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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추천 도서(18.3~19.2)

5월의 추천도서(1905) 경멸 - 알베르토 모라비아

1. 책 소개


날 사랑한다던 그녀가, 이제는 경멸한다고 말했다.

Italian Novel To Film 제2권 『경멸』. 사랑을 넘어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는 모라비아의 사랑윤리가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모라비아의 소설들은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소통의 부재’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인간의 이중적인 내면 의식을 주제로 하면서, 도덕적인 관점에서 이탈리아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 

1인칭으로 쓰인 주관적인 이야기의 주인공 리카르도 몰티니는 극자가로서의 야망을 가진 젊은이로, 로마에서 잘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다. 명성이 자자하던 그는 에밀리아라는 평범한 타이피스트와 결혼하게 된다. 리카르도는 순전히 아내를 만족시키기 위해 빚을 지면서 집을 구입한다. 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영화 제작자인 바티스타가 〈오디세이〉라는 영화의 대본을 써달라며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그러나 유명한 독일 감독인 레인골드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떠난 카프리 여행에서 리카르도는 자신의 일과 사랑에 대한 갈등을 겪게 되는데…….

출처 : 교보문


2. 저자


저자 알베르토 모라비아Alberto Moravia(1907~1990)는 로마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베니스 출신의 유대인이었다. 1929년 첫 소설 『무관심한 사람들』에서 부르주아 여인을 신랄하게 비판해 물의를 일으키면서, 동시에 평단의 주목을 받게 된다. 1930년대에는 기자로 변신해 외국에서 수많은 탐방 기사를 썼다. 

1939년 파시스트 정부의 유대인을 배척하는 급진사회주의법 때문에 더 이상 기사를 쓰지 못하고 1940년대에 카프리에 체류한다. 1941년 여류 소설가 엘사 모란테Elsa Morante와 결혼하여 그해 후반기 몇 달을 지하에서 보낸다. 

1947년부터 다시 기자 활동을 시작하고 수많은 이탈리아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게 된다. 같은 해 『로마의 여인』을 발표하여 상업적으로 첫 성공을 거둔다. 1953년 문학잡지 《누오보 아르고만티》를 창간하는데, 여기에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도 참여하여 그의 절친한 친구가 된다. 다음 해 마리오 카메리니의 영화 〈율리시스〉 촬영 준비에 따라다닌 후 『경멸』을 쓴다. 

1955년에는 《에스프레소지誌》의 영화란을 담당한다. 그의 기사들은 1975년 『알 시네마』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됐다. 1953년부터 그의 소설들은 영화로 각색되어 〈창녀〉(마리오 솔다티, 1953)와 〈로마와 미녀〉(루이지 잠파, 1954)의 지나를 출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모라비아의 작품들은 이탈리아 사회에 대한 비판적 탐구의 참여 문학의 출발점으로 간주된다. 작품 속 주요 인물은 똑똑하지만 실존적 불안을 표현하는 무능한 부르주아 지식인이다. 그들은 행동할 수 없고 행동하지 않으면 비난 받아 마땅하여 자신을 외면하는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 헛된 노력을 끊임없이 계속한다. 사는 것에 대한 권태와 무관심은 모라비아 작품 세계의 핵심 테마다.

출처 : 교보문


3. 목차



1-23장 
모라비아의 작품연보 

옮긴이의 글

출처 : 본문 중에서


4. 책 속으로



그녀는 굉장히 먼 곳에 있는 사람 같기도 했다. 에밀리아는 마치 내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감각이 미칠 수 없는,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_ p.43 

나는 병이 생겼는데도 의사에게 가기를 망설이는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에밀리아가 나를 대하는 태도나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가능하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언젠가는 이런 나를 못 견디게 후회할 날이 올 것을 알면서도 가능하면 그 어쩔 수 없는 날을 유보하고자 한 것이다. _ p.52 

사람은 의심이 들수록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냉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아마 감정으로 불안해지고 어두워진 마음을 이성에 의해 조금이라도 희석하려는 것 같다. _ p.93~94 

이런 침묵에 대해 자세히 말하는 이유는, 그날 저녁의 침묵은 우리가 처음 겪은 것이었고 이후에도 계속됐기 때문이다. _ p.148 

마치 꿈속에 있는 사람처럼 운전만 했다. 악몽이었다. 나는 리카르도라는 남자이고, 그런 내게 에밀리아라는 이름의 아내가 있었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경멸하고 있었다. _ p.157 

여기 머무는 동안 고요한 바다가 도시에서 깃든 마음의 어둠을 씻어줄 것 같았다. 도마뱀이나 바다, 그리고 하늘처럼 우리의 마음속이 순수하고 푸르게 빛날 것만 같았다. _ p.196 

등대 불빛은 쉴 새 없이 회전하며 번쩍 비추다 다시 꺼지곤 했다. 끝없이 넓은 밤의 장막 속에 잠시 나타났다 속절없이 꺼지는 그 불빛은 내 주위에서 오직 하나 찾을 수 있는 생명이었다. 고요한 분위기 탓인지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세상의 이런 아름다움이 결국은 내 마음의 번민을 희석한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_ p.205 

“정거장 매표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 삶도 기다리는 거야. 한번 서 있던 줄에서 떠나지 말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기만 하면 차례가 돌아오지.” _ p.220 

무슨 이유로 나는 이렇게 왜소하게 느껴지고 그녀의 모습은 강인해 보이는지 알 수 없었다. _ p.247 

어떤 행동은 늘 후회가 따르기도 하는데, 이미 한 행동은 지난 것이고 잊힌 생각들이 감정으로 변해 의식을 지배한다. 그래서 나는 행동하고 있을 뿐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다. _ p.268 

몹시 지쳐 있었는지 자리에 눕자마자 잠이 들 것 같았다. 순간 나는 지친 몸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좋지’라는 질문에 딱히 대답할 필요도 없이 가장 좋은 해결책을 제공해준 셈이었다. 내 마음보다 몸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곧 깊은 잠에 빠졌다. _ p.285 

우리 세 사람이 생각한 율리시스의 모습은 왜 각각 다를까? 생활이 다르고, 인간에 대한 이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_ p.292 

침묵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 상태를 발견했다고 느끼면서, 그것은 버림받은 사람이 느끼는 적막 바로 그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_ p.295~296 

나는 뿌리가 뽑힌 나무처럼 송두리째 뽑힌 것이다. 내 뿌리는 나를 사랑으로 키워주던 에밀리아라는 달콤한 땅에서 멀리 떨어져 나가 다시는 그 땅에 뿌리를 박고 살아갈 수 없으리란 것, 그래서 그 나무는 점점 시들어 말라 죽으리라는 것을 예감했다. _ p.297 

서러움에 지치는 건 몹시도 고약한 일이어서, 즐거운 일과 다를 바 없이 다른 느낌이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는다. _ p.310 

그런 아름다운 세상은 내게는 영원히 닫힌 문인 것 같았다. 내가 에밀리아의 순수함을 믿고 화해하여 다시 한 번 그런 아름다운 세상에 살게 된다면 가슴에 아늑한 등불 같은 삶이 깃들 것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마저 그렇게 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이룰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_ p.310

출처 : 본문 중에서


5. 출판사 서평


누벨바그의 심장 장 뤽 고다르의 영화 〈경멸〉 원작 
모라비아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
 

Italian Novel To Film 소개 
출판 원작에서 영화화 소재를 찾고,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다시 출판 원작을 구매하는 산업 간 시너지 효과는 영화 시장의 확장 및 제작비 증가와 함께 날로 높아지는 중이다. 이는 관객과 독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출판 산업과 영화 산업의 교류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소설과 영화가 하나의 소스를 갖고 있는 경우 어느 한쪽이 흥행에 성공하면 파급 효과를 갖게 되므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분명 매력 있는 산업 분야다. 이러한 경우가 늘어나면서 영화를 통해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원작 소설을 칭하는 스크린셀러Screensellers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스크린Screen과 베스트셀러Bestseller를 합친 용어다. 또한 오늘날 활성화되고 있는 만화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이탈리아 전문 출판사인 본북스는 ‘Italian Novel To Film’ 시리즈를 출간하게 되었다. 이탈리아 영화의 특징 중 하나인 문학이 영화화되기 시작한 것은 초기 이탈리아 영화에 단눈치오가 등장한 때부터 네오리얼리즘 시기다. 또한 현대 이탈리아 영화에도 문학이 원전이 되는 영화들이 많다. 이러한 영화화된 이탈리아 소설들을 국내에 번역하여 이탈리아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한다. 

2016년 출간을 목표로 진행 중인 네 권의 도서들은 오늘날 주목 받고 있는 감독부터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과 다수의 영화 원전 작가까지다. 『유스』는 올해 개봉된 예술 영화로 각광 받고 있는 저자이자 감독인 파올로 소렌티노의 작품이다. 『어머니』는 이탈리아 여성으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지아 델레다의 작품으로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작가다.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경멸』은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라비아의 파트너였으며, 작가로 유명한 다치아 마라이니가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와 소설을 단순히 비교하는 차원에서 기획된 시리즈물이 아니라, 영화의 감동이 다시 소설의 감동과 교차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여 두 분야의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Italian Novel to Film 도서 목록 
1. 유스 Youth, 지은이: 파올로 소렌티노 
2. 경멸 Contempt, 지은이: 알베르토 모라비아 
3. 어머니 La madre, 지은이: 그라지아 델레다 
4. 사랑하는 사람들 Amore coniugale, 지은이: 알베르토 모라비아 

책 소개 
고다르 감독 영화의 원작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경멸』 

“나는 당신을 경멸해”라는 세 마디 말은, 예전에 그녀가 내게 사랑을 고백했을 때 했던 “나는 당신을 미칠 듯이 사랑해요” 라는 말과는 하늘과 땅 차이지만, 모두 에밀리아의 진심에서 나온 말이란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내게 던진 세 마디 말은 세 개의 바늘처럼 시간이 갈수록 가슴 깊이 파고들어 고통을 더하고 있었다. _ 본문 중에서 

1인칭으로 쓰인 주관적인 이야기의 주인공 리카르도 몰티니는 극자가로서의 야망을 가진 젊은이로, 로마에서 잘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다. 명성이 자자하던 그는 에밀리아라는 평범한 타이피스트와 결혼하게 된다. 리카르도는 순전히 아내를 만족시키기 위해 빚을 지면서 집을 구입한다. 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영화 제작자인 바티스타가 〈오디세이〉라는 영화의 대본을 써달라며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그러나 유명한 독일 감독인 레인골드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떠난 카프리 여행에서 리카르도는 자신의 일과 사랑에 대한 갈등을 겪게 된다. 이 소설이 출간되기 전의 가제목은 『한낮의 망령』으로 에밀리아에 포커스를 맞춘 제목이다. 영화평론가 바쟁은 영화 〈경멸〉에 대해 “영화는 우리의 시선을 욕망과 일치하는 세계다. 경멸은 바로 그런 세계의 이야기다”라고 말하고 있다.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많은 소설이 영화화되었다. 대표적으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순응주의자〉, 고다르의 〈경멸〉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마리오 솔다티의 〈시골 여인〉, 마우로 볼로니니의 〈아고스티노〉, 데 시카의 〈두 여자〉 그리고 세드릭 칸의 〈권태〉 등이 있다. 특히 『경멸』은 많은 영화감독들이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다. 프랑스의 장 뤽 고다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프랑스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모라비아의 예술 세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_ 옮긴이의 글 중에서

『경멸』은 사랑 그 자체에만 초점을 두고 서술하기보다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는 모라비아의 사랑윤리가 잘 드러나 있다. _ 옮긴이의 글 중에서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모라비아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를 만나다 

모라비아의 소설들은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소통의 부재’가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주제로 다가온다. 인간의 이중적인 내면 의식을 주제로 하면서, 도덕적인 관점에서 이탈리아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내면 의식을 잘 묘사한 작가 중 한 사람인 모라비아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음이 분명하다. 

줄리오 페로니가 언급하는 모라비아는 다음과 같다. “글 쓰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았으며, 작가는 지식인이라는 의식을 가진 실천 작가로 페이지를 채우는 데 급급하지 않았다. 이미 써 놓은 것에 대해서는 번복하지 않았으며 그의 손에서 떠난 모든 단어는 완성된 순간 예술적 가치를 갖는다.”

출처 : 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