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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추천 도서(21.3~22.2)/2022-1

1월의 추천도서 (3253) 다정소감

1. 책소개

다정한 친구가 되어줄, 김혼비의 신작 산문집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아무튼, 술》, 《전국축제자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에세이스트 김혼비의 신작 산문집 《다정소감》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책 제목 ‘다정소감’은 ‘다정다감’을 장난스레 비튼 말이다. 동시에 김혼비가 다정들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감정의 총합을 뜻하기도 한다. 모든 다정한 사람은 조금씩 유난하다. 작가의 문장은 그래서 유난히 반짝인다. 그렇게까지나 멀리 내다보고, 이토록이나 자세히 들여다본다. 실낱같은 마음으로 울었다가 매듭 같은 다정함으로 다시 웃는다. 격식을 갖춰 농담한다.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그러니까, 다정소감은 다정에 대한 소감이자 다정에 대한 감상이요, 다정을 다짐하는 일이기도 하다. 꽤 긴 시간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기에 만들어진 우리 마음속 얼음들이 서서히 녹길 바라면서.

다정을 바라보다

시작은 자기 자신이다. 나는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어떠한 글을 쓰고 싶은 것일까 하는 의문에 김혼비는 쉽사리 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때 동네 마트에서 김솔통을 발견한다. 김솔통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얼마 없지만, 한번 김솔통을 쓰고 그와 같은 용도를 대체할 다른 물건을 떠올리기 불가능한 존재. 주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잘 보이지 않고, 잊히기 쉽고, 작고 희미하나 분명히 거기에서 자기의 역할을 다하는 존재. 다정은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다짐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김혼비는 당장 김솔통이 되기라도 한 듯 그동안 만나왔고, 스쳐 지나갔으며, 동경했고, 아껴왔던 사람들로부터 얻은 감정들을 글에 담는다. 난생처럼 패키지여행을 떠난 중년, 맞춤법은 곧잘 틀리지만 삶에는 소홀함이 없었던 사람들, 나이 들수록 더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축구팀 언니들, 별생각 없이 써왔던 말에 상처받았을지 모를 어릴 적 친구…… 이 모두는 작고 소중하다. 모두가 다정스러운 소감의 빛나는 주인공이다.

다정을 주고받다

주인공들은 저마다 사정과 사연을 안고 삶을 견딘다. 삶을 견디며 다정을 실천하고, 우정을 나눈다. 김혼비는 때로는 섣부른 호의가 아닐까 머뭇대고 때로는 우리가 통과해왔을 어떤 시절과 감각의 존재에 대해 단호히 말한다. 머뭇댐과 단호함 사이에서 만들어진 다정의 패턴은 하나하나 고유하되 또한 서로 얼기설기 연관을 맺는다. 첫 직장에서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대의 손길을 보낸 동료들 덕분이다. 오우삼과 왕가위가 있어 한 시절을 단단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나를 챙기고 보살펴준 친구가 있기에 불현듯 다가든 삶의 어두운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용기를 얻었다. 사람이 아닌 데서 얻은 다정 또한 각별하다. 코로나 시대 운동을 가능하게 해준 자전거부터, 라이딩을 끝내고 마시는 아이스커피와 나만의 방식으로 제철음식을 먹을 수 있게 도와준 감자칩과 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정 박사 김혼비의 연구 주제는 광활하고 그가 만든 다정 백과는 이토록 사려 깊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김혼비 

저자 김혼비는 오랜 시간 축구를 보며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가 한번 직접 해 볼까? 싶어 덜컥 축구를 시작하는 바람에 지금은 축구를 하며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오랜 시간 온갖 주제로 잡다한 글들을 쓰다가 한 번 제일 좋아하는 것을 써 볼까? 싶어 덜컥 축구 일기를 쓰기 시작하는 바람에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 빠른 것 하나로 버티는 축구하는 사람이자 마감 잘 지키는 것 하나로 버티는 글 쓰는 사람. 계속 축구하고 글 쓰고 축구 보고 글 읽으며 살고 싶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프롤로그 5

1부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어
마트에서 비로소 15
여행에 정답이 있나요 21
거꾸로 인간들 31
축구와 집주인 41
가식에 관하여 53
나만을 믿을 수는 없어서 66
조상 혐오를 멈춰주세요 77
납량특집, 나의 귀신 연대기 88
그의 SNS를 보았다 98
책으로 인생이 바뀐다는 것 109
D가 웃으면 나도 좋아 117

2부 한 시절을 건너게 해준
문 앞에서 이제는 129
그런 우리들이 있었다고 137
비행기는 괜찮았어 144
어느 미니멀리스트의 시련 154
wkw/tk/1996@7'55"/hk.net 164
뿌팟뽕커리의 기쁨과 슬픔 171
어쩌면 이건 나의 소울푸드 182
이따 봐! 랜선에서 187
커피와 술, 코로나 시대의 운동 192
제철음식 챙겨 먹기 198
한 시절을 건너게 해준 204

에필로그 213
추천사 223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추천사

 

김소영(《어린이라는 세계》 저자)

김혼비 작가는 내 친구다. 당사자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른다. 우리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이니까. 독자들은 나의 주장을 이해할 것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 그와 친해지고 싶고, 친한 것처럼 느껴지다가 결국 친구가 된다는 것을. (……) 이런 친구와는 자주 만나서 놀고 싶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그와 노는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그는 따뜻한 사람이다. 인쇄된 글자들에 온기가 스며 있어, 나는 어쩐지 그의 필체도 알 듯하다. 언젠가 우리가 만난다면 필체를 확인해볼 참이다. 종이에 써달라고 청할 문구도 책에서 찾아두었다. “다정을 다짐했다.” 우리는 죽이 잘 맞을 것 같다. 

박준(시인)

김혼비는 지금의 김혼비가 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마음을 묶었던 것일까. 또 얼마나 자주 이 마음을 풀어보았을까. 분명한 것은 작가의 다정은 작가의 다감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정을 느껴본 사람은 다정을 느끼게 할 수도 있으니까. 큰 웃음소리를 가진 이가 가장 호쾌하게 선언할 수 있는 것처럼. 혹은 혼자 울며 숨죽였던 시간들이 먼 곳의 작은 울음에 귀를 기울이게 해주는 것처럼. 

그래, 이거였다. 나는 갑자기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어졌다. 지구상의 중요도에 있어서 김도 못 되고, 김 위에 바르는 기름도 못 되고, 그 기름을 바르는 솔도 못 되는 4차적인(4차 산업혁명적인 게 아니라 그냥 4차적인) 존재이지만, 그래서 범국민적인 도구적 유용성 따위는 획득하지 못할 테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 그 잉여로우면서도 깔끔한 효용이 무척 반가울 존재. 보는 순간, ‘세상에 이런 물건이?’라는 새로운 인식과 (김솔처럼) 잊고 있던 다른 무언가에 대한 재인식을 동시에 하게 만드는 존재. 그리고 그 인식이라는 것들이 딱 김에 기름 바르는 것만큼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 김솔통. 드디어 찾았다. 내가 쓰고 싶은 글. 두괄식을 만들어줄 첫 문장. -P.19

정말이지 조상들에게 너무 무례한 것 같다. 자기들은 스스로를 상식적이고 이해심 있는 인간형으로 상정하면서, 애먼 조상들은 자손의 피곤한 일상이나 사정 따위 헤아릴 줄 모르고 그저 밥만 찾고 인사받기만 바라는 소시오패스로 만들어버리니 말이다. 어떤 삶을 살아오고 어떤 인품을 지녔는지와 상관없이 죽어서 조상이 되는 순간 애정 결핍에, 밥 집착증에, 속 좁고 개념 없는 악귀나 괴력난신 취급을 받아야 한다니. 이거 어디 억울하고 무서워서 마음 편히 죽을 수나 있겠나. 내가 조상이라면 밥을 못 얻어먹는 것보다, 그깟 밥 좀 안 차려준다고 후손의 삶을 망가뜨리고 저주를 내릴 평균 이하 인격체로 취급당하는 것이 더 화가 나 제사상을 엎어버리고 싶을 것 같은데 말이다. -P.85

덕분에 첫 비행은 무사히 끝났다. 삿포로는 추웠고, 이륙할 때 기체가 많이 흔들려 조금 무서웠다는 것을 빼고는 너무 순조롭고 매끄러워서 오히려 인상적인 게 별로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집 앞 하늘에 대뜸 나타나 ‘첫 비행’ 페이지를 펼쳐준 비행기가 지나가고도 한참 동안, 몇 대의 비행기가 더 지나가는 동안, 계속 내머릿속을 맴돌았던 건 첫 비행 자체가 아니라 그날 새벽의 풍경이었다. 빗질에 따라 당겼다 풀어졌다 움직이는 두피, 양쪽 눈썹이 똑같이 그려졌는지 비교하느라 양쪽으로 왔다 갔다 하던 친구의 검은자위, 분주히 움직이며 뺨을 쓸던 솔의 감촉, 윙윙대는 드라이기 소리, 공기 중에 떠도는 스프레이 냄새, 캐리어 바퀴가 시멘트 바닥을 구를 때마다 손에 전해지는 진동, 등 뒤로 느껴지는 친구들의 눈빛, 그제야 조금씩 밝아오는 사위, 어쩐지 당당하게 펴지던 어깨, 그런 것들. -PP.151~152

시작은 뼈였다. 뼈? 사골? 설마 직접 사골을? 그랬다. J는 사골을 물에 담가 몇 시간에 한 번씩 몇 번이나 물을 갈며 열 시간 동안 핏물을 뺐고, 그 사골을 깨끗이 씻은 후, 20시간 넘게 네 차례에 걸쳐 사골국을 우려냈다. 세상에…… 아니 이게 무슨 ‘비빔면’ 만든다면서 대뜸 빨간 고추들 사진으로 시작하더니 그것들을 말리고 가루로 빻아서 고추장을 담근 후 비빔장을 만드는 시추에이션인가. 사골을 처음 우려보는 J가 중간중간 헤맨 것까지 셈하면 육수를 만드는 데에만 거의 이틀이 걸렸다. 미쳤어 진짜. 게다가 가스 불을 켠 채 자는 게 불안해서 타이머를 맞춰놓고 자다 말고 확인하고 자다 말고 확인하느라 J는 이틀간 거의 못 잔 것 같았다. 미쳤어…… 진짜…….
“나 좀 쩔지! 너 이거 먹으면 기운 확 날걸?” -P.209

 

출처: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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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김혼비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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