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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추천 도서 (1690) 페테르부르크 - 안드레이 벨르이




1. 책 소개


러시아의 대표적 상징주의 작가, 안드레이 벨르이 장편소설. 은유와 환유, 반복과 전위, 라이트모티브 등의 독특한 문체로 서술된 실험소설의 전형을 보여준다. 또한, 니체ㆍ베르그송ㆍ슈타이너 등 20세기 초 철학자들의 사상과 역사관이 투영되는 등 러시아 상징주의 특유의 철학적 사색이 내포되어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소설은 제1차 러시아 혁명 직후인 1905년 10월, 제국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시ㆍ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러시아의 사회와 역사를 기록한다. 혁명과 전쟁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휩싸여 종말을 눈앞에 두고 있는 페테르부르크를 통해 러시아 민족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중심 테마로 다루고 있다.



2. 저자


안드레이 벨르이


러시아의 상징주의 시인이자 소설가, 문학이론가이자 상징주의 철학가이다. 1880년에 태어났으며, 본명은 보리스 니콜라예비치 부가예프이다. 모스크바 대학의 수학 교수인 아버지와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지닌 어머니에게서 지성적, 감성적 재능을 부여받았다. 청년 시절 철학에 몰두하여 러시아의 종교철학자 솔로비요프를 비롯하여 서구 철학자 카트, 니체, 쇼펜하우어 등의 영향을 받았다.

시집 <쪽빛 황금>(1904), <재>(1909), <항아리>(1909) 등을 출간했으며, 연작 '심포니아[<영웅>(1901), <드라마>(1902), <귀환>(1905), <눈보라의 잔>(1908)]', 소설 <은빛 비둘기>(1909), <코틱 레타예프>(1922)를 창작했다. 상징주의 철학과 문학 이론에 관한 많은 논문들을 저술하기도 했으며, 이는 <녹색 초원>(1910), <상징주의>(1910), <아라베스크>(1911) 등에 수록되어 있다. 1916년에 발표한 소설 <페테르부르크>는 역사적 테마를 상징적 언어로 재현하여 러시아 모더니즘 문학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었다.


3.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에필로그 

옮긴이 주 
옮긴이 해설:『페테르부르크』, 모자이크 혹은 퍼즐의 미학 
작가 연보 

기획의 말


4. 출판사 서평



역사적 테마를 상징적 언어로 재현한

러시아 모더니즘 문학의 최고봉, 『페테르부르크』


러시아의 대표적인 상징주의 작가 안드레이 벨르이Andrei Belyi의 장편소설 『페테르부르크Peterburg』가 문학과지성사에서 국내 최초로 완역?출간되었다. 『페테르부르크』는 세계 문학사적으로도 가장 독창적인 작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같은 


모더니즘 계열 중에서도 실험성이 두드러진 작품으로서 은유와 환유, 반복과 전위, 라이트모티프leitmotiv 등의 독특한 문체로 서술된 실험소설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니체?베르그송?슈타이너 등 20세기 초 철학자들의 사상과 역사관이 투영되는 등 러시아 상징주의 특유의 철학적 사색이 내포되어 있어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저자는 『성서』를 비롯한 수많은 신화적?역사적?철학적 텍스트들을 소설에 삽입하고 기존의 러시아 문학의 전통과 규범, 즉 구조?플롯?문체?기법 등을 혁신적으로 계승함으로써 현대 소설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다. 


『페테르부르크』는 나보코프Nabokov가, “내게 있어 가장 위대한 20세기 소설은 조이스의 『율리시스』, 카프카의 『변신』, 벨르이의 『페테르부르크』, 그리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일부”라고 손꼽았듯이,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 자체의 완결성과 혁신성, 그리고 문학사적 의의를 고려할 때, 그간 『페테르부르크』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이었다. 사회주의 실험을 지속했던 러시아의 현대사에서 허용된 문학 양식은 ‘사회주의 리얼리즘’뿐이었고, 상징주의를 비롯한 모더니즘 문학은 철저하게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독특한 모더니즘 스타일에 혁명을 비극적으로 묘사한 『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내에서 ‘판매 금지 도서’로 묶여 있다가 1980년대 ‘페레스트로이카 시기’에 와서야 비로소 소개될 수 있었고, 오히려 서구에서 그 작품의 중요성을 인정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 상징주의는 19세기 말 정신문명의 황폐화와 사상적 위기 속에서 종래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탈피하고 인문주의를 부흥하려는 모더니즘 운동을 주도하며 시작되었다. 프랑스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았지만 문학적인 운동에 치우쳤던 프랑스에서와는 달리 러시아에서는 문학?철학?종교 등 총체적인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여져 상징을 통해 세계관을 전개시키려 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러시아 상징주의를 선도한 솔로비요프를 비롯해, 메레쥬코프스키, 뱌체슬라프 이바노프, 안드레이 벨르이, 그리고 알렉산드르 블록 등이 유명하다. 그러나 극단적 신비주의와 엘리트주의적인 단점 때문에 현실과 유리된다는 비판을 받았고, 1910년대를 정점으로 위기를 맞았다. 1911년 집필을 시작해 1916년 단행본으로 초판된 『페테르부르크Peterburg』는 러시아 상징주의 문학의 절정기에 씌어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간 러시아 문학 전공자들 사이에서 푸슈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과 동급으로 인정받아온 벨르이의 작품이 한국에서는 90년 만에야 처음으로 완역 소개되는 셈이다. 


러시아 민족의 정체성 문제는 푸슈킨, 고골, 도스토예프스키 등 많은 작가들의 작품에 표명되며 러시아 문학의 전통이 되었지만, 이는 벨르이의 『페테르부르크』에 와서 절정을 이룬 셈이다. 그간 러시아의 근현대 문학, 특히 모더니즘 소설은 우리에게 낯선 영역 중 하나였던 것이 사실이다. ‘유럽을 향한 창(窓)’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페테르부르크』의 출간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러시아를 향한 창(窓)’이 될 것으로 자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