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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추천 도서(660) 벽 - 장 폴 사르트르


 

 

 

1.책소개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 사르트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소설집으로 몽파르나스와 생미셸을 중심으로 한 사르트르의 자전적 체험을 그의 특유한 아이러니와 더불어 짙게 채색했다.

이 책은 잡지에 발표한 단편 '벽', '방', '내밀'과 두 편의 미발표작 '에로스트라트'와 '어느 지도자의 유년 시절'을 함께 담아 실존을 도피하려는 일련의 시도들이 결국 벽에 부딪혀 허사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 '벽',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광기와 관계를 그려낸 '방'과 '내밀'은 폐쇄적인 프티 부르주아의 일상적인 삶에서 일어나는 개인적인 비극들을 보여준다.

'에로스트라트'는 주인공이 고대의 에로스트라트 또는 헤로스트라투스를 본받아, 반(反)인본주의적인 행위로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어느 지도자의 유년 시절'의 뤼시앵은 그의 독립에 대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를 위해 정해놓은 역할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2.저자소개

 

장 폴 사르트르

1905∼1980. 파리 출생으로 두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외조부 슬하에서 자랐다. 메를로 퐁티, 무니에, 아롱 등과 함께 파리의 명문 에콜 노르말 슈페리어에 다녔으며, 특히 젊어서 극적인 생애를 마친 폴 니장과의 교우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평생의 연인 시몬 드 보부아르와도 그 시절에 만났다. 전형적인 수재 코스를 밟아 졸업하고, 병역을 마친 그는 항구 도시 루아브르에서 고등학교 철학 교사로 일하다가 1933년 베를린으로 1년 간 유학, 후설과 하이데거를 연구하였다.

사르트르는 1938년에『구토』를 출간하여 세상의 주목을 끌며 신진 작가로서의 기반을 확보하였고, 수많은 독창적인 문예평론을 발표하였다.『존재와 무』『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변증법적 이성비판』등을 발표하고『레탕모데른』지를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2차 대전 전후 시대의 사조를 대표하는 위대한 사상가로 평가받았다.

그는 많은 희곡을 발표하여 호평받기도 했는데, 『파리떼』『출구 없음』『더럽혀진 손』『악마와 신』『알토나의 유페자들』 등은 그 사상의 근원적인 문제성을 내포하는 동시에 그때마다 작가의 사상을 현상화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964년, 『말』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한 일화로 유명하다. 1980년 4월 15일 작고할때까지 끊임없이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출처 - 예스24 제공

 

 

3.목차

 



에로스트라트
내밀
어느 지도자의 유년 시절
- 옮긴이 해설 : <벽>, 치열한 자기 삶의 글쓰기
- 작가연보

 

 

출처 - 알라딘 제공

 

 

4.출판사 서평

 

올해는 장 폴 사르트르 탄생 100주년이다. 프랑스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현대성을 조망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존주의 철학의 대명사이자 참여 문학의 기수인 사르트르는,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으로 20세기 지성사를 풍미해왔다. “그는 나의 스승이었다”라는 들뢰즈의 말이나, 오늘날 철학의 모든 핵심 주제가 사르트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지적이나, 현대 문학의 주요 화두가 타자·몸·자서전·페미니즘·탈식민주의라고 한다면 그 근저에 사르트르가 자리한다. 이 사실은 시대를 앞선 ‘견자(見者)’로서의 사르트르를 확인하게 해준다.

흔히 사르트르의 대표작으로는 『구토』와 『말』 그리고 『존재와 무』가 꼽힌다. 그러나 사르트르가 말년에 가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철학가가 아닌 문학가로 기억되기를 바랐다. 특히 『구토』의 작가로 남기를 바란다는 발언은 종전에 그가 『말』에서 『구토』를 부정한 것과는 달리 상상력과 실존에 의거한 허구 작품이 자신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그의 말대로 『구토』가 대표작이라면, 『구토』와 동일한 주제인 실존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신문의 3면 기사나 분위기, 상황에 대한 소설적인 형상화 작업에 보다 치중한 『벽』의 위상 또한 새롭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앙드레 지드의 놀라움과 많은 비평가들의 호평 속에 『벽』은 출간되자마자 1940년 민중소설상을 수상했고, 포켓북 시리즈에서 판매 부수가 많은 책 중의 하나로 기록되었으며, 영화나 텔레비전에서도 여러 차례 각색 방영되는 등 사르트르의 대중적 명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소설집 『벽』은 이미 『NRF』지와 『므쥐르』지에 발표한 「벽」(1937), 「방」(1938), 「내밀」(1938)에 두 편의 미발표작 「에로스트라트」와 「어느 지도자의 유년 시절」을 추가하여 1939년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단편집은 출간 당시부터 항상 동일한 순서로 동일한 작품만을 수록하고 있어 단편들 간에 어떤 긴밀한 주제적 유사성이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품게 했다. 1939년에 출간된 『벽』의 서문에서 사르트르는 이 작품의 주제가 실존을 도피하려는 일련의 시도들로서 결국에는 벽에 부딪혀 허사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도 실존을 정면에서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 여기 이런 실존 앞에서의 다섯 개의 비극적인 혹은 희극적인 패배, 다섯 개의 삶이 있다. 곧 총살을 당할 파블로는 실존의 저편으로 자신의 생각을 내던지고 죽음을 생각하지만 실패한다. 에브는 광기의 비현실적이고 닫힌 세계 속에서 피에르와 결합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것은 가식의 세계이며 광인은 거짓말쟁이다. 에로스트라트는 인간 조건에 대한 눈부신 거부인 범죄로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범죄는 이미 이루어졌고 존재하지만 에로스트라트는 그 사실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안으로부터 피가 흘러나오는 거대한 오물 상자이다. 륄뤼는 자신을 속인다. 그녀는 자신과, 자신에게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시선 사이에 가벼운 안개를 스며들게 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안개는 즉시 투명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을 속이지 못한다. 그저 속인다고 믿을 뿐이다. 뤼시앵 플뢰리에는 자신이 존재한다고 느낄 찰나에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원치 않으며 도피한다. 그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명상 속으로 피신한다. 왜냐하면 권리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실패한다. 이 모든 도피는 벽에 막힌다. 실존으로부터 도피하는 것, 그것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실존이란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일종의 충만이다._사르트르의 ‘서문’(1939년 판 『벽』)

『벽』은 자아 속에 공존하는 수많은 이질적인 목소리들을 무대에 올려놓고 그 행태를 상이한 시간과 상황 속에서 관찰하고 또 그 효과를 묘사하면서 스스로를 갱신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사르트르 자전적 글쓰기의 뛰어난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에 대한(「벽」과 「에로스트라트」), 가족에 대한(「방」과 「어느 지도자의 유년 시절」), 성에 대한(「방」과 「내밀」) 젊은 시절의 방황과 고뇌는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사변적인 철학가로 알려진 사르트르에게 일상적인 삶의 소설가, 욕망의 소설가, 또는 자서전 작가로서의 새로운 빛을 부여하고 있다. 왜냐하면 바르트의 말대로 작품의 생명력을 결정짓는 것은 어떤 현란한 사상이나 철학이 아닌, 이런 개별적인 육체에서 우러나온 세부적인 것, 이데올로기에 가장 덜 오염된 삶의 일상적인 양상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벽』은 『구토』와 더불어 사르트르를 철학가가 아닌 문학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치열한 자기 삶의 글쓰기로 오래 기록될 것이다.

 

출처 - 예스24 제공

 

 

5.책속으로

 

나는 피곤하면서도 매우 흥분되어 있었다. 나는 새벽에 닥쳐올 일, 죽음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었다. 단지 말이나 허공만을 만났을 뿐이다. 하지만 다른 것을 생각하려고 하면, 그 즉시 나를 향해 겨누고 있는 총대들이 보였다. 나는 스무 번이나 연달아 내가 처형되는 장면을 직접 느끼는 듯 했다. -- 본문 26쪽, '벽' 중에서 

 

출처 - 알라딘 제공

 

 

6.추천평

 

아무도 실존을 정면에서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 여기 이런 실존 앞에서의 다섯 개의 비극적인 혹은 희극적인 패배, 다섯 개의 삶이 있다. 곧 총살을 당할 파블로는 실존의 저편으로 자신의 생각을 내던지고 죽음을 생각하지만 실패한다. 에브는 광기의 비현실적이고 닫힌 세계 속에서 피에르와 결합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것은 가식의 세계이며 광인은 거짓말쟁이다.

에로스트라트는 인간 조건에 대한 눈부신 거부인 범죄로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범죄는 이미 이루어졌고 존재하지만 에로스트라트는 그 사실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안으로부터 피가 흘러나오는 거대한 오물 상자이다. 륄뤼는 자신을 속인다. 그녀는 자신과, 자신에게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시선 사이에 가벼운 안개를 스며들게 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안개는 즉시 투명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을 속이지 못한다. 그저 속인다고 믿을 뿐이다.

뤼시앵 플뢰리에는 자신이 존재한다고 느낄 찰나에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원치 않으며 도피한다. 그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명상 속으로 피신한다. 왜냐하면 권리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실패한다. 이 모든 도피는 벽에 막힌다. 실존으로부터 도피하는 것, 그것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실존이란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일종의 충만이다. (1939년 판 의 서문)
장 폴 사르트르

 

출처 -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