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년 추천 도서(19.3~20.2)

3월의 추천도서(2200) 내 인생의 스승 - 김학주


1. 책 소개


중문학자 김학주 교수의 학문과 인생 

『내 인생의 스승』. 서울대학교 중문과에 몸담아 온 김학주 교수가 오랜 학문 활동 기간 동안 영향을 받은 선생님들과 살아오면서 느낀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엮어냈다. 어릴 적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강습소에서 만난 선생님에서부터 타이완대학 유학 시절에 만난 중국문학계의 대가들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에 걸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논어 이야기>, <중국 문학의 이해>, <중국 고대의 가무회>, <노자와 도가 사상> 등의 중국문학 분야에서 활발한 저서 활동을 벌인 저자가 어떻게 중국어문학과를 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학계에서 활동하는 교수들과의 만남 등을 그리고 있다. 사제간의 정, 학계 풍토에 많은 교훈과 진정한 멘토를 갈구하는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훈훈한 감동을 얻을 수 있다.

출처 : 교보문고



2. 저자


김학주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을 졸업하고, 타이완 국립타이완대학 중문연구소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그리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있으면서 중국어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교수·연세대학교 특별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논어 이야기』, 『중국 문학의 이해』, 『중국 고대의 가무희』, 『중국 문학사』, 『한대의 문인과 시』, 『공자의 생애와 사상』, 『노자와 도가 사상』, 『중국의 탈놀이와 탈』, 『경극이란 어떤 연극인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대학』, 『중용』, 『장자』, 『노자』, 『열자』, 『논어』 등이 있다.

출처 : 교보문고



3. 목차


책머리에 | 내 스승님들 

제1부 나를 올바로 잡아주신 선생님들 
잊을 수 없는 세 분의 신 선생님 
신현묵 선생님과 나 1 
신현묵 선생님과 나 2 

제2부 지성의 경이로움에 내 무릎을 꿇게 한 선생님들 
차상원 선생님과 나 
중국문학 연구의 개척자 연파 차상원 선생님 
나를 올바로 공부하도록 일깨워주신 차주환 장기근 선생님 
한당 차주환 박사 『송수논문집(頌壽論文集)』 하서(賀序) 

제3부 나를 학자가 되게 해주신 분들 
나의 타이완대학 은사님들 
다이런 선생님과 『십삼경주소』 
불우불구(不憂不懼) 
부록 | 스승을 논함(師說) 

출처 : 본문 중에서


4. 책 속으로


중국어문학과를 택하게 된 것은 군대를 따라 일선에 나갔을 적에 우리 앞에 있던 적이 중공군이었고 우리를 지휘하던 장교가 중국의 황포군관학교 출신이어서 그 분이 유창한 중국말을 하는 것을 직접 보면서 중국 사람들을 대하는 사이에 중국에 대한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때 중국은 바로 우리 이웃의 큰 나라이고 역사적 문화적인 관계도 우리와는 매우 깊은 나라인데 우리는 중국에 관하여 너무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학과는중국에 관한 학과를 선택해 보고자 하여 그때는 전국에 유일하였던 문리과대학의 중국어문학과를 지망했던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아버지의 강요에 따라 학교에 등록하게 되었고, 더욱 뜻밖에도 그렇게 시작한 중국문학 공부가 마침내는 나를 그 대학의 중국문학 교수로 만들고 말았다. 이처럼 나의 인생의 향방을 바꾸어 놓은 서울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은 순전히 신현묵 선생님의 열을 다하신 수업 덕분이다.-36쪽 

1952년 서울대학이 아직도 사변 통에 부산으로 피란 내려가 있던 시절, 나는 문리과대학 중문과에 입학하여 부산 대신동의 천막을 친 가교사로 등교하게 되었다. 그때 중국어문학과에 선생님이라고는 부교수이신 차상원 선생님 한 분만이 계셨다. 그 당시 서울대 중문과는 전국에 한 곳뿐이었으니 전국 대학에 중국문학 교수가 차상원 선생님 한 분이었던 셈이다. 진흙바닥에 널빤지 책상과 걸상을 늘어놓은 교실이라 그런지 학교에 강의를 들으러 나오는 우리 학과의 선배도 서너 명뿐이었고 동기생은 모두 합해야 대여섯 명 정도였다.-61쪽 
선생님의 아호 연파는 중국의 시인인 진나라의 도연명(陶淵明 365-427)과 송나라의 대문호인 소동파(蘇東坡 1037-1101)에게서 따온 것이다. 이들은 서로 약 700년에 가까운 시대의 거리가 있지만, 도연명은 앞에서 중국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여 중국 전통문학 발전을 앞서 이끈 대시인이라면 소동파는 뒤에서 중국의 전통문학을 이어받아 발전시켜 중국문학 발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달리 비길 데 없는 대문호이다. 우리나라 중국문학 발전을 앞에서 이끌고 발전시켜 생전에 그 결실을 보려 한 선생님의 큰 꿈이 이 아호에 담겨져 있는 듯하다. 전국에 유일한 서울대의 중문과를 어려운 시기에 홀로 지탱하여 우리나라 중국문학 연구를 이 정도로 발전시키고, 또 전국에 중문과가 이처럼 늘어나게 하여 이 분야에도 많은 학자들이 나와 수많은 연구업적이 쏟아지게 하셨으니, 선생님의 아호에 담긴 큰 꿈도 어느 정도 이루셨다 할 수 있다.-82쪽 

차주환 선생님은 6·25 사변 전에 전국 최초의 학원인 상록학원을 경영하셨다고 한다. 때문에 1952년 서울로 환도하자마자 선생님은 다시 을지로 3가에 건물을 빌려 상록학원을 차리셨다. 나는 처음부터 그 학원에 나가 학생 모집 같은 사무적인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강사들 뒷바라지 및 교실 청소와 학생모집 광고를 거리에 붙이는 일 등의 잡일까지도 포함하여 모든 일을 맡아서 하였다. 나 이외에 잡일을 맡은 나보다 서너 살 아래의 친구가 하나 있었으나 청소며 강의 준비 등 잡일을 그 친구 혼자서는 도저히 다 할 수가 없었다. 중문과 선배로는 장기근 선생님과 경기중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윤재정 선배가 그 학원의 강사로 나왔고, 서울대와 연대·고대 등 영·독·불 어문학과의 여러 교수들이 출강하였다. 그러나 차 선생님은 학원 경영에 전념하지 못하는 반면 차차 다른 학원도 많이 생겨나서 날이 갈수록 학원 운영이 여의치 않게 되었다. 학원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나는 어려운 일은 더 많이 맡아 하면서도 성과는 날로 줄어들어 칭찬은 별로 들어보지 못하는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결국 2년 가까이 버티다가 문을 닫았던 것 같다. 
차주환 선생님은 한편 석사학위 논문으로 「도연명 시 연구」를 쓰고 계셨는데, 논문의 자료 정리와 자료를 베끼는 일 등을 가끔 도와드리면서 뜻밖에도 선생님의 논문 작성을 통하여 논문이란 어떻게 쓰는 것인가, 공부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많이 터득하였다. 그리고 성실한 태도로 학문에 임하시는 선생님에게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공부는 선생님처럼 성실한 태도로 임하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94쪽 

출처 : 본문 중에서


5. 출판사 서평


중문학자 김학주 교수의 학문과 인생 

서울대학교 중문과에 몸담아 온 김학주 교수가 오랜 학문 활동 기간 동안 영향을 받은 선생님들과 살아오면서 느낀 이야기들을 담담히 서술한 자전적 기록. 
어릴 적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강습소에서 만난 선생님에서부터 타이완대학 유학 시절에 만난 중국문학계의 대가들에 이르기까지 단순한 한 개인의 자전적 기록을 넘어 해방 후 학계의 열악했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본격 중국문학 활성화에 헌신해 온 차상원, 차주환, 장기근 교수들과의 교유와 타이완대학에서 만난 타이징눙, 다이?w런, 왕슈민, 정첸, 쿵더청 교수들과의 깊은 사제간의 정이 갈수록 각박해져만 가는 오늘날의 학계 풍토에 많은 교훈과 진정한 멘토를 갈구하는 현장에 훈훈한 감동을 준다.

 출처 : 연암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