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소개
죽어가는 기나긴 가을 같은 이 세계를 방황하는 현대판 오디세우스!
오스트레일리아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상상력의 소유자로 거론되는 리처드 플래너건이 12년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해낸 걸작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오스트레일리아판 《전쟁과 평화》라는 평을 받으며 2014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태국-미얀마 간 철도건설 현장에서 살아남은 전쟁 포로이자 현재 화려한 전쟁영웅으로 부활한 외과의사 도리고 에번스의 기억과 현실을 중심으로 사랑과 죽음, 전쟁과 진실, 상실과 발견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도리고 에번스가 젊은 날 전쟁터로 출정 전 우연히 만난 자신의 젊은 숙모와 나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기억과 태국-미얀마 간 ‘죽음의 철도’ 건설 현장의 일본군 전쟁포로로서 겪는 잔혹하고 비참한 현실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괴로워하는 삶의 어둡고도 치열한 두 여정을 보여준다. 온갖 모험과 고초 이후 살아남은 생존자의 방황하는 기억의 여정을 통해 전쟁과 사랑이 지닌 파멸과 공포의 두 얼굴과 폐허가 된 전장과 일상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실제로 일본군 전쟁포로로서 버마 철도 건설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였던 아버지의 고통스러운 체험을 듣고 자란 저자는 아버지의 경험담, 역사 기록, 버마 철도와 일본군 경비병 생존자들과의 만남과 취재를 통해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신음하는 다양한 인간의 삶을 생생하고 압축적으로 그려 보인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이고 가족과 나라에 대한 애정은 무엇인지, 사랑이라고 부르는 그 정체란 도대체 어떤 현실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 수상내역
- 2014년 맨부커상 수상
- 2014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문학상
- 2014년 퀸즐랜드주 문학상
- 2014년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문학상
- 2016년 아테네 문학상
- 2016년 프랑스 문예지 《리르》최우수 해외도서상
출처 : 교보문고
2. 저자
저자 리처드 플래너건은 1961년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주 출생. 영국 옥스퍼드 대학 우스터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그의 작품세계의 큰 테마는 자신의 고향과 역사에 대한 기억으로, 그는 42개국 이상에 소개된 동시대 최고의 호주 작가로 손꼽힌다. 한 뱃길잡이의 삶과 가족사 이야기를 다룬 첫 소설 『어떤 강 안내인의 죽음Death of a River Guide』(1994)과 자국에서만 15만 부 이상이 나간 슬로베니아 이민자들 이야기 『한 손으로 치는 손뼉 소리The Sound of One Hand Clapping』(1997)를 발표해,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수작들이 나왔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 두 초기작에, 앨리스 먼로와 이언 매큐언을 제치고 2002년 영연방 작가상을 수상한 『굴드의 물고기 책Gould’s Book of Fish』(2001)을 보태어, 작가는 ‘영혼의 역사’ 이야기로 요약한다. 이후 9.11 테러와 그 이후를 다룬 『미지의 테러리스트The Unknown Terrorist』(2006), 영국 탐험가 존 프랭클린 집안에 입양된 오스트레일리아 토착민 소녀 이야기와 소설가 찰스 디킨스 이야기가 나란히 펼쳐지는 『원하다Wanting』(2008) 등의 장편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는 한편, 배즈 루어먼 감독의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제작에 참여하며 각본가로도 활약했다. 2013년 이 책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로 다시 한번 비평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플래너건은 2014년 맨부커상과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시리아 난민에 대한 논픽션 『탈출 노트Notes on an Exodus』(2015)와 장편소설 『퍼스트 퍼슨First Person』(2017) 등이 있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17세기 바쇼의 하이쿠 기행문 『오쿠로 가는 좁은 길』의 영문판 제목을 딴 것으로, 작가는 실제로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전쟁포로였던 아버지에게 이 책을 바쳤다.
출처 : 교보문고
3. 목차
벌 한 마리
모란에서
비틀비틀 나온다. _바쇼 _____ 11
바닷가
그 여자에게서 어스름이 쏟아져나와
저녁 파도를 가로지른다. _잇사 _____ 81
이슬의 세계
모든 이슬방울 안에는
투쟁의 세계. _잇사 _____ 225
이슬의 세상은
이슬의 세상일 뿐,
그래도. _잇사 _____ 377
이 세상에서
우리는 지옥의 지붕을 걷는다,
꽃을 응시하면서. _잇사 _____ 459
출처 : 본문 중에서
4. 책속으로
왜 태초에는 항상 빛이 있는 걸까? 도리고 에번스에게 최초의 기억은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앉아 있던 교회 안으로 햇빛이 쏟아지던 모습이었다. 나무로 지은 교회. 눈부신 빛. 자신을 반기는 그 초월적인 빛 속을 아장아장 들락거리다가 여자들의 품에 안기던 자신. 그를 사랑하던 여자들. 바다에 들어갔다가 해변으로 돌아오는 것과 비슷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13쪽)
행복한 사람에게는 과거가 없고, 불행한 사람에게는 과거만 있다. 노인이 된 뒤 도리고 에번스는 이것이 어디서 읽은 말인지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낸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만들어냈다가, 이것저것 뒤섞었다가, 다시 부숴버렸나? 가차없이? 바위가 자갈이 되고, 자갈이 흙이 되고, 흙이 진흙이 되고, 진흙이 바위가 되는 식으로 세상은 굴러간다. 그가 세상이 왜 이러저러한 모습인지 설명해달라고 다그칠 때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 그대로다. 세상은 그냥 그런 거야. 원래 그래, 아들.(15쪽)
그는 이상한 데서 놀라움을 느꼈다. 돌로 지어진 그들의 집. 그들이 사용하는 식기의 무게.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무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하는 눈. 그는 가족들을 사랑했지만, 자랑스러워하지는 않았다. 식구들이 가장 잘한 일은 살아남은 것이었다. 그것이 어떤 업적인지 그가 제대로 알아보기까지는 평생이 걸렸다.(27쪽)
몇 년 전부터 자신이 전쟁영웅이 된 것을 그는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유명한 외과의였으며, 세월과 비극의 대중적인 상징이었고, 전기와 연극과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었다. 숭배의 대상, 위인전의 대상, 아첨의 대상이었다. 자신의 외모 중 일부, 그리고 습관과 과거사 중에 그 전쟁영웅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가 아니었다.(32쪽)
어떡해.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 사람을 정말 원해.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꼴사납게 보일 정도로 저 사람을 원해. 자신이 수치도 모르는 사람이 된 것 같고, 마음속에 못된 생각이 들어찬 것 같고, 온 세상이 그녀에게 벌을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머릿속에 떠오르자마자 곧바로 다른 생각에 밀려났다. 수치심도 모르고 못된 내 심장이 온 세상 사람들보다 더 용감해. 순간적으로 자신이 맞서서 물리치지 못할 것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이것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생각임을 알면서도 그녀는 더욱더 들뜨고 용감해졌다.(167쪽)
출처 : 본문 중에서
5. 출판사서평
★ 2014년 맨부커상 수상작
"몇 해간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맨부커상을 받았지만, 올해 수상작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이 작품은 세계문학의 카논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A. C. 그레일링(2014년 맨부커상 심사위원장)
★ 2014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문학상 ★ 2016년 아테네 문학상
★ 2014년 퀸즐랜드주 문학상 ★ 2016년 프랑스 문예지 『리르』 최우수 해외도서상
★ 2014년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문학상
★ '올해 최고의 책'으로 언론매체 동시 선정: 뉴욕 타임스, 미국공영방송라디오, 워싱턴 포스트,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 이코노미스트, 시애틀 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현대 영문학사의 지형도를 바꾼 오스트레일리아 대표 작가, 고향 ‘태즈메이니아섬의 호메로스’로 불리는 리처드 플래너건이 12년간 집필에 매달려 완성한 5개 판본 중 마침내 나온 최종판이다.
출처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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