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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소개
위대한 철학 질문에 대한 가장 쉽고 흥미로운 대답!
독일 《슈피겔》 선정, 철학 분야 10년 연속 최고의 스테디셀러!
· 신은 정말 존재할까?
· 우리는 감정 없이 살 수 있을까?
· 안다는 건 무엇일까?
· 우리에게 아름다움은 왜 중요할까?
· 죽음에도 의미가 있을까?
· 의식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 우리는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는 걸까?
· 우리가 하는 말은 어떻게 의미를 갖는 걸까?
· 꿈에도 기능이 있을까?
· 우리는 우리 몸을 어떻게 경험할까?
《하얀 토끼를 따라가라》는 독일의 주목받는 철학자 필립 휘블이 거대한 철학적 질문들을 크게 10가지 주제(감정, 언어, 종교와 믿음, 꿈과 무의식, 의지와 행동, 진리와 지식, 미와 예술, 의식과 사고, 감각, 삶과 죽음)로 나눈 뒤, 해당 주제를 둘러싼 다양한 철학 이론들의 각축과 논쟁을 쉽고 흥미롭게 버무려낸 현대철학 입문서다.
‘신은 존재할까?’, ‘안다는 건 무엇일까?’, ‘우리의 의지는 얼마나 자유로운가?’처럼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철학의 고전적인 주제에서부터 ‘우리가 하는 말은 어떻게 의미를 갖는 걸까?’, ‘꿈에도 기능이 있을까?’처럼 비교적 최근에 떠오른 화두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근원적으로 탐구하게 만드는 철학의 핵심 질문과 그에 대한 다양한 답들이 이 한 권의 책에 알차게 담겼다.
기존의 여타 철학서와 이 책이 두드러지게 구별되는 점은 철학자들의 이론 소개에만 국한하지 않고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등 철학과 인접한 학문 분야에서 이루어진 최신 연구 결과나 실험 사례들도 적재적소에 인용하고 있어 철학 입문서는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독자들에게 철학을 읽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철학을 처음 공부하는 입문자들은 물론이고, 다채로운 각도에서 철학 이론을 한눈에 조망해보고자 하는 전문가들에게도 유용한 교양철학서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필립휘블
1975년 독일 하노버 출신. 훔볼트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뉴욕 대학, 옥스퍼드 대학 등에서 철학과 언어학을 공부했고 언어철학, 형이상학, 과학론을 연구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슈투트가르트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이론철학을 가르쳤고, 2017년부터는 철학 매거진에 ‘휘블의 깨달음’을 연재 중이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들어가는 말_토끼의 뒤를 따라가다
1장 느끼다_뱃속의 이성(理性)
2장 말하다_게임의 의미
3장 믿다_뇌 속의 신
4장 꿈꾸다_수면이 보여주는 착란
5장 행동하다_의지의 자유
6장 알다_진리로 가는 굽은 길
7장 즐기다_미의 예술
8장 생각하다_의식의 수수께끼
9장 만지다_신체의 발견
10장 살다_죽음의 의미
후주
옮긴이의 말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신체론자인 다마지오는 사고 이후 새로운 정보를 기억할 수 없게 된 환자들, 즉 전향성 기억상실증Anterograde amnesia을 겪는 사람들을 조사했다. 이들은 사고 이후 매일 새로운 하루를 겪는다. 다마지오는 전향성 기억상실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의사, 나쁜 의사’ 실험을 진행했다. 두 명의 실험 진행자 중 한 사람은 환자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그들이 바라는 것을 전부 들어주었다. 다른 한 진행자는 만나자마자 환자의 손을 따끔하게 찌르거나 지루한 과제를 지시했다. 다음 날 환자들은 의사도, 그리고 자신들이 한 경험도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환자들에게 두 실험 진행자 중 누가 그들의 친구인지 묻자,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좋은 의사’를 선택했고 ‘나쁜 의사’는 선택하지 않았다. 환자의 직감이 그들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즉 우리의 경험은 감정적인 기억에 흔적을 남기고, 감정적인 기억은 우리의 행동을 유발한다. 우리가 그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 〈느끼다: 뱃속의 이성〉 중에서
철학자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버트런드 러셀은 무신론자로서 죽은 다음 신과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무슨 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저한테 더 많은 암시를 주셨어야죠.”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인간이 신의 현존을 반박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 신봉자들이 그러하듯이 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의 현존 또한 믿어야 할 것이다.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는 무신론자들이 기독교를 패러디해 만든 종교다. 또한 분홍 유니콘도 믿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말이다.
- 〈믿다: 뇌 속의 신〉 중에서
코믹스 시리즈 《배트맨》의 등장인물인 검사 하비 덴트는 염산 테러를 당해 얼굴의 반을 잃는다. 이 사건은 그의 얼굴 반쪽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앗아갔다. 하비 덴트는 이를 계기로 투페이스라는 악당으로 변모한다. 투페이스는 모든 일을 동전을 던져 결정하는 인물이다. 앞면이 위쪽이면 양심적이고 착한 성정을 따르고, 뒷면이 위쪽이면 악한 성정을 따른다. 말하자면 투페이스는 어떤 행위를 할 때 자유롭지 않다. 자신의 결정을 오로지 우연에 맡기고, 스스로가 아니라 이 세상이 자신을 위해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우연이 자유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이들이 늘 하는 말이다. 이들은 “결정론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유를 구하려고 우연을 끌어들여야 한다”라고 덧붙인다. 우연으로는 그 어떤 가치도 더 잘 드러낼 수 없다. 만약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그저 동전을 던져 결정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 우리 중 그 누구도 행위의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다. 우연이 지배하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만큼이나 자유롭지 않다.
- 〈행동하다: 의지의 자유〉 중에서
“진리란 도대체 무엇인가?” 니체도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었고 답을 내놓았다. “진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은유의 떼다. 진리는 우리가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잊어버린 환상이다.” 니체는 자신의 명제에 계속해서 장식을 더했다. 그는 상대주의를 주장했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몇몇 철학자들이 자주 인용하는 내용이다. 인간이라는 종은 스스로를 우주의 중심이라고 여기는데, 이는 격정적으로 공기 중을 누비고 돌아다니는 모기도 마찬가지다. 니체보다 먼저 상대주의를 주장한 사람들이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상대주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소크라테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그리스의 철학자 프로타고라스다. 그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진리가 각 개개인의 인간에게 달려 있다는 뜻인데, 프로타고라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존재는 보이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진리가 문화 혹은 시대, 사회적 계층, 성별, 아니면 니체와 같이 종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했다.
- 〈알다: 진리로 가는 굽은 길〉 중에서
예술은 우리의 감각과 감정을 건드린다. 그것은 문학일 수도, 음악이나 그림일 수도 있다. 예술은 또한 우리의 문화적 지식이나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예술은 우리의 모든 정신적인 능력을 자극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은 특별하다. 미적 향유, 경탄, 혼란 등 각각의 도발에는 신경학적 설명이 따라야 한다. 생각을 연구하기가 가장 어려운데, 생각은 무상하게 흐르며 다른 수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이어질 자연과 예술의 놀라움을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 〈즐기다: 미의 예술〉 중에서
죽음의 철학에서는 내부적인 관점, 그것도 더 이상 내부로 파고들 수 없을 정도로 가장 깊은 관점이 중요하다. 우리는 죽음을 구상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데, 모든 상상은 생각하는 사람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절하거나 마취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로 비존재이던 시간을 재구성할 수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사람은 죽음을 경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죽음은 어떤 경험의 부정(否定)이다. 우리는 어떻게 이 부정을 두려워하는 걸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던진 질문이다. 그는 죽음이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 저명인사다. 그의 주장은 매우 간단하다. “가장 끔찍한 악인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존재하지 않고, 죽음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살다: 죽음의 의미〉 중에서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최신의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과 철학과의 통섭!
10가지 주제로 읽어내는 현대철학 입문서의 마스터피스!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첫 장면에서 주인공 앨리스는 조끼 주머니 속의 시계를 꺼내어 시간을 확인하고는 깡충깡충 어디론가 급히 뛰어가는 ‘하얀 토끼’를 보게 된다. 호기심이 일어 하얀 토끼의 뒤를 따라간 앨리스는 토끼 굴에 빠져 이상한 나라에 도착하게 되고, 현실에서 가상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가 되돌아온다. 지금까지도 환상동화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집필한 루이스 캐럴은 작가였을 뿐만 아니라 논리학자이자 철학자였다.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다시 보면 앨리스가 경험한 기이한 가상 세계는 철학적인 수수께끼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장소로 새롭게 다가온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세상에 발표된 지 120여 년 뒤인 1999년 세기말, ‘하얀 토끼’는 다시 한 번 사람들로 하여금 이 세상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바로 영화 〈매트릭스〉에서다. 이번에 하얀 토끼가 향하는 방향은 반대다.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컴퓨터 화면에 표시된 ‘하얀 토끼를 따라가라’는 메시지를 본 뒤, 어깨에 토끼 문신을 한 여인을 따라 파티에 갔다가 모피어스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을 만나게 되고, 그가 건넨 두 개의 알약 중 빨간색 알약을 먹는다. 이윽고 네오는 녹색의 가상 세계에서 어둡고 잔혹한 현실로 이동하게 된다. 그러나 눈을 뜸과 동시에 앨리스처럼 본래 자신이 있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이 책에서 ‘하얀 토끼’는 철학의 새로운 은유다. 앨리스와 네오가 하얀 토끼를 따라나선 덕분에 그전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철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던 것들도 더욱 날카로운 시선으로 의심하고, 추론하고, 상상할 수 있다. 철학은 나와 타인, 세상을 더욱 또렷하게 인식하도록 돕는 우리 의식의 안경이다.
《하얀 토끼를 따라가라》는 독일의 철학자 필립 휘블이 10가지 철학적 질문들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을 쉽고 흥미롭게 버무려낸 현대철학 입문서다. 신의 현존 여부(‘신은 존재할까?’), 인식론과 지식론(‘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유의지의 문제(‘우리의 의지는 얼마나 자유로운가?’)처럼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철학의 고전적인 주제에서부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담론(‘우리가 하는 말은 어떻게 의미를 갖는 걸까?’), 수면과 꿈의 의미(‘꿈에도 기능이 있을까?’)처럼 비교적 최근에 떠오른 화두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근원적으로 탐구하게 만드는 철학의 핵심 질문과 그에 대한 다양한 답들이 이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겼다. 특히 철학자들의 이론 소개에만 국한하지 않고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등 철학과 인접한 학문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나 실험 사례들도 적재적소에 인용하고 있어 철학 입문서는 고루하다는 편견을 거두고, 읽는 재미를 돋운 것은 이 책의 커다란 장점이다.
우리 삶에 새로운 관점과 정확한 언어를 건네는
철학의 유용함과 경이로운 힘에 관하여
철학이 우리 삶의 교양이자 강력한 도구인 까닭은 철학에서 다루는 주제와 철학적 사유의 특이성 때문이다. 이를테면, 자연과학은 대체로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한다. “돌은 왜 바닥으로 떨어지는가?”, “세포는 왜 분열하는가?”, “물은 왜 어는가?” 등과 같이 현상의 인과관계를 묻고, 그러한 인과관계를 발생시키는 구성 요소에 대한 질문은 대체로 자연과학의 주된 탐구 주제다. 반면에 철학은 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원인이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자연법칙이란 무엇인가?” 즉, 철학은 ‘개념의 과학’이자 ‘생각의 범주’를 다루는 학문이다. 이때의 범주는 굉장히 포괄적이어서 공간과 시간, 언어, 이성, 의미, 진실, 지식, 원인, 대상, 현상, 의식, 선과 악, 인지, 행위, 감정, 인간, 정의, 아름다움 등이 모두 철학의 탐구 대상에 오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철학의 주제들은 대체로 추상적이거나 개념적이어서 자연과학자들이 실험과 관찰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론을 전개해나가는 듯이 탐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자들도 실험을 한다. 바로 ‘사고실험(생각실험)’이다. 물질이 보글보글 끓고 연기가 자욱해지는 화학이나 물리학 분야의 실험과는 달리, 사고실험은 ‘상상력’이라는 조건만 충족되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사고실험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며 모은 지식들에 근거해 이루어진다. 단편적인 지식들이 낱낱으로 흩어져 있을 때 그것들은 그저 정보의 나열에 불과하지만, 특정한 질문과 가정을 중심으로 그 지식들이 질서 있게 꿰어지면 그로부터 우리는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삶의 의미와 우리 존재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발견도 그가 빛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사고실험을 전개했던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기억하자.
이 말은 곧 타당한 논거와 이유를 들어 자신이 붙잡은 화두에 대해 치열하게 생각을 전개할 수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우리 삶의 철학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라는 존재의 근원을 사유하고,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우리의 언어를 매개로 우리의 이해를 현혹시키는 것과 싸우는 것”. 그리하여 때로는 부조리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현실이라는 ‘이상한 나라’를 기꺼이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는 것. 그것이 우리가 철학이라는 ‘하얀 토끼’의 뒤를 따라가야 하는 까닭이자, 철학적 태도로 세상사를 이해하려고 애써야 하는 이유다.
“언제나 인상적인 은유를 남긴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을 일컬어 ‘우리의 언어를 매개로 우리의 이해를 현혹시키는 것과 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철학자들은 이론적인 한계가 없는 의사나 마찬가지다. 철학자들은 언어의 혼란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에서 발생하는 불합리를 폭로한다. 이들은 정치의 기만, 광고의 프로파간다, 영화의 클리셰, TV 프로그램이나 신문 기사의 그릇된 판단을 알아채고 경고음을 울리는 ‘사실 탐지기’ 한 대를 손에 들고 일한다. 그럼에도 철학이 사회적인 기능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만연하다. 심지어 철학자들 스스로도 이런 편견을 거들고 있다.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철학이 더 이상 변화할 것이 없을 때가 되어서야 뒤늦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비유적으로 지혜를 뜻하는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황혼녘에야 날개를 편다’는 것이다. 우리가 따라가야 할 하얀 토끼는 먼동이 틀 때쯤 이미 잠에서 깨어 해가 질 때쯤 깡충 뛰어오른다.”
- 본문 중에서
현대철학의 역사를 수놓은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
인간을 이해하는 깊은 통찰력과 넓은 시야를 얻다!
과학과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선도하는 오늘날,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SNS상에서는 내가 팔로우한 이들의 소식과 의견만 선택적으로 접한다. 유튜브를 비롯한 수많은 웹사이트의 알고리즘은 내 과거의 선택을 바탕으로 내가 좋아할 만하다고 여겨지는 것들만 추천해준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거나, 타인이 정리한 생각을 리트윗(RT) 하는 것으로써 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는 착시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경향이 심화될수록 우리는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확장해나가기보다는 확증편향과 제한된 취향, 단편적인 정보의 취득과 이해 안에 머무르게 된다.
책에서 저자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소인”이라는 중세 철학자 베르나르 본 샤르트르의 비유를 인용하며, 그 어깨 위로 올라가는 길은 고되고 힘겹지만 마침내 그곳에 도달하면 형언할 수 없는 시야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하얀 토끼를 따라가라》에서 언급된, 현대철학의 역사를 수놓은 거인들의 통찰과 연구 결과는 신체와 의식, 감정과 이성, 믿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 삶과 죽음처럼 우리 가까이에서 벌어지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주제들에 대해 더 너른 시선으로 통찰할 수 있는 최신 정보들과 사유의 툴을 제공한다. ‘하얀 토끼’의 뒤를 따라가며 현대철학사의 주요한 논쟁들-이를테면 ‘유신론과 무신론’, ‘결정론과 자유의지론’, ‘다양한 진리론’ 사이의 대결 등-을 살피면서, 해당 주제에 대한 자기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사유하는 즐거움과 지적인 유희가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근간이다. 철학은 탐구하고 생각하고 질문하는 학문이며, 그래서 인간의 생각을 기반으로 하는 거의 모든 학문이 철학에서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과학이라고 부르는 자연과학도 철학의 가지 중 하나다. 그래서 고대의 철학자들은 철학자이자 과학자이자 언어학자라는 등, 수많은 호칭으로 불렸다. 이쯤에서 또 다른 의문이 든다. 그러면 철학은 우리 생각보다 더 일상적인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인 필립 휘블은 우리가 모두 철학자라고 말한다. 이성이 있고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철학자다. (…) 철학은 우리가 시야를 넓히는 연습을 할 운동장이다. 어떤 철학 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을 것인지, 아니면 그에 반박하는 이론까지 숙지하고 나름의 생각을 더 깊이 전개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이 책을 읽은 독자 여러분에게 달렸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출처: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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