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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추천도서(25.3~)/2025-10

10월의 추천도서 (4623)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04678?sid=102

 

아빠가 쓰고, 엄마가 그렸다···이태원 참사 3주기 맞아 유가족 일기 책으로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참사 희생자 유가족의 글이 책으로 나왔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신애진씨의 아버지 신정섭씨(55)는 참사 이후 쓴 일기를 모은 수필집 <특별한 날은

n.news.naver.com

 

 

1. 책소개

 

이 책은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가 참사 직후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 중 일 년 동안의 기록을 고르고 모은 것이다. 급작스럽고 받아들일 수 없는 작별에 직면한 아버지는 매일 새벽 일기를 쓰며, 모든 게 그대로인데 딸만 없는 세상을 감내해 나갔다. 이 기록은 딸을 향한 걸음을 멈출 생각이 없는 아버지의 사랑뿐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가족, 동료, 친구, 그리고 타인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하여, 왜 사회적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지, 그런데도 발생했다면 왜 온 사회가 나서서 다루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신정섭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생명’에 대한 질문을 키웠다. 바이오벤처기업에서 일하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산은캐피탈과 KB인베스트먼트에서 바이오투자 전문심사역으로서 70여 개의 국내외 바이오기업에 투자했다. 초기기업에 투자하고 성장과정을 함께 한다는 원칙을 견지했다. 과학적 발견이 실용화되어 산업으로 성장하는 꿈을 안고, 투자심사역으로서 기업들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어려운 과학의 개념을 일상의 언어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KB인베스트먼트 투자총괄(CIO; Chief Investment Officer)을 끝으로 조기 은퇴하고, 여행과 독서를 벗 삼아 지내다가 바이오 전문서점, ‘책방 언덕위에’를 열었다. 생명에 대한 가치와 공익적 투자를 지향하는 ‘언덕위에파트너스’를 꿈꾸고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프롤로그 | 재원에게

Ⅰ. 보고 싶지만, 괜찮아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
재원이는 재원이, 애진이는 애진이
기집애, 그럴 줄 알았다
지현과의 이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온전히 너만을 위한 시간

Ⅱ. 아빠에게 마지막 날은 없어
빨래를 개는 아내 옆에서
10·29 그날의 기억
너를 만나러 가는 여행
집에서 멀리멀리
49재
애진이네 집
한겨레에 실린 100일의 일기
그래도, 결심

Ⅲ. 아픈 시간도 머물러 있지만은 않음을
어떤 문자, 어떤 위로
신입사원 애진이의 추도식
용기를 내어 유가족협의회로
분향소 이야기 1
159번째 희생자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인데
눈물도 마른다: 이상민 탄핵 기각을 보면서
토요일 저녁은 마로니에공원에서
분향소 이야기 2

Ⅳ. 아로새기다
남자친구 T를 만나다
이제는 받아들이는 단계에 온 건가
꿈에서 본 애진이
새해 인사
나는 아직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아로새기다
친구
애진이의 생일 파티

에필로그 | 보고 싶지만, 괜찮아(1주기 애진이에게 보내는 편지)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p.13
아빠는 사랑에도 총량이 있는 줄 알았어. 그래서 누나가 떠났을 때 내 사랑도 모두 떠났다고만 생각했어. 누나를 잃을 때 분명 나도 전부 잃었는데, 너를 보니 그렇지 않았어.

p.33
생은 이야기로 남는다. 슬픔 또한 이야기로 빚어지면 비로소 견딜만한 고통이 된다. 육신은 사라져도 생의 궤적, 관계는 이야기라는 끈이 된다.

p.48
그때 그 마음에는 이름도 없었다. 나도 모르는, 접해보지 못한, 감당도 되지 않아 뭐라 표현할 수도, 아니 느낄 수도 없는 감정이었다. 감정도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모습으로만 나타날 수 있다는 걸 애진이를 보내고 알았다.

p.86-87
감기를 치료하는 약은 없어도 감기약이 감기에서 낫는 데 도움이 되듯이, 공감이 고통을 치료할 순 없어도 고통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그날 알았다.

p.92
애진이 휴대폰의 알람이 이제는 나를 깨운다. 일어나라고, 사는 게 힘들면 그저 하루씩만 살아내라고 애진이가 속삭이는 것 같다. 그러니, 살아야 한다. 사는 게 즐겁고 행복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 고통스러워도 살아야 한다. 난 애진이의 꿈으로 살고 싶다. 애진이의 꿈을 내가 이루고 싶다.

p.101
누구나 자신만의 슬픔이 있고 자기 슬픔이 가장 크다. 하지만 다른 이의 슬픔에 손을 내밀 때, 내 슬픔은 크기는 그대로여도 고통은 견딜 수 있을 만큼 줄어든다. 그러고 나면 비로소 나의 슬픔을 누군가에게 꺼내놓을 수 있게 된다. 꺼낸 슬픔은 다른 슬픔과 만나 더 큰 슬픔이 된다. 희한하게도 슬픔이 커지는데 고통은 줄어든다. 나만의 슬픔이 아니라 우리의 슬픔이 되기 때문이다.

p.123
참사를 직면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들다. 덮고 싶고, 없었던 일로 치부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참사를 직면해야 한다.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어떻게 조처했는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 어떤 사회든 사고가 없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p.159
애진이는 오늘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매일 기다린다. 애진이는 집에 없고, 나는 애진이가 없는 집에 있다. 벌건 대낮에도 빛이 들지 않는다. 커튼을 열어도 빛이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갈 뿐이다. 나는 이렇게 산다. 그래도 괜찮다. 다 견딜 수 있다. 견디는 건 무게를 버티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내 사랑, 내 존재의 이유인 애진이를 놓을 수가 없다. 내 아이를 그리고 또 그린다.

p.174
애진이를 생각하며 일기를 쓰는 게 나의 애도 방식이다. 일기를 쓰는 시간이 가장 평안하고 살아있다는 느낌으로 충만하다. 일기장에 내 마음을 덜어내면 그만큼 애진이의 자리, 공간이 생겨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일기를 쓴다. 일기를 쓰며 매일 애진이를 나의 심장에 아로새긴다.

p.179
애진이가 슬픔으로 기억되는 건 너무나 아프다. 기억이 힘이 될 방법, 슬픔을 삶의 에너지로 바꿀 방법을 아내와 나는 늘 궁리하고 있다.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애진이는 어디에나 있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애진이 생일 파티를 준비하기로 했다.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 사회적 참사 유가족은 상실의 고통을 어떻게 마주하는가, 그 고통이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소설가 조해진, 가수 하림, 인플루언서 최혜선, 국회의원 용혜인, 변호사 이탄희의 진심 어린 추천

“널 찾아가는 길이 내 삶의 길이다. 너의 의미를 찾으러 아빠가 간다.”

이 책은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가 참사 발생 직후부터 매일 쓰고 있는 일기 중 일 년 동안의 기록을 고르고 모은 것이다. 벼락같은 이별에 직면한 아버지는 새벽마다 일기를 쓰며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딸만 없는 세상을 부딪쳐 나갔다.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 참척의 고통 속에서 아버지는 딸과 함께했던 과거와 함께 할 수 없는 미래 사이, 딸이 없는 현재를 마주한다.

총 네 개 부로 구성된 이 책은 준비하지 않은 이별을 경험하는 가족이 맞닥뜨리는 풍경, 참사 발생 이후 약 100일까지의 시간, 참사 이후 이어지는 일상 속 여러 사건과 사람들을 겪으며 관계가 넓어지는 과정, 딸의 존재를 아로새기며 부재의 의미를 남기는 작업을 시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시간 순서대로 쓰였지만, 각 부의 내용에 걸맞은 순간들을 골라서 묶었다.

사회적 참사는 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가,
일어났다면 왜 낱낱이 밝혀야 하는가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고통스럽다. 예상치 못한 이별이라면 더욱 그렇다. 장례식, 49재 등 세상이 마련해 둔 이별의 절차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지만, 이별을 원하지 않는 당사자에겐 따를 시간 자체가 없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상실의 고통을 확인하며 사랑하는 이가 떠난 순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부재를 확인하는 순간은 거창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빨래하고 갠 옷에서, 나중에 입으려고 사두었지만 입을 일이 없어진 새 옷에서, 근황을 묻는 질문이 사라진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문득 다가온다. 부재가 주는 고통은 이토록 생생히도 괴로운데, 어느새 부재가 익숙해져 고통도 받아들이게 될 만해질까 봐 염려된다.

그러나 고통의 정도보다 더 중요한 건 매 순간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는 일이다.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가 없는 이 세상은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그가 떠난 빈자리에 서서 자신은 누구인지, 무얼 해야 할 것인지, 아버지는 울고 또 울면서 생각하고 생각한다. 이 과정은 이별과 고통을 받아들인다거나 극복한다거나 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잊을 수도 없고 보지 못해도 괜찮을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매일 새벽 커피를 내리고 싱잉볼 소리를 배경 삼아 일기를 쓰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무엇을 해도 돌아올 수 없는 딸의 부재를 끊임없이 마주하며 딸을 생생하게 떠올리기 위함이다.

아버지의 일기는 사회적 참사 유가족이 겪는 고통을 내밀하게 드러내지만, 그 고통이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함께 보여준다. 딸의 부재를 마주하는 아버지는 모든 것이 그대로인 세상에 딸만 없는 이유도 찾아야 한다. 그 이유를 제대로 밝힐수록 아버지가 딸의 부재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에도 필요한 일이다. 사회가 참사 희생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또 다른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태원 참사는 발생 원인을 제대로 밝히는 것에 소홀했다. 이로 인해 아버지는 참척의 고통에 더해 악성 댓글과 악의적인 집회를 통해 혐오와 조롱으로 가득한 2차 가해를 당하며 마주하고자 했던 참사의 실체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사회적 참사는 왜 온 사회가 나서야 하는가

그러나 아버지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민 분향소에서, 집회 현장에서, 헌법재판소에서 다른 유가족과 함께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제대로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마로니에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함께 참사를 기억하자고 요청하는 목소리를 함께 높였다.

비록 사회적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주체들은 책임을 지는 데 정작 소홀했지만, 동료 시민들의 자발적 연대가 그 빈자리를 메웠다.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과 마주치는 눈빛에서, 우연히 참석한 성당 미사에서 불린 이름에서, 도서관에 마련된 참사 관련 기사 스크랩에서, 유가족보다 더 자주 분향소를 찾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에서, 가족, 친구, 선후배, 동료와 주고받는 위로와 격려에서 건네받은 공감의 힘으로 아버지는 딸의 부재를 마주하고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이 책에 담긴 기록은 딸을 향한 걸음을 멈출 생각이 없는 아버지의 사랑뿐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가족, 동료, 친구, 그리고 타인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간이 서로 연결된 사회적 존재임을 함께 조명한다. 그 연결 속에서 아버지는 딸이 세상을 떠난 자리에서 이태원 골목으로, 사회적 참사가 발생한 다른 현장으로, 우리 사회로 시선을 넓혀간다. 그리고 여러 장소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처음의 질문-딸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딸이 없는 이 세상은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딸이 떠난 빈자리에 선 자신은 누구인지, 무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답을 해나가기 시작한다.

우리는 사회적인 구조와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고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를 사회적 참사라 부른다. 사회적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히 예방하고, 참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제도적으로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효과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과 구체적인 요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회적 참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당위가 아니라 공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그 공감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출처: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출판사 책방 언덕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