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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추천도서(26.1-)/2026-03

3월의 추천도서 (4752)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

 

 

1. 책소개

 

 

 
남산의 사색에서부터 정책 현장의 결단까지, 서울 혁신의 기록
 

저자는 매일 아침 남산의 가파른 길을 오르며 하루를 시작한다. 거친 숨을 내쉬는 그 시간은 ‘지금 서울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내가 미처 살피지 못한 사각지대는 없는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사색의 시간’이다. 머릿속에 펼쳐둔 ‘정책 디자인 책상’은 걸음을 옮길수록 선명하게 정돈된다. 그 책상 위에서 설계되는 것은 무너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서울런’, 기후 위기와 민생을 동시에 챙기는 ‘기후동행카드’, 그리고 삭막한 도시에 즐거움을 불어넣는 ‘펀(Fun) 시티’까지… 그가 매일 다듬어 가는 서울시민의 자부심이자, 세계 5대 도시로 도약할 서울의 미래다.
물론 새로운 길을 만드는 과정에는 늘 높은 벽이 존재한다. 해묵은 규제와 관행, 첨예한 이념 대립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수시로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저자는 “성장통 없는 성장은 없다”고 단언한다. 현상 유지에 급급한 ‘관리형 시장’을 거부하고,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도시의 체질(System) 자체를 바꾸는 혁신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이런 혁신 이야기 30가지가 이 책에 실려 있다.
아무리 복잡한 난제라도 해법은 결국 ‘시민’ 안에 있다. 120 다산콜센터 직원들에게 큰절을 올리던 진심부터, 쪽방촌 주민들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온기창고’의 세심한 배려까지. 시민의 눈높이에서 깊이 사색할 때 흐릿했던 길은 비로소 분명해진다. 이 책은 남산의 고요한 사색에서부터 정책 현장의 뜨거운 결단에 이르기까지, 현직 서울시장 오세훈이 몸으로 써 내려간 서울 혁신의 생생한 보고서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오세훈

 

가장 오랫동안 시민의 선택을 받은 최초의 4선(제33·34·38·39대) 서울특별시장이다.
1961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태어났다. 건설회사에 다니던 아버지를 따라 답십리, 삼양동 등 강북지역을 옮겨다니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삼양동 판잣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성실히 노력하면 삶이 달라진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겼다. 고려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26회 사법시험으로 변호사가 되어, 대한민국 최초로 ‘일조권 소송’ 승소를 이끌어내며 환경권 판례를 확립했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으로 ‘오세훈법’을 주도했고, 2006년 최연소 서울시장 당선 및 재선을 거쳤다. 이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단으로 르완다, 페루 등에 머물며 빈곤과 양극화 해법을 깊이 고민했다. 2021년 서울시로 귀환했고, 이듬해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 모든 행정동에서 승리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동행·매력특별시라는 기치 아래 도시의 겉모습보다 시스템을 혁신하는 ‘시스템 디자인’에 주력하며,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일상 혁명’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저서로〈미래〉〈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오후의 서울 산책〉〈서울은 불가능이 없는 도시다〉〈시프트〉〈다시 성장이다〉등이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프롤로그 |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며

Chapter 1 도시의 격을 디자인하다

01 지도에도 없던 도시, 세계의 중심에 서다
02 도시를 춤추게 하는 일, 도시를 멈추게 하는 일
03 생명보다 중요한 건 세상에 없다
04 경쟁력을 키우고 싶은가? 경쟁상대를 설정하라!

Chapter 2 공간을 살리는 마법

01 ‘전시행정’의 끝판왕, 서울의 얼굴이 되다!
02 행정도 밀리언셀러가 될 수 있다
03 재미가 밥 먹여주는 도시 이야기
04 행정도 종합예술이다!

Chapter 3 강북 분투기

01 강남북 균형 발전-핵심을 찌르다
02 도시는 ‘침술’로 되살아난다
03 피눈물 난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04 아! 어쩐지 확확 달라진다 했더니

Chapter 4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01 보수 정치인이 ‘약자와의 동행’을 외치는 이유
02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03 일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복지시스템을 부수자
04 밥보다 중요한 건 자존감이다
05 당신은 외롭지 않은가?

Chapter 5 데이터로 판단하고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01 리더는 시스템을 설계해 문제를 푸는 사람이다
02 거부할 수 없는 유혹
03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면?
04 집 걱정을 줄여야 아이가 태어난다
05 부실공사? 눈은 속여도 영상은 못 속여!

Chapter 6 서울에 미치다

01 한강, 원석에서 다이아몬드로
02 성장통 없는 성장은 없다
03 산을 옆으로 오른다고?
04 지구도 살리고, 돈도 아끼고

Chapter 7 집념과 예술

01 이념이 망친 10년, 사라진 집들
02 18년의 기다림을 12년의 설렘으로
03 시민사회와의 동반? 세금이 줄줄 샌다
04 작을수록 아름답다

에필로그 |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세상 : 시스템 디자인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평소엔 풀밭이다가 비 오면 잠기던 고수부지를 시민의 안식처인 한강공원으로, 낡은 노점상이 가득하던 동대문 운동장을 세계적 랜드마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재탄생시킨 힘은 행정의 관성을 깨고 시민의 잠재된 욕구를 읽어낸 데서 나왔다. 알랭 드 보통이 말했듯 공간의 품격은 곧 그곳에 사는 사람의 자부심이 되기 때문이다.
주거 정책 또한 다르지 않다. 지난 10년 ‘보존’이라는 도그마에 묶여 있던 공급의 혈관을 ‘신속통합기획’으로 뚫어낸 것은, 내 집 마련이라는 시민의 권리를 지체 없이 돌려주기 위한 결단이었다. 결국 시장의 책무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변화하는 민심을 읽고 그들이 바라는 삶의 모습을 제때 빚어내는 일이다.
-9p, 프롤로그에서

‘감각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누군가의 결단과 긴 시간 이어져온 투자가 만든 결과물이다. 2008년부터 광화문에 스키 점프대를 세우는 무모함에 가까운 도전들이 계속되지 않았다면, 2025년 〈케데헌〉 속의 아름다운 서울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도시 브랜드가 밥 먹여주냐’고 묻는 이들에게, 나는 이제 자신 있게 대답한다. 그렇다. 서울의 매력이, 우리가 깨운 서울의 감각이 우리를 먹여 살린다. 서울의 이름값은 곧 대한민국의 가격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서울시민 한 분 한 분의 자부심이 된다.
-26p, Chapter 1 도시의 격을 디자인하다에서

책 읽는 서울광장, 정원박람회, 손목닥터9988. 이 정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시민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즐겼다는 점이다. 억지로 동원하거나 의무를 부과한 것이 아니다. 매력적이라서, 재미있어서, 나에게 이득이 되어서 시민들이 스스로 줄을 섰다.
나는 공무원들에게 늘 강조한다.
“행정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책상머리에 앉아 공급자 마인드로 기획하면 악성 재고가 될 뿐입니다. 디테일에 목숨을 걸고, 시민의 마음을 훔치는 ‘기획자’가 되십시오.”
800만, 1,000만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서울시 행정이 시민의 삶 속에 깊숙이, 그리고 사랑받으며 스며들게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89p, Chapter 2 공간을 살리는 마법에서

그러나 거대한 고가도로가 지상을 점유하는 구조의 방식은 사람이 아닌 자동차 중심의 도시 설계였다. 3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강북권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고가도로는 더 이상 간선도로로써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성산에서 하월곡까지 하루 약 13만 대, 하월곡에서 신내까지 약 9만 대의 차량이 몰리며 출퇴근 시간마다 정체가 반복된다. 러시아워 평균 속도는 시속 34킬로미터 수준으로 이미 ‘빠르게 이동하는 길’이 아니라 ‘막혀 있는 길’이 되어버렸다. 차는 많아졌는데, 길은 더 이상 넓어질 수 없고, 노후화된 고가가 강북지역의 경관만 가로막고 있을 뿐이다.
“도로는 넓히되, 고가는 걷어 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보다 빨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할까요?”
-135p, Chapter 3 강북 분투기에서

끈질긴 설득 끝에 교육부의 협의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조건부 2년 승인이었지만, 그래도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여전히 복지부는 반대했다. 사교육 시장으로 공적 자금이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논리였다. 여전히 사교육 시장을 악으로 보는 이분법적 시각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우리는 이 모델에 자신 있었다. 서울런은 ‘사교육 인강’을 뛰어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LMS(학습관리시스템)를 통해 학생들의 진도를 관리하고,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틀을 갖췄다.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인적 관리도 병행했다. 학생들의 니즈와 수준, 관심 진로에 맞춰 맞춤형 멘토를 연결했다. 이는 과외와 학원에서는 줄 수 없는 가치였다. 인생에 대한 조언, 학교생활에 대한 팁, 정서적인 지지까지. 학습 관리를 넘어 아이들의 삶 전반을 케어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부모의 지갑 두께가 아이의 성적표를 결정한다.’
이 잔인한 명제가 대한민국의 상식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교실을 지배하고,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끝났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서울시장으로서 나는 이 절망적인 운명론에 동의할 수 없었다.
-187p, Chapter 4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에서

‘손목닥터9988’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준비할 당시부터 준비했던 공약이었다. 취임 직후 ‘스마트 헬스케어팀’을 만들어 추진했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아니, 거센 파도 앞의 쪽배 같았다. 특히 당시 시의회 다수당이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는 극렬했다. 그들은 이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의회 회의장에서는 날 선 비판들이 쏟아졌다.
“고작 만보기 같은 기계에 보건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예산 낭비이자 시민에 대한 기만입니다! 당장 사업을 멈춰주세요!”
“서울시의 목표인 100만 명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려면 1년에 예산이 400억이 소요됩니다. 비용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40p, Chapter 5 데이터로 판단하고 시스템으로 움직인다에서

서울은 축복받은 도시다. 도심 어디서든 고개만 들면 산이 보이고, 그 산들은 이미 울창한 숲을 품고 있다. 굳이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 곁의 산자락을 옆으로 길게 잇는다면 세계 어디에도 없는 최고의 숲길이 탄생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2009년 5월, 서울시는 ‘서울둘레길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157km라는 거대한 고리를 잇는 작업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지도를 펼쳐놓고 선을 긋는 건 쉬웠지만, 실제 현장은 8개 자치구의 행정 구역과 얽히고설킨 사유지, 단절된 도로와 하천으로 가로막혔다.
이 난관을 뚫어낸 주역은 당시 서울시 직원들이었다. 우리는 단순히 시설을 만드는 ‘토목 행정’을 넘어 시민의 이용 문화를 고민하는 ‘소프트웨어 행정’을 펼쳤다. 끊어진 길을 잇기 위해 사유지 소유주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했고, 도로 위에는 생태 연결 통로를 놓아 숨통을 틔웠다. 그 정성이 모여 2014년 11월, 마침내 서울 외곽을 하나로 묶는 서울둘레길 1.0 시대가 열렸다.
-305p, Chapter 6 서울에 미치다에서

“서울에 더 이상 빈 땅은 없습니다. 유일한 해법은 재개발·재건축인데, 전임 시장 10년 동안 인허가가 꽉 막혀 공급이 사라졌습니다. 이걸 뚫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기존 방식대로 하면 구역 지정부터 입주까지 평균 18.5년이 걸린다. 아이가 초등학교 때 시작하면 시집-장가갈 때나 끝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직감했다. 주택 공급 문제는 집을 짓는 ‘건설’의 문제가 아니었다. 집이 진행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문제였다.
-332p, Chapter 7 집념과예술에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에게 사생활이란 거의 없다. 밥 한 끼, 차 한 잔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 눈을 뜨고 있는 모든 순간은 서울을 위한 시간이다. 내가 누구와 아침을 먹고, 점심에 누구를 만나고, 저녁식사를 하면서는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그 모든 일상은 학습의 연장이다. 그 시간들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구하고, 세계의 흐름을 익히며, 시민들에게 더 큰 자부심을 드리기 위해 공부하는 시간이다.
-365p, 에필로그에서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시스템 디자이너의 분투기, 보이지 않던 도시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한류의 배경이 아닌 주인공, 글로벌 콘텐츠가 선택한 ‘서울의 일상’
-도시 브랜드는 환상이 아니다…감각의 축적이 경쟁력이 되는 순간
-성수동의 반전이 증명한 것, 규제를 설계하자 미래가 움직였다

오세훈 시장은 2006년 7월 1일 민선 4기 서울특별시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현재 민선 8기를 이끄는 4선 서울특별시장이다. ‘디자인 서울’, ‘한강르네상스’, ‘디딤돌소득’, ‘서울런’, ‘미리 내 집’, ‘정원도시박람회’에 이르기까지, 그는 임기 내내 정책을 통해 도시의 방향을 설계해 왔다. 유행을 좇기보다,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선택들이었다.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결정의 연속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식어는 바로 ‘시스템 디자이너’다.

그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 보여주기식 행정을 펼치는 것을 경계했다. 대신 무너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교통망을 구축하는 등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천착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식어는 ‘정치인’이나 ‘행정가’를 넘어 바로 ‘시스템 디자이너’다. 도시는 거대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을 담아내는 소프트웨어, 즉 운영체제(OS)의 혁신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13대째 명륜동 등지에서 살아온 서울 토박이다. 어린 시절은 한강변에서 자랐고 청년기 내내 남산을 바라보며 성장했다. 서울은 그에게 행정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무대이자 정신의 좌표다. 매일 아침 남산을 오르며 그는 생각한다. ‘이 도시가 시민들에게 자부심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 책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는 서울을 ‘관리한 기록’이 아니라, 도시의 자존을 다시 세우려 한 행정가의 분투기다. 그 결정들이 시민의 일상과 감각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어떻게 서울이라는 도시의 격(格)을 높였는지 집요하게 추적한 생생한 보고서다.

-보이지 않던 도시 서울, 세계 지도에서 지워진 자존을 묻다

저자는 2008년의 어느 아침 풍경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늘 익숙하게 보아 오던 CNN 일기예보 시간의 동아시아 지도 위. 그날도 서울은 없었다. 도쿄·베이징·상하이는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는데, 서울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우리가 그토록 자부하던 ‘한강의 기적’, 88 올림픽의 감동과 2002 월드컵의 붉은 함성도 세계인의 냉정한 시선에서는 지도 밖의 이야기였다. 서울은 그저 거대 도시 도쿄와 베이징 사이에 낀, 굳이 주목할 필요가 없는 무채색의 도시에 불과했다.

DDP를 지어 디자인의 거점을 만들고, 회색빛 한강을 다듬어 시민의 쉼터로 돌려주고, 도시 곳곳의 디자인을 혁신하는 일. 그것은 단순한 미화 작업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글로벌 콘텐츠가 선택한 도시, 서울의 일상이 무대가 되다

그리고 17년이 지난 2025년,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를 사로잡는다. 넷플릭스 글로벌 흥행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소니 픽처스가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배급한 이 글로벌 대작의 배경은 뉴욕도, 도쿄도 아닌 바로 서울이다. 루미와 진우가 교감하는 장소는 낙산공원 성곽길이었고, 뚝섬한강공원은 사자보이즈가 휴식을 즐기거나 안무 연습을 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북촌 한옥마을의 기와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장면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과거 헐리우드 영화 속 서울이 전쟁의 폐허나 회색빛 아파트 숲으로 그려졌다면, ‘케데헌’ 속 서울은 달랐다.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가장 힙한 도시, 영감을 주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그려졌다. 20년 전, 낡고 허물어져 가던 성곽을 복원하고 조명을 설치할 때 ‘세금 낭비’의 결과물 따위로 취급되던 그곳이, 이제는 전 세계 2억 6천만 명이 열광하는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다. 서울의 이름값은 곧 대한민국의 가격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서울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부심으로 돌아온다. 이 책은 그 변화가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집요하게 증명한다.

-성수동 빅뱅, 규제를 걷자 미래의 가능성이 열렸다

성수동의 변신은 이 책에서 가장 입체적으로 다뤄지는 사례다. 2002년 7월 이명박 시장 취임 당시, 성수동은 서울시청 신청사 건립부지를 검토할 때 용산과 함께 마지막까지 경쟁하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이와 동시에 낡은 공장들이 매연과 소음을 뿜어내던, 산업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공간이기도 했다. 이명박 시장은 이 자리에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휴식공간을 만들기로 했고, 그 결과 2005년 6월 35만 평 규모의 서울숲이 시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6년, 바통을 이어받아 서울시장이 된 저자는 이 거대한 숲의 에너지가 도시 전체로 퍼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2007년 서울시는 뚝섬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세부 개발계획을 결정했다. 오늘날 성수동을 상징하는 갤러리아포레(1구역), 아크로서울포레스트(3구역) 등 랜드마크들이 이때 정해졌다. 서울숲과 한강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입지, 그리고 성수대교만 건너면 강남이라는 지리적 이점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성수동이 더 이상 변방의 공장지대가 아니라 서울의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진짜 전환점은 그다음이었다. 2009년 10월 서울시는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성수동을 우선정비대상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2010년 1월, ‘성수 IT산업개발진흥지구’라는 결단을 내린다. 준공업지역이었지만 사실상 업무지구 수준의 개발이 가능해졌고, 이때부터 성수동 빅뱅이 시작됐다. 낡은 운영체제(규제)를 최신 버전(규제 완화)으로 바꾸자, 민간 자본이 폭발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2만 명이 넘는 젊은 직장인이 성수동에 정착했다. 그들의 일상이 도시의 결을 바꾸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을 힙한 식당이 필요했고, 향기로운 커피를 마실 카페가 필요했으며, 퇴근 후 맥주 한잔할 문화 공간이 필요했다. 20년 전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린 치밀한 설계도와 그 설계를 가로막았던 규제의 시간, 그리고 다시 규제를 걷어 내고 미래로 질주한 드라마가 오늘의 ‘핫플레이스 성수동’을 만들었다. 이것은 규제 혁신이 어떻게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지 보여주는 가장 생생한 증거다.

-정책의 성과를 넘어, 도시가 성장하는 방법을 기록하다

이 책은 단순한 성과의 나열이 아니다. 화려한 성공 뒤에 숨겨진 수많은 망설임과 반대, 그리고 밤잠을 설치며 고뇌했던 시간을 가감 없이 담아낸 기록이다. 한 도시가 글로벌 TOP 5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이 책은 명확히 보여준다. 그것은 듣기 좋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책임 있는 결정과 묵묵하고 꾸준한 실천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지난 10여 년간 이 거대한 혁신의 여정을 최전선에서 이끌어온 행정가의 생생한 증언이다. 남산의 사색에서 길어 올린 철학이 어떻게 구체적인 정책으로 탄생하여 시민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지, 그 역동적인 변화의 드라마가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는 서울 이야기이자, 동시에 모든 도시의 이야기다. 도약을 꿈꾸는 도시 행정가에게는 실전 교과서가 되고, 도시계획과 행정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정책 사료가 될 것이다. 도시는 저절로 성장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끝까지 고민하고, 끝까지 설계해야 한다. 서울의 내일이 궁금하다면, 바로 이 책에서 그 답을 찾게 될 것이다.

 

출처: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출판사 아마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