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책소개
『무지의 즐거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목표는 천하무적』 등으로 다양한 독자를 만나 온 우치다 다쓰루가 이번에는 커먼즈에 관한 신간을 선보인다. 지금 세계는 위기 한복판에 있다. 무한 경쟁과 능력주의가 일상을 압박하고, 불평등은 깊어지며 삶의 위험은 개인에게 떠넘겨졌다. 이 책은 이대로는 그 무엇도 지속될 수 없다고 말하며, '몰락'을 피하고 '연착륙'하기 위해서라도 커먼즈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우치다 선생이 말하는 커먼즈는 '공공의 것'이자 '공동체'다. 그가 그리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는 가장 약한 이를 중심축으로 삼는 공동체다. 강한 자에게 자원을 우선 배분하거나 평균적인 구성원의 편의에 맞춘 공동체는 오래가기 어렵다. 의도적으로 무력한 존재를 포함하고, 함께 기르고 치유하며 지원하는 구조로 공동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나아가 커먼즈의 재생에서 중요한 것은 제도나 시스템보다 각자가 어떤 공동체를 선택하고 어떤 관계를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태도와 결단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가 커먼즈를 연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삶으로 실천한다는 점이다. 그는 사재를 들여 만든 공간을 도장과 세미나, 전통 예능 연습, 학숙 운영까지 가능한 '모두의 집'으로 열어두고, 사후에도 지역 공동체가 이어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다. 즉 커먼즈를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을 넘어, 커먼즈를 다시 만드는 삶의 방식을 보여 주는 삶을 살고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우치다 다쓰루
50년 넘게 대중과 소통하며 글 쓰고 수련하는 사상가이자 무도가. 도쿄대학과 도쿄도립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발견해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문학과 사상을 공부했다. 이후 도쿄도립대학을 거쳐 고베여학원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2011년 퇴직한 뒤로는 고베에 개풍관이라는 도장을 열어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개풍관은 단순한 합기도장을 넘어 무도 수련장이자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가 열리는 장소이며, 학숙 공간인 동시에 노가쿠를 비롯한 전통 예능을 연습하고 공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다채로운 커먼즈 실험을 할 수 있는 지역 공동체로, 평상시에도 우치다 다쓰루 자신의 사적 영역인 동시에 공공·반공공 목적으로 활용되는 '모두의 집'이다. 현재는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이자 교토세이카대학 객원교수이며, 블로그 '우치다 다쓰루의 연구실'을 운영하며 문학·영화·예술·철학·사회·정치·교육·무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거침없는 글을 쏟아낸다. 공저와 번역을 포함해 지금까지 200권이 넘는 책을 썼고, 국내에 번역 출간된 책만 40권이 넘는다.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우치다 다쓰루의 레비나스 시간론』 『무지의 즐거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목표는 천하무적』 『교사를 춤추게 하라』 『어른 없는 사회』 『거리의 현대사상』 『어떻게든 되겠지』 등의 대표작이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제 책이 한국에서 꾸준히 읽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들어가는 말─모두가, 언제든지, 언제까지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주체를 만들어 내는 일
또 한 번 들어가는 말─'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상상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화하지 말 것
국가는 시민이 만든 인공물이다
커먼즈의 재생이 시작된다
기본소득을 제도로 성공시키려면?
대학 학비를 무상화하라
지금 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이념이 과연 있을까?
포스트 글로벌리즘 시대의 구조적 위기
결혼과 가족에 대하여
인구감소 국가의 근미래
근대의 위기와 부흥
가난한 사회 vs. 궁상맞은 사회
공감 기반 사회의 함정
지성과 공공성
권력 사유화의 진상
격차에 관하여
친절한 가부장제
약한 존재를 기르고 치유하며 지원하는 공동체
선물로서의 교육
공부는 선물이다
나오는 말─'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빚'을 갚아 나가는 일
특별 대담─우치다 다쓰루+사이토 고헤이: 기분 좋은 새로운 커먼즈에 관하여
옮긴이의 말─고립된 정원에서 시작하는 커먼즈의 재생
주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오해하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 내가 말하는 ‘친절한 가부장제’는 젠더와는 관계가 없다. 나는 집단을 이끄는 리더를 성별에 관계없이 ‘가부장’이라고 부른다. 내가 운영하는 도장 개풍관의 다음 관장은 여성이다(지금은 주임 사범이다). 그녀는 합기도 실력도 뛰어나지만, 내가 그를 후계자로 지명한 이유는 그가 ‘매우 친절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부장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모두를 위해 참고 버티는 것’이다. 가부장이 다른 구성원을 억압하거나 그들의 자유를 제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다른 구성원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자기 역할로 생각하는 사람이 집단 유지에 필요하다는 점은 양보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참아 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사회에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극히 적다._212쪽
모든 공동체에는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내는 사람’과 ‘평균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다. 반드시 있다. 구성원 모두가 균일한 성과를 내는 집단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 그런 집단은 존재할 의미도 없다.
어떤 집단이든 ‘마이너 멤버’를 포함한다. 영유아, 노인, 병든 사람, 장애인 같은 이들은 집단 내에서 도움을 주기보다는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이너 멤버’를 돌보는 일을 두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공동체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 모든 인간은 한때 유아였고 나중에는 노인이 된다. 언젠가는 병이 들거나 정신적 또는 육체적으로 힘들어질 확률이 높다. 따라서 집단의 모든 구성원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나의 또 다른 형태’이다. 집단에서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그랬을 나, 앞으로 그렇게 될 나, 그렇게 됐을 수도 있는 나’를 돕는 일이나 다름없기에 ‘과거의 나, 미래의 나, 평행우주 속의 나’를 기쁜 마음으로 도와야 한다.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는 사람은 공동체를 이룰 수 없다._216쪽
“그렇다면 어떤 공동체라야 살아남을 수 있나요?”라는 추가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한 다음 이렇게 대답했다. “교육을 위한 공동체, 의료 및 돌봄을 위한 공동체 그리고 종교 공동체 정도일까요.”
이 세 가지 공동체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구성원 가운데 가장 무력한 이’를 통합 축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이런 공동체야말로 오래도록 견고하게 지속된다. 구성원 중 상대적으로 강한 자에게 자원을 우선 배분하는 ‘약육강식’형 공동체는 오래가지 못한다(언젠가는 서로의 목을 겨누게 된다). 가장 두터운 층인 ‘평균적인 능력을 지닌’ 구성원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평범한’
공동체 역시 오래가지 못한다(획일화되고 규격화된 시스템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가장 생존력이 강한 공동체는 구성원 중 가장 약한 존재를 기르고 치유하며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동체다. 이런 공동체가 가장 강인하며, 가장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 이는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확신이다. 따라서 조직의 역량을 키우고 싶다면, 조직 안에 의도적으로 ‘무력한 존재’를 포함시키고, 그 존재를 구성원이 다 함께 기르고 치유하며 지원하는 역동적인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_218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가장 약한 이를 중심축으로 삼는 사회,
약하고 친절한 리더가 일꾼이 되는 작고 느슨한 공동체가 필요하다
지금 세계는 위기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속도, 경쟁의 압력, 능력주의의 냉혹함이 삶을 점점 더 가늘게 깎아 내고 있지요.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만 해도 우리 사회에는 이웃이 있었고, 마을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라는 개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의 불평등이 돌이킬 수 없이 심화되고, 삶의 위험을 공동체나 국가가 아니라 개인이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사적소유의 확대를 위한 무한 경쟁, 각자도생 이외의 방식은 생각해 볼 여지조차 없는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생태적 위기 역시 이 상황과 무관하지 않고요.
우치다 다쓰루의 『커먼즈의 재생』은 '이대로는 지속할 수 없다'는 진단에서 출발하는 책입니다. 점점 더 빠르게 추락하는 세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대대적인 전환이 아니라 갑자기 몰락하지 않도록 세계를 연착륙시키는 것, 경쟁이든 양극화든 더 이상 가속화되지 않도록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요. 그 첫 번째 단서가 바로 커먼즈의 회복입니다.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도 커먼즈의 재생이 실험이 아니라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커먼즈 은행 빈고가 탄생했으며, 2020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형 마을공동체'인 위스테이 별내가 문을 열었고, 2019년에는 지역 주민들이 공동으로 공간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마을펍 목포 건맥1897 협동조합이 생겼습니다. 우치다 선생은 사재를 털어 지은 건물(개풍관)을 커먼즈로 활용하고 있고, 책에 실린 특별 대담에 따르면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의 저자 사이토 고헤이는 지인들과 함께 매입한 산을 커먼즈로 가꿔 나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커먼즈는 '공공의 것'이자 '공동체'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커먼즈는 어떤 모습일까요? 어떤 공동체가 끝내 살아남을까요? 우치다 선생은 “구성원 가운데 가장 약한 존재를 통합 축으로 삼는 공동체”만이 지속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강한 자에게 자원을 우선 배분하는 약육강식형 공동체, 가장 두터운 층인 '평균적인 능력을 지닌' 구성원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평범한 공동체는 이제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무력한 존재를 포함하고, 구성원들이 그를 함께 기르고 치유하며 지원하는 역동적인 구조로 공동체를 다시 설계해야 생존력 있는 공동체가 성립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선생은 단호하게 덧붙입니다. 커먼즈의 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나 시스템이 아니라, 각 개인이 어떤 공동체를 선택하고 어떤 관계를 감당할 것인가라는 태도와 결단이라고요. 공공과 공동체, '우리'라는 기반이 허물어지는 시대에, 이 책은 커먼즈를 다시 상상하는 일이 곧 사회를 연착륙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임을 보여 줍니다.
새로운 커먼즈는 평범한 이들의 삶에서 재생된다
우치다 선생은 대학 강단에서 내려온 뒤, 커먼즈의 재생을 개념이나 지식으로만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가 거주하는 장소는 사재를 들여 지은 건물로, 1층은 합기도 도장으로 운영하고 2층은 생활공간으로 꾸렸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도장이 아닙니다. 무도 수련장이자 세미나 공간이고, 학숙이자 노가쿠 등 전통 예능을 연습하고 공연하는 자리이며, 무엇보다 지역의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모두의 집'입니다. 사적 영역이면서도 공공·반공공 목적을 위해 늘 열려 있는 장소이지요. 지금은 그가 관장으로 이 공간을 운영하지만, 다음 관장은 오랫동안 개풍관에서 수련해 온 지역 사회 구성원인 아주 평범한 여성입니다. 모두의 집인 만큼 그의 사후에도 모두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사적 소유로 돌리지 않고, 지역공동체를 위해 내어 준 것입니다.
저자는 커먼즈의 현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커먼즈는 단기적으로 출혈을 감수해야 시작됩니다. 누군가가 자기 주머니를 털어야 하고, 당연히 무임승차자도 생기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커먼즈를 설계하거나 재생시키려는 이는 “공짜 밥을 먹는 사람들까지” 함께 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기껏 살려 놓은 공동체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려면 강한 의지와 긴 호흡이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바로 이 지점 때문에 커먼즈의 재생은 희망적입니다. 국가 시스템이 바뀌지 않아도, 거대한 제도의 전환을 기다리지 않아도, 각자의 삶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살고 싶은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며, 당신은 그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느냐고요.
우치다 선생의 가르침이 특별하고 탁월한 이유는 그가 커먼즈를 연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기 삶을 실험대 삼아 배우고 나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 책은 커먼즈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커먼즈를 재생시키는 사람의 삶의 태도를 보여 주는 드문 기록입니다. '함께 산다'는 말을 다시 현실로 되돌리는 책이자,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책이지요. 선생의 가르침처럼 결국 커먼즈는 멀리 있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 각각의 삶에서 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출처: 「 커먼즈의 재생 」 출판사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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