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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추천도서(1714) 프리에이전트의 시대 - 다니엘 핑크



1. 책 소개


정보통신의 혁명으로 유발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현대 사회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기업 조직은 물론 고용 형태에도 일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포드주의적 생산 방식의 붕괴로 촉발된 노동 시장의 유연화는 사람들에게 ‘실업’의 공포를 안겨주었다. 우리 사회에도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 ‘명예퇴직’이 일상화하면서 사람들의 노동에 대한 의식도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조직 노동자에서 독립 노동자의 형태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며, 왜 독립적으로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독립적으로 일할 것인지에 관한 정보는 접하기 어려웠다. 이 책은 우리보다 먼저 산업구조의 재편과 노동 시장의 유연화를 끝낸 미국의 한 독립 노동자가 ‘프리 에이전트’(독립 노동자)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전역의 독립 노동자들의 생생한 경험담까지 엮었다. 프리 에이전트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직장’이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청년 실업이 7.3%에 달하는 현재, 어쩔 수 없이 프리 에이전트가 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2. 저자


Daniel H. Pink

세계적인 미래학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뉴웨이브 경제 잡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의 기고가 겸 편집위원으로 일했으며, 1995년부터 1997년까지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로 백악관에서 일했다. 프리 에이전트 운동에 대한 탐험과 그에 대한 도발적이며 때론 논쟁적인 견해 때문에, '전국 독립 노동자의 선구자(〈샌프란시스코 크라니클이〉)', '프리 에이전시의 일인 옹호 집단(〈뉴욕 타임스 매거진〉)', '매우 열성적인 프리 에이전트 생활양식의 자칭 선구자'(〈가디언〉) 등으로 불리고 있다. 〈패스트 컴퍼니〉,〈뉴욕 타임스〉,〈워싱턴 먼슬리〉,〈뉴 리퍼블릭〉등에 경제ㆍ기술ㆍ노동에 관한 기사ㆍ평론ㆍ서평을 기고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변화를 예측하고, 심리학과 과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결과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명징하게 제시해왔다. 특히 사회 구조 변화를 주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의 변화에 천착하여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살아가게 될 것인지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는 워싱턴에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프리 에이전트의 삶을 직접 실현하고 있으며 경제변화와 기업전략, 미래 트렌드 등을 주제로 전세계 기업체, 대학, 기관 등에서 활발한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웹사이트 www.FreeAgentNation.com을 운영하면서 전 세계의 프리 에이전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3. 목차


지은이의 말 / 프롤로그

1 프리 에이전트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01 조직 인간이여, 안녕
02 프리 에이전시의 수와 의미
03 프리 에이전시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2 프리 에이전트의 길
04 새로운 노동 윤리
05 새로운 고용 계약
06 새로운 시간 개념

3 프리 에이전트 확산의 원동력
07 작은 집단, 큰 효과:프리 에이전트의 연대 의식
08 프리 에이전트의 수평적 조직표와 운영 체계
09 프리 에이전트 사회 기반 시설
10 매치메이커, 에이전트 그리고 코치
11 프리 에이전트 가족

4 프리 에이전트의 고통
12 프리 에이전트의 복병:건강 보험, 세금 그리고 구역 설정
13 임시직, 계약직 그리고 새로운 노동 계층의 성장

5 프리 에이전트의 미래
14 프리 에이전시와 새로운 노년
15 학교는 끝났다:프리 에이전시와 교육의 미래
16 프리 에이전시와 사무실, 가정 그리고 부동산의 미래
17 프리 에이전트 금융으로 가는 길
18 프리 에이전시의 새로운 정치학
19 남은 문제들:프리 에이전시와 상거래, 경력 그리고 공동체의 미래

에필로그 / 부록 / 옮긴이의 말 / 주


4. 출판사 서평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새로운 트랜드에 관한 책

노동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평생 직장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의 형태, 직업의 형태가 변하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의 생활방식까지 변화하고 있다. 20세기가 샐러리맨으로 대표되던 조직 인간이 사회 경제의 주체였다면, 21세기는 자유롭게 자기 삶을 컨트롤하며 일하고 여가를 즐기는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다.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만큼, 원하는 조건으로, 그리고 원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기를 원하는 현대인에게 조직을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일하고, 여가를 즐기며 살 수 있는 근거와 전망을 이 책은 제시한다.


고용주는 죽었다, 직장도 죽었다. 바야흐로 노동 독립의 시대

프리 에이전트란, 거대 조직체의 굴레에서 자유로우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는 에이전트들로, 오늘날 새로 등장한 노동자상이다. 덩크 슛을 내려꽂고 강속구를 던지는, 몸값 비싼 스포츠계의 자유 계약 선수만이 프리 에이전트가 아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밝힌 것처럼 오늘날 미국 노동자 중 500대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열 명에 한 명도 채 되지 않으며, 미국 노동 인구의 30퍼센트인 3300만 명이 프리 에이전트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1950년대 윌리엄 화이트가 설파한 ‘조직 인간’의 경제에서 ‘독립 노동자’, 즉 프리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출현하고 있음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단순히 추측과 가정으로 쓴 글이 아니라 각종 문헌과 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토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수백 명의 독립 노동자와 직접 만나는 광범위한 현장 조사를 통해 현실 세계의 실질적 모습과 통합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프리 에이전트의 생활 방식과 노동의 형태가 우리의 노동과 삶의 형태를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다. 그들을 알아야 신경제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책 『프리 에이전트 시대』는 이러한 새로운 흐름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프리 에이전트에 대한 정의, 새로운 노동 윤리와 메커니즘, 생활의 형태, 이들이 몰고온 사회의 변화 등 프리 에이전트가 새로운 노동 계층으로 부상하면서 불러일으킨 새로운 규칙과 패러다임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정보 혁명 시대의 새로운 노동 주역인 프리 에이전트들이 이 사회에 생활 양식의 혁명을 어떻게 몰고오는가를 구체적이며 실질적으로 보여준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가였던 저자 스스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직접 다양한 프리 에이전트들을 인터뷰하고 쓴 책이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내용을 저자는 위트와 유머로 풀어나감으로써 문화사적인 담론을 머리 싸매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저자의 글을 따라 읽다보면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주요 내용


01 조직인간이여, 안녕

20세기 후반기 이후 펼쳐진 미국의 사회?경제적 생활을 이해하는 열쇠는 조직 인간이었다. 21세기 새로이 등장한 상징적 인간상은 프리 에이전트다. 그들은 거대 조직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 스스로 정한 협약에 따라 일하는 독립 노동자로, 한 사람의 보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의뢰인과 소비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프리 에이전시의 성장은 미국의 노동과 삶 그리고 비즈니스에서 결코 무너지지 않으리라 여겨졌던 기존의 전제들을 산산조각내고 있다. 우리의 삶을 인도해야 할 가치가 무엇이냐에서부터, 회사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고 건강, 서비스, 은퇴, 그리고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경제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우선 프리 에이전트를 이해해야 한다.


02 프리 에이전시의 숫자와 의미

노동은 최근 들어 너무나 빠르고 너무나 심원하게 변했기 때문에 그것을 측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너무나 빈약하고 심하게 말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미국에서조차 노동자는 여전히 농업/비농업의 두 범주로 분류한다). 프리 에이전트는 일반적으로 보통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단독업자, 임시직, 그리고 초소형사업체다. 그들의 규모는 1,650만 명의 단독업자, 350만 명의 임시직 노동자, 그리고 1,300만 개의 초소형사업체가 있다. 오늘날 미국에는 3,300만 명의 프리 에이전트가 일하고 있는데, 이는 대략 미국인 노동자 4명당 한 명 꼴이다. 이 수치는 미국 내 모든 제조업 종사자와 연방 공무원의 숫자를 능가하고 있다.


03 어떻게 생겨났나? 프리 에이전시의 네 가지 성분

첫째, 노동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계약, 즉 피고용자가 충성심을 제공하고 안정성을 얻는 거래는 무너졌다. 둘째, 개인에게 이제 거대한 회사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생산 수단, 즉 재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도구가 과거엔 비싸고 크고, 한 사람이 조작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값싸고, 집안에 보관할 수 있고, 누구든 혼자서 손쉽게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셋째, 광범위하게 장기간 지속된 번영은 사람들로 하여금 노동이 단지 돈을 버는 수단일 뿐 아니라 의미를 창출하는 수단임을 각성하게 해주었다. 넷째, 조직의 반감기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대부분의 개인이 자신이 일하는 조직보다 오래 살게 될 것임을 분명히 말해준다.


04 새로운 노동 윤리

노동이 돈을 버는 것뿐 아니라 의미를 찾는 수단이 되어 가고 있는 이 시대에, 프리 에이전트는 미국인의 노동 윤리를 확장시키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기존의 윤리를 뒤집고 있다. 

독립 노동자에게 자유는 안정성보다 더 중요하고, 자기 표현이 자기 부정을 대체한다. 조직 뒤에 숨는 대신, 프리 에이전트는 책임감 있게 스스로를 드러내보인다. 그리고 기존의 성공 개념을 수용하기보다 자기가 정한 조건으로 성공을 재정의하고 있다. 즉, ‘자유, 진실성, 책임감, 그리고 자기가 정한 조건으로 정의한 성공’이 프리 에이전트의 새로운 노동 윤리로 자리하고 있다.


05 새로운 고용 계약

노동에 관한 낡은 사회 계약에서는 조직이 개인에게 안전을 제공했다. 그리고 그 보답으로 개인은 조직에게 충성을 바쳤다. 알다시피 그 거래는 무너져버렸다. 직업, 기술, 그리고 회사의 소용돌이가 점차 거세지자 프리 에이전트는 분산 전략을 통해 그러한 고조된 위험에 대처하고 있다. 

오늘날 재정적인 문제에서 처신하는 방식과 똑같이 개인은 다변화를 통해 안전을 확보한다. 안전이란 한 개인의 인간 자본을 여러 명의 의뢰인이나 프로젝트에 분산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 한 군데의 회사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충성심 또한 변하고 있다. 수직적 충성, 즉 상부의 권위자나 제도에 바쳐지는 충성은 수평적 충성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 결과 새롭고 보다 도전적인 사회적 노동 계약이 형성되었다. 프리 에이전트는 기회(돈, 기술 습득, 그리고 인간관계)를 얻는 대가로 재능(제품, 서비스, 조언)을 제공한다.


06 새로운 시간 개념

프리 에이전트는 노동과 시간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있다. ‘나인 투 파이브’의 시대는 ‘지금부터 그때까지’의 시대로 전환되었다. 주당 40시간의 노동은 여전히 그대로일 수 있다. 

하지만 프리 에이전트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배분한다. 때로는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희미해질 수도 있다. 프리 에이전트는 ‘1년에 50주 노동 그리고 2주 휴가’라는 제도를 거부하고, 개인의 기호와 능력에 맞게 재단된 맞춤복 방식을 도입한다. 프리 에이전트 시간대에서 일하는 장점은 일정에 대한 통제권을 보스에게 양보하지 않고 스스로 보유한다는 것이다. 불리한 점은 불분명한 시간 구분과 일정의 예측불가능성이다.


07 ‘작은 집단, 큰 효과’ : 프리 에이전트의 연대의식

외롭게 일하는 대신, 독립 노동자는 새롭게 뭉쳐진 작은 집단을 창조한다. ‘프리 에이전트 네이션 클럽’ 즉 F.A.N. 클럽은 정기적으로 모여 사업상의 조언을 교환하고 사적인 후원을 제공하는 프리 에이전트의 모임이다. 연합체는 프리 에이전트의 비공식적인 합작 노동 집단이다. 개인사업가 네트워크는 소정의 회비를 납부하고 손쉽게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과 사업전략 회의에 참가하는 소규모 개인사업가의 집단이다. 

기업동문회는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가 아니라 같은 회사에 다녔다는 사실을 인연으로 연결된 사람들의 집단이다. 이들 집단 대부분이 일반인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되어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공동체가 와해되고 있으며 독립 노동자가 그 명을 재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비판 세력에 도전하고 있다. 프리 에이전트 나라에서 공동체는 죽지 않았다. 다만 다를 뿐이다.


08 프리 에이전트의 수평적 조직표와 운영 체계

프리 에이전시는 고유한 조직표를 갖는다. 하지만 전통적인 회사에서 볼 수 있는 조직표와는 판이하게 달라 보인다. 개인간의 연결은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이다. 권력은 설정된 위계 내의 현위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개인간의 관계에 기반한다. 그리고 그 인간관계는 단단하거나 영속적이거나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느슨하고, 유동적이고, 목적지향적이다. 

프리 에이전시를 부드럽게 작동시키는 것은 계몽된 이기심의 원리다. 나는 너를 도울 것이다. 왜냐하면 가까운 미래에 네가 나를 도와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분방하고 겉보기엔 신뢰하기 어려운 프리 에이전트 경제의 위대한 역설은 프리 에이전시가 사람들에게 극도로 잘 처신할 것을 장려한다는 것이다. 프리 에이전트 경제의 결속을 유지시키는 것은 바로 황금률이다.


09 프리 에이전트 사회 기반 시설

한 경제적 사회기반시설이 등장하여 프리 에이전트 노동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복사 및 출력소, 커피숍, 서점, 인터넷, 익제큐티브 스위트, 사무용품 슈퍼마켓, 우편물 센터, 심야 포장 운송 업체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사회기반시설은 두 가지의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첫째, 그것은 중앙에서 계획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조직되었다. 둘째, 그런 사회기반시설은 독립 노동자가 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제3의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근본적인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10 매치메이커, 에이전트, 그리고 코치

프리 에이전트 경제는 조직 인간의 경제와 다음 두 가지 근본적인 방식에서 다르다. 

첫째, 권력이 조직에서 개인으로 이양되었기 때문에 ‘재능’이 금융 자본 대신 경제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재능 시장이 등장하여 재능을 조직하고 평가하고 할당한다. 둘째, 무미건조함과 몰인격 대신에 노동은 정서적으로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힘이 프리 에이전트 나라의 노동을 도와주는 새로운 혈통의 특별한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냈다.

임시직 인력 사업에서 발전한 매치메이커는 프리 에이전트의 재능을 찾는 구매자와 프로젝트를 구하는 프리 에이전트의 재능을 연결시킨다. 그리고 그를 통해 새로운 재능 시장이 보다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오래 전부터 배우, 작가, 운동선수를 대리해왔던 에이전트는 이제 경제?정서적인 영역에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들은 독립 노동자를 대리해 협상에 임하고 그들의 개인적 혹은 직업적 문제에 대해 조언한다. 코치는 보다 감상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어찌 보면 직업 카운셀러지만 달리 보면 고해성사를 들어주는 사제와도 같다. 그들은 프리 에이전트가 자신의 노동과 생활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게끔 돕는다.


11 프리 에이전트 가족

산업화된 경제는 노동과 가족을 분리시켰다. 프리 에이전트 경제는 그들을 재결합시키고 있다. 노동과 가족의 균형을 맞추는 대신에 프리 에이전트는 노동과 가족을 섞어버린다. 가족 친화적 회사 정책과 정부가 제정한 가정 휴가 법률이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충분치 않은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즉 노동과 가족을 섞는 대신 균형을 맞추라고 강요하고, ‘나에게만 맞는 나만의 치수’ 노동인구에게 ‘모두에게 맞는 단 하나의 치수’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대조적으로 프리 에이전트는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에 맞서며, 인간의 본성과 우리의 진화적 유산에 보다 잘 부합되는 노동 체제로 우리를 되돌아가게 만든다.


12 프리 에이전트의 복병 : 건강 보험, 세금, 그리고 지대설정

미국에서는 아직도, 모든 사람이 한 명의 고용주를 두고 풀타임으로 평생 직장을 가졌으며, 프리 에이전트는 별종이나 선택하는 것으로 간주되던 시대에 고안된 조악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그런 법률은 그 유용성에 비해 너무 오래 존속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건강보험제도, 조세제도, 그리고 지대 설정의 영역에서 가장 많이 경제를 구속하고 있다. 

고용주 중심의 건강 보험은 고용주가 따로 있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현재의 제도는 많은 독립 노동자를 건강 보험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으며, 심한 경우 어떤 노동자는 원치도 않는 직장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직장을 떠난다는 것은 곧 혜택의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조세 규정도 프리 에이전트를 못살게 굴고 있다. 다른 봉급 생활자보다 두 배의 사회보장세를 지불해야 하고, 건강 보험료 세금 공제를 전액 받지 못하고 있으며, 골이 아플 정도로 복잡한 조세 법률 조항 때문에 시간과 돈을 뺏어갈 뿐 아니라 성질까지 돋운다. 마지막으로 지대 설정에 관한 지방 자치 법률은 노동과 가정 사이에 명백한 경계를 설정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재택 초소형사업가에게 가혹한 제약을 가한다. 심지어는 아예 금하기도 한다.


13 임시직, 계약직 그리고 새로운 노동계층의 성장

물론 프리 에이전시의 세계에도 어두운 단면이 있다. 어떤 임시직 노동자는 지독한 조건하에서 그나마 보잘것없는 급여라도 받기 위해 마음을 진정시켜가며 이를 악물고 일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같은 회사의 직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시직으로 분류되어 건강 보험이나 그밖에 혜택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것이 통탄할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비참한 상황이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일부 임시직 노동자에 국한될 뿐이며, 게다가 임시직은 프리 에이전트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날 노동의 불공평성이 정규 직원과 프리 에이전트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필요한 기술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그리고 새로운 재능 시장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존재한다. 그런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몇몇의 신흥 노동자 조직, 즉 ‘자발적으로 조직된’ 노동운동이 학대받는 노동자를 위해 등장하고 있다. 최후의 결말은 아마도 프로 스포츠가 걸었던 길을 따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독립 노동자는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 조합에 가입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그런 기본 권리를 기반으로 보다 유리하고 개인적인 계약을 협상하기 위해 에이전트를 두게 될 것이다.


14 프리 에이전시와 새로운 노년

프리 에이전트의 미래에는 은퇴하는 사람이 훨씬 적어질 것이다.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이 e-은퇴할 것이다. 

65세에 노동의 세계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일감을 찾고 처리하면서 프리 에이전트로 계속 일하게 될 것이다. e-은퇴는 인구통계학적인 여러 측면에서 볼 때 불가피한 것이며, 수요?공급 법칙의 간단한 귀결이다. 

거대한 베이비 붐 세대가 나이가 들게 되면 결국 건강하고, 능력 있고, 첨단기술을 갖추고, 자아를 실현하는 대규모 노년계층으로 변신할 것이다. 이런 노동력의 공급은 ‘노동 연령’의 인구가 줄어들어 노동자에 대한 강도 높은 수요가 촉발되는 순간에 정확하게 도래할 것이다.


15 ‘학교는 끝났다’ : 프리 에이전시와 교육의 미래

프리 에이전트의 미래에 벌어질 일련의 변화가 미국 사회를 정규 교육이 없는 세상으로 만들 것이다. 집단 의무 교육은 다양한 대체 교육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작업장 밖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프리 에이전트의 가치 표현인 재택 학습은 계속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보다 많은 프리 에이전트 가정이 이 길을 따르게 될 것이고, 보다 많은 프리 에이전트가 그런 재택 학습 인구를 위한 인터넷 가정 교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고등학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프리 에이전트 경제에 보다 잘 조율된 다양하고 실질적인 교육 선택권에 의해 대체되고 재편될 것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 체득한 독학의 윤리는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것이며, 대학교 학위의 가치를 줄이고 비정형화된 자발적 학습 방식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


16 프리 에이전시와 사무실, 가정, 그리고 부동산의 미래

프리 에이전트의 미래에는, 과거에 노동자의 생산 수단을 보관하기 위해 존재했던 공구실 같은 사무실이 두 가지 형태의 새로운 사무실 환경으로 바뀔 것이다. 하나는 ‘사적인 아이다호’로서 그곳은 조용히 고개 숙여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프리 에이전트 고라니 둥지’로, 어떻게 보면 친근한 선술집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익제큐티브 스위트처럼 보이기도 하는 협동과 대화의 장이 될 것이다. 

사무실의 새로운 변화는 차례로 주거 공간과 상업 공간 모두를 재편할 것이다. 재택 사무실은 표준이 될 것이고, 그것은 곧 가정의 설계와 용도를 바꾸게 만들어 주택 개조 산업의 활황을 촉진할 것이다. 일반적인 상업적 사무 공간은 주로 협동 작업의 공간이 될 것이고, 휘황찬란한 사무용 고층 빌딩은 대체로 독립 노동자 군단을 위한 주거지, 사무실, 상가로 활용될 다용도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17 프리 에이전트 금융으로 가는 길

프리 에이전트의 미래에는, 오늘날 회사가 그렇듯이 개인도 자본을 조달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돈을 빌리거나(부채), 자기 사업의 이해 관계를 다른 사람에게 판다(지분참여). 이것이 여러 가지 새로운 금융 수단을 만들어낼 것이다.


18 프리 에이전시의 새로운 정치학

프리 에이전트의 미래에는, 대통령 집무실로 가려면 가정 사무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독립 노동자는 ― 미국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잠자는 거인 ― 선거에서 막대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프리 에이전트 경제의 새로운 전제 위에 뉴딜 정책의 뒤를 잇는 새로운 정책의 창조를 돕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신경제 정책은 건강 보험과 연금을 분배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때 이제는 회사가 아니라 개인을 그 중심에 놓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보다 간단한 조세 법률, 복지 수령인을 위한 초소형 금융지원, 임시직 노동자의 권리, 그리고 실업 보험에 대한 개인별 계정 등에 관한 새로운 법률 협정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19 남은 문제들 : 프리 에이전시와 상거래, 경력, 그리고 공동체의 미래

프리 에이전트의 미래에는 상거래를 하고, 경력을 쌓고, 공동체를 구축하는 기존의 방식이 다 바뀔 것이다. 

우리의 경제적 생태계는 초대형 기업과 초소형 회사로 구성될 것이며, 그 중간엔 별로 없을 것이다. 단독업자와 소규모 사업체간의 상거래는 훨씬 쉬워질 것이다. 그것은 초소형결재가 가능해지는 것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물물교환이 활성화되는 덕분일 수도 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중간관리자상은 사라질 것이다. 그 자리는 특정 프로젝트에 적임자를 선발하는 전문적 기술을 갖춘 새로운 유형의 사업체 관리인이 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프리 에이전트는 심각한 고립에 처하기는커녕 이웃과 공동체를 소생시키는 데 한몫을 다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리 에이전트의 미래를 정의하고 만들어갈 사람은 남성이 아닌 여성임을 주목하라. 아마도 21세기는 여성의 세기로 변모할 것이다.


5. 추천평


조직은 세속의 윤리이고 세속의 신학이다. 소속감이 개성보다 중요하고 개인적 의사보다 집단과의 조화가 중시된다. 조직은 아버지였고 어머니였다. 우리는 조직에 충성을 서약하고 조직 역시 우리에게 충성했다. 이것은 생계의 유지보다 중요한 하나의 명예로운 일로 비쳐졌다. 20세기 후반 산업화 사회의 핵심을 이해하는 열쇠였다.

21세기가 되면서 우리는 조직 인간으로 사는 것보다 더 나은 삶을 모색하게 되었다. 일ㆍ여유ㆍ가정의 균형을 이루고, 이를 하나의 인생으로 통합하고 싶어했다. 프리 에이전트는 새로운 신경제의 주역이다. 고용자도 아니고 피고용자도 아니다. 그 둘 다이다. 프리 에이전시는 노동의 한 유형이 아니라 삶의 한 방식이다. 이 책은 사회적 변이에 대한 통찰과 개인적 변화를 위한 설득력 있는 충고로 가득하다.

- 구본형 변화경영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