때때로 몰려온다. 고통과 절망으로 부서지고 무너진 사샤는 이 거대한 슬픔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상실의 언어(원제: Launguages of Loss, 심심刊)》는 공인 심리치료사이자 트라우마와 자기 통제 전문가인 사샤 베이츠가 사별 후 가장 끔찍했던 첫 해 동안 ‘유족으로서의 나’와 ‘치료사로서의 나’를 오가며 겪은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그는 오랜 기간 유족을 만나며 사별을 극복하려는 이들을 수없이 상담했고, 애도 이론에 관해 읽고 연구하며 그들이 슬픔을 통제할 수 있게 도왔다. 그런 그가 사별의 당사자가 된 것이다.
사샤는 이 책에서 ‘유족으로서의 나’와 ‘치료사로서의 나’라는 두 가지 자아를 오간다. ‘유족으로서의 나’는 사별의 고통과 혼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가족이자 친구, 소울메이트였던 빌을 잃는 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이야기한다. ‘치료사로서의 나’는 프로이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윌리엄 워든, 존 볼비, 스트뢰브와 슈트, 릴리 핀커스 등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애도 이론을 고찰하며, 사별 직후 자신이 겪은 경직 상태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등의 감정을 전문가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분석한다. 또한 여행, 상담, 명상, 종교 활동, 요가, 마사지 등의 치유 활동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상실이라는 경험을 깊게 파헤친 저자는 애도 이론에 관한 지식이 상실의 고통을 다루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결론을 내린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경험을 한다. 이 책은 그런 상실의 경험을 심리치료사인 저자의 관점으로 통과하며 애도의 과정에서 사람들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곁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힘겨운 상실의 시기에 위로를 보내는 책은 있었지만 심리 이론과 그 자신의 경험을 결합하여 이토록 내밀하게 상실의 심리를 파헤친 책은 없었다.
《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의 저자이자 임상심리 전문가인 고선규는 사별자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적당한 언어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이 책을 통해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던 상실의 언어가 명확해”졌다고 말한다. 또한 전문가이자 당사자로서 통렬한 슬픔과 심리 이론 사이를 오가며 비탄의 마음을 글로 새긴 이 책이 사별을 경험한 사람뿐 아니라, 곁에서 어떤 위로를 건네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그리고 애도 상담을 하는 정신건강 전문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비탄은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비탄을 감싸 안으며 점점 더 큰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심리치료사가 전하는 회복과 치유, 애도의 기록
임상심리 전문가 고선규는 대부분의 사별자가 첫 1년 동안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고 말한다. 사샤 역시 마찬가지로 혼란과 고통 속에서 1년을 보낸다. 그는 빌의 부재를 깨달으며 수없이 무너진다. 장기기증 담당자가 빌을 수술실로 데려갈 때, 사망 신고를 하러 간 등기소에서, 입국신고서에서 ‘비혼’과 ‘기혼’을 선택해야 했을 때. 볼 사람이 없는 신문의 스포츠 면을 마주하거나, 빌 앞으로 온 우편물이 편지함에 들어 있을 때도. 그는 “길을 걸으면서 줄줄 눈물을 흘리고, 전철 좌석에 앉은 채 훌쩍거리고, 말하던 도중에 힘이 빠져 입을 다”(169쪽)문다. 한 순간 멀쩡한 것처럼 느껴졌다가도 다음 순간 무너지는 일이 반복된다. 제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앞에서 그는 내적으로는 두려움과 혼란을,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함을 느낀다.
사샤는 세상이 온통 무너지고 흔들리는 애도의 과정을 항해에 비유한다. 빌과 함께한 생활은 ‘배’, 상실 이후의 삶은 ‘미지의 바다’, 상실의 경험은 저자가 그 바다를 탐험해 다시 정박할 곳을 찾는 과정인 것이다. 그는 사별 후 1년의 과정을 일곱 단계로 나누어, 그 시기에 경험한 감정의 변화와 그를 설명할 심리 이론을 함께 담았다.
사샤는 정신분석, 인문주의, 실존주의, 초개인주의 등 다양한 애도 이론을 소개하면서, 특정 이론이 옳다고 주장하는 대신 그 중에 어떤 이론에 공감하고 어떤 이론에 공감할 수 없는지, 그 방식들이 애도의 시기에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탐구한다. 그는 애도 이론이 규칙이 아니라 경로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애도에 옳거나 그른 방식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심리치료 이론 중에서 자신이 선택할 경로의 본보기를 찾아보라고 제안한다. 사별은 고통스럽고 긴 과정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상실의 경험과 공명하는 이론을 찾는다면, 그것은 기꺼이 비탄을 통과할 경로를 알려주고, 혼돈에서 구해주며,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줄 것이다.
“내 마음은 부서졌지만, 나는 부서지지 않았습니다”
무너진 삶의 돌무더기에서 찾아낸 보석 같은 생의 의미
사샤는 수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며 혼돈의 밑바닥을 파헤쳐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다. 그가 찾고자 하는 것은 고통을 치료할 약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진 세상에 적응할 방법이다. 누구나 겪지만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상실의 경험에서, 회복과 치유를 거쳐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내기까지 그는 수많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사별 직후에 친구들은 돌봄 당번을 정해 사샤가 혼자 밤을 보내지 않도록 곁을 지켜준다. 장례식과 그 밖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처리하도록 도와주고, 전화를 걸거나 찾아와 이야기를 들어주고, 식사를 준비하고 집안일을 대신 해준다. 종잡을 수 없는 변덕을 받아주고, 함께 엉엉 울어주기도 한다. 그들의 인내와 배려, 사랑이 가장 힘겨운 날에도 사샤를 굳건히 받치며 그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한다. 애도의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별 직후의 유족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 목록을 구체적으로 실었다(155쪽).
1년이 지난 후 사샤는 자신이 빌을 떠올릴 때마다 여전히 고통의 파도를 마주하게 될 것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 뒤에 자신이 모르는 행복의 파도 또한 밀려올 것임을 확신한다. 그는 상실이 이기거나 극복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상실의 경험은 떠나간 이와 함께한 시간과, 그들이 남긴 변화를 받아들임으로써 오롯이 새로운 삶의 의미가 된다. 사샤는 먼저 상실을 겪은 사람으로서 유족들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고통을 쓰다듬는다. 이제 그는 슬픔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알지만, 자신과 남편이 서로에게 가장 행복한 14년을 선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기쁠 때든 슬픈 때든 그의 기억과 함께 하리라는 사실도.
거대한 상실 앞에서 집요하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무너진 일상을 재건하려는 감동적인 여정은 “아내가 아니라 유족으로서, 기혼자가 아니라 비혼자로서, 빌의 유산과 기억을 지키는 사람이자 나 자신의 자아와 창조성을 빚어낼 도가니로서(332쪽)” 자신을 재정립하고 비탄이 결코 끝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끝난다. 그는 “인생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질’ 수는 없겠지만 달라진 삶 역시 괜찮을 수 있다고 말이다.
유족은 고인을 떠나보낸 후에 일상의 면면에서 고인의 존재와 그들이 보낸 메시지를 느낀다고 한다. 처음 겪는 상실 앞에 혼란과 절망을 느끼는 독자에게, 뜨거운 위안을 전하는 이 책 또한 아직 자신의 언어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 누군가 건네준 선물처럼 느껴질 것이다.
출처: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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