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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추천 도서 (1556) 채근담 - 홍자성

 




1. 책 소개


채근담(菜根譚)은 중국 명나라 말기에 문인 홍자성(홍응명(洪應明),환초도인(還初道人))이 저작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전편 222조, 후편 135조로 구성되었고, 주로 전편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말하였고, 후편에서는 자연에 대한 즐거움을 표현 하였다. 그리고, 인생의 처세를 다룬다. 채근이란 나무 잎사귀나 뿌리처럼 변변치 않은 음식을 말한다. 유교, 도교, 불교의 사상을 융합하여 교훈을 주는 가르침으로 꾸며져 있다.

현재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는 명나라 당시에 출간된 홍자성(홍응명)의 채근담 판본과 후에 청나라 시대에 재출간한 채근담 판본과 일본에 전해져서 유통된 채근담 판본이 전해진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절실한 고민과 해결을 담은 책은 무수히 많지만,《채근담菜根譚》은 그 어느 고전보다 쉽고 단순하게 인생의 참뜻과 지혜로운 삶의 자세를 알려주기 때문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꼭 필요한 인생 지침서이다.

책 제목의 ‘채근’은 송宋나라의 학자 왕신민汪信民이 “인상능교채근즉백사가성人常能咬菜根卽百事可成”이라고 한 데서 나온 말로,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의 본질도 바로 그러한 나물 뿌리에서 느껴지는 깊고 담담한 맛으로, 저자가 말하는 삶의 진리나 깨달음도 소박하고 단순하다. 이 책의 저자 홍자성은 자세한 이력 없이 명나라 말 만력(1573~1619) 시대의 학자로만 알려져 있다.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 바닥난 국고 등 이미 멸망의 기운이 감돌던 혼란의 시대에서도 저자는 참다운 사람의 길을 모색했고,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깨달은 인생의 참된 뜻과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전집 225장과 후집 134장으로 이루어졌으며, 전집에서는 현실에 살면서도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처세, 후집에서는 자연을 벗하며 살아가는 풍류를 주제로 한다. 이 책의 내용은 경구적句的인 단문들이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책 속의 이야기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지혜를 일깨워주며, “속세와 더불어 살되 비루함과 천박함에 떨어지지 않게” 도와준다.




2. 저자 소개


명나라 말기의 인물로 호는 환초도인이다. 그는 청렴한 생활을 하며 인격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인생의 온갖 고생을 체험하면서 우러난 주옥같은 명언을 『채근담』에 담아냈다. 이는 그의 경험에서 나온 참된 생활 철학이며, 시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채근담』과 『선불기종』이 있다.




3. 목차


1편 전집 채근담
2편 후집 채근담




4. 책 속으로


완전한 명성과 아름다운 절개는 혼자 차지해서는 안 되니, 조금 이라도 나누어 남에게 주어야 손해를 멀리하고 몸을 온전히 할 수 있다. 치욕스러운 행위와 더러운 이름은 남에게 전부 미루어서는 안 되니, 조금이라도 끌어다 자기에게 돌려야 영광을 간직하고 덕을 기를 수 있다. 
(/ p.27)

낮은 곳에 있어본 뒤에야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위험함을 알고, 어두운 곳에 있어본 뒤에야 밝은 곳을 향하는 것이 너무 드러남을 알며, 고요함을 지켜본 뒤에야 움직임을 좋아하는 것이 너무 수고로움을 알고, 침묵을 길러본 뒤에야 말 많은 것이 시끄러움을 안다. 
(/ p.35)

내가 남에게 베푼 공덕은 마음에 두면 안 되지만, 내가 남에게 저지른 허물은 마음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남이 나에게 베푼 은혜는 잊으면 안 되지만, 남이 나에게 가진 원망은 잊지 않으면 안 된다. 
(/ p.45)

열 마디 말에서 아홉이 맞았다고 해서 반드시 신기하다고 칭찬할 일이 아니다. 한 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모든 허물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열 가지 꾀에서 아홉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한 가지 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헐뜯는 논의들이 무더기로 일어난다. 군자는 그래서 차라리 침묵하지 떠들어대지 않고, 차라리 서툴러 하지 재주 부리지 않는다. 
(/ p.61)

천지는 영원히 있으나 이 몸은 다시 얻을 수 없으며, 인생은 그저 백 년일 뿐인데 이 날들을 너무 쉽게 지나가는구나! 다행히 그 사이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삶이 가진 즐거움을 알지 못하면 안 되고, 또한 삶을 헛되이 살지 않을까 하는 근심을 품지 않으면 안 된다. 
(/ p.88)

덕성은 재능의 주인이요, 재능은 덕성의 하인이다. 재능은 있는데 덕성이 없음은 주인 없는 집에서 하인이 일을 처리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도깨비들처럼 미쳐 날뛰지 않겠는가! 
(/ p.113)

어망을 쳐놓았더니 기러기가 그 안에 걸리고, 사마귀가 먹이를 노리면 참새가 또 그 뒤를 엿본다. 낌새 속에 낌새가 감추어져 있고, 이변 밖에 이변이 생겨나니, 지혜나 기교가 어찌 믿을 만하겠는가! 
(/ p.117)

은혜는 박하게 베풀기 시작해서 후해져야 하니, 먼저 후하게 하고 나중에 박하게 하면 사람들이 그 은혜를 잊는다. 위엄은 엄격하게 시작해서 너그러워져야 하니, 먼저 너그럽게 하다가 나중에 엄격하게 하면 사람들이 그 가혹함을 원망한다. 
(/ p.128)

속이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그를 감동시키고, 사나운 사람을 만났을 때는 온화한 기운으로 그를 따뜻하게 대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명분과 의리, 기개와 절도로 그를 격려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천하에 나의 교화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 사람이 없다. 
(/ p.134)

산이 높고 험한 곳에는 나무가 없지만, 굽이굽이 도는 골짜기에는 풀과 나무가 무더기로 자란다. 물이 급히 소용돌이치는 곳에는 물고기가 없지만, 고여 있는 깊은 연못에는 물고기와 자라가 모여든다. 이래서 너무 고상한 행동과 조급한 마음을 군자는 엄중히 경계한다. 
(/ p.148)

어떤 사람의 나쁜 점을 듣고 바로 미워해서는 안 되니, 비방하는 사람의 분풀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의 착한 점을 듣고 바로 가까이해서는 안 되니, 간사한 사람을 출세의 길로 끌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158)

일이 조금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면 원망이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마음이 조금 게을러질 때 나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면 정신이 저절로 분발할 것이다. 
(/ p.163)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걱정하겠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식견도 지혜도 없으니, 함께 학문을 논할 수 있고 또한 함께 공적을 세울 수도 있다. 오직 어중간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생각과 지식이 많아지면 억측과 의심도 많아져서 일마다 함께하기가 어렵다. 
(/ p.166)

더위를 반드시 제거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더위를 괴로워하는 마음을 제거하면 몸은 늘 맑고 시원한 누대 위에 있을 것이고, 가난을 쫓아내지는 못하겠지만, 이 가난을 근심하는 마음을 쫓아내면 마음은 늘 안락한 보금자리에서 살 것이다. 
(/ p.191)

베 이불을 덮고 움집에 살아도 마음이 즐거우면 천지의 조화로운 기운을 얻고, 명아주 국에 밥을 먹고 나서도 입맛이 만족스러우면 인생의 담박한 참맛을 안다. 
(/ p.229)




5. 출판사 서평


당신에게 필요한 동양 최고의 지혜서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때 문인 홍자성(洪自誠)이 지은 책이다. 전집 223조목과 후집 135조목으로 구성되어, 유교, 도교, 불교의 사상을 융합해 교훈을 주는 가르침으로 꾸며져 있다. 철학박사 박승원에 의해 재구성되어 출간된 [채근담]은 이 가운데 고전이나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그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거나 과도한 의역이나 별도의 설명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제외한 239조목으로 편집되었다. 이 책은 크게 전집과 후집으로 나누어 전집에서는 주로 사회에서 어떻게 처신하고 마음의 안정을 위해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루며, 후집에서는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풍류의 삶에 대한 찬미와 그 안에서 얻게 되는 마음의 안식을 다루고 있다.

지은이 홍자성은 몇 가지 인적 사항 외에는 그 행적이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고 그의 학문이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 또한 제대로 남아 있지 않다. 일찍이 양신을 스승으로 섬겼고 우공겸, 원황, 퐁몽정 등과 교유했다고 한다. 평생 과거시험에 낙방했을 정도로 불우하였다고 하지만 [채근담]을 남김으로써 그 이름이 40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책에서 홍자성은 자신을 유학자라고 하나, 앞서 말했다시피 책에는 유교, 도교, 불교 사상이 혼재되어 있다. 유학의 도덕주의만을 강조하지 않고 다른 사상들을 아우르며 동양 지혜의 정수를 담은 것이다. 이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의 글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머리맡의 책!
책 제목의 ‘채근’은 송나라의 학자 왕신민이 "인상능교채근즉백사가성(人常能咬菜根卽百事可成)"이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나물의 뿌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나물’ 또는 ‘나물과 나무뿌리’라고 이해해도 상관은 없을 듯하다. 어려운 시절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했다는 옛말에서 보듯이 나물은 가난한 삶을 상징한다. 또 한편으로 나물은 인위적 노력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물로 소박하고 욕심 없는 삶의 태도를 상징하기도 한다. 무한 경쟁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관점에서 [채근담]의 내용은 오늘날 전부 수용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소박하고 욕심 없는 삶을 지향하고, 내려놓고 물러서는 미덕을 강조하는 내용은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현실도피적인 경향을 띠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근담]을 읽으면 현실에 만족하며 소박하고 욕심 없는 삶을 노래하고, 궁극적으로 자연과 하나 되는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삶의 교훈을 주는 동양 고전으로 이름 높은 [채근담]은 이미 다양한 번역서가 출간되어 있다. 현대의 상황에 맞게 재구성되어 번역된 이 책은 고전 그대로의 맛을 즐기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고전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간다. 또한 한문이나 고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더라도 번역문만으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했기에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늘 바쁘고 쫓기는 삶에서 가져야 할 작은 여유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삶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집어 들기 바란다. 짧은 경구로 당신의 삶에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인문학이 주목받으며 고전 또한 재조명받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한 수많은 고전이 현재까지 읽히고 있지만 특히나 그 어느 고전보다 쉽고 간결하게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채근담]은 오늘날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출처 - 인터파크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