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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2월의 추천도서(1823) 휘페리온 - 프리드리히 횔덜린



1. 책 소개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휘페리온의 동경! 

<빵과 포도주>의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서정적 소설『휘페리온』. 집필에서 완성까지 약 7년이 걸린 이 작품은 횔덜린이 남긴 유일한 소설로, 그리스 청년 휘페리온이 독일인 친구 벨라르민과 연인 디오티마와 주고받은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18세기 후반의 그리스를 배경으로, 휘페리온의 자기 성찰과 의식의 형성 과정을 보여준다. 

고향인 티나 섬에서 평온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서서히 세계의 본성에 대해 묻기 시작한 청년 휘페리온은 아다마스를 만나게 된다. 아다마스는 휘페리온에게 신화, 역사, 수학, 자연, 천문학을 가르치며 고대 그리스의 세계를 이상으로 제시한다. 휘페리온은 아다마스에게 많은 것을 배우지만, 아다마스는 휘페리온에게 혼자 나아갈 길을 찾도록 하고 떠난다. 스승과 헤어진 휘페리온은 더 큰 세계인 스미나르로 나오는데…. 

휘페리온은 편지를 통해 유년기, 아다마스와의 만남, 알라반다와 함께한 그리스 해방 전투, 디오티마와의 사랑과 이별, 알라반다와 디오티마의 죽음 등을 풀어놓으며 자신의 생애를 돌아본다. 특별한 사건보다는 인간과 자연이 총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세계에 대한 휘페리온의 동경을 그려내면서, 독일 교양 소설의 새로운 유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출처 : 교보문고

2. 저자


반평생을 정신 착란으로 불우한 생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도 넘은 20세기 초에 비로소 현대적 시인으로 부활한 시인 횔덜린. 릴케와 첼란과 같은 현대 시인들은 그를 자신들의 선구자로 여겼고, 철학자 하이데거는 그를 “시인의 시인”이라고 불렀다. 
1770년 독일 남부의 라우펜에서 태어난 횔덜린은 일찍이 어머니의 뜻에 따라 성직자의 길을 가도록 정해졌다. 튀빙엔 신학교 시절에는 헤겔, 셸링 등과 교유하면서 정신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또한 그 무렵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을 지켜보면서 혁명의 이상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급진적 혁명 세력인 자코뱅당의 공포 정치에는 반대했다. 
1796년 횔덜린은 프랑크푸르트의 은행가인 공타르 가문의 가정교사가 되었는데, 이때 여주인인 주제테 부인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주제테는 이후 횔덜린의 작품에서 ‘디오티마’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여 인간과 자연의 더 바랄 것 없는 조화를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1802년 가정교사를 하려고 갔던 남부 프랑스 보르도로부터 걸어서 귀향한 횔덜린은 그때부터 정신 착란 징후를 보였다. 그 후 1806년 튀빙겐의 아우텐리트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되었다가 이듬해부터 목수인 짐머의 집에 머물며 정신 착란자로 남은 생을 보냈다. 
횔덜린은 신이 사라져 버리고 자연과의 조화가 무너진 자신의 시대를 탄식하는 한편으로, 모순과 대립이 지양된 조화로운 전체, 신성(神性)의 부활, 이상, 무한성에 대한 동경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그는 인간의 영혼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고귀한 신성을 일깨우는 것이야말로 시인의 소임이라 보았고, 이에 인간과 자연과 신이 총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고대 그리스의 세계를 이상으로 삼았다. 
이런 그의 사상은 그가 남긴 유일한 소설인 『휘페리온』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휘페리온』이 나온 뒤 횔덜린의 문학은 가장 넓은 폭과 풍요로운 만개에 도달했다. 또한 『휘페리온』은 그 서정적 문체와 폭넓은 주제로 오늘날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조화, 사랑, 자유 등의 고대 그리스 정신을 동경한 만큼 척박한 현실과는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횔덜린은 무려 37년간이나 정신 질환에 시달리다 1843년 73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디오티마에 대한 메논의 비탄」, 「빵과 포도주」, 「라인 강」 등의 뛰어난 시를 남겼고,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 『오이디푸스』 를 독일어로 옮기기도 했다. 

출처 : 교보문고

3. 목차


제1권 
서문 
제1서 
제2서 

제2권 
제1서 
제2서 

 
해설: 문학의 나라에 있는 아직 아무도 발 딛지 않은 땅 
판본 소개 
프리드리히 횔덜린 연보 

출처 : 본문 중에서

4. 출판사 서평


‘궁핍한 시대’에 존재의 시원을 향해 항해한 횔덜린 문학의 원천이자, 
독일 초기 낭만주의가 이상으로 삼았던 “완벽한 소설”의 결정체!
 

괴테, 실러와 동시대인이면서 생전에 그들처럼 인정받지도 못했거니와 반평생을 정신 착란 속에서 불우한 삶을 살아야 했던 시인 횔덜린. 『휘페리온』은 그가 남긴 유일한 소설로, “그리스의 은자”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터키의 압제 아래 있던 18세기 후반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주인공인 휘페리온의 자기 성찰과 의식의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그 기저에는 ‘모순’과 ‘분리’를 지양하고 ‘포괄적인 전체’ 혹은 ‘존재의 시원’에 이르고자 하는 정신이 관류한다. 
『휘페리온』은 집필에서 완성까지 약 7년이 걸렸는데, 이 기간은 횔덜린 자신이 끊임없이 자기를 모색하고 정체성을 발견해 가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이 작품은 횔덜린의 자기 형성 과정과도 궤도를 같이한다. 그래서인지 횔덜린은 누이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작품은 나의 일부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휘페리온』이 나온 뒤로 횔덜린 문학은 최고로 만개했다. 「빵과 포도주」를 비롯한 그의 대표적인 시가 모두 이때 나왔다. 그러므로 『휘페리온』은 횔덜린 문학 세계의 원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과 자연과 인간이 총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고대 그리스적 세계에 대한 동경의 노래
 

『휘페리온』은 그리스 청년 휘페리온이 독일인 친구 벨라르민과 연인 디오티마와 주고받은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편지에서 휘페리온은 황금시대인 유년기, 스승 아다마스와의 만남, 행동주의자 알라반다와 함께한 그리스 해방 전투, 이상적 세계의 상징인 디오티마와의 사랑과 이별, 알라반다와 디오티마의 죽음 등을 겪은 뒤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현재의 심경을 술회한다. 이 작품은 특별한 사건보다는 인간과 자연이 총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전일한 세계에 대한 사무치는 동경, 휘페리온 안에 있는 불협화의 해소를 종착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독일 교양 소설의 새로운 유형을 보여 준다. 
18세기 후반 그리스. 고향인 티나 섬에서 평온하고 침해받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서서히 세계의 본성에 대해 묻기 시작한 청년 휘페리온은 아다마스와 만난다. 아다마스는 휘페리온에게 신화, 역사, 수학, 자연, 천문학을 가르치며 고대 그리스의 세계를 이상으로 제시한다. 당대의 철학자 피히테를 연상시키는 아다마스는 모든 개인은 신성(神性)을 가지고 있으며, 높은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휘페리온은 그런 아다마스를 통해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신’이라는 공식을 배우며, 보다 아름답고 전일(全一)한 세계를 예감한다. 그러나 아다마스는 휘페리온에게 혼자 나아갈 길을 찾도록 하고 아시아로 떠난다. 
스승과 작별한 휘페리온은 더 큰 세계인 스미나르로 나온다. 그는 이곳에서 알라반다를 만난다. 알라반다는 피히테의 영웅적인 주관주의 철학 정신을 지닌 인물로, 혁명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 했다. 스승 아다마스가 성찰적 측면에 서 있는 인물이라면, 알라반다는 행동의 측면에 서 있는 인물이다. 휘페리온은 알라반다의 그런 행동욕에 감동을 받고, 알라반다가 속해 있는 네메시스 동맹(Bund der Nemesis)과 함께한다. 둘은 에로틱한 동성 관계로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네메시스 동맹 때문에 둘 사이에는 불화가 생긴다. 휘페리온은 행동하는 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윤리 의식의 결여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알라반다는 휘페리온의 이상주의를 몽상이라고 조롱한다. 
이 무렵 휘페리온은 칼라우레아 섬에서 디오티마라는 여인을 알게 된다. 아다마스와 알라반다가 인간의 지평에서 자유를 지향하는 인물상이라면, 디오티마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 안에서 막힘없는 자유를 구가하는 이상적 인물상이다. 디오티마는 횔덜린이 동경한 그리스 정신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횔덜린에게 그리스 정신이란 모든 대립물을 하나로 조화시키고 이해시키는 능력과도 같다. 휘페리온은 생각 속에만 있다고 여긴 완전함의 실체를 디오티마를 통해 경험하고는 그런 디오티마를 ‘미’라 부른다.
이러한 때 휘페리온은 알라반다에게서 그리스 해방 전투에 참여해 달라는 편지를 받는다. 휘페리온은 자신의 이상을 빨리 실현하기 위해 디오티마와 헤어진 뒤 전쟁에 참여한다. 그러나 전쟁은 참담한 패배로 돌아가고, 동료들의 혁명 의지는 변질하여 제 백성까지 죽이는 지경에 이른다. 전쟁의 참사를 겪으면서 휘페리온은 직접적인 힘으로는 이상을 실현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한편 휘페리온에게 자신이 모든 것일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한 디오티마는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고, 이 소식은 그녀의 친구 노트라를 통해 휘페리온에게 전해진다. 
해방 전투에서 좌절을 겪고 알라반다와 디오티마도 세상을 떠난 뒤 휘페리온은 독일에 머물면서 자연과의 내면적 대화로 돌아간다. 

“그리하여 나는 차츰 복된 자연에게 나를 맡기게 되었고 거의 끝을 몰랐다. 자연에 더 가까이 위해서라면 나는 기꺼이 어린아이가 되고자 했고, 거의 의식 없이 마치 순수한 빛살처럼 되고 싶었다! 오 한순간 자연의 평화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느끼는 일, 그것은 생각에 찬 수년보다, 모든 것을 시도하는 인간의 온갖 시도보다 얼마나 더 가치 있는 일이었는가!”(262쪽) 

이제 휘페리온은 사회*정치적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 대신 개인적인 완성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표면적 퇴각이 곧 퇴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삶을 예고하는 것이다. 즉 이제 휘페리온은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자연의 전일성의 관점’에 선다. 신과 인간과 자연이 총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학문과 예술과 종교가 하나로 녹아드는 전일의 세계. 
휘페리온의 이러한 삶의 궤적은 개인사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법칙에 대한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인간은 모두 자연과 근원적인 조화를 이루었던 황금시대에서 떨어져 나와 고통스러운 개별화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연과 반목하는 사이가 되었고, 한때 하나이던 것은 지금 서로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과 세계 간의 그 영원한 투쟁을 끝내는 것, 그리하여 양자가 하나의 무한한 동일체로 통합되는 일, 그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횔덜린은 말한다.

 출처 : 음유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