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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추천 도서(18.3~19.2)

11월의 추천도서(2073) 골드: 금의 문화사 - 레베카 조라크 외


1. 책 소개


왜 하필 금인가?

하나의 금속에 불과한 금이 인간에게 그토록 지속적인 인기가 있는 어떤 본질적인 이유가 있을까? 왜 우리는 금을 얻기 위해 그렇게 멀리까지 가고, 그렇게 많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가? 하나의 원소로서 금은 특징적인 원자 측면을 가지고 있어서 원자번호 79이다.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동위원소도 하나의 안정된 동위원소로 79개의 양성자, 79개의 전자, 118개의 중성자를 가지고 있다. 원소의 주기율표상에서 금은 전이원소로 분류되는데, 상징은 Au이다. 
금이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것은 금 원자 사이에 결합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 결합은 잘 풀어지지 않아 다른 원소들과 반응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금은 변색되지 않는다. 
금이 노랗게 보이는 이유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관련이 있다. 상대성이 없다면 금은 은처럼 보일 수 있다. 빛은 나지만 무색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금은 은에 비해 자신의 전자들을 좀 더 강하게 끌어당긴다. 은은 핵에 47개의 양성자만 가지고 있지만 금은 79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 파장에서 빛을 흡수해야 하는 전자는 속도가 왜곡된 관계로 스펙트럼의 가장 푸른 쪽 끝에서 빛을 흡수하고, 스펙트럼의 나머지 빛은 반사해 버린다. 이 반사된 빛들이 모여 금의 노란색을 만들어 낸다. 
색이 약간씩 다른 것은 다른 금속이 첨가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란색 광채는 순금의 특징이며, 보석상들은 이를 ‘24캐럿 골드’라고 부른다. 금이 다른 금속들과 결합될 때, 결과적으로 만들어지는 금속에서 금 무게의 비율을 ‘캐럿’이라는 단위를 사용해 나타내는데, 1캐럿은 전체의 1/24이다. 따라서 18캐럿 금은 18/24이니까 금이 전체의 3/4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캐럿이나 그와 유사한 말들이 유럽에 들어 온 것은 아랍어 캐럿(qira'at)을 통해서였다. 이 아랍어는 그리스의 케라티온(ker?tion)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케라티온은 캐롭 나무의 씨앗을 가리키던 말로, 이 씨앗은 무게가 일정했기 때문에 무게 단위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모든 이야기들 중 그 어떤 것도 왜 하필 금인가?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금이 예쁘고 반짝인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금이 금속으로서 가지고 있는 성질이 금이 장식으로 사용되는 이유를 부분적으로나마 설명해줄 수도 있다. 금하면 떠오르는 순수성과 완전성이라는 연상은 아마도 금이 녹슬지 않고 변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따라서 타락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다. 공예의 관점에서 보자면 금이 가진 연성(軟性)은 오래전부터 소중한 특성이었다. 금을 두들겨 1/282,000인치의 얇기로 만들 수 있고, 잡아 늘여서 가는 실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에도 지적했던 바대로 바로 이 연성 때문에 금은 도구로 사용되기에는 지나치게 무르다. 심지어 화폐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다른 금속들과 결합시켜 충분히 단단한 합금을 만든 다음에야 비로소 쓸 만했다. 아무런 용도도 없었지만 가치를 담보하고 있던 금은 오랜 역사에 걸쳐 물질세계를 넘어선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적어도 금에 미쳐 있는 사람들에겐 그렇게 보였다. 
이 책은 금에 대한 모든 역사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보다는 인간의 역사와 상상 속에서 금이 담당해온 다양한 역할들을 탐구해보려고 한다. 사실 금은 워낙 많은 역할들을 해왔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관점으로 묶어 설명하기도 힘들어 보일 정도이다.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금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며 우리는 이렇게 어떤 설명에서도 놓치게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왜 그런지 추적해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금의 다양한 용도에 따라, 그리고 금이 만들어 놓은 탐구 영역을 좇아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에 두르는 금, 종교에서의 금, 화폐로서의 금, 금의 과학, 예술 재료로서의 금, 신화와 현실에서 금과 관련된 많은 위험이 각각의 장이다.
처 : 교보문
2. 저자

레베카 조라크는 일리노이 소재 노스웨스턴 대학의 예술사학 교수이다. The Passionate Triangle(2011)과 Blood, Milk, Ink, Gold: Abundance and Excess in the French Renaissance(2005)와 같은 저서들이 있다.
처 : 교보문
3. 목차

서문-금을 찾아서 
엘도라도(그리고 그밖의 허구의 장소들)를 찾아서 
이집트의 보물지도 
왜 하필 금인가? 

1장 몸에 걸치는 금 
사자(死者)를 위한 금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금 
금으로 만든 천 
다른 세계 

2장 금, 종교, 권력 
금으로 쓰다 
도구로서의 금 
겉과 속을 금으로 만들다 

3장 금은 돈이다 
고대 금화 
중국의 금과 화폐 
금본위제 

4장 금: 예술의 매개체 
아메리카에서 금이 가졌던 재료로서의 의미 
유럽에서 보았던 솜씨와 가치 
금과 현대 예술 

5장 연금술에서 우주 공간까지: 금과 과학 
연금술과 금의 제작 
금과 의학 
금과 전자산업, 하이테크 
바닷물을 이용한 연금술, 현대의 사기 

6장 금은 위험하다 
금 채굴과 관련된 노예, 전쟁, 환경오염 
21세기 초반의 위험한 금

처 : 본문 중에서


4. 책 속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의 상황은 더욱 끔찍하다. 3백 5십 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1998년 2차 콩고 전쟁 중 폭력, 위험한 상황에 노출, 굶주림과 의학적 도움 부재로 인해 사망했다. 이 전쟁은 르완다와 우간다 군이 자신들이 1996년 콩고에 옹립했던 독재자와 벌인 전쟁이었다. 2002년 여러 조약들이 체결되면서 대부분의 전투는 끝이 났지만 북쪽 이투리(Ituri) 지역에서는 분쟁이 멈추지 않았다. 이 지역에는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금광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학살은 다반사였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1998년과 2006년 사이에 이투리에서만 6만 명이 폭력에 의해 죽어갔다. 
이 분쟁은 일견 지역적인 분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풍부하게 매장된 금을 노린 다국적 기업들과 이미 전쟁 범죄와 인권 침해로 악명 높은 전과를 가진 무장 집단들 사이의 거래를 통해 지속되고 있는 분쟁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군벌(軍閥)들에게 재정과 후방지원을 제공하고, 군벌은 금에 대한 접근성을 그 답례로 보장하는 꼴이다. 수백만 달러 가치를 가진 분쟁지역의 금이 전쟁으로 고통 받는 콩고에서 생산되어 우간다로 갔다가 다시 유럽의 제련소로 수송되는 파이프라인이 이렇게 완성되었다. 이 유럽 기업들은 인간의 고통 따위는 외면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금의 원산지 조사를 거부함으로써 전쟁범죄자들이 계속해서 콩고민주공화국의 사람들을 착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금은 위험하다- 중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금! 금은 모순적인 물질이다! 

찬란하게 빛나는 금은 보물 사냥꾼들을 끌어들이고, 산자와 죽은자들을 장식하고 부, 권력, 신성, 영원성들을 상징하며 수 천 년에 걸쳐 인간들을 매혹시켜왔다. 이 책은 이 가장 고귀한 금속에 대한 생생하면서도 비판적인 문화사이다. 금은 종교적 의식에서 이용되고, 식민지 탐사의 목적 중 하나가 되었으며, 현대 과학에서는 중요한 물질이 되고 있다. 다양한 문화와 시간대에 걸쳐 금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 책은 금이 모순적인 물질이라고 제시한다. 금은 그 부드러움으로 인해 도구를 만드는 데 적합하지 못했고, 따라서 여러 다양한 형태를 만들거나 이미지들을 만들어 전달하는 데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화폐에 지배자의 얼굴을 새기는 데 적합했다. 그래서 금은 가치의 상징이자 ― 불확실한 시장에서는 가장 확실한 투자 대상이다 ― 무가치의 상징이다. 미다스 왕은 아주 힘들게 이 사실을 깨우쳤다. 이 책은 왜 금이 역사에 걸쳐 다양한 문화 충돌의 한 가운데 놓여 있었는지, 수없이 많은 폭력과 살인을 낳은 촉매가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결국, 금에 대한 우리의 끝없는 욕망이 사실은 가치 그 자체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음을 이 책은 보여 주고 있다. 풍부한 이미지들을 가지고 이 책은 신화, 경제, 미학을 넘나들면서 이 단순해 보이면서도 저항할 수 없는 물질이 우리에게 제기하는 위험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다.

처 : 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