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소개
편견과 차별의 기원과 메커니즘을 밝힌 현대의 고전
사회심리학으로 밝힌 편견의 모든 것
인간의 마음은 왜 이토록 쉽게 편견에 물드는가? 『편견』. “그 사람들은 너무 따로 놀아요. 돈에 집착하는 것도 보기가 좀 그래.” “그 동네에 가봤어요? 더럽고 위험해서 밤에 거리를 나다닐 수가 없다니까. 저들이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남의 나라에서 끼리끼리 뭉쳐 살면서 이기적으로 군다고 비난받는 ‘그들’, 허구이거나 부풀려진 부정적 이미지에 갇혀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 되는 ‘그들’은 누구인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미국의 흑인, 일제강점기의 재일 조선인이 ‘그들’이었고, 지금 한국 사회에선 중국 동포, 난민, 성소수자, 여성이 ‘그들’의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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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편견 없는 사회, 편견 없는 시대는 없었다. 타자에 대한 적개심은 인간의 본성인가? 미국의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이 책에서 이 심리적 편향성의 문제를 개인의 성격 발달, ‘희생양 만들기’의 역사, 사회 규범, 종교, 경제적 요인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모든 측면에서 탐구했다. 오늘날 편견 문제를 다루는 모든 연구자는 올포트가 내린 편견의 정의에서 논의를 시작하고, 그가 쓴 연구 방법을 차용한다. 《편견》은 편견 연구의 출발점이자 건너뛸 수 없는 고전이다.
이 책은 편견 문제와 관련된 기본 개념(외집단과 내집단, 태도와 믿음, 범주화 등)을 정의하는 1부와 편견과 차별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8부를 제외하면, 전체 본문은 편견의 원인을 다층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2부에서는 어떤 집단에 대한 편견의 근거로 흔히 내세워지는 집단 간 차이의 문제를 확인한다. 편견의 대상이 되는 어떤 집단이 적개심의 이유로 지목되는 차이를 실제로 지니고 있는지, 차이가 편견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검토한다. 3부에서는 범주화, 고정관념 같은 편견의 인지적 요인에 주목한다. 대상을 지각하고 사고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편견적인 사람과 관용적인 사람의 차이점, 편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명칭의 문제 등을 다룬다. 4부에서는 편견의 사회 구조적 요인을 탐구한다. 편견을 유발하는 사회문화적 조건, 희생양 선택에 관한 역사적 고찰, 편견 감소에 효과적인 접촉 방식 등을 살펴본다. 5~7부에서는 주로 편견의 심리적 요인에 관해 알아본다. 동조 심리,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편견을 습득하는 과정, 무의식적 정신 작용과 편견, 편견적 성격과 관용적 성격의 형성과 특징 등을 다룬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고든 올포트(Gordon Willard Allport, 1897~1967)
미국의 심리학자. 성격심리학 분야의 선구자이자 편견 이론의 권위자로서 학계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버드대학에서 철학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1922년 같은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30년부터 1967년 사망할 때까지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개인의 성격과 사회 문제를 연구했다. 1939년 미국심리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1963년에는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심리학재단에서 금메달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미국심리학회 우수과학공헌상을 수상했다. 대표 저서로 《편견》(1954), 《성격: 심리학적 해석(Personality: A Psychological Interpretation)》(1937), 《성격의 유형과 성장(Patternand Growth in Personality)》(1961) 등이 있다. 특히 《편견》은 편견 이론의 틀을 세운 고전적 저작이며 사회과학 내에서는 논쟁의 여지 없이 편견에 관한 최고의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25주년을 기념하며
1979년판 머리말
1954년판 머리말
1958년판 머리말
1부 편견이란 무엇인가?
1장 / 무엇이 문제인가?
2장 / 편견에 쉽게 빠지는 이유
3장 / 내집단 형성
4장 / 외집단 거부
5장 / 편견의 유형과 범위
2부 집단 차이
6장 / 차이와 적개심
7장 / 인종 차이와 민족 차이
8장 / 가시성과 낯섦
9장 / 방어 기제
3부 차이는 어떻게 지각되는가?
10장 / 인지 과정
11장 / 언어의 역할
12장 / 고정관념이란 무엇인가?
13장 / 편견에 관한 이론들
4부 사회 구조적 요인
14장 / 사회 구조와 문화 유형
15장 / 희생양 선택
16장 / 접촉의 효과
5부 편견은 어떻게 습득되는가?
17장 / 동조의 심리
18장 / 유년기 학습
19장 / 청소년기 학습
20장 / 내적 갈등의 해결
6부 편견의 정신 역동
21장 / 좌절
22장 / 공격성과 증오
23장 / 불안, 성, 죄책감
24장 / 투사
7부 성격 구조
25장 / 편견적 성격
26장 / 선동가는 누구인가?
27장 / 관용적 성격
28장 / 종교와 편견
8부 편견 사회에서 벗어나는 길
29장 / 법의 역할
30장 / 편견을 바로잡는 방법들
31장 / 변화의 시작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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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이 책은 주로 미국의 연구와 사례를 들고 있지만, 나는 이 책의 편견 역동 분석이 보편 타당성을 지닌다고 믿는다. 물론 나라마다 편견이 드러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할 것이다. 희생자로 선택되는 대상도 같지 않다. 경멸당하는 집단과의 물리적 접촉을 대하는 태도도 저마다 다르다. 비난과 고정관념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른 나라의 증거들은 근본 원인과 상관관계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1954년판 머리말’ㆍ25~26쪽
나는 편견 분야 자체를 전반적으로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았지만, 그 외에도 집단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 얻은 지식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특히 8부에서 보여주고자 했다. …… 우리가 주장한 바를 실제 현장과 비교해 확인해보지도 않고 배타적으로 어떤 학술적 관점을 취하는 것은 오류이다.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과학적이지 않은 교정 방안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은 낭비이다. - ‘1954년판 머리말’ㆍ27쪽
일반적으로 차별은 편견보다 직접적이고 심각한 사회적 결과를 낳는다. 모든 부정적 태도는 어떻게든 그리고 어디서든 행동으로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 반감을 마음속에만 간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정적 태도가 심할수록 강렬한 적대 행위로 귀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 - 1장 무엇이 문제인가?ㆍ53쪽
이 장에서는 인간에게 편견의 성향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편견의 성향은 일반화, 개념, 범주를 형성하려는 인간의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경향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 인간의 합리적 범주는 직접적인 경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인간은 비합리적 범주도 합리적 범주만큼 쉽게 형성할 수 있다. 비합리적 범주는 순전히 소문에 의한 증거와 정서적 투사 그리고 망상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따라서 거기에는 일말의 진실조차 없을 수 있다. - 2장 편견에 쉽게 빠지는 이유ㆍ73~74쪽
보통 편견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부정적 태도의 근거가 무엇인지 질문받았을 때 아마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 사람들을 한번 보세요. 그들의 못마땅한 특성이 우리와 다르다는 게 보이지 않나요? 나는 편견이 있는 게 아니에요. 그자들이 인기가 없는 것은 받아 마땅한 평판에 따른 것입니다.” - 6장 차이와 적개심ㆍ161쪽
우리가 타인의 성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그 사람이 어떤 성질을 드러낼지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물론 사람들이 증오 집단에 부정적 이미지를 품는다고 해서, 실제로 그 집단이 증오받아 마땅한 특질을 발달시켜 우리의 나쁜 예측이 맞다는 걸 확인해주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정적 의견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부정적 반사작용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 따라서 이 상호작용이 멈추지 않는 한 집단 간의 사회적 거리를 점점 벌어지게 하고 편견의 토양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악순환이 확립된다. - 9장 방어 기제ㆍ264쪽
희생양이라는 용어는 〈레위기〉에 묘사된 히브리인의 유명한 의례에서 유래했다. …… 여기에 관련된 사고 유형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죄와 불행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다는 이런 생각은 태곳적부터 있었다. 애니미즘적 사고는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을 혼동한다. 만약 나무 한 짐이 옮겨질 수 있다면, 어째서 슬픔 한 짐이나 죄악 한 짐은 안 된단 말인가? 오늘날 이런 정신 과정에는 투사라는 이름을 붙이곤 한다. 우리는 내 안에 존재하는 공포, 분노, 욕망을 다른 사람에게서 본다. 나의 불행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대신 매 맞는 소년’, ‘개한테 화풀이하기’, ‘희생양’ 같은 표현에서 사람들이 인간의 이런 약점을 인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15장 희생양 선택ㆍ389쪽
(개인의 성격 구조 안에 깊이 뿌리내린 것이 아닌 한) 편견은 다수 집단과 소수 집단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동등한 지위에서 접촉할 때 감소할 수 있다. 만일 그 접촉이 제도적 지원(법률, 관습, 지역의 분위기)을 통해 승인된 것이라면, 그리고 두 집단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공동의 이해관계와 공통된 인간성을 지니고 있음을 지각하도록 이끄는 것이라면 편견 감소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 16장 접촉의 효과ㆍ445쪽
많은 동조자들에게는 상황을 모면하는 것을 넘어서는 더 깊은 동기가 없다. 편견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그들을 따라간다. 굳이 무례하게 굴 이유가 있나? 지역사회의 관행에 도전할 필요가 있나? 완고한 이상주의자들이나 남에게 폐를 끼치는 법이다. 고지식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앵무새처럼 사회적 관행을 흉내 내는 편이 낫다. - 17장 동조의 심리ㆍ452쪽
“내 가장 친한 친구 몇몇은 유대인이야. 하지만…….” “교양 있고 진보적인 가톨릭교도를 몇 명 알기는 해. 하지만…….” 이 장치를 예외 만들기에 의한 합리화라고 부를 수 있다. 몇 가지 예외를 만든다면, 해당 범주에서 나머지 부분을 고스란히 편견 어린 눈으로 보는 일을 정당화할 수 있다. …… 만약 누군가 어떤 집단 안에 좋은 친구들이 있다면, 그 집단의 나머지 구성원들에 대해 그가 품은 부정적 견해는 도저히 편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없게 된다. 그의 견해는 심사숙고하고 구별한 끝에 내린 판단처럼 보인다. - 20장 내적 갈등의 해결ㆍ532쪽
선동가들이 번성하는 이유는 권위주의적 성격 유형의 사람들에게 그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동가의 동기가 이타적인 것은 아니다. 그들의 속셈은 따로 있다. 많은 경우 민중 선동은 수지맞는 갈취 수단이다. 회비와 선물, 셔츠나 다른 상징물 구입 덕분에 선동 단체의 지도자들은 풍족하게 살 수 있다. 이런 수법으로 소소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데, 부실 운영이나 법적 분쟁, 새로운 것을 원하는 추종자들의 욕망 등으로 인해 운동이 실패로 끝날 무렵이면 꽤 많은 돈을 숨겨 두게 된다. - 26장 선동가는 누구인가?ㆍ655쪽
편견의 경우에 그랬듯이(17장) 동조 관용과 성격화된 관용을 구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민족 문제가 일어나지 않거나 민족 문제를 습관적으로 관용의 관례에 따라 처리하는 공동체에서는 사람들이 평등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관용적인 집단 규범에 좌우되는 사람들은 동조자들이다. …… 성격화된 관용을 지닌 사람은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적극적으로 존중한다. - 27장 관용적 성격ㆍ669쪽
흔히 교육을 통해 교정 입법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진술은 어느 정도는 의심할 바 없이 참이다. 토론, 공청회, 각성한 유권자, 이 모든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초기 작업이 완료되고 나면 이제는 법이 곧 교육이 된다. 대중은 미리 전향자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정사실이 그들을 바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난 후에는 선거나 입법의 결과를 오히려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심리학적 사실이다. - 29장 법의 역할ㆍ731~732쪽
교정 입법을 옹호하는 마지막 주장은 법에 악순환을 깨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집단 간 관계가 나쁠 때 그런 관계는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평등한 고용 기회, 평등한 교육 기회, 건강과 성장에 필요한 시설의 평등한 사용권을 박탈당한 흑인은 열등한 지위로 내려앉는다. 그는 그렇게 해서 더 하등 인간으로 취급당하며 경멸적인 대우를 받는다. 따라서 그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그의 상황은 더 나빠진다. 개인의 노력이나 배움도 이렇게 악화되어 가는 혼돈 상황을 타파할 수는 없다. 오로지 강력한, 공적으로 지지받는 법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주거, 건강, 교육, 고용 등을 개선하는 선순환을 시작하려면 경찰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 29장 법의 역할ㆍ733쪽
법은 생각을 강요할 수도 없고 주관적인 관용을 주입할 수도 없다. 결국 법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당신의 태도와 편견은 오직 당신만의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그것을 동료 시민의 생명이나 생활이나 마음의 평화를 위태롭게 할 정도로 실행에 옮겨서는 안 된다.” 법은 오로지 외부로 표현되는 불관용을 통제하는 데 목표를 둔다. 하지만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외적 행위는 내면의 사고 습관과 감정에 궁극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입법 조치를 공적인 차별만이 아니라 사적인 편견까지 감소시키는 주된 수단 중 하나로 포함시킨다. - 29장 법의 역할ㆍ740쪽
민주주의 가치관은 다종다양한 인간 집단을 위한 평등한 정의와 평등한 기회를 지향한다. 이 책에서 보여주었듯이, 민족 갈등과 편견의 뿌리와 해결책을 찾는 일은 민주주의의 가치 지향에 의해 지속된다. 다른 사람들처럼 사회과학자들 역시 자신의 가치관에서 동기를 부여받는다. …… 이 책은 제시된 사실과 이론이 집단 간 갈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였다. - 31장 변화의 시작ㆍ796, 797쪽
출처:교보문고
5. 출판사서평
편견과 차별의 기원과 메커니즘을 밝힌 현대의 고전
사회심리학으로 밝힌 편견의 모든 것
개인의 심리 역동에서 역사, 사회문화적 요인까지
혐오와 차별의 뿌리와 작동 방식, 해결 방안을 다룬 편견 백과사전
편견적 인간과 관용적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사회 규범을 따르는 동조자부터 타협의 여지가 없는 편견적 인간까지 편협함에도 차이가 있다. 편견적 인간은 흑백 논리로 판단한다. 모든 관계는 친구 아니면 적이고, 어떤 일을 하는 올바른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예의범절과 형식적 도덕에 집착하고, 모호한 상황을 참지 못한다.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할 때면 확실히 믿을 수 있는 검증된 습관에 매달린다. 편견적 성격은 문제가 생기면 다른 사람을 탓하지만, 관용적 성격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먼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다. 관용적 성격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존중하며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저자는 편견적 성격과 관용적 성격의 특징을 자세히 살피고, 부모의 영향과 교육, 사회적 관행 등 우리를 편견 혹은 관용으로 기울게 하는 다양한 원인을 확인한다.
개인의 변화가 먼저인가, 사회 구조의 변화가 먼저인가?
왜 많은 예의 바르고 선량한 사람들이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아무렇지 않게 드러낼까? 특정 종교, 특정 지역 출신 중에 편견이 심한 사람이 유독 많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 합의’ 없이 차별금지법을 도입하면 정말 분열이 더 심해질까? 어째서 한 집단은 증오의 대상이 되고 다른 집단은 그렇게 되지 않을까? 피부색이나 국적, 종교에 상관없이 어울려 살면 편견이 사라질까? 집단 간 갈등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편견》이 시대를 뛰어넘어 고전의 지위에 오른 것은 바로 이런 현실적인 고민과 실현 가능한 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20세기 전반기 미국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편견 연구와 차별 시정 방안을 비교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한 내용은 출간 후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도 법과 정책 분야에서 실용적 가치를 인정받는다. 특히 올포트는 고용, 주거, 교육에서 차별을 제거하는 단호한 행정적 결정과 입법 조치가 편견을 줄이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임을 강조한다. “입법이 곧 교육이 된다. 대중은 미리 전향자가 되지는 않는다. 기정사실이 그들을 바꾼다. 자신의 편견 때문에 반대하던 사람도 그 법이 양심에 부합하면 받아들인다.”
올포트는 이 책이 이론과 실천에서 모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랐다. 실제로 이 책은 흥미롭고 구체적인 사례와 명료한 설명으로 일반 독자들에게 널리 읽혔고 미국 시민권 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흑백 인종 차별에 맞선 두 주요 인물 맬컴 엑스와 마틴 루서 킹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편견적 인간과 편견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뿌리 깊은 혐오와 차별을 걷어내고 관용을 키울 방법은 무엇인가?
편견, 팬데믹으로 폭발한 인류 보편의 문제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의 아시아인 차별과 혐오 범죄에 대응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4일 밝혔다. 인종 차별과 혐오 범죄를 막지 못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해 유럽의 유대인들이 대량으로 학살된 ‘홀로코스트’ 비극이 인류 앞에 재현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미국의 아시아퍼시픽정책기획위원회(A3PCON)는 증가한 아시아계 대상 폭력ㆍ범죄 신고를 받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고발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3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신고된 피해 사례는 1,500건이 넘을 정도라고 A3PCON는 전했다. - 연합뉴스(2020년 5월 4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사태)을 계기로 세계 곳곳에서 인종 차별과 혐오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이 바이러스의 진원지라고 알려진 이후 곧바로 서구 여러 나라에서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이 거리를 지나다 물병을 맞거나 욕설을 듣거나 칼에 찔리는 등 폭력을 당하는 일이 잇달아 벌어졌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국인은 물론이고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를 향한 편견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중국 동포를 근거 없이 비난하고 경멸하는 혐오 표현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중국 동포들이 다수 거주하는 서울 대림동은 기피 지역이 되었다.
그러나 소수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 행위는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나 존재했다. 이전에도 한국 사회에서 중국 동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종종 범죄자 집단으로 묘사되었다. 전라도라는 특정 지역, 북한 이탈 주민, 난민, 성소수자,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의 오래된 인종 차별, 이슬람과 비이슬람의 끊임없는 갈등은 편견이 결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어쩌면 ‘내’가 속하지 않은 집단에 대한 근거 없는 적개심, 부정적 편견은 인간의 타고난 조건이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인류는 자기 파괴의 길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편견》은 바로 이 같은 의문을 품은 모든 사람, 편견이 만연한 사회를 민주적이고 관용적인 사회로 바꾸기 위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출처:교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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