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소개
조선속국화 정책의 실질적 집행자 위안스카이!
일제강점기 이전, 잊고 있던 침략의 역사를 파헤친다
19세기 중반에 근대 국민국가와 제국주의가 새로운 세계질서로 부상하자, 청은 전통적인 유교적 천하관에 기초해 의례적으로 따랐던 ‘사대(事大)’, ‘종번(宗藩)’ 관계를 실질적 속국화 정책의 근거로 사용해 조선을 복속시키려 했다. 청은 조선을 속국화하기 위해 실질적 감국대신 위안스카이를 내세워 정치·경제·외교 분야에서 전례 없는 온갖 간섭을 자행했다. 조선은 위안스카이와 같은 기회주의적 인물에게 10여 년간 내정간섭을 받으며 국가적으로 크나큰 모욕과 수모를 당해야 했고, 그 결과 대한제국은 우리 국토에서 청일전쟁이 일어나는 비극을 겪은 뒤 일본의 손아귀로 넘어가고 말았다.
21세기 들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패권경쟁이 한층 더 거세지며, 한반도에 대한 두 국가의 영향력 경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마치 19세기 역사의 재현인 양, 주변 강국에 둘러싸인 한반도는 종속과 자멸이냐, 번영과 통일국가로의 도약이냐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임오군란에서 청일전쟁까지 10여 년 동안 이루어진 청의 군사·정치·경제 침탈과 그 현지 집행자 위안스카이는, 21세기 지정학적 분쟁의 중심에 선 우리에게 이사위감(以史爲鑑)의 사례로 냉철한 통찰을 요구한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이양자
부산 출신(1941년생)
경남여고 졸업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졸업 문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학과(동양사 전공) 문학석사
영남대학교 대학원 사학과(동양사 전공) 문학박사
현재 동의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전 중국사학회 회장, 현재 고문
전 한중인문학회 고문
중국근현대사학회, 동양사학회 평의원
여성문제연구회 부산지회 명예회장
저서: 『송경령 연구』(1998), 『역사를 움직인 중국 여성들』(2014), 『자성의 길목에서』(2017), 『20세기 중국을 빛낸 자매, 송경령과 송미령』(2019)
출처:교보문고
3. 목차
1장 좌절한 조선의 근대와 중국의 간섭
2장 임오군란 시 원세개의 활약
1. 국제 정세의 변화와 조선과 청의 관계
2. 임오군란 시 원세개의 조선 입국과 활약
3장 갑신정변과 청·일의 충돌
1. 청의 종주권 강화
2. 갑신정변 시 원세개의 활동
4장 내정·외교 간섭
1. 다시 조선에 온 감국대신 원세개
2. 한러밀약설과 그 대응책
3. 조선 내정·외교 간섭
5장 조선에 대한 청의 경제 침탈
1. 조선에 대한 청의 경제 침탈의 배경
2. 청상 보호 및 통상 교역의 진흥
3. 외국 상인의 한성 개잔(開棧)과 철잔(撤棧) 문제
4. 잠상 활동과 평양 개항 문제
6장 조선의 양무자강에 대한 청의 지배: 해관·차관·전선·윤선 사업
1. 해관 운영에 대한 간섭
2. 차관 교섭에 대한 간섭
3. 전선·통신 분야에 대한 간섭
4. 윤선 운항에 대한 간섭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속칭 “원대인(袁大人)”이라 불린 원세개는 이홍장을 중심으로 한 청 조정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감국대신’처럼 행세하면서 조선과 청국의 종속관계를 유지·강화하는 데 큰 공훈을 세웠다. 원세개는 정치적으로 조선 내정에 적극적으로 간섭했음은 물론이고, 경제 면에서 청상의 보호와 통상 및 교역의 증대에도 공헌했다. 청 정부는 원세개를 통해 조선 무역에 종사하는 자국 상인을 지원하기 위해 양국의 해관 통합, 조선에 대한 차관 전담, 조선 전선부설권의 선점, 기선 운항 등을 강행했다. 이렇듯 원세개는 조선의 일을 청이 주관하게 만들고, 차관 문제에까지 간여함으로써 조선이 외세와 결탁하는 것을 방지했다. _20쪽
문필에 재능이 없어 과거를 포기하고 일찍이 군문에 들어간 원세개는 처음 조선에 왔을 때 직책이 비록 행군사마(行軍司馬)라는 미관이었으나, 이처럼 배후에는 진사 출신으로 한림원 형부시랑에 오른 삼촌 원보항과, 이홍장의 막료로 여순 군항 수축에 종사한 종숙 원보령이 있었다. 원세개는 일족의 후원과 북양해군의 뒷받침으로 오장경과 함께 조선에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 조선이라는 무대는 자신의 기량을 시험하고 앞날을 위한 기초를 굳힐 절호의 장소였다. _33쪽
그러나 원세개는 북양대신 이홍장의 조선 정책을 충실히 집행해야 할 대리인의 지위에 있었음에도 청프전쟁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임기응변적이고 독단적인 판단을 과단성 있게 결행해 성공시킴으로써 이홍장의 회군 진영에서 견고한 입지를 확보했다. 갑신정변 때 그의 단독적인 군사행동을 예로 들어보면, 그는 청프전쟁으로 인해 이홍장이 동쪽의 조선 문제에 전념할 겨를이 없으므로 조선에 주둔한 청군이 자유재량으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것을 재빨리 간파했다. 오조유가 이홍장의 명령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원세개는 끝내 일본 병사와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던 것이다. _62쪽
날조 전보로 조정 대신들을 위협한 것은 조선을 능멸하고 종주국으로서의 청의 위치를 강하게 부각해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려고 한 것이다. 주한 각국 공사들이 원세개를 일컬어 “오만한 기세로 거들먹거리면서 한정(韓廷)을 위협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한 것은 바로 이런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모의한 국왕 폐위 문제를 보더라도 그의 행동이 얼마나 방자하게 조선을 능멸하고 모욕하고 있었는지를 명백히 증명한다. _85쪽
이홍장은 청상의 용산 이전 문제에 대해 “청상들이 이에 따르지 않고, 날마다 의논했으나 화합하지 않으니 홀로 옮기라고 할 수가 없다”고 하며, 도리어 “조선 정부가 청상의 상잔(商棧) 이전료를 빨리 조달하는 것이 급선무다”라는 말로 이전료 조달을 독촉했다. 이렇게 되자 조선 정부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_132쪽
당시 조선 정부 내에서는 이권 회수 운동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1889년 5월 민영익은 외교 고문 데니, 주한 프랑스 공사 콜린 드플랑시(Collin de Plancy, 葛林德)와 함께 비밀스럽게 차관 교섭을 진행한 끝에 프랑스 은행(公達銀行)에서 200만 냥을 차관하기로 약속받았다. 이 200만 냥 가운데 130만 냥으로 각국의 대소 차관을 원리금 합해 청산하고 나머지 70만 냥을 광산 개발과 철도 부설을 위한 자금으로 충당하고자 한 것이었다. 외아문 독판서리 조병직(趙秉稷)을 통해 이를 전해들은 원세개는, 이 차관이 해관 담보임을 알게 되자 즉각 조병직 등에게 압력을 넣어 중지시켰다. _162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좌절한 조선의 근대와 중국의 간섭
자주적 개혁의 마지막 기회를 앗아간 감국대신
위안스카이는 1882년부터 1894년까지 한중 관계사상 전례 없이 우리나라를 옥죄고 간섭한 청국의 관리이다.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을 진압한 공적을 인정받아 1885년 조선의 내정과 외교를 감시하는 자리에 오른 위안스카이는 이홍장의 정책 지원을 받으며, 고종 정권의 외교적 자주화와 차관을 통한 자립적 내정 시도를 사사건건 봉쇄해 조선의 국권을 유린했다. 그는 조선의 수도 한성과 내지를 청 상인이 영업할 수 있게 개방한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을 강력히 집행하고, 청 상인의 조선 내지 밀무역까지 지원하는 등 파렴치한 침탈을 자행해 세계 제국주의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권 침탈의 선례를 만들었다. 그는 한반도 내에서 일본과 경쟁하기 위해 청의 해관과 전신, 기선, 항운을 조선까지 연장해 독점하려 시도했으며, 고종 정권의 외교관 파견과 차관 도입 시도를 철저히 방해했다.
위안스카이가 조선의 내정을 간섭하던 1882~1894년은 날로 높아지는 제국주의의 격랑 속에 조선이 자주적 개혁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 천금 같은 기회가 어떻게 유실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위안스카이가 울리는 역사의 경종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조선의 망국을 일본 탓으로만 돌리고 있으며, 청나라가 중화제국의 부흥을 위해 조선을 침략한 역사는 알지 못한다. 위안스카이가 집행한 청국의 조선속국화 정책은 1905년 강제로 맺은 을사늑약 이전에 가장 강도 높은 외세 침략의 형태로 실시되었다. 중국의 시진핑이 방미 당시 트럼프를 만나 “한국은 우리 중국의 속국이었다”라고 귓속말을 했던 것은, 그때의 뼈아픈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세계정세에 어두웠던 고종과 민비 정부는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에 청나라를 불러들이는 주체성 없는 외교적 선택을 함으로써 망국의 길을 걸었다. 현재 아시아는 미국·일본 대 중국·러시아가 겨루는 신(新)냉전시대에 돌입했고, 한반도는 그 냉전 구도의 뇌관에 자리하는 운명을 맞고 있다. 지정학적 여건이나 국력으로 보아 신냉전 상황에서 한국에 매우 절실한 것은 세계정세를 면밀히 분석해 냉엄한 선택으로 개항기 조선과 이름뿐이던 대한제국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국가가 잘못된 데는 일개 필부필부(匹夫匹婦)에게도 책임이 있다”라는 고염무의 말을 인용해, 우리 국민 모두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갈지 전망하며 국제사회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고 냉철히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시감처럼 일어나는 역사의 반복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경고일 것이다.
우리는 19세기 ‘감국대신(監國大臣)’ 위안스카이가 21세기에 울리는 경종에 귀 기울여야 한다.
출처: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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